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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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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4. 13:09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장식으로 발견된 동물은 고양이과의 맹수, 굽동물, 조류 등이 있다. 고양이과의 맹수는 호랑이, 표범, 늑대, 사자 등이 있고, 굽동물은 사슴, 산양, 염소 등 뿔이 있는 동물과 뿔 이 없는 멧돼지, 말이 있다. 지역에 따라서 낙타가 등장하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다.

그 외에도 조류 및 물고기가 있다.

위에서 적은 것은 스키타이 동물스타일로 채택되어 만든 것이 주체적인지 판단여부를 떠나서 그냥 스키타이 문화에서 발견되는 모든 것을 적은 것이다.

사실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을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도 의문스럽다. 전통(기원)에 초점을 둘 것인지 아니면 발견되는 모든것을 다룰것인지 애매하다. 가장 애매한것이 사자이다. 고대 이란지역에서 기원했다고 보지만 사자문양이 사실 큰 비중을 차지 하기 때문에 사자를 빼기도 그렇다.
좋은말로 하면 융합이고, 나쁜말로 하면 그냥 이것저것 다 있다고 보면된다.

여기에 이것저것 다 갔다 붙인 하이브리드 동물형상까지 발견된다.

 

 

그런데 이것저것 다 있는 동물장식 가운데 매우 보기 드문 것이 곰형상이다. 이점 또한 매우 이상하다.

앞서서 흑해의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 거울의 금판 장식에 표현된 동물이 곰일 것이며, 스키타이 문화 가운데 가장 이른 곰 표현이라고 보았다. 그런데 이미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평생 연구한 굴랴예프도 곰 장식을 찾아서 논문(2019)과 책(2020)을 내고,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 거울이 가장 오래된 곰 형상이라고 생각을 했다(2019). 책은 아직 필자 손에 없고 논문으로 기본적인 그의 생각은 알 수 있을 듯 하다.

 

2021/01/05 - [스키타이 동물장식] - 스키타이 문화 동물장식의 맹수 3, 늑대와 곰

스키타이 문화 동물장식의 맹수 3, 늑대와 곰

스키타이 유물 가운데 맹수라고 불리는 동물장식은 주로 호랑이 및 표범을 통칭한 고양이과의 맹수, 늑대가 있고 곰도 포함된다. 유물 속에서 이 동물을 찾는 방법은 자연속의 원형과 비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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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시대는 아니지만 드네프르 강 유역의 보로네시 부근에서는 18세기말에 곰을 포함한 멧돼지, 사슴 등 동물뼈가 발견되었다. 좀 더 이른 시기의 돈 강 하류에 사르켈과 아자크 유적에서는 곰 뼈가 발견되었다(Байгушева, 2006,). 동물학자인 헤르트너는 불곰은 러시아 남부의 강 하류와 대초원 협곡지역에서 8~12세기에 발견된 적이 있고, 생태적으로 매우 유연하며 초목이 거의 없는 곳에서도 살 수 있고 강을 따라서 형성된 숲 덤불 사이에도 산다고 한다.

 

그래서 굴랴예프(2019)는 곰=‘북쪽-타이가(삼림)’이라는 관념을 고칠 필요가 있다고 밝힌다. 곰은 유라시아전역에 살았고 이는 그 지역의 민속과 종교적 신념에 반영되어 있다. 고대의 많은 부족과 민족에게 곰 신앙은 존재한다고 한다(Иванов, Топоров, 1982).

스키타이 문화가 존재했던 기원전 8~3세기 사이에 특히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스키타이 문화 지역 뿐만 아니라 이를 벗어난 지역에서도 곰 형상들이 발견된다.

 

 

 

 

그림 1. 솔로하 유적에서 발견된 목제 그릇의 손잡이(알렉세예프 2012)

 

 

 

참고문헌

Байгушева В.С. Орнитофауна и териофауна Приазовья по материалам археологических раскопок // Историко-археологические исследования в г. Азове и на Нижнем Дону в 2005 г. – Азов: Азов. музей-заповедник, 2006. – Вып. 22. –С. 341–356.(바이구세바 2006, 고고학발굴자료로 본 아조프 지역의 조류 및 포유류)

Гуляев В.И. Культ медведя и элитные курганы Скифии //Археология, этнография и антропология Евразии Том 47 № 3 2019с. 85 – 93.(굴랴예프 2019, 스키타이 무덤에서 발견되는 곰 의례의 요소)

Иванов В.В., Топоров В.Н. Медведь // Мифы народов мира. – М.: Сов. энцикл., 1982. – Т. II. – С. 128–130.(이바노프, 토포로프 1982,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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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서 시베리아 미누신스크 분지의 타가르 문화에서는 동물문양장식이 유행했다. 특히 이 지역에서는 사슴문양이 매우 성행했고, 몸을 말고 있는 맹수장식도 다른 지역에 비해서 많이 출토되었다.

 

그런데 아르잔-1호에서 출토된 몸을 말고 있는 맹수와는 약간 다르다. 몸을 말고 있긴 하지만 어떤 맹수인지 불분명하다. 둥근 눈과 커다란 코, 짧은 꼬리 등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그림 1. 타가르 문화의 몸을 말고 있는 맹수장식(Завитухина М.П. 1983)

 

그림 2. 타가르 문화(1~22)와 동유럽의 맹수장식(23~41)(Членова Н.Л. 1967)

 

미누신스키 분지의 타가르 문화에서는 곧 선 자세의 사슴장식이 있긴 하지만 다리를 접어 넣은 사슴은 기원전 5세기가 되어야 나타난다(키셀레프 1949, 아르타모노프 1973, 페레보디치코바 1994). 다리를 접어 넣은 사슴문양이 기원전 7세기경에 흑해에서 상징적인 유물로 알려진 것에 비하면 늦게 나타난다. 이 지역의 사슴모양은 늦게 나타나지만 기원전 7세기에 나타나는 사슴의 스타일을 내포한다. 예를 들면 사슴의 몸통 끝까지 뒤로 펼쳐진 뿔의 표현이다(그림 3).

타가르 문화의 사슴장식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기가 작아지고, 대상물 자체가 불명확하거나 조잡한 느낌을 넘어서서 주요 특징을 상실한다. 뿔의 모양이 S자형에서 고리 모양(그림 4)으로 아예 바뀐다.

이는 사슴문양이 뒤늦게 타가르 문화에서 받아 들였으나 먼저 만들어진 동물스타일의 이해가 이 문화에서는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3. 타가르 문화의 사슴장식 1(Завитухина М.П. 1983)

 

그림 4. 타가르 문화의 사슴장식 2(Завитухина М.П. 1983)

 

마찬가지로 타가르 문화의 맹수장식도 발을 접어 넣은 사슴장식이 나타나는 시점에 보이며, 원래의 맹수장식과 공통점은 몸을 말고 있다는 것 외는 대상물을 전혀 알아 볼 수 없는 형태로 바뀐다.

 

이와 같은 이유를 페레보드치코바는 이 지역의 지리적 위치를 지적하고 있다. 타가르 문화가 분포하는 지역은 미누신스크 분지로 주변이 산으로 둘러쌓인 고립된 스텝지역 이다. 스키타이 문화가 동-서로 연결되는 것은 삼림스텝지역으로 자연환경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의견에 찬성하지만 조금 더 보충설명을 하면 미누신스크 분지를 관통하는 예니세이 강의 방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예니세이 강은 샨-알타이에서 발원해서 북쪽 저지대를 향해서 흐른다. 미누신스크 분지의 문화는 동서 방향으로 움직이는 스키타이 문화 흐름 보다는 남북방향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타가르 문화가 미누신스크 북쪽에서 나타나는 이유도 이러한 흐름 때문일 것이다. 예니세이 강의 발원지와 가까운 곳은 투바이고 아르잔-1호, 아르잔-2호에서 발견되는 문화의 특징이 미누신스크 분지의 타가르 문화에서 나타나는 이유일 것으로 생각해 본다.

 

참고문헌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Артамонов М.И. 1973 : Сокровища саков. М.: 1973. 280 с.(아르타모노프 1973, 사카족의 보물)

Завитухина М.П. 1983 : Древнее искусство на Енисее. Скифское время. / Публикация одной коллекции. Л.: Искусство, Лен. отд., 1983. 192 с.(자비투히나 1983, 예니세이강의 고대 예술)

Членова Н.Л. 1967, Происхождение и ранняя история племён тагарской культуры. М.;Л., 1967.(츨레노바 1967, 타가르 문화의 기원)

Киселёв С.В. 1949 : Древняя история Южной Сибири. МИА №9. М.-Л.: 1949, 364 с.(키셀레프 1949, 남시베리아의 고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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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스키타이 문화(시베리아와 흑해)의 특징이 약간은 변형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사브로마트 문화-사르마트 문화라고 한다.

스키타이 문화권을 엮는 요소 중에 하나인 동물문양장식은 이 지역에서도 말의 굴레장식과 목제 그릇을 장식하는데 주로 사용되었다. 특히 그리핀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1호에서는 금제품이 출토되었지만 3호에서는 청동제품이 출토되었다. 금제품과 청동제품은 만드는 방법도 다른데, 전자는 입체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평면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지만 청동제품은 대부분 평면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금제품 그리핀이 출토된 1호 무덤에서는 목제 잔 장식에 그리핀 장식이 붙은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핀 머리인데, 눈과 맹금의 부리가 매우 과장되게 표현되었다. 그리핀의 내부에는 나선형 문양으로 채워졌다(그림 1~3). 물론 유물 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다.

나선형 문양은 필리포프카 유적의 1호에서 출토된 목제 그릇의 동물문양장식판을 모두 채우고 있다.

 

 

그림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 장식판, 그리핀 머리

 

 

그림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 장식판, 그리핀 머리

 

 

그림3.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 장식판, 그리핀 머리

 

그런데 그 장식판 중에는 물고기 문양이 표현된 유물이 있다. 실제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두 점 모두 입을 약간씩 변형시키고 나선형문양을 삽입했다.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 목제 그릇면에 부착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의 입술에 부착

 

물고기 문양은 시베리아 아크 알라하-3유적의 안장덮개 장식으로 사용된 바 있다. 흑해 지역에서도 기원전 4세기의 갑옷 가슴 장식으로  유물이 발견되었다. 이보다 이전에는 기원전 7세기의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의례용 검의 검집 장식에 반인반수의 어깨에 이빨을 드러낸 물고기가 달려 있었다.

 

그런데 이 유적에서 나온 목제 그릇의 장식판은 동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납작한 금판을 자르고 음각해서 표현해서 장식판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유물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을까?

 

 

참고문헌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1989. 464 с(소베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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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신화는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헤로도투스가 남긴 짧은 메시지에서 스키타이 신의 이름을 알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스키타이 문화에 일곱 신 숭배사상이 있었다고 여겨진다(아바예프 1962). 7신 가운데 여성은 타피티와 아르김파사이다. 헤로도투스가 그리스와 스키타이 신을 비교한 것은 각 신의 기능이 같았기 때문이다.

타피티는 그리스의 헤스티아와 같은 기능인 난로 혹은 불의 신이고, 아르김파사는 다산의 여신이다. 헤로도투스는 아프로디테와 비교했으나, 고대 이란(아나톨리) 지역의 신인 ‘아르티’와 이름이 거의 유사해서 아르티(Арти, Artie)와 더 가깝다는 주장이다.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는 기하학적인 문양보다는 주제가 있는 문양표현이 많다. 그중에 인간도 많이 등장하는데, 여성이 표현된 가장 오래된 유물은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은제 거울이다. 은제거울에 표현된 여성은 양 손에 맹수를 손에 쥐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는 맹수를 대신해서 그리핀 혹은 헤라클레스의 머리와 단검을 손에 쥐기도 한다. 손이 없이 날개표현만 있는 유물도 있다.

 

 

2020/08/0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전설 속의 스키타이 여신

 

전설 속의 스키타이 여신

흑해 북안 스키타이 사람들에게 탄생설화가 있다.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스키타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그리스인 들이 하는 이야기가 헤로도투스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스키타이 인들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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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흑해 스키타이 여신, Argimpasa

 

흑해 스키타이 여신, Argimpasa

기원전 8~7세기 흑해 스키타이 문화가 번성했을 때 인접한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유물이 있다. 그리스, 우라르트, 앗시리아에서 제작된 유물은 스키타이 인이 주문해서 제작했던 것이다. 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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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흑해 스키타이 신화의 여신을 배경으로 한 유물

 

흑해 스키타이 신화의 여신을 배경으로 한 유물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침발카유적에서 출토된 마면장식에 여신이 표현되어 있다. 양손에 그리핀 머리를 움켜잡고 있는데, 몸통은 뱀의 형상이다. 유물은 그리스에서 제작되었으나, 스키타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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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기원전 4세기 흑해의 스키타이 여신

 

기원전 4세기 흑해의 스키타이 여신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서는 스키타이 신화 속의 인물이 등장한다. 스키타이 여신인 아르김파사 혹은 소아시아(현재의 아나톨리지역)에서 유행한 키벨레(Cybele)가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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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 유적인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는 귀걸이 장식판에 두 여성이 표현되어 있다.

양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있고, 하반신 옷자락 부근에 두 마리 그리핀이 표현되어 있다. 다른 유물과 다른 점은 하반신의 옷자락 중간이 불룩하게 솟아 있는데, 임신한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

 

그림 1.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 출토 귀걸이

 

www.google.com/maps/d/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그러나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 나온 귀걸이의 여성은 같은 시간대의 침발카 유적의 마면장식에 표현된 여성과 비교해 볼 때 세부 표현이 매우 불분명하다(한마디로 허접하다). 각 유물의 제작지가 다르고 만든 이가 달라서 이기 때문일 수 있다.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 출토된 귀걸이는 종교의 엄격하고 근엄한 여신이라기 보다는 유행하던 문양일 수 있다. 다산의 여신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배가 나오게 표현했을 수 있지만, 다른 유물의 여성은 그렇지 않다. 그 만큼 이 시기의 여신숭배 혹은 스키타이 신화가 자유롭게 해석될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엄격한 분위기라면 배 나온 여신을 상상할 수 있을까?

 

헤로도투스가 알았던 스키타이 신화는 원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을 수 있다.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거울에 그려진 여성은 기원전 8~7세기에 통용되던 신화 속의 인물이고, 헤로도투스는 기원전 490년~480년 사이를 배경으로 기원전 440년에 기록(역사)을 남겼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Абаев В. И. Культ «семи богов» у скифов // Древний мир. Академику В. В. Струве. М., 1962.(아베프 1962, 스키타이의 7신에 대한 신화)

Мозолевській Б.M. Товста Могила. Київ, 1979, с. 40(모졸레프스키 1979, 톨스타야 마길라, 우크라이나어, 도면참고, )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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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무덤에서 발견된 그리핀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독수리머리 그리핀은 알타이 지역의 특성화된 유물이다. 독수리 머리에 귀, 갈기, 벼슬을 붙였다. 여기에 맹수몸을 착장하고 날개를 붙이면 전신형이 된다. 이와 같은 독수리머리 그리핀은 이제까지 살펴보았던 알타이의 스키타이 문화 무덤에서 전부 출토되지만, 투엑타 유적에서 가장 먼저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020/07/1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투엑타 유적] - 2600년 전 하이브리드 동물문양

 

2600년 전 하이브리드 동물문양

2600년 전 시베리아의 가장 큰 무덤인 투엑타 유적 2호분에서는 여러 가지 말을 꾸미는 장식판이 있다. 말의 굴레에 다는 것이다(굴레에 대한 이해는 앞 선 포스팅). 2020/07/10 - [교과서 밖의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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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투엑타 유적 1호분에는 독수리머리 그리핀과는 약간 다른 그리핀도 있다. 얼핏 보면 독수리머리 그리핀 같지만, 갈기가 없고, 머리의 벼슬과 귀, 부리가 부채꼴 모양으로 강조된 것으로 전체 평면형태는 ‘S’자이다(그림 1).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똑같은 그리핀 4개가 십자방향 혹은 꽃잎모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유물은 가죽으로 만든 아플리케 장식으로 안장 장식으로 알려졌다.

 

 

그림 1. 투엑타 유적 1호에서 출토된 그리핀 장식, 안장장식, 가죽, 9.2×9cm

 

 

그리핀은 독수리머리를 형상화 한 것은 맞지만 갈기를 표현하지 않았다. 물론 별 꺼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유물을 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알타이 외에도 다른 지역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같은 유물은 아니지만 같은 구도라는 점과 그리핀 자체에 주목한다.

 

바르코바(1987)는 갈기가 없고 뿔과 귀만 강조된 그리핀은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에서 많이 등장한다고 보았다(그림 2~4).

 

 

 

그림 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2

 

그림 3.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3

 

그림 4.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4

 

 

그러나 이 개별 유물의 그리핀은 전체평면형태가 ‘S’형이고, 갈기가 없다는 점은 그림 1의 그리핀과 비슷하지만 표트르 1세의 유물에는 뿔이 없다. 그래서 바르코바의 의견을 그대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리핀이 다른 동물 주제와 결합되는 점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더라도.

 

그림 1의 구도와 같은 유물은 시베리아 투바에 있는 주제르긴그-호부주-1(Дужерлиг-Ховузу-I, Duzherlig-Khovuzu-I)(기원전 6~3세기) 유적 1호분(그림5)에서 출토된 황금 원판에 찍힌 표현물, 미누신스크 분지에서 발견된 타가르 문화(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미누신스크 분지에서 존재하는 문화)의 기원전 6세기 유물(그림 6-35,36)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유물들은 구도는 비슷하지만 형상화 된 동물은 다르다.

 

그림 5. 시베리아 투바에 위치한 주레르긴그-호부즈-1 유적 출토 황금제, 원판형 유물(가장 왼쪽)

 

그림 6. 시베리아 미누신스크 분지. 타가르 문화의 유물

 

시베리아와 떨어져 있지만 투르크메니스탄 남부에 있는 무르가브 강의 하류에 위치한 콘쿠르(Гонкур,Gonkur) 유적에서는 돌을 새긴 도장(일종의 부적)이 발견되었다(그림 7). 한쪽에는 날개를 편 그리핀, 반대편에는 그리핀 4마리가 십자형 구도(그림 8)로 새겨진 것이다.

사리아디니(1976)는 이 유적이 기원전 10세기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십자형 구도의 그리핀은 중앙아시아에서 알타이로 전혀 졌을 것으로 보았다.

 

그림 7. 곤쿠르 유적의 도장 앞면, 석제

 

그림 8. 곤쿠르 유적의 도장 뒷면, 석제, 그림 8의 다른 면

 

하지만 이 유적이 워낙 오래전에 발굴된 유적이고 잘 보고되지 않아서 의심할 여지가 많다. 뿐만 아니라 실제 그리핀의 표현법도 많이 달라서 동의할 수 없다.

 

다만 십자형 구도의 유물이 알타이 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전 지역에서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어떤 경로 혹은 방법으로든 100%로 같지는 않지만 표트르 1세의 유물에 표현된 그리핀은 알타이 투엑타 1유적의 그리핀과 닮았다. 차이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Баркова Л.Л. 1987 : Образ орлиноголового грифона в искусстве древнего Алтая (по материалам Больших Алтайских курганов). // АСГЭ. [Вып.] 28. Л.: 1987. С. 5-29.(바르코바, 1987, 고대 알타아의 독수리머리 그리핀의  형태분석)

Членова Н.Л. Происхождение и ранняя история племён тагарской культуры. М.;Л., 1967.(츨레노바 1967, 타가르 문화의 기원)

Cарианиди В.И. Печати-амулеты мургабского стиля. — СА, 1976, №1.(사리아디니 1976, 무르가브 스타일의 도장부적)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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