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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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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탁사이 1 유적'에 해당되는 글 11

  1. 2021.07.25 유라시아 초원 기원전 4세기 여성샤먼의 안식처
  2. 2021.07.24 유라시아 초원 기원전 4세기 여성
  3. 2021.07.23 카자흐스탄 탁사이-1 여성의 스타일
  4. 2021.07.22 스키타이 문화권 중부지역의 부적
  5. 2021.07.21 기원전 4세기 유라시아 초원 여성의 아이덴티티

 

카자흐스탄 탁사이-1 유적의 여성 정체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는 무덤의 구조이다.

 

탁사이-1 유적에는 무덤이 6개 존재하는데 가장 크고 많은 유물이 출토된 6호분은 낮은 곳에 위치한다. 사실 1~5호분과 다른 계곡에 위치해서, 같은 구성원이 아닐 수 있지만, 발굴자들은 같은 유적으로 묶어서 6호분이라고 명명했다(그림 1).

 

탁사이-1 유적의 다른 유적은 6호가 워낙 유명해서 그런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여성의 무덤인 6호는 이해할 수 없는 구조이다.?!

 

무덤의 중앙구덩이에서도 동쪽벽에 치우쳐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무덤구덩이의 중앙은 비워둔채였다. 그리고 무덤구덩이를 둘러싸고 있는 부분도 열을 아주 많이 받았고 청동이 녹은 흔적이 둘러쌓고 있었다. 일부분만 그런 현상이 발견되었다면 우연?일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무덤구덩이를 둘러쌓고 있다는 점에서 우연일 수 없고, 의례행위의 과정중에 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무덤을 3겹이나 둘러쌓고 있는 붉은색과 황색의 퇴적물도 내용물은 달랐겠지만 그런 행위 중에 한 부분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었을 것이다.

 

그림1. 탁사이-1 유적의 무덤 배치도

 

 

그림 2. 탁사이-1 유적의 6호 평면도

 

탁사이-1 유적의 6호분 여성과 유사한 유물을 많이 가졌던 것으로 보이는 인접한 필리포프카 유적(지도에서 확인가능함)에는 무덤구조는 전혀 다르다. 무덤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3곳이나 있으며 지하통로를 통해서 지하로 들어가도록 된 구조이다. 무덤의 입구는 봉분 위가 아닌 측면이다. 대개 이런 무덤 구조는 한 번 무덤을 만들면 후대에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인데, 흑해 지역에서 많이 관찰된다.

알타이 지역에서는 무덤구덩이를 파고 봉분을 만든 후에 따로 입구를 설치하지 않는다. 하지만 연도(무덤의 복도)가 있는 무덤구조는 나중에 다시 열 것을 염두해 두었을 가능성이 있거나 혹은 그 전통을 이어받아서 만든 무덤구조일 가능성이 크다.

 

https://www.google.com/maps/d/u/0/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탁사이-1 유적과 거리상으로는 필리포프카 유적보다 멀지만 같은 국경 내에 있는 이식 유적은 무덤구조가 거의 남아 있지 않지만 여러 방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으로 나무 구조물 안에서 십대 남성(황금인간)이 발견되었다. 여러 방이 있었다는 점에서 탁사이-1 유적 6호와는 다르다.

 

그래서 유라시아 초원의 중간지대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알타이와 비교적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무덤을 제외하고는 무덤의 특징들이 일률적이지 않다. 다만 봉분을 높이 쌓는다는 공통점은 있다. 알타이와 흑해처럼 어떤 정형성, 규칙성들이 많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제까지 필자가 소개한 베렐 유적, 실릭티 유적, 이식 유적, 탁사이-1 유적, 타스몰라 유적은 카자흐스탄 국경안에 무덤이지만 각각 다르며, 전체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볼 때 중부지역에 위치한다. [여기서 베렐 유적은 알타이 산의 자락에 위치해서,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와 유사하다.]

 

따라서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은 자신이 살아생전 지녔던 물건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묻힌 무덤도 아마도 재지적이거나 혹은 어떤 특정 계급의 무덤일 수도 있다. 카자흐스탄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사제(샤먼)의 신분이었을 수 있다. 특히 무덤 안에 불을 많이 썼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유라시아 초원 가운데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는 국가는 카자흐스탄인데, 넓은 만큼 지역간에 문화적 차이가 크다. 동부 산악지대는 알타이와 가까운 북쪽(베렐 유적, 실릭티 유적)과 남쪽(이식 유적)의 성격이 다르고, 서쪽은 우랄 산맥 남부의 유적(탁사이-1 유적)과 중부(타스몰라 문화)이 다르다.

 

[알타이와 가까운 북쪽의 베렐 유적과 실릭티 유적의 성격도 다르다]

 

그 중에서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은 화려한 옷과 의복으로 관심을 많이 끌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은 대단히 지역적인? 인물이었던 같다.

 

높은 고깔모자는 동물문양으로 장식된 것인데, 고깔모자와 동물장식은 투바의 아르잔 2호 여성이 쓴 것과 비슷하다. 물론 동물장식은 차이가 있다. 같은 무덤의 남성은 고깔모자를 쓰지 않은 것으로 복원되었다는(추구노프 외 2017) 점에서 고깔모자를 먼저 쓰기 시작한 것은 여성이기 때문에 비교한 것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필자가 이렇게 말하는데는 이유가 있는데, 동물장식을 모자 꼭대기에 다는 방법은 남성 모자에서 발견되는 방법이다. 카자흐스탄 동부의 이식 유적의 십대 남성(황금인간이라고 불림)과 알타이의 아크 알라하-1유적의 남성과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 남성에서 확실하게 볼 수 있다.

[알타이 추야 강 계곡의 여러 유적에서는 남성무덤에서만 볼 수 있는지, 여성 무덤에서도 있는지는 좀 더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데 모자 자체가 잘 남아 있지 않았다. 동물장식의 위치가 모자의 꼭대기인지 측면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추야강 계곡의 자료들은 이 경우에는 고깔모자를 쓴 정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물론 동물문양을 좀 더 세분화해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다]

흑해지역의 남성도 고깔모자를 쓴 모습이 항아리와 페르세폴리스의 궁전벽 등 회화적인 방법으로 볼 수 있지만, 장식을 따로 하지는 않았다.

 

관자놀이 장식은 원추형을 매개로 한 것인데, 아르잔-2호의 여성 관자놀이 장식과 비슷하게 고안된 것이다. 흑해지역의 여성들은 원형 장식이 가장 포인트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한 차이가 보인다. 혹은 필자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미 재지적인 유적에서 발견되었을 수 있다.

 

 

여밈이 있는 상의는 십자형 그리핀 장식이 달렸다. 옷의 스타일 자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시베리아에서도 발견되고, 재지의 다른 유적에서도 있다는 점에서 어딘가에서 왔다기 보다는 그냥 지역적인 옷이었을 것이다. 십자형 그리핀은 알타이 및 카자흐스탄에서 발견되는 유물이고, 흑해지역에서는 볼 수 없다.

 

향유병과 금판이 부착된 목제그릇은 이웃한 볼가 강 유역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볼 수 있다. 탁사이-1 유적에선 금판이 보고되지 않았으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대단히 많은 금판은 목제그릇의 구연부에서 동체부를 감싸도록 디자인 된 것인데, 시베리아에서는 볼 수 없었다. 시베리아에서 금판으로 장식된 목제 그릇은 손잡이가 하나 달린 아르잔-2호 출토유물인데, 손잡이를 감싼 것이다. 목제 그릇을 금판으로 장식한 것을 흑해지역에서 주로 발견되고, 아마도 필리포프카 유적 혹은 탁사이-1 유적에 동시에 들어왔을 수 있다. 청동거울과 함께 가장 스키타이 문화의 서부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지역에서 들어왔다고 해도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 발견되는 것은 이미 그 지역에서 유행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손잡이 달린 청동거울에 장식된 그리핀은 필리포프카 유적과 탁사이-1 유적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으로 큰 부리와 눈이 표현된 그리핀? 머리이다.

 

그리고 3인의 전사가 표현된 목제빗은 페르시아인과 스키타이 인의 전투장면을 묘사한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연구자들이 생각하는 바이다. 그런데 이도 별로 놀랄 것이 없는 것은 인접한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페르시아 계통의 그릇(금제 각배와 항아리 등)이 많이 출토되기 때문에 당시에 그 지역과 교통이 활발했다고 볼 수 있다. 혹은 다른 재밌는 무용담도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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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서부의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은 금으로 된 십자형 그리핀이 표현된 장식판과 산양머리 장식판이 고깔모자와 상의에 부착되었다고 추정된다. 발굴당시에 고깔모자와 상의는 남아 있지 않지만 장식판의 위치로 보아서 고깔모자와 상의에 십자형 그리핀, 상의 소매 끝에 산양머리 장식판이 붙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십자형 그리핀은 여밈이 있는 상의의 가장자리에 붙은 것으로 생각하는 복원안(그림 1)과 어깨와 등판을 따라서 장식되었을 것이라는 복원안(그림 2)가 있다.

 

그림 1. 탁사이-1 유적의 여성복원

 

그림 2. 탁사이-1 유적의 여성의복 복원(룩파노바 2017)

 

필자가 카자흐스탄 동부 이식 유적의 십대남성의 의복은 여밈이 있어서 시베리아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흑해지역일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이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

 

시베리아 특히 알타이에는 상의가 2가지 스타일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남성미라나 아크 알라하-3 유적의 1호 여성미라가 입고 있던 상의는 여밈이 없고 긴 상의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지리크 유적 2호의 여성은 모피코트를 입고 있었는데, 동물털이 바깥으로 나오도록 된 현재의 무스탕과 같은 스타일이다. 초본류를 상징하는 가죽 어플리케 장식을 붙인 것(그림 3)으로 코트의 뒤가 길게 꼬리처럼 달렸고, 앞은 여밈이 있는 형태이다(그림 4).

 

그림3.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모피코트 일부

 

그림 4. 파지리크 유적 2호 여성복원

 

 

아크 알라하-3 유적의 여성은 모피코트 자체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폴로스막 2001). 하지만 나중에 무덤에서 나온 금박은 가죽어플리케 장식에 달았던 것으로 옷에 달았던 것으로 보이며, 위에 상의(폴로스막은 모피코트로 추정)가 하나 더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나중에 나온 저서(폴로스막, 바르코바 2005)에는 코트를 입고 있는 모습으로 복원(그림 6)되었다. 미라로 출토될 당시에 두 손이 마주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당시(폴로프막 2001)에는 코트를 입고 있지 않았다는데 무게가 실렸으나, 입관 당시에 어깨에 걸치는 방법으로 착용했다면 가능하다는 의견이다(폴로스막, 바르코바 2005).

 

그림 5. 아크 알라하-3 유적 여성미라의 모피코트에 달렸던 가죽어플리케를 장식했던 금박

 

그림 6. 아크 알라하-3 유적의 여성미라 복원(폴로스막, 바르코바 2005)

 

알타이의 또 다른 유적인 카탄타 유적에서도 여밈이 있는 상의(카프탄이라고 부름)가 출토되었는데, 가죽으로 제작되었고 가죽어플리케 장식과 담비털로각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것이다.

그림 7. 카탄타 유적에서 출토된 상의(카프탄)

 

추나코바(2004)는 카탄타 유적과 파지리크 유적의 의복에 장식된 담비털은 이란 신화에 등장하는 동물털로 그 세계관이 전해진 것으로 보았다.

그럴 수도 있지만 여밈이 있는 상의와 그 위에 장식판을 다는 것은 알타이 유적(파지리크, 아크 알라하-3, 카탄타)보다 훨씬 이른 기원전 7세기 중반의 아르잔-2호에서 이미 발견되는 것으로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아르잔-2호는 알타이 유적 보다 훨씬 뒤에 발굴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탁사이-1 유적과 이식 유적에서 여밈이 있는 상의는 시베리아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흑해지역과 관련짓는다는 결론은 섣부르다. 거기에 달린 장식판들이 동물문양이고, 특히 십자형 그리핀은 알타이와 카자흐스탄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에 재지의 특징일 가능성이 크다.

 

참고문헌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폴로스막, 바르코바 2005, 알타이 파지릭 사람들의 의복과 직조물

Лукпанова Я.А. Реконструкция женского костюма из элитного погребения Таксай–1: Взгляд археолога // Поволж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 1 (19), 2017. – С. 234–244(룩파노바 2017, 탁사이-1 유적 엘리트 무덤에서 나온 여성의복 복원

Чунакова О. М. Пехлевийский словарь зороастрийских терминов, мифических персонажей и мифологических симꠓволов. — М.: Издат. фирма РАН «Восточная литература», 2004. — 285 с(추나코바 2004, 조로아스트교의 용어, 신화적 인물 및 신화적 상징의 팔라비 사전)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카자흐스탄 서부)에 탁사이-1 유적에서 발견된 무덤 가운데 6호는 가장 큰 무덤이고, 중심 무덤에는 여성이 매장되었다. 여성은 화려한 복장과 모자, 장신구등을 착용한 상태이다. 여성의 옆에 놓인 나무쟁반 위에는 향유병, 목제 빗등 여러 기물이 올려진 상태였다. 목제그릇을 장식한 금판, 청동솥 등이 발견되었다.

 

그녀의 복장에 달린 장식, 나무쟁반 위의 물건, 금판으로 장식된 목제 그릇, 청동솥 등은 스키타이 문화권의 동부(알타이를 포함한 시베리아)와 서부(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유물 뿐만 아니라 인접한 필리포프카 유적과 비슷한 물건도 발견되었다. 우랄 남부의 지역적 특징은 매우 복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탁사이-1 유적 여성의 청동거울

 

그림 2. 탁사이-1 유적 여성의 청동거울, 그림 1과 동일

 

탁사이-1 유적 여성의 오른손 약간 위쪽에는 청동거울이 놓여 있었는데 가래나무 상자 안에양면 청동거울이 들어 있었다. 상자는 남아 있지 않지만 목재 흔적으로 보아서 상자 안에 들어간 것이었다. 손잡이는 리벳 2개를 이용해서 부친것이고, 금판을 씌원 것이다. 손잡이와 거울의 경계면과 손잡이 끝에는 그리핀 머리 2개를 ‘ㄴ’자로 돌려 붙인 것이다.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손잡이를 길게 붙이는 스타일은 주로 흑해지역(유럽)에서 많이 발견된다(그림 3). 동부지역인 시베리아와 알타이에서는 둥근 원판에 꼭지가 달린 형태 혹은 뒤에 꼭지가 달리지 않은 형태는 원주에 동물장식을 붙이는 형태가 추야 강 계곡 및 몽골 울란곰 유적에서 자주 발견된다(시베리아 유적 포스팅 참고.

 

그림 3. 스키타이 문화의 서부지역에서 발견되는 청동거울

 

스키타이 문화의 중부와 서부 중간지대인 카자흐스탄에서는 타스몰라 문화에서는 손잡이가 없는 형태가 발견되기도 하지만 유적에 따라서 손잡이가 달린 것과 달리지 않은 것 등 자유롭게 발견된다. 인접한 필리포프카유적에서도 손잡이가 달린 청동거울(2점)이 출토되었다.(아래 포스팅 참고)

 

 

2020.11.2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여성과 곰 장식

 

2020.11.2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우랄 남부/필리포프카 유적] - 말 탄 스키타이 전사

 

 

전체적으로 볼 때 손잡이 달린 거울은 스키타이 문화의 서부지역 특징이다. 그러나 탁사이 유적 여성거울은 흑해지역의 특징을 바로 받았다기 보다는 이미 재지에서 만들어지던 카자흐스탄 특징의 거울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동물장식으로 사용된 어색한 그리핀 모양은 눈과 부리가 강조된 것으로, 필리포프카 유적의 목제그릇을 장식했던 장식판과 매우 유사하다(그림 4).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 목제그릇 장식판

 

 

또한 손잡이에 부착된 금판장식은 연속적으로 눌러서 요철(그림1)로 처리되었는데, 금판을 도구로 눌러서 찍는 방법으로 제작된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표현된 것은 그녀의 고깔모자 장식에 달린 산염소의 뿔도 같은 방법으로 표현된 것이다(그림5).

 

그림 5. 탁사이-1 유적 6호묘 고깔모자 장식

 

그래서 필자가 보기에는 탁사이-1 유적의 여성 고깔모자 장식이나 청동거울은 이미 스키타이 문화의 중부지역(카자흐스탄 동부와 서부)에 유행하던 스타일에 재지에서 사용하던 동물장식을 붙인 것이다. 딱히 유럽 스키타이나 시베리아 스키타이의 특징이라고 보기보다는 재지적인 특징이다. 필자의 청동거울에 대한 고고학적인 분석은 이와 같다.

 

더보기

알타이 전사의 무덤에서도 거울은 발견된다. 거울이 여성의 전유물이라고는 생각해서는 안된다.

 

이 유물의 용도는 의례행위에 사용된 물건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렇게만 결론내리기에는 삭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참고문헌

Лукпанова Я.А. Реконструкция женского костюма из элитного погребения Таксай–1: Взгляд археолога // Поволж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 1 (19), 2017. – С. 234–244(룩파노바 2017, 탁사이-1 유적 엘리트 무덤에서 나온 여성의복 복원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유라시아 초원의 중부에 위치한 우랄 강 변의 탁사이-1 유적 6호는 3인의 여성이 매장되었다. 1호묘와 2호묘의 여성은 머리가 잘린 채 발견되어서 의례시 희생되었을 가능성이 크고, 3호묘 여성은 상대적으로(1호묘, 2호묘에 비해서) 많은 유물과 함께 무덤속에서 발견되었다.

 

높이 50cm가 약간 안되는 고깔모자를 쓰고 여밈이 있는 상의를 입고 있었고, 황금으로 된 그리핀 장식을 모자와 상의에 달고 있었다. 산양머리 장식판도 상의에 달았다.

 

그녀의 목에는 토르크형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발굴사진에서 두개골 아래에서 금제 토르크형 목걸이가 발견되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1. 탁사이-1 유적의 3호묘 여성 출토양상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토르크형 목걸이는 링이 한 번 감기도록 제작된 것, 링이 여러 번 감기도록 제작된 것, 링을 쌓아서 올려서 걸쇠로 잠기도록 고안된 것이 있다. 링에 유연성이 있는 유물은 양쪽 끝이 동물장식을 부착하거나 하지 않은 것도 있다. 링이 고정된 것은 가장 상단에 동물장식을 부착했다(포스팅 참고). 토르크형 목걸이는 흑해 지역 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및 동부, 서부, 시베리아에서 널리 발견되는 유물이다. 서부(흑해~유라시아 평지)에서는 주로 금제, 알타이에서는 목제로 제작되었다.

탁사이 여성의 토르크형 목걸이는 링이 한번 돌아간 것으로 동물장식의 여부는 알 수 없다.

 

 

팔찌는 주판형 구슬을 연결한 염주형도 있었지만, 신부가 오메가(Ω)가 형태이며, 동물장식이 달린 팔찌도 출토되었다. 표트르 1세의 수집품과 아무다리야 퇴장지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스타일이지만, 탁사이 유물은 훨씬 정교하지 못하다. 산양머리로 마무리 되었다.

 

그림 2. 탁사이-1 유적의 2nd 팔찌

 

고깔모자 아래에는 관자놀이 장식인 금드리개(그림 3, 그림 4)도 출토되었는데, 원추형 장식판을 매개로 해서 그 아래에 장식을 붙인 것이고, 원추형 장식판 위에는 링이 달려 있어서 매달기 위한 장치이다.

관자놀이 장식도 시베리아와 흑해에서 모두 발견된다. 하지만 시베리아에서는 아르잔-2호에서 발견되면서 기원전 7세기부터 이미 사용되었고, 흑해지역에서는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 많이 보인다.

 

그림 3. 탁사이-1 유적의 금제드리개, 관자놀이 장식

 

그림 4. 탁사이-1 유적의 여성복원, 모자 아래에 달린 장식이 금제드리개이다.

 

시베리아 투바 아르잔-2호의 5호묘 여성은 원추형장식판을 매개로 한 금제 드리개(그림 5)를 착용했었다. 작은 금알갱이를 붙여서 제작한 것이다(아래 포스팅에서 아르잔-2 여성을 복원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반면에 흑해의 쿨-오바 유적에서 나온 금제드리게 장식은 원형장식판이 주요한 포인트이다(그림 6).

 

그림 5. 아르잔-2호의 5호묘 여성 관자놀이 장식

 

2020.06.22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 무덤의 주인공 남녀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 무덤의 주인공 남녀

2700년 전 시베리아 투바공화국의 우육 고원에 위치한 아르잔-2호는 한 무덤의 경계벽 안에 무덤 26기를 비롯해서 장례식에 관련된 여러 유구(퇴장지), 제단, 사슴돌 등이 발견된 곳이다. 의례과정

eastsearoad.tistory.com

 

 

그림 6. 흑해 쿨-오바 유적의 금제드리개, 관자놀이 장식

 

 

그림 7. 스키타이 문화(흑해지역)의 여성 머리스타일

 

흑해지역에서는 남성은 고깔모자를 쓴 모습이 종종 발견되지만, 여성의 머리장식은 좀 더 다양하다. 유사고깔모자 스타일도 있지만 끝이 편평한 스타일도 발견되는데, 그 아래에 드리개를 달았는데, 관자놀이부분이 장식되도록 한 것이다(그림 7).

 

탁사이 유적의 여성의 금제목걸이는 유럽형, 팔찌 중에서 염주형은 시베리아, 오메가형 팔찌는 재지적인 특징 혹은 흑해지역, 관자놀이 장식과 고깔모자는 시베리아 스타일이다.(상의는 약간 고찰이 더 필요하다)

 

탁사이 유적에서 나온 유물은 대단히 복합적이어서, 스키타이 문화의 동부와 서부의 중간에 위치한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이중적 의미이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Лукпанова Я.А. Реконструкция женского костюма из элитного погребения Таксай–1: Взгляд археолога // Поволжская археология, № 1 (19), 2017. – С. 234–244(룩파노바 2017, 탁사이-1 유적 엘리트 무덤에서 나온 여성의복 복원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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