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디야코바(Ольга Васильевна Дьякова) 박사가 작성한 글(О. В. Дьяква 2009)이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백두대간의 연장선상에 있는 시호테알린(Сихотэ-Алиня) 산맥의 영동(嶺東)지역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청동기시대부터 발해, 여진시대까지 존재한 56기의 성 유적을 소개하고, 고대의 해안로와 뱃길(수로)이 있던 교통로로서의 역할이 제시되었다.
청동기시대 성은 리도프카 문화의 토벽만 남은 것이 대부분이며, 기원전 1천년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매우 간단한 시설이며, 크기, 형태, 성벽의 축조방법이 각양각색이고 자연입지를 그대로 살려서 축조되었다. 마을을 방어하고 교통로의 가능성을 디야코바 박사는 상정하고 있다.
청동기시대 외의 45기 유적은 말갈문화 및 발해, 동하국 시기의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적은 입지에 따라서 산지성, 평지성, 곶 성으로 크게 분류하고 유적의 특징에 따라서 유적을 유형화해서 각 성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발해의 유적 가운데 석성이 있는데, 시미리코프 클류치(Шмырков Ключ) 성, 자볼로첸나야(Заболоченная) 성, 클류치(Ключ), 바시코프스코예(Васьосвске), 세셀렙스코예(Сеселевское) 성, 야슈(Яшу)성 등 5기를 고구려 기술로 축조된 것으로 소개되었다. 특히 직접 디야코바 박사가 조사한 시미리코프 클류치 성, 자볼레첸나야 성, 클류치 성에는 산 정상부까지 비탈길을 따라서 꼬불꼬불한 길이 나 있고, 산의 정상부에 납작한 돌로 성벽을 들여 쌓은 는 점 등이 고구려 전통의 축성기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되었다.
하지만 유적의 시기 및 위치와 관련해서 복잡한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면 고구려 축성기술로 제작되었다는 성은 이 책에서 소개된 특징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 문제인지도 해결되어야 한다. 해제에서 언급했듯이 연해주에는 고구려 성이 확인된 적이 없다. 그러나 연해주와 인접한 목단강 유역에서 발해시기의 고구려 전통의 산성 유적이 소개된 적은 있지만, 간략해서 쉽게 비교하기 어렵다. 반면에 동하국(1215~1234)으로 비정된 성은 과연 그때 지어진 것인지도 좀 더 꼼꼼한 조사가 필요하다. 동하국은 20여년간 존재한 국가인데, 쿠날레이스코예 성과 같은 거대한 성이 이 국가에서 처음 축조된 것인지를 설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성의 초축연대를 알 기 위해서는 처음 축조된 구지표, 성벽의 기저부를 조사해야 만 알 수 있으나, 동하국으로 비정된 성 유적에서는 이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서 발해유적이 확인된다면 영역문제와도 관련이 있는데, 이는 그간 러시아 학자들이 생각한 발해의 영역문제와도 차이가 있다.
그러나 연해주의 동북지역 동해안가 성 유적을 통해서 발해, 여진시대는 물론 보 다 더 오래된 기원전 일천년기 중반 청동기시대부터 해안가를 따라서 인간의 이동 흔적인 교통로로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연구성과이다. 뿐 만 아니라 연해주의 동북 해안가에서 발해성 및 고구려 축성기술로 지어진 석성의 존재가 러시아의 대표적인 말갈 및 발해 연구자를 통해서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한국학계에 살펴보고, 비판하고 인지 할 필요가 있다.
지은이: 올가 바실레브나 디야코바(Ольга Васильевна Дьякова, Olga Vasilievna Dyakova)
1949년 알타이 주에서 태어났다. 1972년 노보시베리스크 대학의 고고학민속학 전공으로 졸업했고, 1980년에 『Раннесредневековая керамика Дальнего Востока СССР как исторический источник (IV-X вв.)(소련 극동의 4-10세기 중세시대 토기연구)』로 역사학박사, 1990년에는 『 Происхождение, формирование и развитие средневековых культур Дальнего Востока СССР (по материалам керамического производства)(소련 극동의 중세시대의 기원, 형성, 발달)』로 국가박사를 취득했다. 1972년부터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분소 고고역사민속학 연구소에서 근무했고, 1994년부터 동 연구소에서 아무르 고고연구소를 직접 운영했으며,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연구하고 있다.
역자: 김재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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