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대곡천변에 위치한 반구대 암각화에서는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흔적이 남아 있다. 특히 배 그림은 아마도 사람들이 바다로 나가서 낚시를 했던 증거로 볼 수 있다.
다만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에서는 마스크형 그림과 함께 발견되고, 울산에서는 고래와 함께 그려진다는 점은 차이가 있다.
그런데 같은 강에 위치하지만 천전리 암각화에는 많이 다른 양상이다. 선사시대만 국한되지 않고 통일신라시대 사람들의 글 까지 남아 있어서 제작연대도 차이가 있다. 왜 천전리에는 지속적으로 자신의 흔적을 남겼는지 모르겠다.
또 수수께끼 같은 것은 이해하지 못할 동물문양이나 사람도 아닌 동물도 아닌 반인반수의 표현등 괴기한 문양 등이 발견된다는 점이다. 같은 주제이지만 반구대암각화에서는 볼 수 없는 형상으로 그려진 것이다.
그림 1. 동일주제이지만 반구대 암각화와 다른 표현의 천전리 암각화
필자는 천전리 암각화 중에 몸통이 선처럼 표현된 동물문양과 손을 말고 있는 사람은 시베리아 카라숙문화의 사슴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시베리아 카라숙 문화는 기원전 14~10세기에 존재했던 문화로 그 문화의 청동 유물은 연해주에서 발견된다. 연해주의 그 문화(시니가이 문화)는 한반도에서 발견된다. 한반도에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카라숙문화의 흔적이 있는 것이다. 그 외에도 오쿠네보 문화의 그림도 있지만(그림 2) 오쿠네보 문화가 존재했던 시기는 카라숙 문화 보다 더 오래된 기원전 25~19세기로 이때 우리나라에는 신석기시대이다. 시대성을 떠나서도 우리나라에서는 오쿠네보 문화의 존재가 발견된 바 없다. 그래서 천전리 암각화에서 오쿠네보 문화의 그림은 어떻게 남는지 알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카라숙문화와의 직접적인 관련성도 좀 더 근거가 필요하다.
그림2. 천전리 암각화에서 발견된 시베리아 암각화의 요소
그럼 천전리의 그림은 누가 그린 것일까?
천전리 암각화를 그린 사람들은 대부분 영남에 살던 청동기시대 사람이었을 것이지만 어떻게 시베리아 미누신스크 분지에서 발견된 그림이 천전리에 남아 있는지 아직은 확언하기 힘들다. 누군가 보고 와서 머릿속에 남은 기억으로 그린 것인지, 그 누군가가 시베리아에서 온 사람인지 아니면, 영남에 살던 청동기시대 사람이 보고 들은 바를 그린 것인지 불분명하다. 앞으로의 연구성과를 기다려 볼 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는.
필자는 울산 대곡천의 반구대와 천전리 암각화는 같은 강변으로 근거리에 위치하지만 매우 성격이 다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참고문헌
김재윤, 2021, 「반구대암각화와 환동해문화권 북부지역의 배 문양 암각화 비교검토」, 『인문사회과학연구』,제 22권 제 2호.
김재윤, 2021, 「시베리아 청동기시대와 천전리 암각화의 비교고찰-오쿠네보 문화와 카라숙문화 암각화를 중심으로」, 『고고학』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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