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포스팅을 읽으신 분은 아시겠지만, 앞에서 소개 해 드린 2개의 무덤과는 달리 소년의 무덤에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미세하게 따지고 들면 다 다르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는 차이점을 추려보도록 하자.
우선 앞의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일명 얼음공주),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남성 2인)무덤에서는 나무로 짠 무덤방에 시신을 바로 안치하지 않고, 그 안에 관을 따로 두었다. 관은 큰 통나무를 파서 만든 통나무관이다. 그런데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소년의 무덤에는 무덤방에 바로 소년이 안치되었다. 이 무덤에는 통나무관은 없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는 말이 9마리나 들어가 있고, 그 말을 장식하던 굴레가 7벌 확인되었다. 굴레를 장식하던 주요 동물문양장식이 그리핀이었기 때문에 그리핀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설명하는 소년의 무덤에는 그리핀은 있었을까?
(뭔가 있으니깐 물어 보는 거 겠지요?)
소년의 무덤에는 완전하게 남은 그리핀은 없고, 이미 망가졌지만 있었다.
말이 한 마리 있었지만, 굴레장식은 없었고 입에 물린 재갈만 있었다.
그렇다면 어디에?
한점은 소개한 소년의 고깔모자 장식 중에서 정수리 위에 달던 동물문양장식 말고 소년의 머리 바로 위에서 확인된 그리핀 날개이다. 머리부근에서 출토되었기 때문에 고깔모자에서도 낮은 부분에 부착되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림 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 8세 소년, 2번이 고깔모자 장식, 금제품(그림 2), 6번-투부(그림 3)의 위치,
그림 2.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 8세 소년의 머리장식 중 그리핀 날개, 금제
한 점이 더 있다. 그 한점은 소년의 무릎 주변에서 모피의 조각 아래서 나온 투부(전쟁용 도끼)에 부착되었다. 투부의 전체 길이는 12.5cm가량이다. 앞서서 아크 알라하 1유적 1호분 출토품이 65cm였기 때문에 이 유물도 소년의 체격에 맞게 작게 만든 것이다.
투부는 허리띠에 달아서 착용했을 것이다. 나무 손잡이와 청동제 날부분은 T자 모양으로 결합되어 있는데, 가죽끈으로 단단하게 고정했다. 그 가죽의 끝에는 고리를 만들었고, 고리 끝에 그리핀 머리, 좀 더 정확하게 부리가 달려 있다. 멧돼지 송곳니로 제작되었다.
그림 3. 아크 알라하 1 유적의 2호분 8세 소년의 투부
그림 4. 아크 알라하 1유적 2호분 소년의 부장품, 번호 없는 유물이 멧돼지 송곳니로 제작된 그리핀의 부리. 앞에 포스팅에서 번호 없는 유물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했는데, 투부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었다. 정정한다.
소년도 그리핀을 고깔모자와 투부에 달고 무덤속에서 영원한 잠을 청했다.
참고문헌
폴로시막 1994,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황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 > 아크 알라하 1유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500년 전 알타이 산 속의 소년은 누구였을까? (0) | 2020.03.06 |
---|---|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0) | 2020.03.04 |
2500년 전 스키타이 문화 고깔모자의 장치 (0) | 2020.03.03 |
2500년 전 시베리아 8세 소년의 모자 (0) | 2020.03.02 |
2500년 전, 러시아 시베리아 소년의 화살촉과 귀걸이 (0) | 2020.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