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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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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2'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7.02 2500년 전 시베리아 남성미라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2500 년전 시베리아의 얼리 어답터인 기마전사(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는 새머리 고깔모자를 쓰고 있었다. 고깔모자는 스키타이 사람들의 표식물과도 같다고 했다. 헤로도투스도 스키타이 사람들을 묘사할 때 머리에 쓴 모자를 이야기 했고, 페르시아의 궁전인 아파다나에서도 스키타이 인들은 전부 고깔모자를 씌웠다.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에서 출토된 새머리 고깔모자는 일상생활용인지는 약간 의심스럽지만, 다른 건 다 포기해도 그것만은 포기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이었는지도 알 수 없다. 말타고 달리는 사람 머리에 쓰는 것 치곤 너무 뭔가가 많기 때문이다.

영화에 보면 꼭 뭔가 하나씩 감춰뒀다가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보면 숙연해지곤 하는데, 그런거 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무덤속에 유물들은 사자의 의지보다는 무덤을 만든 사람의 생각이 더 많이 반영되는 공간이니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 미라의 목에는 여느 스키타이 전사들처럼 목걸이가 있다. 나무로 된 목걸이 인데, 뒤에서 걸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며, 앞에는 호랑이 두 마리가 서로 마주보는 형태이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에서 비슷한 스타일의 목걸이가 출토된 바 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은 나무에 청동을 연결시켜서 앞 부분에 호랑이 두 마리가 산양 머리를 물고 있는 조각이 달린 것이다.

 

 

그림 1.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전사의 목걸이

 

그림 2.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전사의 목걸이 앞 장식

 

파지릭 문화(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알타이에 위치한 지역문화)의 여러 유적을 발굴한 쿠바레프는 파지릭 사람들의 무덤에는 여성, 남성, 어린아이 모두 목걸이가 출토되는데 일상생활용이라기 보다는 덤부장품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았다(쿠바레프 1991).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유물도 부장품으로 만들어진 것이다(몰로딘 외 2000 )

 

파지릭 문화 보다는 이르고, 알타이 보다 좀 더 동쪽에 위치한 아르잔-2 유적의 무덤방 5호분 남성은 목이 부러질 것 같은 무거운 목걸이(1kg이 넘는)를 착용했다는 사실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설마 그걸 맨날 착용하고 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다. 목걸이에 계속 착용한 흔적이 남아 있다고 했는데, 무덤매납용으로 제작되었다기 보다는 축제와 같은 의식용이었다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전사와 같이 목걸이의 앞부분에 장식된 호랑이 두 마리는 귀와 코 끝이 동심원문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표현방법은 파지릭 유적의 무덤에서 출토되는 말의 굴레장식에서 찾아 볼 수 있다.

2020/05/0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1호분] - 2500년 전 시베리아 무덤의 주인공에 대한 단상

 

2500년 전 시베리아 무덤의 주인공에 대한 단상

시베리아 알타이의 2500년 전 무덤이 여러 곳에 남아 있는데, 1929년에 발굴된 파지릭 유적의 1호 무덤 주인공은 발굴 이전에 이미 도굴로 인해서 주인공에 대한 정보는 없다. 도굴은 교묘하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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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전사는 이미 알려드린 바와 같이 꼬리달린 모피코트를 입고 있었다.

2020/01/2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시베리아 얼음무덤에서 나온 꼬리달린 모피코트

 

시베리아 얼음무덤에서 나온 꼬리달린 모피코트

지금까지 계속 이야기 해 온 우리의 주인공 여성은 아직 설명드리지는 않았지만 긴 상의에 긴 치마를 입었다. 상의는 흰색이고, 하의는 붉은색 계통인데, 삼단으로 짠 펠트제품이다. 그런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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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달리 모피코트 아래에는 남성용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말이 스타킹이지, 실은 스타킹과 부츠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다. 그래서, 어느 곳에는 부츠라고 적혀있고, 어느 곳에는 스타킹이라고 적혀 있다. ‘스타킹형 부츠’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아닐까?

 

이 스타킹형 부츠 또한 모자, 목걸이와 함께 남녀모두가 가지고 있던 물건이다. 펠트로 만든 스타킹아래에 부츠가 일체로 붙어 있는 것이다. 여성용은 허벅지 부근에 아플리케 장식이 붙어 있고, 남성용은 그런 장식은 없다.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은 대신 발 부분에 양가죽(그림 3-3)을 덧댄 것이다. 스타킹형 부츠가 발견된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는 전체 길이(발끝에서 허벅지끝까지)가 남아 있는 길이가 62cm(남성)(그림 5), 82cm(여성)(그림 6),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는 89cm(여성),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남성)(그림 3)에서는 99cm이다.

 

 

그림 3.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 스타킹

 

그런데 남성의 스타킹에 발 부분이 가죽으로 다시 만들어서 입힌 것은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이 유일하다. 같은 유적의 1호분 남성 스타킹은 발바닥 부분만 붉은 펠트로 덧댄 것이다.

 

 

 

그림 4.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1호분 남성 스타킹

 

 

그림 5.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 스타킹

 

그림 6. 파지릭 유적 2호분의 여성 스타킹

 

 

2020/01/2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시베리아 얼음공주 치마 아래의 타이즈

 

시베리아 얼음공주 치마 아래의 타이즈

알타이 산맥 스키타이문화의 한 일종인 파지릭문화에 해당하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실크제 상의와 양모로 직조한 천을 이용해서 만든 치마를 착용했다. 그림 1. 아크-알라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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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Молодин В.И., Полосьмак Н.В., Чикишева Т.А 2000, Феномен алтайских мумий. Новосибирск: 2000. 320 c.(몰로딘, 폴로스막, 치키세바 2000, 알타이 미라 현상, 2000)

Кубарев В.Д. 1991 : Курганы Юстыда. Новосибирск: 1991(쿠바레프 1991, 유스티드 고분)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폴로스막, 바르코바 2005, 알타이 파지릭 사람들의 의복과 직조물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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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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