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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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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8'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7.08 2600년 전 시베리아 잣나무관, 동물문양, 나선문

시베리아 알타이의 칼라콜 계곡에는 2600년 전 미라가 잠들었던 바샤다르 라고 하는 유적이 있다. 이 유적에서 2호는 통나무관 2개가 있었다. 앞서서 보았던 파지릭 유적에서 남녀가 함께 매장될 경우 통나무관 1개를 이용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파지릭 유적이 바샤다르 유적 보다 약 100년 정도 늦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파지릭 유적과 비슷한 시점에 남녀가 같은 통나무에 매장되었다고 볼 수 있다.

 

바샤다르 유적 2호에서 확인된 통나무관 1개는 엎어진 채로 확인되었는데, 여성의 관으로 통남관 조차도 거의 파손이 심한 상태였고, 가장 남쪽에 고정되었던 통나무관은 그나마 잘 남아 있다. 이 안에 들어 있었던 남성미라는 정식 발굴시에는 이미 없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발견된 통나무관은 루덴코는 어디서도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우선 관은 낙엽수가 아닌 잣나무 종류로 만들어진 것이다. 관의 가장자리 끝에는 보통 귀가 하나씩 이었으나 바샤다르 유적 2호분의 관은 관의 귀가 두 개다. 뿐만 아니라 관의 뚜껑은 여물통 모양이 아니라 편평하다. 관의 한쪽 옆은 뚫린 형태로 무덤방 벽에 붙인 걸 감안해서 만든 것이다. 길이는 3.1m가량이고, 높이는 0.56m이다. 통나무 관의 가장 위쪽에는 구멍이 있는데, 같은 간격으로 낸 것이다. 이 곳에는 청동 못(그림 2-1,2)을 밖았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 2호의 통나무관의 덮개(위)와 관(아래)

 

 

 

그림 2. 바샤다르 유적 2호 통나무관의 못(1,2,3,4)

 

 

통나무관과 덮개에는 호랑이가 주요한 주제이다. 덮개에는 호랑이가 산양과 멧돼지 및 사슴(elk) 등이 호랑이에게 제압당하는 장면이다. 관에 그려진 호랑이 4마리 중 첫 번째 호랑이는 산양을 제압하고 있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 덮개(그림1과 동일), 필자편집

 

 

호랑이는 호랑이처럼 보이지만, (실제) 호랑이와는 다르다.

 

무슨 소리?

 

사실적으로 표현해서 각 동물의 종류를 알 수 있을 정도이지만, 추상적인 표현도 가미되었다는 이야기다. 호랑이의 표면을 장식한 곡선 문양과 우제류를 장식한 나선문양은 실제 동물에서는 찾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루덴코는 파지릭문화 동물문양장식의 특징에서 기하학적인 표현이 덧 입혀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페레보드치코바도 사실적인 동물표현에 기하학적인 내부표현방법이 파지릭문화 동물문양장식의 특징이라고 보았다.

 

사실 동물표현에 나선문 혹은 동심원문을 표현하는 방법은 아르잔-2호의 무덤방 5호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예를 들면 무덤방 5호의 여성 주인공의 가슴장식 혹은 목걸이는 금으로 제작된 것이다. 호랑이를 포함한 우제류가 표현되었는데, 동물 사이를 메꾸는 것은 나선문양이었다. 같은 유적의 무덤방 5호에서 확인된 모형 솥에도 여러 동물이 장식되어 있고 그 사이를 나선문양이 메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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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통나무관에 새겨진 동물을 표현하고 있는 나선문양(우제류) 및 파상문(호랑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같은 통나무관에 새겨진 굽동물의 몸통은 털을 모방한 것일까?

 

 

 

그림4. 바샤다르 유적2호분의 통나무관의 덮개(위)와 관(아래)에 새겨진 호랑이

 

 

 

 

그림 5.  바샤다르 유적2호분의 통나무관의 덮개에 새겨진 사슴

 

 

 

그림 6.  바샤다르 유적2호분의 통나무관의 덮개에 새겨진 산양

 

 

 

 

그림 7. 바샤다르 유적2호분의 통나무관의 덮개에 새겨진 멧돼지

 

 

 

 

그림 8. 바샤다르 유적2호분의 통나무관의 덮개에 새겨진 산양

 

자세히 살펴보면 동물의 어깨와 대퇴부에도 같은 표현이다. 실제 동물은 몸통과 그 부분의 털의 색깔이 다르지만 통나무관에는 같은 표현이 되어 있다. 그냥 (통나무에 동물을 새긴) 장인이 그런 것을 구분하지 않았다고 하기에는 같은 그는 실력이 너무 좋다. 동물의 종(種)을 구분할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만, 그 동물의 내부표현은 같은 문양을 반복한 것이다.

 

나선문양, 파상문이 실제 의미하는 바는 알 수 없지만, 계속해서 반복된다. 반복적인 요소는 내부를 표현하는 방법 뿐만 아니라 동물의 자세도 마찬가지이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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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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