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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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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계속 이야기 해 온 우리의 주인공 여성은 아직 설명드리지는 않았지만 긴 상의에 긴 치마를 입었다. 상의는 흰색이고, 하의는 붉은색 계통인데, 삼단으로 짠 펠트제품이다.

 

그런데 여러분은 시베리아 하면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뭔가가 있지 않으신가?

추위,,모피코트...러시아인들이 쓰고 다니는 높은 모피로 된 모자 등이다.

필자는 어렸을 때 은하철도999라는 만화를 매우 좋아했다. 어린 학생들은 많이 모르실텐데, 두 주인공이 여러 별을 기차로 타고 다니는 만화이다. 지금 기억에 그건 일요일 아침인가에 했는데, 난 그걸 보기 위해서 모든 걸었다..그걸 하는 시간을 비우기 위해서, 엄마아빠 잔심부름은 빨리 다 하고,, 밥도 일찍 다 먹고,,‘신성한’ 마음으로 기다렸다..은하철도 999. 거기 나오는 주인공은 2명인데, 메텔이라고 불리는 여성과 한 명 남자의 이름은 기억안난다. 메텔은 키가 크고 금발인 여성이었는데, 검은색이고 높은 모자와 모피코트를 입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은 모티브가 된 것이 러시아여성이었다고 한다.

 

러시아 하면 모피코트다. 17세기에 표트르 1세가 시베리아를 삼킨 이유도 사실 모피 때문이다. 그때 유럽은 소빙기로 혹독한 추위 때문에 꽁꽁 얼어붙었고, 욕심 많고 많이 돌아다녀서 아는 것 많은 표트르 1세는 시베리아 무주공산에 깃발꽂고 동물잡아 모피로 유럽에 팔아서 돈도 벌고, 고분도 들쭉날쭉 파서 표트르 대제 콜렉션을 만들었다. 그 유물은 지금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있다. 유럽여행을 가시면 꼭 한번 가보시기 바란다. 모스크바는 안가시더라도, 상트 페테르부르그는 꼭 한번 머무르고 도시를 느끼시기 바란다..훔쳐오고 싶은 도시이다.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은 모피코트를 입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알타이 산맥의 다른 무덤에서는 코트 입은 사람들이 발견된다.

초창기에 파지릭문화를 연구할 때는 모피코트도 계급의 상징으로 여겼다. 그러나 베르흐-칼쥔 2 유적을 발굴하고 나서 많은 점이 의문투성이로 바뀌었다. 이 무덤은 일반무사의 것인데, 매우 재밌게 생긴 모피코트가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1호분(그림2)과 3호분(그림1), 2 무덤에서 발굴되었는데, 스탈일이 다르다. 요즘 개념으로 하면 털이 안으로 들어간 ‘무스탕’(3호분)(그림1)과 털이 밖으로 나온(1호분)(그림1) 그냥 우리가 아는 모피코트이다. 요즘은 리버시블이 유행하던데, 그렇게 입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림1. 베르흐-칼쥔 2유적의 3호분 남성무사의 모피코트

 

베르흐-칼쥔 2유적의 3호분은 어제 설명 드린 문신이 새겨진 무사가 주인공인 무덤이다. 그의 모피코트는 털이 안으로 들어간 바깥은 맨들맨들한 무스탕이다. 그런데 이 코트의 가장 하단에는 ‘꼬리’처럼 달린 장식이 붙어 있다. 이 코트는 두 장을 붙인 것인데, 안은 양털을 쓰고 그 위에 담비가죽을 붙인 것이다. 목과 양쪽 어깨, 소매 단, 여밈 부분은 검은색 나귀가죽을 따로 써서 붙였다. 그리고 아플리케 장식으로 덧붙였는데, 붉게 물들인 말총과 청색의 가죽조각을 이어붙여서 만든 술을 2열로 달았다. 이 모피코트의 꼬리부분은 너비 49, 길이 57cm이다.

 

민족지학적으로 꼬리달린 외투는 북아시아 뿐만 아니라 알래스카의 에스키모들도 입는다. 꼬리달린 외투는 놀랍게도 스키타이 문화의 것으로 생각되는 암각화에도 남아 있다. 그 분포범위는 시베리아의 큰 강 계곡마다 분포하고, 중국 북방에서 프리바이칼의 앙가라 주변지역까지 넓게 퍼져있다(오클라드니코프 1966). 즉 현재 민족지학적으로 남아 있는 꼬리달린 외투의 기원은 2500년 전 베르흐 칼쥔 2 유적의 3호분 남성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 사냥꾼의 복식이라고 이해된다.

 

베르흐 칼쥔-2유적 1호분(그림 2)에서 출토된 모피코트는 꼬리가 없다. 밖으로 양털이 나오고, 안쪽으로는 흰색 모르모트 가죽을 덧입힌 것이다. 앞에서 설명한 3호분도 마찬가지이지만, 현대의 카라 라고 하는 부분이 없다. 외투의 오른쪽 하반부의 허리부근에 붉은색으로 염색된 말갈기(그림 2의 b)를 모아서 만든 숱을 부착했다.

소매가 매우 길어서 손가락을 덮을 정도이다. 모피의 착용방법도 유적마다 다르다. 베르흐 칼쥔 2유적에서는 소매를 끼운채 확인되었다.

그림 2. 베르흐 칼쥔 2유적의 1호분 모피코트 

 

우리는 여기서 하나를 추측할 수 있는데, 이번 달의 주인공이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처음부터 모피코트를 입힐 계획이 없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장례식은 태어나면서 계획 되었다..고분의 말이 6월쯤 죽었으니 모피코트가 필요 없기도 했겠지만,, 필자가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왜?

 

그녀는 손을 오므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후강직이 일어나기 전에 시신의 자세는 빠른 시간안에 결정났을 것이다. 모피코트를 입힐 계획이었다면 손 모양을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참고문헌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오클라드니코프 1966, Окладников А.П. 1966 : Петроглифы Ангары. М.-Л.: 1966. 322 с.(앙가라강의 암각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