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500년 전 우코크 고원의 남성미라가 뭍힌 곳은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이다. 발굴된 여느 스키타이 문화(정확하게는 파지릭문화)의 무덤과 마찬가지로 무덤구덩이 안에는 나무 무덤방이 만들어지고, 그 밖에는 말이 매장되었다.

 

말이 매장되는 무덤은 대부분 한 마리 이상 매장되는데, 멀지 않은 곳에 묻힌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미라도 말6마리가 확인되었다. 미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으나 남성전사 2명이 함께 묻힌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도 말이 9마리가 들어갔다.

 

그러나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에서는 말이 매장된 북쪽의 상태가 좋지않아서 말이 2마리 나란히 놓여 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잘 알 수 없다. 스키타이 사람들은 매우 공간을 아껴서 사용한 것 같다. 말의 매장공간은 좁은데 많이 밀어 넣는다. 구덩이가 커지면 노동력도 들고 무덤방도 커져야 할 것이니, 아마도 이런 것들은 미리 계산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에서는 말이 매장된 북쪽이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말의 두수는 정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말과 관련된 마구는 말에 착장한 것이 아니라 벗은 상태에서 1벌(그림 1)이 확인되었다. 무덤방의 북서쪽 모서리에서 전부 출토되었다. 굴레장식 가운데 몇 점은 말 부근에서 출토되기도 했다.

 

 

그림 1. 베르흐 칼쥔 II 유적 3호분, 남성미라 무덤에서 출토된 마구 세트

 

 

 

말의 재갈은 철제로 만들어진 것이고, 말의 굴레에 달았던 J자형 굴레장식은 멧돼지 송곳니처럼 보이지만 나무로 제작되었다. 말의 이마를 장식한 당호(그림 1에서 둥근 형태)는 만화에 나오는 UFO모양과 같은데(ㅋㅋ ), 재갈멈치와 함께 나무를 깍아서 만든 것이다. 당호는 납작한 원판 위에 약간 두툼한 원판을 붙인 형태로 얼음공주 무덤 , 아크 알라하 1 유적에서도 말이 착장한 예가 있다.

 

 

그림 2.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미라 무덤 속의 출토유물, 유물배치도에서 1~5번이 마구 및 굴레장식이다. 4번은 멧돼지 송곳니로 만든 펜던트라고 적혀 있었으나(먼저 설명한 것) 실제로는 나무로 제작된 것이다. 멧돼지 송곳니 모양이라고 한다. 원고를 적은 사람과 도면을 만든 사람이 달랐을 것이다.ㅠㅠ

 

 

재갈멈치는 한쪽 끝에 팔메트 문양으로 만든 것이다. 팔메트 문양의 재갈멈치는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 출토된 적이 있는데, 재갈멈치 양쪽 끝이 장식되었다. S자형으로 굽은 모양이었다.

 

2020/01/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2500년 전, 여성 샤먼의 무덤 속 말 6마리과 장식

 

2500년 전, 여성 샤먼의 무덤 속 말 6마리과 장식

어제 보여 드린 무덤방이 머릿속에 떠오르시나요? 무덤방이 있던 무덤구덩이 가장 왼쪽에는 무덤방 안이 아니라 바깥에 이상한 뼈 들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나요? 앞에서 여성샤먼의 무덤방 �

eastsearoad.tistory.com

 

2020/02/0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1유적] - 시베리아 스키타이 전사 9마리 말의 얼굴꾸미개

 

시베리아 스키타이 전사 9마리 말의 얼굴꾸미개

시베리아 알타이 산에서도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1유적의 남성전사 2명이 묻힌 1호분의 관 내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 무덤에는 1차 무덤방에는 말을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eastsearoad.tistory.com

 

 

이 유적에서 철제로 제작된 유일한 유물은 앞서 본 목제 쟁반 위의 칼과 재갈(그림 3)이다.

 

 

 

그림 3. 베르흐 칼쥔 II 유적 3호분, 남성미라 무덤에서 출토된 철제재갈

 

이 점은 앞서 살펴본 남성전사 무덤인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 고리가 둥근 재갈이 청동으로 제작된 것과는 다르다. 쿠바레프는 아크 알라하 1유적에서 출토되는 청동재갈이 고식이고, 베르흐 칼쥔 II유적에서 출토된 철제재갈은 새로운 스타일로서 새로운 문화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철제 재갈은 청동재갈에서 형태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쿠바레프 1992).

 

철제무기는 이미 아르잔-2유적에서 처음 출토되지만, 재갈은 전부 청동제였다. 얼음공주 무덤과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재갈도 청동제였다. 그렇다면 베르흐 칼쥔 II유적 기마전사는 자신의 말에 가장 혁신적인 재갈을 물렸을 것이다. 새로운 유적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J자형 굴레장식은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 멧돼지 송곳니 모양 끝에 그리핀 얼굴이 그려진 채 출토된 적이 있다. 유물의 전체 평면형태가 매우 유사하다. 이 유적에서는 그리핀 얼굴이 그려져 있지 않지만, 같은 모양의 이마장식, 재갈멈치 등이 출토된다는 점으로 보아서 충분히 그리핀을 상징하는 유물로 볼 수 있다.

 

 

참고문헌

Молодин В.И., Полосьмак Н.В., Чикишева Т.А 2000, Феномен алтайских мумий. Новосибирск: 2000. 320 c.(몰로딘, 폴로스막, 치키세바 2000, 알타이 미라 현상, 2000)

Кубарев В.Д. 1992 : Курганы Сайлюгема. Новосибирск: 1992. 224 с.(쿠바레프, 1992, 사일류겜 고분)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