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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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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2'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7.12 사라진 미라의 신발과 검

 

 

2600년 전 알타이의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는 남녀가 각각 다른 통나무관에 매장되었다. 통나무관 1기는 뒤집힌 채로 발견되었는데, 여성의 관으로 추정된다. 여성미라는 훼손된 상태로 무덤방 여기저기서 발견되었다. 이 관에는 앞서 살펴본 남성관과는 달리 동물문양이 거의 새겨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통나무관 덮개 조각에 나선문양(그림1)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통나무관 자체에는 동물문양이 장식되지 않았다. 이 통나무관에도 남성통나무관과 마찬가지로 청동못이 박혔던 구멍이 20cm간격으로 있었다. 청동못의 머리는 3cm가량으로 13점이 무덤방 바닥에서 확인되었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 2호분 통나무관(여성)의 덮개장식

 

그런데 동물문양장식이 새겨진 통나무관은 어떻게 남성의 관이라는 것을 알았을까? 무덤방 안에서는 남성시신의 흔적 조차 확인되지 않았다. 

통나무관 안에서 남성신발 1짝(그림 2)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이 미라로 처리되었기에 남성도 같은 방법으로 장례를 치렀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림 2. 바샤다르 유적 2호에서 출토된 남성용 신발

 

신발은 소개해 드린 펠트로 만든 스타킹과는 다르다. 비슷한 유물이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서 나왔는데, 여성의 것이었다. 루덴코(1953)는 파지릭 2호분의 여성이 안에 긴 스타킹(양말이 붙어 있음)을 신고 그 위에 그림 3의 신발을 신었을 것으로 보았다.

 

그림 2는 일종의 부츠로 발 부분과 다리(부츠레그) 부분의 재질이 다르다. 신발 부위를 두꺼운 가죽으로 만들고 부츠레그 부위는 모피로 만들었다. 이 부츠는 무릎 약간 위에까지 오는 길이로, 신발과 부츠레그 사이에는 양모끈으로 이음줄이 만들어졌고, 부츠레그는 앞(60cm)이 뒤(43cm) 보다 길다. 부츠레그 부분은 3.5×5cm의 모피조각(갈색과 검은색)을 이어서 바둑판처럼 만들었다. 검은색 모피는 안감이 없고 이 보다 밝은색(갈색)의 모피는 가죽안감을 덧댄 것이다. 사각형 가운데서 4~5개의 같은 재질의 조각을 이어서 큰 사각형으로 만들었다.

 

그림 3. 파지릭 유적 2호분의 여성신발,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무덤방안에서는 남성용 신발 한 짝이 더 출토되었는데, 부드러운 밑창이 확인되었다. 가죽으로 모자이크 처리되었는데, 붉은 색 가죽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이 신발은 발목이 따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어서 먼저 소개한 그림 2의 유물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바사댜르 유적 2호분의 남성과 관련된 유물로 단검의 검집이 출토되었다. 파지릭 유적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던 유물이다. 검집(그림 4-2,3)과 함께 펠트로 제작된 벨트(그림 4-1) 일부가 확인되었다. 검집은 검의 날 모양으로 아래로 갈수록 좁아지는데, 정확하지는 않지만 추정할 수 있는 검의 길이는 30cm보다 짧지 않다.

 

 

그림 4. 바샤다르 유적 2호에서 출토된 펠트제 벨트(1)와 가죽검집(2,3)

 

바샤다르 유적 2호에서는 남성 주인공이 착용한 유물은 신발과 검과 관련된 유물(검집과 벨트)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지 않았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폴로스막, 바르코바 2005, 알타이 파지릭 사람들의 의복과 직조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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