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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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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스키타이 문화(시베리아와 흑해)의 특징이 약간은 변형되어 나타난다. 그래서 이 지역에서는 사브로마트 문화-사르마트 문화라고 한다.

스키타이 문화권을 엮는 요소 중에 하나인 동물문양장식은 이 지역에서도 말의 굴레장식과 목제 그릇을 장식하는데 주로 사용되었다. 특히 그리핀은 금속으로 만들어졌다. 1호에서는 금제품이 출토되었지만 3호에서는 청동제품이 출토되었다. 금제품과 청동제품은 만드는 방법도 다른데, 전자는 입체적으로 만들어지거나 평면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도 있지만 청동제품은 대부분 평면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금제품 그리핀이 출토된 1호 무덤에서는 목제 잔 장식에 그리핀 장식이 붙은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핀 머리인데, 눈과 맹금의 부리가 매우 과장되게 표현되었다. 그리핀의 내부에는 나선형 문양으로 채워졌다(그림 1~3). 물론 유물 마다 약간씩 차이는 있다.

나선형 문양은 필리포프카 유적의 1호에서 출토된 목제 그릇의 동물문양장식판을 모두 채우고 있다.

 

 

그림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 장식판, 그리핀 머리

 

 

그림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 장식판, 그리핀 머리

 

 

그림3.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 장식판, 그리핀 머리

 

그런데 그 장식판 중에는 물고기 문양이 표현된 유물이 있다. 실제와 비슷한 모양이지만 두 점 모두 입을 약간씩 변형시키고 나선형문양을 삽입했다.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 목제 그릇면에 부착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김실 1호 출토, 목제 그릇의 입술에 부착

 

물고기 문양은 시베리아 아크 알라하-3유적의 안장덮개 장식으로 사용된 바 있다. 흑해 지역에서도 기원전 4세기의 갑옷 가슴 장식으로  유물이 발견되었다. 이보다 이전에는 기원전 7세기의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의례용 검의 검집 장식에 반인반수의 어깨에 이빨을 드러낸 물고기가 달려 있었다.

 

그런데 이 유적에서 나온 목제 그릇의 장식판은 동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납작한 금판을 자르고 음각해서 표현해서 장식판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유물의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그리고 같은 용도로 사용되었을까?

 

 

참고문헌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1989. 464 с(소베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권 중에서 우랄 남부의 지역 문화인 사브로마트 –사르마트 문화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긴 칼을 찬 무사가 말을 타고 있는 모습이 조각상이 발견되었다. 재갈과 재갈멈치가 발견된 3호 유적이다.

 

남성은 말 위의 안장에 앉아 있고, 우측에는 발 끝까지 오는 긴 검을 차고 있다. 머리에는 아무것도 쓰고 있지 않았으며, 목에는 스키타이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그림 1). 왼쪽에는 고리투스를 차고 있다(그림 2). 고리투스, 목걸이 등은 시베리아에서부터 흑해까지 발견되는 스키타이 복장과 관련된 것이다. 발굴한 사람은 이 남성의 얼굴이 아시아 인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오른손에 들고 있는 것은 떨어져 버렸으나 잔이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3호분 출토, 높이 9cm, 뼈제품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3호분 출토, 높이 9cm, 뼈제품의 다른면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3호분 출토, 철제 검과 청동거울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3호분 출토, 청동 거울

 

실제로 이 무덤에서는 길이 60cm의 철제 검이 발견되었다(그림 3).  실제 검은 손잡이 끝장식이 ‘약간 휜 형태이고, 검날 멈추개도 ’V’자형이다. 뼈로 만든 전사의 검은 멈추개가 둥글게 처리되어 차이가 있다(그림 1). 그런데 이 남성의 왼쪽 팔꿈치 아래(그림2)에 튀어나온 막대기는 무엇일까?

 

필자는 이것은 청동거울의 손잡이라고 생각된다. 청동거울(그림 5-2) 옆에는 화살(그림 5-1)이 출토되었고 인골 옆에 놓여 있다. 실제 거울의 손잡이와도 비슷하다(그림 4) 말탄 무사가 청동거울을 소매안에 넣고 있는 이유는 모르겠다.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 3호분의 무덤 내부

 

그리고 이 전사에게서는 중요한 점이 발견되었다. 모자를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자를 쓰지 않은 고리투스(스키타이 화살통)을 찬 말탄 전사라니....

 

 

참고문헌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1989. 464 с(소베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중요시 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마구이다. 이제까지 보았던 시베리아와 흑해의 유적에서는 화려한 마구장식이 눈길을 끌었다. 호랑이 동물문양장식도 주로 굴레장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1호에서 재갈이 1점 발견되었으나 말을 꾸미는 굴레장식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 말의 흔적은 무덤방 안에 없었고 무덤의 외곽 남쪽 공간에 말뼈 조각이 확인되었는데, 의례의 흔적으로 보고 있다.

 

말의 흔적(말뼈 혹은 마구, 굴레장식)이 있는 무덤은 3호가 있는데, 역시 1호와 마찬가지로 무덤방 안에서 확인된 것이 아니라 무덤의 봉분 외곽에서 확인되었다. 말 뼈와 함께 굴레장식이 함께 출토되었다. 하지만 3호에서는 무덤방 안에서는 말 혹은 마구는 일체 발견되지 않았다.

청동으로 제작된 것인데, 기하학적인 문양(그림 1), 그리핀의 머리(그림 2), 사슴의 머리(그림 3), 산양머리와 사슴머리(그림 4), 그리핀 머리(그림 5), 호랑이 머리(그림 6)를 형상화 한 것이다. 이 중에서 청동으로 제작되었고 장식판 앞을 음각선으로 표현한 유물은 이들 유물은 흑해의 쿠반지역에서 발굴된 기원전 4세기 엘리자베틴스키 유적에서 출토된 굴레장식(그림 7, 8)과 유사하다. ‘L’자로 굽은 모양 뿐만 아니라 굴레에 착장하는 부위에 구멍이 2개 있는 점들도 제작방법이 같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 출토 굴레장식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 출토 굴레장식, 그리핀 머리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 출토 굴레장식, 사슴머리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 출토 굴레장식, 산양머리와 사슴머리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 출토 굴레장식, 그리핀 머리

 

 

 

그림 6. 필리포프카 유적의 3호 출토 굴레장식, 호랑이 머리

 

 

 

그림 7. 흑해 엘리자베틴스키 유적 출토 굴레장식

 

 

 

그림 8. 흑해 엘리자베틴스키 유적 출토 굴레장식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무덤방 안에는 말을 묻지 않았을까?

 

말뼈의 흔적은 없지만 6호 무덤안에서는 재갈과 재갈멈치가 무덤방 안에서 출토되었다. 재갈과 재갈멈치가 무더기(그림 11-14)로 발견되어 재갈과 재갈멈치를 채운 말을 직접부장했다고 볼 수 없다. 재갈멈치와 재갈은 대부분 철제이다. 재갈멈치 가운데서 끝 부분을 청동으로 마감한 것(그림 10)과 철제를 둥글게 고리모양으로 달아서 처리한 유물(그림 9)도 확인되었다. 재갈은 끝의 고리를 말아서 처리한 것인데, 흑해 지역에서 출토되는 유물이다(그림 12-7, 10).

 

 

 

그림 9. 필리포프카 유적 6호의 재갈과 재갈멈치, 철제품

 

 

 

그림 10. 필리포프카 유적 6호의 재갈멈치, 철제+청동

 

 

 

그림 11. 필리포프카 유적 6호의 평면도, 14번이 재갈과 재갈멈치가 출토된 곳이다.

 

 

 

그림 12. 흑해의 마구장식 기원전 4~3세기

 

이 유적에서 나타난 굴레장식과 재갈과 재갈멈치는 흑해지역과 유사한 특징이 있다.

드레프르강 하류(흑해)의 기원전 4세기 체르토믈리크 유적에서는 말은 주인공 무덤방과 다른 공간에 마련되기는 했지만 같은 봉분 아래에 매장되었다. 그러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6호 무덤에서는 무덤 내부에서 재갈과 재갈멈치가 발견되었고, 3호에서는 무덤 안에 말 뼈가 매장된 경우가 발견되었다. 스키타이 문화의 지역색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1989. 464 с(소베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 지역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 문화 혹은 이른 사르마트 문화의 무덤이다. 1호에서는 페르시아 그릇이 출토되어서 세간의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사실 이 지역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은 아니다. 스키타이 문화의 유물 중에서도 청동솥 4점이 발견되었다. 4점의 청동솥 가운데 3점은 손잡이가 청동솥의 입구에 아치모양으로 붙은 것이고 나머지 1점은 가로 방향으로 붙은 것이었다. 전자는 흑해 지역에서도 가장 이른 유적 중에 하나인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되는 스타일과 같다.

 

손잡이가 붙은 청동솥이 출토되는 무덤은 3호, 7호와 10호이다. 7호는 유적에서 가장 인골이 많이 출토된 유적 중에 한 곳으로 인골 5번 발 아래에서 출토되었는데, 청동솥(높이 17cm)은 손잡이가 2개만 아치모양으로 붙은 것이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7호 청동솥, 높이 17cm

 

10호 무덤에서 출토된 청동솥은 손잡이가 가로방향으로 붙은 형태(그림 3), 무덤의 입구에서 발견되었다(그림 2).

10호는 무덤구조가 7호와 다른 원형이고 남쪽에 입구가 달린 형태이다. 10호 무덤입구는 현관처럼 나무기둥을 세우고 목제 구조물을 만들었던 흔적이 남아 있다. 1호의 무덤구조와 가깝다. 이를 참고로 하면 1호 무덤도 비슷했을 가능성이 있다. 손잡이가 아치모양처럼 위로 붙은 것은 흑해 지역에서 기원전 7세기부터 나오는 형태이다. 그런데 흑해에서는 손잡이가 가로방향으로 붙은 청동솥은 발견되지 않고 우랄 남부에서는 손잡이가 가로방향으로 붙은 청동솥이 기원전 7세기부터 나온다(그림 4-3, 24).  필리포프카 유적은 기원전 5~4세기 가량의 유적으로 손잡이의 방향이 다른 두 개의 청동솥이 출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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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는 두 가지 형태의 청동솥이 사용되다가 점차 손잡이가 아치모양으로 붙은 유물만 남았던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손잡이 뿐만 아니라 동체부와 바닥의 모습은 지역성이나 시간성을 알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0호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10호 청동솥, 높이 44cm, 구경 50cm

 

그림 4.  우랄 남부사브로마트 문화와 사르마트 문화의 청동솥과 생활용구(상단 기원전 4~2세기, 하단 기원전 7~5세기)

 

 

 

필리포프카 유적의 10호(44cm, 구경 50cm)와 1호의 솥(구경 70cm, 높이 55cm)은 매우 큰 유물이다(그림 5). 그러나 7호의 유물은 높이 17cm로  크기가 작다. 같은 유적에서 비슷한 유물이 출토되지만, 용도가 달랐을 수 있다.

시베리아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인 파지릭 유적에서 출토된 청동솥은 높이 13.8cm로 그 내부에 달군 돌과 대마씨가 발견되었다(아래포스팅참고). 일종의 향로역할을 했다. 그렇다면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출토된 작은 크기의 7호 청동솥도 일상용기가 아닌 일종의 제기와 같은 역할을 했을 것이다.

 

2020/03/0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파지릭 유적 2호분]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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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청동솥 옮기는 장면

 

일상용기로서의 대형 청동솥의 용도는 무엇이었을까?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1989. 464 с(소베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의 필리포프카 유적에는 1호에서 고대 이란의 페르시아 유물인 금제 항아리와 은제 각배 등이 출토되기는 했으나, 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 지역의 유물이었다. 입이 과도하게 튀어나오고 다리가 짧고, 뿔이 화려한 사슴도 흑해나 시베리아에서 출토되는 사슴형태와는 다르다. 황금 사슴과 외국 그릇은 1호 무덤의 감실에서 출토되었다. 또 황금사슴은 무덤의 입구 구덩이에서도 출토되었다.

 

그런데 1호 무덤을 제외하고는 다른 무덤에서는 상기한 유물은 나오지 않는다. 1호 무덤은 규모도 가장 크고 외국의 유물 뿐만 아니라 이 지역 특색인 황금 사슴이 들어가 있어서 분명히 필리포프카 유적에 묻힌 사람들 가운데 중요한 일 혹은 외교 업무를 담당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무덤에서 나온 일반적인 유물과 자주 출토되는 유물이 우랄 남부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 문화를 대표한 다고 할 수 있다.

 

필리포프카 무덤 가운데 가장 많은 인골이 부장된 무덤 중에 하나인 7호 무덤은 직경은 20m, 높이는 30cm밖에 되지 않는다. 무덤의 평면은 무덤의 입구를 제외하고 장방형 무덤방 3개가 연결된 모양이다.

모두 9인이 매장되었는데, 1차장으로 사지를 뻗은 채 매장된 사람은 6인이고, 무덤의 동북쪽에 2차장으로 매장된 2인의 뼈와 남쪽에도 1인의 뼈가 확인되었다.

1호 무덤에서는 인골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적 전체에서 확인 가능한 경우 인골은 대부분 사지를 뻗은 채 묻혔다. 2차장은 사자를 그대로 묻지 않고, 뼈만 수습해서 넣은 경우이다. 책에는 뼈를 태운 흔적이 있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어서 정확한 상황은 모른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7호 무덤 평면도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7호 무덤 내부

 

7호에 묻힌 사람들은 모두 같은 유물을 부장한 것은 아니다. 청동거울을 가진 사람(인골 3번), 2점 가진 사람(인골 5번), 그리핀(인골 4번, 인골 3번)이나 맹수 장식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따로 있다.

그 중에서 6번 인골은 맹수장식이 그려진 뼈로 된 숟가락(그림 3-5)을 가지고 있었다. 동물 뿔 모양?이 붙은 숟가락 한 점도 함께 부장되었다. 이 사람은 아키나케스 검(그림 2-8)과 철제 창(그림 2-1)을 가지고 있었다. 인골 상반신을 철제 미늘갑옷(찰갑)(그림 2-9)이 덮고 있었으나 상태가 매우 불량했다. 철제 갑옷을 입은채 로 묻혔다고 볼 수 있다. 검과 창을 들고 갑옷 입고 죽은 사람 옆에 놓인 숟가락 2점과 토기....의례행위라면 가능도 할 수도 있겠다.

 

 뼈로 된 숟가락(그림 3-5)라고 하지만 실제 사진(그림 4)은 앞 부분이 편평해서 숟가락이 아닐 수도 있다. 유적 전체에서 이와 같은 유물은 1점 출토되어서 다른 유물과의 비교가 힘들다. 숟가락은 스키타이 문화에서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유물은 아니다. 그래서 이 유물이 숟가락이 아니라 일종의 부적?과 같을 수도 있다. 어찌되었던 동물문양 중에 맹수머리 혹은 그리핀 장식이 있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숟가락은 1점만 출토되어 인골 6호만의 특징이다.  무덤의 모든 인골이 똑같은 물건이 부장된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개개인의 특징이 있을 수 있으니.

그래도 숟가락에 다른 문양을 장식했을 수도 있지만 구지 맹수머리 혹은 그리핀 머리를 장식한 것은 ‘스키타이 문화 상징’으로서의 의미가 내포되었을 것이다.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은..페레보드치코바(1994)의 의견대로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과 같은...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7호의 인골 6번 부장품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7호, 그림 3-5

 

참고문헌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남부 우랄의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사르마트 문화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청동솥, 목제 그릇, 아키나케스 검 등이 출토되면서 이곳 역시 스키타이 문화권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제까지 봐온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늘 마구도 빠질 수 없는 물건이었다.

 

어제 설명드린 철제 장검, 아키나케스 검은 무덤의 동편입구에 있는 작은 구덩이(직경 35~40cm, 깊이 150cm)에서 출토된 것이다. 이곳에는 재갈, 청동과 금으로 만들어진 굴레장식(그림 1~3), 숫돌이 출토되었다.

특히 굴레장식은 스키타이 그리핀이 출토되었다. 맹금류인데, 귀와 머리에 벼슬이 달려 있는 그리핀의 머리이다(그림 1). 맹금류에 귀와 벼슬이 달려서 합성된 동물이긴 하지만 그 조합이 명확하지는 않다. 이 유적에서 출토된 사슴의 주둥이가 매우 길고 어색한 것처럼 이 유적의 그리핀도 동물의 특징이 명확하지는 않다. 이 유물은 하단에 정방형으로 끈을 끼울 수 있게 받침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핀의 모습은 비슷하지만 굴레를 장식하는 방법은 약간 다른 유물도 있다(그림2). 끈을 따라서 부착하도록 고안된 것이다. 앞면만 그리핀이 있고 뒷면은 꼭지가 달려 있다.

그리핀 2마리가 서로 다른 방향에 붙은 것도 있는데, 그림 3과 같이 눞여도 그리핀의 부리와 눈, 귀가 보이고, 세워도 그리핀이 보이는 모양이다(그림 3). 역시 굴레장식이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그리핀 굴레장식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그리핀 굴레장식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그리핀 굴레장식

 

알타이 그리핀은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인데, 어떤 동물이 결합되었는지 알 수 있지만 실제 존재하지 않는 동물이다. 필리포프카 유적의 그리핀은 부리로 보아서 맹금류라는 것은 알수 있지만 머리모양은 정확하게 호랑이 머리인지 사자머리인지 명확하지 못하다.

 

그 외에도 같은 장소에서 새로운 모양의 마구가 출토되었다. 원형의 금제 장식판과 굽은 모양의 철제판이 함께 조합된 모습으로 출토되었다(그림 4, 5).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된 모습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 1호출토 장식 혹은 마구?, 모두 2쌍 출토, 그림 4와 동일, 위 제품은 철제(제일 위의 유물 끝에 붙은 것은 금), 아래는 금제

 

그림 4와 5는 정확하게 말에 어떻게 착장되었는지는 모르지만 2쌍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서 마구와 관련을 시킨다. 위의 그리핀굴레장식과 함께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우랄 남부의 스키타이 문화인 사브로마트 문화(이른 사르마트 문화 포함)의 대표적인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이란계통의 유물이 보여서 기원전 4세기이후 이 지역을 뒤덮었던 사르마트 문화가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유물이 많다.

 앞서 포스팅한 바 있는 시베리아 특징이 보이는 목제그릇 외에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철검과 아키나케스 검이 있다.

 

아키나케스 검은 헤로도투스가 스키타이의 단검(짧은 검)을 일컬어서 생긴명칭이다. 손잡이 끝에 반원모양의 장식이 서로 마주보도록 붙은 장식이다. 그냥 단순한 괄호 모양도 있고, 새의 머리를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필리포프카 유적 1호에서는 새머리가 2개 마주보도록 장식된 아키나케스 검이 출토되었다. 손잡이 끝 부분(검파두식) 뿐만 아니라 손잡이(병부)와 검신의 1/3, 칼날멈추개 까지 새 머리가 삽입되었다.

이 외에도 철제 장검이 출토되었는데 장검으로 손잡이와 칼날머무개와 검신에도 기하학적 문양이 금으로 상감된 것이다. 장검은 기원전 7세기에는 손잡이 끝이 T자형 이었다가 기원전 4세기 이후가 되면은 ∨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변화되고 검의 길이도 길어진다. 두 유물 모두 아키나케스 검과 장검은 출토된다(그림 3).

뿐만 아니라 흑해 지역에서 출토되는 검이다(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도 1호 뿐만 아니라 다른 무덤에서도 장검은 출토된다. 그러나 새머리 손잡이가 달린 아키나케스 검은 1호에서만 출토되었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아키나케스 검, 45cm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철제 장검, 87.5cm

 

그림 3. 우랄 남부 스키타이 문화(사브로마트 및 사르마트 문화)의 무기(러시아 과학아카데미 1989)( 하단 기원전 7~4세기, 상단 기원전 4~2세기)

 

그림 3.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철제 검, 칼과 전투용 도끼(러시아 과학아카데미 1989)(하단 기원전 6~5세기, 상단 기원전 4~3세기)

 

 

참고문헌

Степи европейской части СССР в скифо-сарматское время. М.//Археология СССР / Археология с древнейших времён до средневековья 1989. 464 с(러시아과학아카데미 1989, 소비에트 연방 유럽 내의 스키타이-사르마트 시기, 소비에트 고고학 시리즈 1989)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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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랄 남부의 기원전 5~4세기 유적인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른 사르마트 문화’라고 불리고 있지만 ‘스키타이 문화권’의 무덤이다. 이른바 스키타이 3요소(무기, 마구, 동물문양장식)뿐만 아니라 청동솥도 스키타이 문화권임을 나타내는 유물로 볼 수 있다. 청동솥은 분포범위가 유라시아 전역에서 출토되고, 각 지역마다 유물이 나타나는 시간 폭이 매우 넓어서 재밌는 소재가 될 수 있다. 후대로 갈수록 복잡하다. 가장 단순하고 명확한 사실은 가장 이른 청동솥은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 출토품이라는 점이다.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확인되는 스키타이 3요소 가운데 동물문양장식은 여러 유물에서 복합되어 나타난다. 철검(아키나케스 검), 마구장식 등이 있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흥미로운 것은 목제 그릇에 부착된 것이다. 손잡이가 하나만 붙은 목제잔은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 시작해서 알타이 지역에서 매우 유행하던 물건이다. 흑해 스키타이 문화권내에서는 아직 발견된 바 없다.

 

앞에서 필리포프카 유적의 목제 그릇은 세로 손잡이가 붙은 목제 잔과 가로 손잡이가 목제그릇이 있다고 했다. 특히 가로 손잡이에는 호랑이가 초식동물을 뜯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목제 그릇은 두 가지 스타일이 더 존재하는데, 손잡이가 가로 세로 방향이 아닌 아르잔-2 유적과 같이 막대기처럼 튀어나오도록 된 것이다(아르잔-2유적의 유물은 양다리를 형상화 한 손잡이를 붙였다). 손잡이 모양은 동물장식으로 대상에 따라서 바뀐다. 또 한점은 손잡이가 없는 스타일이다.

2020/06/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르잔 유적 2호] - 2700년 전 시베리아 무덤 속의 나무그릇

 

2700년 전 시베리아 무덤 속의 나무그릇

아르잔-2호는 경계석 안에 무덤 26기가 설치되었다. 그 중에서 주인공은 무덤방 5호인데, 이를 알 수 있는 것은 무덤의 크기, 나무로 된 무덤방과 출토된 유물 때문이다. 나무로 된 무덤방은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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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기형 손잡이(보고서에는 망치형 손잡이)가 붙은 목제잔은 호랑이 머리가 부착되었다. 양 옆에는 독수리와 나선형 장식판이 투각되었다(그림 1, 그림 2).

 

그림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품

 

그림 2. 그림 1의 복원도

 

 

손잡이가 없는 그릇에도 호랑이가 변형된 사슴?을 입에 물고 있는 장면이 묘사된 장식판이 붙어 있었다. 호랑이는 등을 뒤집은 자세인데, 알타이 유적의 안장 덮개에서 묘사된 장면과 유사하다. 둥근 귀와 앞다리와 뒷다리의 근육표현도 알타이 호랑이와 닮았다. 그러나 다른 점은 알타이의 동물투쟁문양은 주로 맹수가 주로 뒤에서 가격하는 장면이다.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컬렉션에서 알 수 있는 동물문양도 맹수와 다른 동물이 서로 물어 뜯는 장면이어서 동물투쟁문양이 될 수 있었다(아래 포스팅 참고). 그러나 필리포프카 유적에서는 일방적으로 맹수의 입에 약한 동물이 먹히는 장면이다(김재윤).

 

2020/07/1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바샤다르 유적] - 스키타이 문화 동물문양-싸우는 장면

 

 

그림 3. 필리프포카 유적 1호, 감실 1호 출토품

 

그림 4. 그림 3의 복원도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낙타, 변형된 사슴 등 지역적 특징이 보이는 유물이 있지만 호랑이가 먹이를 물고 있는 장면(시베리아 동물문양)을 목제그릇(시베리아 그릇)에 남겨 두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 혹은 전통을 표현한 것이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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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랄산맥 남쪽의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 지역에서는 사브로마트 문화 혹은 이른 사르마트문화라고 불리는 문화를 영위했던 사람들의 무덤이다. 이 지역의 문화를 흑해 스키타이 문화와는 다르다고 여기는 것은 헤로도투스의 기록에 ‘타나이스강(돈 강)을 건너면 스키타이 땅이 아니고 사브로마트의 영역이다’고 자신의 책(4권 21)에 남겨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리포프카 유적의 사슴과 낙타 장식 등은 흑해 지역에서 나오는 유물과 다르다. 이 부분은 같은 시기(기원전 5세기)대의 흑해지역 유적과 비교해 본다면 더욱 뚜렷한 점을 추출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래도 이 지역은 사브로마트 문화 혹은 이른 사르마트 문화는 스키타이 문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기원전 4세기이후 늦은 사르마트문화는 스키타이 문화와는 구분됨)

 

그 근거가 될 수 있는 유물은 청동솥과 거울이다. 이 외에도 무덤 구조, 변형된 문양을 만드는 아이디어 등도 있다.

 

필리포프카 유적 1호에서는 청동솥 4점이 출토되었는데, 2점(그림 1)은 도굴꾼이 파 놓은 가장 북쪽도랑에서 나왔다. 한점은 옆으로 누워있었고 한점은 거꾸로 엎어진 상태였다. 손잡이가 4개 달리고, 청동솥에 파상문양이 있는 것이다. 1점은 손잡이에 각각 2개씩 곰과 납작한 원판(그림 1의 위)이 달려있었고, 다른 한 점은 납작한 원판(그림 1의 아래)만 달린 것이다. 나머지 2점 가운데 1점(그림 2-위) 동쪽의 도굴구덩이에서 완전히 깨진 채 발견되었다. 나머지 1점(그림 2-아래)은 동쪽 도굴구덩이 입구에서 2~3m 떨어진 곳에 위치해서 나왔다. 동쪽 도굴구덩이에서 발견된 유물(그림 2-위)는 크기가 원판장식 손잡이 4개 달린 청동솥과 같다. 나머지 1점은 손잡이 모양과 솥의 동체 모양, 크기 등이 3점과는 확연하게 다르다.(그림 2-아래)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청동솥, 도굴도랑입구에서 발견됨, 위-입구지름: 70cm, 높이 55cm, 다리 3cm, 다리지름 30cm, 아래-입구지름: 71cm, 높이 56cm, 다리 6cm, 다리지름 30cm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 1호 출토 청동솥, 위-그림1의 아래 솥과 크기 거의 같음. 아래-입구지름: 29cm, 높이 16cm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 1호 북쪽 도굴구덩이 입구에서 발견된 청동솥(그림 1의 두점)

 

청동솥 가운데 모양과 크기가 다른 1점은 시기가 다를 가능성이 있다. 그 이유는 앞의 3점은 흑해지역에서 나오는 기원전 7세기 청동솥(켈레르메스 유적)(그림 4)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즉 손잡이가 위로 붙고 장식이 있는 유물은 어쩌면 오래전에 이 지역에 들어와서 계속 사용되었을 수 있다. 손잡이가 가로로 붙은 청동솥은 흑해지역에서는 출토되지 않는다.

 

 

 

그림 4. 흑해 스키타이 유적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청동솥

 

청동솥은 1호에서만 출토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다. 청동솥은 기원전 7세기 시베리아 아르잔-2호에서도 이중으로된 무덤방 사이에서 발견된 바 있다.

시베리아 유물은 배제하더라도 흑해지역과 비교해보면 왜 200~300년이나 지난 모양의 청동솥을 그대로 사용했을까?

매일매일 사용하는 물건의 중요성..그릇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동질감. 그래서 헤로도투스는 타나이스 강을 건너면 스키타이 영역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부정한다. 그들은 동질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기원전 4세기 이전에는 지역색은 있지만 같은 스키타이 사람이었다.  

 

금제 쿱신, 은제 각배 이런 것은 실제 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수천만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은 장롱속에 모셔놓는 것이다. 에르메스 가방이 온 세상에 다 발견된다고 모두 프랑스 문화권으로 묶을 수는 없다. 하긴 금이나 은의 가치가 현재와 같았는지 어쩐지 알 수 없으니 이것도 잘못된 생각일 수 있다.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Галанина Л.К. 2006 : Скифские древности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6. 80 с. (Коллекции Эрмитажа)(갈라니나, 2006, 에르미타주 소장, 카프카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고분. 스키타이 문화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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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우랄 지역의 스키타이 문화인 이른 사르마트 문화(혹은 사브로마트 문화)의 대표적인 유적은 필리포프카이다. 1호가 가장 크고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유물이 많이 출토되었다. 뉴욕에서 유물이 소개된 적도 있다. 특히 1호의 왼쪽에 위치한 감실(100×50cm, 깊이 90cm)에는 원래 이 유적의 가장 특징적인 황금사슴과 함께 외국 물건이 가득 차 있었다.

 

2020/11/1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필리포프카 유적] - 남부 우랄 스키타이의 무덤 속...

 

황금사슴 아래에는 금으로 된 쿱신(액체용기담는 그릇)(그림 1-1), 리톤(rhyton, 각배)(그림 1-2,3), 반구형 펜던트(그림 2), 동물문양장식(그림 3~6)이 출토되었다.

 

그림 1.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2.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반구형 펜던트, 높이 4.8cm(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3.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산양(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쌍봉 낙타(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높이 4.1cm, 너비 5.2cm, 그림 4의 낙타는 가장자리에 아주 작은 구멍이 있어서 어딘가에 붙여서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5.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맹수머리(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그림 6. 필리포프카 유적의 감실2호 출토품, 필리포프카 사슴(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이중에서 페르시아 유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손잡이에 산양이 장식된 쿱신과 각배이다. 실제로 페르시아에서 출토된 각배 가운데 아주 유사한 유물이 확인된 바 있다(그림 7).

이 유적에는 쌍봉낙타가 등장하는데(그림 2,4) 얼굴이 실제 낙타와는 다르다. 특히 맹수얼굴 같은 낙타도 있다(그림 4). 같은 감실에서 출토된 맹수머리(그림 5)만 묘사된 유물과 쌍봉낙타의 얼굴은 거의 비슷하다.

드네프르 강 유역에서는 쌍봉낙타가 동물장식으로 확인된 바 없다. 스키타이 문화권 내에서 낙타가 사용된 경우는 이미 2700년 전 시베리아의 아르잔-2호의 주인공 5호묘의 주인공 남성 목걸이에는 낙타문양이 사용된 바 있다. 또한 아르잔-2호 내의 돌판에 새겨진 그림에도 쌍봉낙타가 사슴과 함께 묘사되었다. 알타이의 칼박타쉬 암각화 유적(초기 철기시대 암각화)에도 확인되었다.

필리포프카 유적에서 확인된 낙타는 실제 낙타를 변형시키는 방법은 스키타이의 제작방법이다. 스키타이 문화권 내에 나타난 낙타는 박트리아산으로 여겨지는데, 시베리아 뿐만 아니라 우랄 남부에도 전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유적의 낙타는 황금 쿱신과 리톤과 같이 수입된 물건이라기 보다는 이 지역에서 직접 제작되어 소비되었을 수 있다. 유적의 다른 무덤에서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같은 스타일의 물건이 출토되었고 다른 모습의 낙타도 출토되기 때문이다.

 황금사슴과 같이 주둥이가 과장된 사슴문양(그림 6)은 목제를 금판으로 입힌 사슴과 비슷한 모습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흑해 지역의 사슴과 같이 뿔을 몸통 전체까지 뒤 쪽으로 길게 표현하는 점은 같다.

 

기원전 4세기에는 그 이전의 사브로마트 문화를 대신해서 사르마트 문화가 이 지역에 정착되었다. 이 유적에서는 이란계통의 유물이 몇 점만 남아 있지만 기원전 4세기 이후의 사르마트 문화 유적에는 스키타이 문화의 유물 뿐만 아니라 이란계통의 유물이 많이 출토되어서 스키타이 문화와는 구분한다.

필리포프카 유적은  이미 사르마트 문화가 시작된 기점으로 보고 있는데, 유적의 연대는 기원전 5세기, 기원전 4세기로 학자들 마다 차이가 있다. 일단 1호 유적에서는 시베리아 사슴도 아니고 흑해 사슴도 아닌 필리포프카 사슴(입이 과장되게 튀어나온 사슴)과 맹수머리 쌍봉낙타가 눈에 띈다....그러나 섣불리 단정하기는 힘들다.

 

그림 7. 아케메니드 시기(이란), 기원전 5~4세기(The Golden Deer of Eurasia 2000)

 

참고문헌

Пшеничнюк А.Х. 2012 : Филипповка: Некрополь кочевой знати IV века до н.э. на Южном Урале. Уфа: ИИЯЛ УНЦ РАН. 2012. 280 с. (Документы и материалы по истории башкирского народа.)(피세니축 2012, 남부 우랄지역의 기원전 4세기 유목민의 네크로폴리스, 필리포프카 유적)

The Golden Deer of Eurasia. Scythian and Sarmatian Treasures from the Russian Steppes, Exhibition catalogue, New York,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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