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020. 12. 13. 13:20 아무다리야 퇴장유적

 

현재 타지기스탄 국경으로 추정되는 아무다리야 퇴장지의 유물 중에 한 그룹은 인간형상물이다. 평면형과 입체형으로 구분되고, 거의 남성이다. 각 유물에 표현된 남성의 의상과 모자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한 민족을 대표하지 않는다.

 

그 중에서 페르시아인으로 추정되는 은제 입상(높이 14.8cm)(그림 1)이 있다. 이 남성은 머리에 모자를 쓰고 있는데, 정수리가 낮은 스타일이다. 끈으로 뒤쪽으로 묶은 것으로 원통형 모자로 계단형으로 만들어서 티아라로 만들었던 생각된다. 특히 입상의 뒷면은 머리카락을 뒤로 말아서 접은 형태이다. 머리카락은 타래모양으로 말려 있다. 윗 옷은 긴 주름, 매우 넓고 느슨한 소매로 보아서 페르시아 복장이다. 발등에는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림 1. 아무다리야 출토 은제 입상

 

B. Goldman(1974)은 전체적으로 보아서 불균형적으로 큰 머리, 짧은 팔, 긴 다리, 납작하고 단단한 입체상 등으로 보아서 기원전 5세기의 페르시아 귀족으로 생각했다. 기원전 5세기의 페르시아 귀족 복장이라는 점은 달턴도 지적했다.

 

그런데 달턴(1905, 1964)은 모자 상부에 고리가 돌아가면서 계단처럼 생기는 모양으로 보아 Achaemenid 왕조의 왕 중에 한명( Cyrus II)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바르네트는 달턴이 이 입상이 시러스II세를 입증하지 못한다고 생각했고, 거쉬만도 이 입상을 페르시아 왕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손에 들려 있는 물체가 신성함을 의미하는 나뭇가지 한 다발이 아니라 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제이말도 거쉬만을 지지했다.

 

 

원통형 모자를 쓴 은제 입상은 얼굴생김새도 평면판에 등장하는 스키타이 인과 다르다. 큰 눈과 코 끝이 화살표처럼 생긴 모습도 그러하고, 수염 스타일도 스키타이 인이 턱 전체를 덮는 것과는 달리 턱 아래만 길게 길렀다.

실제로 페르시아 왕(남성)의 입상으로 추정하는 석상에는 뒷머리 스타일이 비슷한 유물이 발견된다. 라피스라줄리(청금석)에 조각되었는데(그림 2) 아파다나 궁전 벽에 새겨진 왕(그림 3) 들의 티아라는 원통형 끝에 이빨처럼 뾰족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림 3의 페르시아 남성들의 모자 혹은 티아라는 가장 상단이 이빨처럼 표현되어 있긴 하지만 그 표면도 굴곡이 있다. 그림 2의 티아라가 표면이 매끈 한 것과는 다르다. 그림 3에 나오는 모자는 금속이 아닌 두터운 직물로 제작되었다면 가능하지만 금속으로 저런 표현이 되는지 알 수 없다. 있다면 구부러지는 것이 쉬운 물질일텐데...

뿐만 아니라 그림 2의 입상이 남성인지도 의심스럽다. 유물 속의 페르시아 남성들은 수염을 기른 상태인데, 라피스 라줄리의 입상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림 2. 페르세폴리스 32번 방 출토, 높이 6.6cm, 너비 6cm

 

그림 3. 아파다나 궁전벽에 새겨진 페르시아 남성들

 

그래서 아무다리야 퇴장지 유적의 은제 입상은 모자 끝이 납작하고, 머리를 뒤로 말고 있는 스타일, 타래모양의 머리카락, 의복 등을 보아서 페르시아 인 일 가능성이 크지만 확실히 모자의 표현은 아파다나 궁전에 나오는 형상과는 차이가 있어서, 왕으로 추정하기는 힘들다. 

 

참고문헌

Goldman B. Origin of the Persian Robe. — «Iranica Antiqua», Leiden, 1974, vol. 4, fasc. 2, p. 133-152.

Dalton O.M. The Treasure of the Oxus with Other Examples of Early Oriental Metal-work. 2nd edition. London, 1926; 3rd edition. London, 1964.

Barnett R. The Art of Bactria and the Treasure of the Oxus. — «Iranica Antiqua», Leiden, 1968, vol. 8, p. 34-53, pl. II-XIV.

Е.В. Зеймаль 1979, Амударьинский клад: каталог выставки (제이말 1979, 아무다르리아 퇴장지: 전시도록, 에르미타주 박물관)

Curtis, N. Tallis. Forgotten empire: the world of ancient Persia — University of California Press, 2005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