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타이 문화에서 세계관을 설명하는 유물로 간두령뿐만 아니라 동물문양이 장식된 검도 포함된다(페레보드치코바, 라에프스키 1981). 수직적 구조의 세계관을 설명하는 유물이다. 그런데 스키타이 문화에서 검은 어느 지역에서나 출토되지만 간두령은 알타이 유적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기원전 7세기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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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레틴스키(1976)에 의하면 스키타이 사람들의 세계관은 수직 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사고도 있었다고 한다. 가장 널리 유행한 원형의 맹수장식이 대표적인 유물이다. 이 동물장식은 머리와 꼬리가 둥글게 연결되었고 접은 다리 사이를 뚫어서 표현했다. 멜레틴스키는 이러한 표현방법이 어떤 것의 중앙을 감싸고 있는데, 동물의 몸통자체는 가장자리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가장자리는 하계를 의미하는 것이다(멜레틴스키 1976).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문양장식중에 가장 이른 유물이 원형의 맹수장식이고,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그림 1)에서 시작되었다. 이 유물은 흑해지역 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미누신스크 분지, 중국 오르도스에서도 발견되고 청동, 금 등 다양한 소재로 다양한 크기,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다. 사실 표범 혹은 호랑이와 비슷한 것은 시베리아와 그 인접한 지역에서 발견되는 것이고 흑해 지역의 것은 주둥이가 튀어나와서 늑대와 가깝다고 여겨진다.
대부분 장신구이겠지만 그 용도는 약간씩 차이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아르잔-1호의 원형 맹수는 단순히 말의 가슴장식으로 생각했지만, 스미르노프는 전차를 몰던 말의 장신구로 생각했던 것처럼, 각 지역의 원형맹수장식은 각기 다른 용도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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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다양한 동물의 種, 금속, 크기) ‘맹수’를 ‘원형’으로 만든 이유를 스키타이 문화연구자들은 유물에 내포된 ‘의미’때문이라고 로 본 것이다. 이것이 스키타이 인들의 세계관 중에 수평적 사고와 관련될 것이다. 또한 기호와 같은 역할이었을 것이라는 페레보드치코바(1994)의 생각에 필자도 동의한다. 스키타이인들은 매우 실용적이었기 때문이다.
스키타이 인들이 실용적이었 것을 알 수 있는 것은 이 동물장식이 그냥 장식으로만 단독으로 존재한 것이 드물기 떄문이다. 어딘가의 부속품이었다. 가장 쉬운 예가 재갈멈치에 부착되는 동물장식이다.
드네프르 강 하류의 기원전 7세기 유적인 스타르샤야 마길라 유적에서 발견된 재갈멈치는 골제로 제작된 막대기 형태로 끝에만 동물문양이 부착되었다(그림2). 그러나 기원전 5세기 경에는 재갈멈치가 S자 형으로 변화되면서 동물의 몸통이 뒤틀리게 표현되었다(그림3).
그림 2. 스타르샤야 유적의 재갈멈치, 뼈제품(12제외)
그림3. 악슈틴츠 유적 1호의 재갈과 재갈멈치(2), 철제품
비슷한 현상은 알타이에서도 확인된다. 파지리크 유적에서는 대부분 재갈멈치의 양쪽 끝에 동물문양장식이 부착된다. 이때 동물은 전신이 부착되지 않고 머리 등의 부분이 달려 있다. 그런데 파지리크 1호에서 출토된 3번, 4번, 6번 말의 굴레장식에는 사슴, 산양 등 동물의 전신이 부착되었다. 이때 동물은 앞다리를 접고 뒷다리는 뒤로 펴서 ‘하늘을 나는 자세’처럼 보이도록 디자인되었다. 이는 스키타이 초식동물의 일반적인 자세와는 다르게 변형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이 재갈멈치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이다. 즉 매우 장식적인처럼 보이지만 실용적이라는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특징은 알타이에서도 통용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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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Ильинская В.А. Скифы днепровского Лесостепного Левобережья. Киев, 1968.(일린스카야 1968, 산림스텦지역의 드레프르 강 좌안의 스키타이 유적)
Мелетинский Е.М. Поэтика мифа. М., 1976(멜레틴스키 1976, 신화의 시학(poetics))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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