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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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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 24. 09:22 사르마트 문화

 

기원전 4세기에 홀연히 등장하는 사르마트 문화는 흑해지역에서 스키타이 문화를 몰아내었다고 헤로도투스가 묘사했지만 여러모로 연속되는 점등이 많다. 특히 동물문양장식이 그러하다.

 

볼가강 하류의 베흐네 포그놈노예 마을에서 발견된 무덤(기원전 1세기)에서 부조된 장식판이 발견되었다. 가죽띠에 붙여서 장식판으로 사용한 것이다. 일종의 ‘동물투쟁문양’이다. 말을 맹수가 공격하는 장면이다. 스키타이 동물투쟁문양은 주로 포식자와 피식자가 서로를 물어뜯거나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것이다. 하지만 피식자는 주로 양, 염소 등인데 이 유물에서 공격당하는 동물은 약변형되어 있다. 말의 머리와 몸통이지만 귀 옆에 염소의 뿔이 붙어 있다. 공격하는 맹수의 얼굴은 유물이 부러지면서 결실되어서 잘 알 수 없다.

 

그림 1. 베르흐네 포그롬노예 쿠르간 2호 안의 2호묘, 기원전 1세기

 

 

어깨와 엉덩이의 근육, 뿔과 지골을 강조하기 위해서 여러 형태의 유색 감옥이 삽입되어 있었으나 현재는 감입부만 남아 있다.

 

그런데 어디서 본 적이 있는 듯 한 유물이다.

 

앞서서 여러번 소개한 바 있는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콜렉션 유물 중에 말을 공격하는 그리핀이 표현된 버클 장식과 비교할 수 있다. 이때 맹수는 염소의 뿔을 달고, 날개를 달고 있는 그리핀이었다. 하지만 그림 2의 말 사지골 사이에 표현된 <▽○∇ 문양은 사르마트 문화의 유물에도 그대로 전해진다. 사실 이 모양은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펠트로 된 동물투쟁문양에서도 있었던 표현법이다.

 

그림 2.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콜렉션 가운데 1점, 기원전 5~4세기로 추정.

 

사르마트 문화의 동물투쟁문에서 공격하는 맹수는 얼굴은 잘 알 수 없지만 목이 길고 몸통이 매우 길게 표현된 동물이다. 앞서 소개한 코비야코프스키 무덤의 목걸이에도 몸통이 길게 표현된 용이 있었다. 그 유물은 기원후 1~2세기 유물로써, 그림 1의 베르흐네 포그롬노예 유적보다 200~300년 늦은 것이다.

 

사르마트 문화의 황금유물에 대한 대부분의 연구는 동쪽에서 왔는가 하는 문제와 귀결된 듯하다.

 

참고문헌

Королькова Е.Ф. 2008 : Сарматские украшения и сибирское золото древних кочевников. // Сокровища сарматов. Каталог выставки. СПб.; Азов: 2008(코롤코바 2008, 사르마트 장식품과 고대 유목민의 시베리아 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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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2. 2. 10.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고대 유라시아 초원에서는 기원전 9세기 경부터 동물문양장식, 무기, 마구가 대유행한다. 특히 금속제 원형의 맹수장식은 투바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로 시베리아 뿐만 아니라 서쪽으로 늦은시기(기원전 7세기경에 발견된다. 소재와 크기, 용도 등은 다르지만 몸을 말고 있는 맹수의 모습은 분명히 투바(아르잔-1호가 있는 지역)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동물장식이다.

 

이들의 동물장식은 어떤 동물인지 식별가능할 정도로 사실적이지만 매우 간편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동물장식은 이웃한 세계(우라루트, 고대 오리엔트)에서도 많이 사용되기도 했지만 표현방법이 달랐다. 특히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변형동물은 아마도? 재지에서도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이웃한 세계에서도 제작되었고 서로 유통되었다.

 

특히 기원전 5세기 이후 흑해지역에서는 그리스인들이 많이 들어와서 살게 되면서 괴기한(내가 보기에) 동물문양들이 많이 발견된다. 물론 페르시아 사람들이 만든 유물도 있기는 하지만 직접 들어와서 살았던 그리스인들보다는 그 영향력이 미미했다.

 

그리스의 그리핀은 맹수의 몸통에 새 머리를 달고 있는데,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발견된 간두령 장식과 흡사하다. 하지만 그리스 제품들은 스키타이 유물이 점차 간소화 도상학적으로 아이콘처럼 변해가는 것과는 달리 매우 사실적이게 된다. 특히 새의 날개가 붙었을 경우 매우 사실적이다. 이미와 목, 이빨 등을 매우 뚜렷하게 표현한다. 함께 표현된 사람들을 매우 실감나게 표현했기 때문에 함께 표현된 동물도 같은 방법으로 나타났을 것이다.

 

그림1.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은제 화병. 기원전 4세기. 이 화병처럼 생긴 병을 암포라 라고 부른다. 그리스의 전통적인 병 모양인데, 토제로 주로 제작되지만 이것은 은으로 제작된 것이다.

 

 

그림 2.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화병 속에 그리핀

 

그림 3. 체르토믈리크 유적의 검 집 속에 그리핀

 

2020.12.2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전사] - 스키타이 검, 페르시아 검자루와 그리스 검집

 

스키타이 검, 페르시아 검자루와 그리스 검집

스키타이 문화와 페르시아 문화가 함께 유물 속에서 표현되는 예는 흑해에서도 종종 출토된다. 그림 1의 검은 손잡이와 검신의 제작지가 다르다. 손잡이(그림 1)는 페르시아 단검에 원래 달렸다

eastsearoad.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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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2. 2. 9. 11:04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의 넓은 지역을 지배했던 스키타이 문화권을 연결하는 것은 스키타이 3요소라고 불리는 동물문양장식, 무기, 마구이다.

 

동물장식은 여러 동물이 있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생물도 있는데,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존재이다. 흑해 우안의 코카서스 산맥 북쪽에 위치한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가장 먼저 그리핀이 나타나면서 이 동물문양장식이 어디서 기원했는가에 대한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유적에서 발견된 간두령에 달린 동물장식, 거울 속의 동물, 투부에 표현된 동물 들은 여러 지역이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연구자들은 동물문양장식이 이 문화권을 대표한다고 여겼기 떄문에 동물문양장식의 기원은 스키타이 문화와 스키타이 문화권의 기원문제와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경향을 바꾼 것은 시베리아 유적을 발굴하고 나서 부터이다)

 

흑해지역은 대단히 지정학적인 위치이고 스키타이 문화가 번성하던 시기에 인접한 우라루투와 앗시리아지역은 문화적으로 융숭했고 실제로 유적에서 많은 요소들이 확인되기 때문에 고려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흑해지역의 스키타이 유적에서 나타난 인접한 문화의 동물장식들을 알 필요가 있다.

 

그림 1. 켈레르메스 유적의 간두령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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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5. 09:25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 기원전 7~5세기에 발견되는 동물문양은 독수리, 호랑이, 말을 변형시킨 것이 주로 발견된다. 독수리를 기본으로 해서 호랑이의 여러 신체 부위를 결합한 것, 호랑이에 독수리 날개를 단 것 혹은 뿔을 붙인 것이다. 말은 머리가 특히 심하게 변형되었는데, 독수리의 얼굴에 사슴뿔을 단 것이다. 늑대 변형도 발견되는데, 주둥이가 길어지게 표현되었다.

 

그런데 변형된 늑대 머리를 단 동물 가운데 가장 필자의 눈을 끄는 문양은 파지리크 유적 2호분 남성의 다리문신이다. 이제까지 필자가 이를 빼먹고 있었는데, 그의 우측 무릎 아래에는 물고기, 산양, 심한동물변형 문신이 남아 있다.

동물변형 문신은 머리는 늑대의 주둥이를 길게 표현했고, 몸통을 길게 늘이고 있고, 머리에는 새머리가 달린 뿔이 달려 있고, 꼬리와 발톱은 호랑이와 같다(그림 2). 머리표현은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고삐 이음새에서 발견된 늑대장식과 비슷한 방법이다. 같은 문양이 남성의 좌측 가슴에서도 발견되었다(그림 3). 

이 동물변형은 이제까지 본 조합 중에서 가장 다양한 동물의 조합을 이루고 있어서 이름 짓기도 힘들다.

 

그런데 왜 이 동물은 몸을 길게 늘이고 있으며, 휘어지게 그렸을까(그림 2)?

필자는 원형맹수장식에 주목한다. 원형맹수장식은 몸통을 길게 늘여서 엉덩이와 머리를 붙여서 고리모양으로 만든 것이다(그림 4). 이 문양은 시베리아에 철기시대에는 기원전 9세기(아르잔-1)에 처음 발견되었고, 기원전 7세기(아르잔-2)까지 사용되다가 기원전 5세기 유적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변형된 맹수장식이라는 점에서 원형맹수장식을 대신하기 위해서 몸을 길게 늘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1. 파지리크 유적 2호분 남성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 우측 무릎 아래 문신

 

그림 3.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 좌측 가슴문신

 

 

그림 4. 원형맹수장식을 주조하기 위해서 만든 밀랍모형

 

필자가 앞서서 아크 알라하-3유적의 여성미라 문신에서 긴 꼬리와 발톱이 있는 문양을 호랑이(그림 5-12)로 보았으나, 그 동물의 뿔 끝에는 새머리가 남아 있어서 정확하지는 않았다. 현재 상황에서는 파지리크 2호 남성 우측 무릎 아래의 심한동물변형(그림 2, 그림3) 문신과 더 유사하다.

 

그림 5. 파지리크 문화에서 발견된 미라의 문신

 

 

또 물고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 본 모습을 그린 것인데, 대부분의 동물문양은 측면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고기 문양은 파지리크 유적 보다 이른 아르잔-2호 및 같은 시대의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도 발견된 바 있다. 물론 용도는 다르다.

(산양이 열을 짓고 있는 모습은 같은 유적 5호 남성에게도 같은 위치에 남아 있었다.)

 

위에서 말한 '심한동물변형'은 아직 뭐라고 하기에는 힘들지만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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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2. 09:33 스키타이 동물장식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에서 출토된 안장덮개나 목조로 된 굴레장식은 동물문양이 대부분이다. 안장덮개장식으로 유명한 파지리크 2호 출토품은 펠트를 조각내서 표현한 유물이 잘 알려져 있는데, 맹금동물이 굽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4호분에는 목조로 된 호랑이 장식 한 쌍이 출토되었다. 동물을 단순히 표현하지 않았고 동물의 내부에 나선이나 동그라미로 채워졌다. 특히 엉덩이 부위에 (○) 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루덴코가 이미 이야기 했다.

 

 

그림 1. 파지리크 문화의 2호분 안장덮개

 

그림 2. 파지리크 문화의 4호분 호랑이 굴레장식

 

이 외에도 파지리크 문화(스키타이 문화의 알타이 지역문화)의 동물장식은 나선, 원형 등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파지리크 문화 가운데 가장 빠른 유적인 바샤다르 유적 통나무관에는 호랑이 장식은 나선이 아닌 파상문으로 동체부를 채웠고 굽동물은 원형으로 채워졌다.

 

그렇다면 알타이에는 몸통을 채우는 문양방법이 원형 혹은 이의 변형과 파상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미 필자는 아르잔-2의 5호분 출토유물 가운데 목걸이, 모형 솥, 여성의 검과 칼을  채운 문양이 동물문양과 원형(나선형)임을 밝힌 바 있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 호랑이문양

 

 

그림 4. 아르잔-2호 5호묘 남성 철검

 

그림 5. 표트르 1세 동물투쟁문

 

그림 6. 파지리크 5호 여성미라의 손목문신

 

그리고 바샤다르 유적의 호랑이 몸통을 채운 파상문양(기원전 6세기)은 아르잔-2호 5호묘 남성의 철검(기원전 7세기)을 장식한 요소에서 발견된다. 또 이 문양은 표트르 1세의 동물투쟁문양 가운데 굽동물 보다 맹수가 크게 표현된 유물(그림5), 파지리크 5호 여성 손목문신(그림 6)에서 발견된다.

 

일찍이 페레보드치코바(1994)는 바샤다르 통나무관의 호랑이를 채운 파상문양을 나선형 계열의 문양과 함께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의 특징적인 동물장식방법으로 지적했다. 그녀는 동물문양의 속성(구분의 기준이 되는 특징) 가운데서도 동물 표면 처리방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기준에서 생각해 보면 파상문양으로 채워진 호랑이는 아르잔-2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많은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생각해 볼 부분이 넓어졌다.

 

 

더보기

‘(○) ’ 문양과 달리 파상문양은 호랑이 몸통에서만 확인된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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