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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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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12.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고대 유라시아 초원의 여러 문화에서는 동물문양장식이 대유행했다. 시베리아에서 기원전 9세기경부터 청동으로 만든 유물을 쓰기 시작한 이후이다. 기원전 7세기경에는 유라시아 지역 곳곳에서 발견된다.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는 각 지역의 특징은 있지만 사실적이지만 간략화되어 나타난다. 어떤 시스템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동물장식은 동 시대의 그리스, 페르시아, 우라르투에서도 제작되었고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 내에서도 유통했다. 다들 무슨 심정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물을 변형한 물건은 스키토 시베리아 문화권에서만 제작된 것이 아니다.

그 중에서 기원전 5세기경 페르시아의 유물은 스키토 시베리아 문화권 내에서 그 수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리스 문화와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가운데서 언뜻보면 맹수처럼 생긴 동물이 말을 물어 뜯고 있는 동물투쟁문양(그림 1)이 있다. 맹수는 S자로 몸을 꼬고 있고 작은 날개를 달고 있다. 앞다리와 뒷다리에는 〈○〉 표식이 있다. 그런데 이 동물의 머리에는 산염소의 뿔이 달려 있다. 뿔을 제외하고는 몸통의 표식은 알타이 동물장식(그림 2), S자로 굽은 날개달린 맹수는 카자흐스탄 이식(그림 3) 유적에서 발견되어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의 기원전 5세기 맹수변형이다. 그런데 이 동물에 페르시아 그리핀(그림 4)에서 볼 수 있는 뿔이 달려 있는 것이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그림 2.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 출토

 

그림 3. 카자흐스탄 이식 유적의 맹수

 

표트르 1세의 수집품은 아마도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알타이)에서 누군가 동물투쟁문양을 만들었을 것이고, 페르시아의 그리핀도 알았던 사람이 두 문화의 결합을 상징하기 위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이 점은 무슨 뜻을 내포하는 것일까?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