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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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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16.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의 2호와 5호는 여러모로 닮았다. 2호가 심하게 도굴당해서 상태는 5호 보다 더 좋지 않았지만 무덤구조나 부장유물에서 같은 시기의 무덤으로 여겨진다.

특히 5호는 마차 및 벽에 걸어둔 거대한 캐노피 등으로 인해서 많은 관심을 받았고, 미라의 상태도 훨씬 양호하게 발견되었다. 처음 발굴되었을 당시에 5호의 남녀 미라에는 문신은 보이지 않았으나, 2004년에 적외선 촬영 과정에서 나타났다.

5호의 남성은 좌측어깨부터 등까지 커다란 호랑이가 문신으로 확인되었다. 처음에 이 유적의 2호 남성도 같은 문양이라고 생각했지만, 어제 밝힌 바와 같이 2호 남성의 좌측 가슴부터 등까지 그려진 동물은 심한변형동물로, 우측 무릎 아래서 발견된 동물과 같다.

5호 여성도 이제까지 발견된 미라의 문신문양 중 가장 많이 발견되는 말형 그리핀은 발견되지 않고 손목에 호랑이와 표범이 사슴을 물어 뜯는 동물투쟁문양이 그려져 있어서 차별화 된다.

그렇다면 파지리크 유적 2호와 5호의 남녀는 완전히 서로 다른 문양의 문신을 그린 것일까?

그렇지도 않은 것이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남성 오른손의 엄지에는 수탉 문양이 있는데, 5호 남성의 왼손과 오른손 엄지손가락에서도 유사한 문양이 발견되었다. 닭의 머리모양은 다르지만 2호 여성의 왼손에도 발견된다. 또 파지리크 유적 5호의 남성 우측 손목에도 말과 함께 심한변형동물로 추정되는 그림이 발견되었다(그림 1-4). 머리가 지워졌지만, 뒷다리의 발톱과 꼬리 표현, 뿔 표현 등이 2호 남성의 가슴 그림과 유사하다. 이 남성의 엉덩이 부위에도 부정확한 문신이 남아 있어서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 모른다. 5호 남성의 다리에 산양이 열을 이루는 문양은 2호 남성에게도 있는 문양이다.

 

 

그림1. 손목 위의 문신

 

 

 

그림 2. 손 가락의 문신

 

 

 

종합하면 파지리크 5호 남성은 맹수 문신중에서는 호랑이와 심한변형동물장식을 모두 문신으로 그렸고, 2호 남성은 심한변형동물장식만을 그렸다. 2호 여성에게서 맹수장식은 알 수 없고 5호 여성에게는 손목위에서 발견되었다.

 

필자가 이것을 구분하는 이유는 이 사람들이 상징으로 여긴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 새겨진 문신이 더 적당한 것인지, 보이는 유물이 적당한 것인지는 좀 더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문신중에서 말형 그리핀은 표트르 1세의 동물투쟁문양에서 발견되는 요소도 찾았고, 심한변형동물도 알게 되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