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항 유적의 청동기시대 관련층은 5~7기로 보고된 것이다.
6기와 7기는 청동기시대로 보고되었고, 5기는 신석기시대로 보고되었으나 토기의 특징 등으로 보아서 우리나라 여러 학자들은 이미 청동기시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유적이 1960년대 초반에 발굴되면서 절대연대가 없어서, 청동기시대의 어느 시기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
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인접한 연해주의 청동기시대문화인 시니가이문화와 리도프카문화의 유물과 비교해서 연대를 가늠했다.(시니가이문화와 리도프카문화에 대해서는 앞서 소개한 바 있다)
1)서포항 5기
서포항 16호에서 파수가 한쪽만 붙은 토기(그림 6-3)가 출토되는데, 유사한 토기가 레티호프카 유적(그림 6-13)에서 출토된 바 있다. 이 유적은 시니가이 문화의 1유형으로 재고되었는데, 신석기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기형으로서 청동기시대 토기로 본 것이다(김재윤 2018).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1유형에 해당하는 레티호프카 유적 혹은 아누치노-29 유적에서 출토된다. 또한 7호 주거지에서 무문의 발형 돌대각목문토기(그림 6-6)와 퇴화된 횡주어골문 토기(그림 6-7), 곰배괭이(그림 6-8), 흑요석기가 출토되었다. 시니가이 문화 서부1유형으로 정한 바 있는 레티호프카 유적의 유물(그림6-9~15)인 마제석착, 단면이 장타원형인 양인 석부, 횡주어골문이 아직 남아 있는 토기와 함께 무문의 돌대문토기가 출토되는데, 서포항 5기와 유사하다.
따라서 서포항 5기는 16호와 7호는 같은 성격을 띠며,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1유형과 같다(표2).
2) 서포항 6기
서포항 6기의 2호 주거지에서는 외반구연된 옹형토기(그림 6-26), 굽이 있는 잔발형토기(그림 6-30), 원통형에 가까운 굽이 있는 토기(그림 6-31)가 출토되었는데, 모두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2유형에 해당하는 하린 유적 출토품과(그림 6-40~46) 유사하다.
따라서 2호 주거지의 토기는 시니가이 문화 서부 2유형(그림 6-33~36)의 성격에 가깝다.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 2유형에서 저면을 만드는 제작방법에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호 출토품 가운데 무경식 석촉(그림 6-27)으로 중앙에 홈이 있는 석촉도 확인된다. 이는 시니가이 문화의 동부2유형인 루드나야 프리스턴 유적(그림 6-39) 등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2호주거지는 시니가이 문화의 동부2유형과 서부2유형이 함께 확인되는 정황이다.
5호 주거지의 소형 토기와 잔발형토기도 시니가이 문화 서부2유형(그림 6-47)에서 확인된다.
6기 퇴적층에서는 출토된 토기는 구연부가 이중으로 접히고 그 상단에 문양을 찍고 이중구연 하단에도 문양이 남아 있는 토기(그림 6-17)가 관찰된다. 이 토기는 시니가이 문화의 동부 1유형 에피스타피-1(그림 6-24), 루드나야 프리스턴 3호(그림 6-25), 보다라즈젤나야 등지에서 관찰되는 것이다.
전고에서는 이중구연이라는 요소 및 적색마연토기로 인해서, 마르가리토프카 1유형과 유사한 성격의 오동 청동기 1유형으로 보았다(김재윤 2011). 그러나 마르가리토프카 문화의 기형은 동최대경이 동체부 상단에 있으며 구연부로 갈수록 약간 내만하다가 다시 구연부는 외반한다(그림8-6,7). 이중구연이라는 요소만 보았으나(김재윤 2011) 기형을 참고하면 6기 퇴적층 유물 중 그림 6-17은 시니가이문화의 동부 1유형일 가능성이 많다. 앞서 언급했듯이 마연기법은 연해주 청동기시대 전 시기에 걸쳐서 관찰된다.
이외에도 6기 퇴적층에서 출토된 석촉은 이등변 삼각형에 가까운 무경식 마제석촉(그림 7-5~7)으로, 리도프카 문화의 모나스트르카-2 유적(그림 3-3,4)에서 확인되며, 극동전신상토우(그림 4-9~17), 흑요석제 석촉(그림 4-1)도 리도프카 문화에 있다.
서포항 유적의 「극동전신상토우」(그림 7-13,17)는 아무르강 하류의 신석기시대 및 연해주 청동기시대 출토되는데, 동북아시아전체에서 이 지역에서만 확인되는 특징적인 유물이다. 아무르강 신석기시대의 토우가 신체 상단까지만 확인되고 몸통을 가로지르는 구멍이 있고, 연해주 및 두만강 유역에서 확인되는 토우는 청동기시대이며 눈코입이 생략되고, 신체부가 하단까지 전면에 표현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무성이며, 머리가 뒤로 젖혀지게 표현하는 토우는 아무르강 하류부터 연해주 및 두만강 유역에서만 확인된다(김재윤 2008). 앞서 살핀 바와 같이 리도프카 문화(그림 4-9~17)에서 극동전신상토우가 출토되기 때문에 6기 퇴적층 유물(그림 7-13)도 비슷한 시점의 것으로 보는 것이 가장합당하다.
또한 도면은 소개되지 않았으나 6기에 해당하는 25호 주거지에서 토제 손목거리가 출토되었다고 보고되었는데, 리도프카 문화의 토제 고리(그림 5-4.5)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6기의 퇴적층은 시니가이 문화 동부 1유형의 특징을 보이는 토기(그림6-17~21)는 6기堆a, 같은 퇴적층의 석촉(그림 7-5~7), 토우(그림 7-13) 등은 리도프카 문화의 유물은 6기堆b로 구분할 수 있다(표2).
그렇다면 6기에서는 5호는 시니가이 서부 2유형, 2호에서는 시니가이 동부2유형과 서부 2유형이 공존하며, 6기 퇴적층은 시니가이 문화 동부 1유형의 특징을 보이는 유물(6기堆a)과 리도프카 문화의 특징을 보이는 유물(6기堆b)로 구분할 수 있다(표 2). 즉 6기내에서 5호와 2호, 6기堆a, 6기堆b는 그 문화양상에 차이가 있어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그런데 필자는 강원도의 유적에서 시니가이문화 서부2유형과 동부1유형의 특징이 함께 공존하는 현상을 밝힌 바 있다(김재윤 2018). 서포항 6기에서도 강원도로 물질문화가 내려가기 전에 5호와 6堆a 유물은 이러한 현상이 관찰되는 것으로 이를 6기-1로 한다. 또한 2호 주거지에서는 서부 2유형과 동부 2유형이 함께 확인되는 2호주거지는 6기-2, 리도프카 문화의 특징의 유물인 6堆b는 6기-3으로 볼 수 있다(표2).
그림 6. 서포항 5~6기와 연해주 시니가이문화 동부 1, 동부 2, 서부1, 서부 2유형(1~3: 서포항16호,4~8: 서포항 7호, 9~16: 레티호프카유적,17,18,21-6기堆a, 19,20-서포항5호, 22~23: 보드라즈젤나야, 24: 에프스타피 1, 25: 루드나야 프리스턴 2층 13호, 26~32: 서포항22호,33~38:7기堆a, 39:루드나야프리스턴3층, 40~47: 하린)(김재윤 2018)
서포항 | 그림번호 | 연해주청동문화특징 | 그림번호 | ||
5기 | 16호 | 6-1~3 | 시니가이 서부1 유형 | 6-9~15: 레티호프카 유적 | |
7호 | 6-4~8 | ||||
6기-1 | 5호 | 6-19,20 | 시니가이 서부2유형+동부1유형 | 시니가이동부1 | 6-22~23: 보드라즈젤나야, 24: 에프스타피 1, 25: 루드나야 프리스턴 2층 13호 |
6기堆a | 6-17,18,21 | ||||
6기-2 | 2호 | 6-26~32 | 시니가이 동부 2유형+서부2유형 | 시니가이서부2 | 6-40~47: 하린 |
시니가이동부2 | 6-39:루드나야프리스턴3층 | ||||
6기-3 | 6기堆b | 7-4~7·13 | 리도프카문화 | 리도프카문화 | 그림 2,3,4, |
7기-1 | 7기堆a | 6-33~38 | 시니가이서부2유형 |
| |
7기-2 | 4호, 10호7기 堆b | 4호: 7-8·10·12·14·15 | 리도프카문화 |
| |
10호: 7-1,9,11,16 | |||||
7기堆b:7-17 | |||||
7기堆c | 7-18 | 류정동 유형 |
|
표 2. 서포항 5~6기의 분기와 그 특징(김재윤 2018)(그림 6,7은 본 포스팅의 번호와 같음. 그림 2~4는 먼저의 포스팅을 참고하시면됩니다)
http://eastsearoad.tistory.com/263?category=737917(그림 2참고)
3). 서포항 7기
서포항 10호는 리도프카 문화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목이 긴 적색마연토기(그림 7-1)는 리도프카 문화의 (그림 2-1,3,6)에서 볼 수 있다. 이 토기는 모나스트르카-2 유적에서 출토되는 장경호식 호형토기와 함께 리도프카 문화를 대표한다. 뿐만 아니라 단면이 장방형이며, 평면형태가 거의 장방형에 가까운 마제석부(그림 7-16), 작업면이 편평하고 손을 잡는 부분이 둥글게 처리된 갈돌(그림 7-11)도 블라고다트노예-3 유적(그림 3-27)에서 확인된다.
4호 주거지의 발형토기로 구연부가 이중구연으로 그 하단에 선을 그었고 마연된 토기(그림 7-14), 장방형 석도(그림7-10), 부엌칼형 석도(그림 7-8), 흑요석제 석촉도(그림 7-2,3)등은 블라고다트노예-3 유적(그림 2-16,21, 26), 리도프카-1(그림 3-5,19)에서 확인된다. 부엌칼형 석도는 리도프카 문화의 것이 인부가 비스듬하고 그 반대편이 편평하게 처리된 것으로 4호주거지의 것도 이와 유사하다.
7기 퇴적층에는 굽이 있는 저부(그림6-34), 원통형토기(그림6-38), 잔발형 토기(그림6-33) 등은 시니가이문화의 서부 2유형에서 볼 수 있다. 그 외에 7기 퇴적층에서 출토된 반월형 석도(그림7-9), 고리로 보고된 원판형 옥제품(7-4), 극동전신상토우(그림7-17)등은 모두 리도프카 문화에서 확인가능하다(표2).
다만 고배(그림 7-18)는 연해주에서는 철기시대인 크로우노프카 문화에서 확인되며, 두만강 내륙의 청동기시대 류정동 유형의 후기에서부터 확인되는 것이다(김재윤). 연대와 토기의 형태상 류정동 유형에 가까운 유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7기퇴적층은 시니가이 문화의 서부2유형에 해당하는 7기堆a, 리도프카 문화는 7기堆b, 류정동 유형인 7기堆c로 구분된다.
따라서 7기는 시니가이문화 서부2유형과 같은 성격으로 7기堆a로 구분된 것은 7기내에서 1단계, 10호와 4호, 7기堆b는 리도프카 문화는 7기에서 2단계로 구분코자 한다. 류정동 유형과 유사한 고배는 7기 내에서는 그 문화가 뚜렷하지 못함으로 단계로는 구분하지 않고, 7기 2단계로 파악하고자 한다(표2).
그림 7. 서포항 7기 및 6기 일부(1,9,11,16: 서포항10호, 4~7·13: 서포항 6기堆b, 8·10·12·14·15: 서포항 4호, 17: 7기堆b, 18: 7기堆c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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