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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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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으로 만들어진 간두식(막대기 끝장식)은 흑해 북안에서 나오는 스키타이 대형묘에서 자주 출토된다.

앞에서는 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에서 확인된 여신이 표현된 간두식을 소개했는데, 기원전 4세기 마지막 시기의 유적이었다.

 그러나 ‘간두식’이라는 용도의 청동 유물은 기원전 7세기의 켈레르메서 무덤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새머리가 표현되었고, 그 아래에는 방울을 넣어서 소리나도록 한 것인데, 이 유물 자체는 막대기 끝장식이다.(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08/0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기원전 7세기 흑해 스키타이 사람의 무기와 마구장식

 

기원전 7세기 흑해 스키타이 사람의 무기와 마구장식

스키타이 문화는 흑해 및 인접한 카프카스 산맥 북쪽, 돈강 및 볼가강, 알타이, 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 천산산맥(카자흐스탄)인접지역이 포함된다(그림 1). 그림1. 스키타이 문화권(에르미타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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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의 간두식 가운데는 말 대신 그리핀을 탄 남성무사가 묘사된 청동 간두식이 발견된다. 흑해의 드레프르 강 유역의 유적이다.

 

그림 1. 흑해의 드네프르 지역, 스로노프스카야 블리즈니차 유적, 1861년 발굴, 기원전 4세기, 청동, 높이 16.3cm

 

 

이 유물은 주제를 보는 관점은 두 가지가 있다. 사자머리를 한 그리핀을 타고 있는 전사가 창으로 사슴을 찌르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혹은 남자는 서서 단검으로 그리핀을 찌르고 그리핀은 넘어진 사슴의 목을 앞발로 공격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석도 두가지가 존재한다. 스키타이 영웅 타르기타우스의 행위를 묘사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당시 흑해 북안에 크게 유행했던 고이토스르 라는 것이다. 헤로도투스는 스키타이 신과 그리스 신을 비교해서 기록했는데, 고이토시르는 아폴론과 같다고 했다.

 

2020/08/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흑해의 여신과 헤로도투스의 메세지

 

 

같은 시기의 다른 유적에서도 같은 스타일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기본적으로 T자 모양으로 자루를 끼우기 위한 부분의 양 옆에 반원의 고리가 달려 있다. 이 고리에는 방울이 달려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위에 동물문양이 장식된 것이다.

 

남성무사는 없지만 그리핀과 해마가 싸우는 장면이다. 해마는 그리스 주제이지만, 꼬리는 물고기 꼬리로 양 갈래로 갈라지게 표현된다. 하지만 이 유물에는 꼬리가 고양이과의 꼬리형태로 제작되었다. 해마는 그리스 주제이지만 그리스 스타일을 약간 꼬아서 표현한 것이다. 스키타이 장인이 제작한 것이다.

 

 

그림 2. 흑해의 드네프르 지역, 크라스느이 쿠트 유적, 1860년 발굴품, 기원전 4세기, 높이 13.3cm

 

 

두 유물은 1991년에 한국에 다녀간 적이 있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1991, 『스키타이 황금』, 소련 국립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특별전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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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가운데서 가장 늦은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에서는 막대기 끝 장식으로 청동으로 만들어진 아르김파사가 출토되었다. 이 유물은 발굴품은 아니고 유적에서 우연히 무덤의 봉분이 무너져서 노출된 것이다. 이곳에서 함께 출토된 유물 가운데 은과 금으로 만들어진 여신이 있다.

 

기본판은 철로 만들어지고, 금판(얼굴이 있는 면)(그림 1-1)과 은판(뒷면)(그림 1-2)을 덮어서 만든 것이다. 이 여신은 날개가 있고 양손에 동물을 쥐고 있는 모습이다. 가슴에는 동심원문양, 하단에는 옷주름이 표현되었다. 양 날개와 이마, 손에 쥐고 있는 동물, 다리와 다리 아래의 알 수 없는 장치에는 구멍을 뚫고 은못으로 금판을 붙인 흔적이 남아 있다. 뒷면에도 남아 있다(그림 1-2). 잘 만들었다고 할 수 없는 유물이다.

 

 비슷한 유물이 한 점(그림 1-3,4) 더 출토되었는데, 거의 같은 모습이고 같은 방법으로 제작되었지만 여성의 표현으로 보아서, 쌍(pair)은 아니다. 날개의 표현이 다르고, 여성의 하반부 옷자락 표현, 못의 위치에도 차이가 있다.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쌍으로 만들었지만, 현재 유물의 상태가 별로인게 아니다. 처음부터 그림 1의 여성과 비슷하게 만들었으나 더 잘 못 만들어졌다.

 

 

그림1.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출토, 1851년 발견품, 철제(기본판)+은판+금판, 1: 10×12cm, 3: 11.6×12.8cm

 

 

헤로도투스(I권 105)에 따르면 스키타이 인들은 근동에서 숭배하던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숭배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스키타이 인들은 시리아의 도시 아스칼론에 있는 아프로디테 우리니아 신전을 훔쳤고, 여신은 ‘여성질병’으로 그들을 처벌했다고 한다.

IV권(67)에서 이 여신을 숭배하는 스키타이 사제는 내시로 이른바 에나레이라고 하는 설명이 있다.

 

2020/08/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흑해의 여신과 헤로도투스의 메세지

 

흑해의 여신과 헤로도투스의 메세지

스키타이 신화는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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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아르타모노프는 날개 달리고 양 손에 동물을 쥔 여성을 헤로도투스가 기록한 스키타이 신 중 타비티, 아피, 아르김파사 중에 한 명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신앙은 그리스 신화 뿐 만 아니라 중동에서 믿는 아타르가티스(그리스명: 데르케토, 반은 여자, 반은 물고기로 시리아의 아스칼론 신전에 새겨져 있다.), 키벨레(땅, 물, 동물의 여신)와 같다. 그래서 스키타이 여성 형상물을 신화속의 인물과 비교해서 찾는 것은 신뢰할 수 없다(알렉세예프 2012).

 

헤로두투스도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신앙이 I권에서는 시리아의 도시에서 숭배되는 것으로 했다가 나중에 IV권에서는 그리스 신화와 비교했다.

 

신화 속의 인물을 찾는 것은 분명히 흥미로운 작업이기는 하다. 그러나 신화가 어떤 특정 민족의 것이나 나라의 것이 아닐 수 있다. 누가 누구의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인간 보편의 생각과 두려움으로 만들어진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원전 4세기의 스키타이 사람들은 이미 자신의 신앙 혹은 신화, 역사는 깡그리 잊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대충만들고, 수입해서 쓰고.....

상투적이지만 역사를 잊은 민족...이런 말이 생각난다.

 

참고문헌

 

Полин С.В., Алексеев А.Ю. 2018 :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Александрополь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в Нижнем Поднепровье. Киев, Берлин: «Видавець Олег Філюк». 2018. 930 с. («Курганы Украины». Т. 6)(폴린, 알렉세예프 2018, 드레프르강 하류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

Артамонов М.И. 1961 : Антропоморфные божества в религии скифов. // АСГЭ. [Вып.] 2. Л.: 1961. С. 57-87.(아르타모프 1961, 스키타이 의례 속의 의인화된 신)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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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신화는 헤로도투스의 역사 IV권, 59에서 전해진다.

‘헤스티아는 모든 신들보다 높고, 그 다음은 제우스와 땅, 그 다음은 아폴로, 아프로디테 우라니아, 헤라클레스, 아레스이다. 이 신들은 스키타이인들이 숭배하고 스키타이 왕족 또한 포세이돈에게 희생물을 바친다. 스키타이에서 헤스티아는 타피티(Табити, Tabiti), 제우스는 파파이(Папай, Papai), 땅은 아피(Апи, Api), 아폴론은 고이토시르(Гойтосир, Goytosir), 아프로디테 우라니아는 아르김파사(Артимпаса, Artimpasa 혹은 Argimpasa) , 포세이돈은 파기마사다(Фагимасада, Fagimasada) 라고 한다.’

 

헤로도투스가 남긴 짧은 메시지에서 스키타이 신의 이름을 알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스키타이 문화에 일곱 신 숭배사상이 있었다고 여겨진다(아바예프 1962). 7신 가운데 여성은 타피티와 아르김파사이다. 헤로도투스가 그리스와 스키타이 신을 비교한 것은 각 신의 기능이 같았기 때문이다.

타피티는 그리스의 헤스티아와 같은 기능인 난로 혹은 불의 신이고, 아르김파사는 다산의 여신이다. 헤로도투스는 아프로디테와 비교했으나, 고대 이란(아나톨리) 지역의 신인 ‘아르티’와 이름이 거의 유사해서 아르티(Арти, Artie)와 더 가깝다는 주장이다.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는 기하학적인 문양보다는 주제가 있는 문양표현이 많다. 그중에 인간도 많이 등장하는데, 여성이 표현된 가장 오래된 유물은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은제 거울이다. 은제거울에 표현된 여성은 양 손에 맹수를 손에 쥐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기원전 4세기 유적에서는 맹수를 대신해서 그리핀 혹은 헤라클레스의 머리와 단검을 손에 쥐기도 한다. 손이 없이 날개표현만 있는 유물도 있다.

 

 

2020/08/0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전설 속의 스키타이 여신

 

전설 속의 스키타이 여신

흑해 북안 스키타이 사람들에게 탄생설화가 있다.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스키타이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 그리스인 들이 하는 이야기가 헤로도투스에 의해서 기록되었다. 스키타이 인들은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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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흑해 스키타이 여신, Argimpasa

 

흑해 스키타이 여신, Argimpasa

기원전 8~7세기 흑해 스키타이 문화가 번성했을 때 인접한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는 유물이 있다. 그리스, 우라르트, 앗시리아에서 제작된 유물은 스키타이 인이 주문해서 제작했던 것이다. 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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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흑해 스키타이 신화의 여신을 배경으로 한 유물

 

흑해 스키타이 신화의 여신을 배경으로 한 유물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침발카유적에서 출토된 마면장식에 여신이 표현되어 있다. 양손에 그리핀 머리를 움켜잡고 있는데, 몸통은 뱀의 형상이다. 유물은 그리스에서 제작되었으나, 스키타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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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기원전 4세기 흑해의 스키타이 여신

 

기원전 4세기 흑해의 스키타이 여신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 중에서는 스키타이 신화 속의 인물이 등장한다. 스키타이 여신인 아르김파사 혹은 소아시아(현재의 아나톨리지역)에서 유행한 키벨레(Cybele)가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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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 유적인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는 귀걸이 장식판에 두 여성이 표현되어 있다.

양 손을 머리 위로 들고 있고, 하반신 옷자락 부근에 두 마리 그리핀이 표현되어 있다. 다른 유물과 다른 점은 하반신의 옷자락 중간이 불룩하게 솟아 있는데, 임신한 모습일 가능성도 있다.

 

그림 1.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 출토 귀걸이

 

www.google.com/maps/d/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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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 나온 귀걸이의 여성은 같은 시간대의 침발카 유적의 마면장식에 표현된 여성과 비교해 볼 때 세부 표현이 매우 불분명하다(한마디로 허접하다). 각 유물의 제작지가 다르고 만든 이가 달라서 이기 때문일 수 있다.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 출토된 귀걸이는 종교의 엄격하고 근엄한 여신이라기 보다는 유행하던 문양일 수 있다. 다산의 여신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배가 나오게 표현했을 수 있지만, 다른 유물의 여성은 그렇지 않다. 그 만큼 이 시기의 여신숭배 혹은 스키타이 신화가 자유롭게 해석될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엄격한 분위기라면 배 나온 여신을 상상할 수 있을까?

 

헤로도투스가 알았던 스키타이 신화는 원래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을 수 있다.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거울에 그려진 여성은 기원전 8~7세기에 통용되던 신화 속의 인물이고, 헤로도투스는 기원전 490년~480년 사이를 배경으로 기원전 440년에 기록(역사)을 남겼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Абаев В. И. Культ «семи богов» у скифов // Древний мир. Академику В. В. Струве. М., 1962.(아베프 1962, 스키타이의 7신에 대한 신화)

Мозолевській Б.M. Товста Могила. Київ, 1979, с. 40(모졸레프스키 1979, 톨스타야 마길라, 우크라이나어, 도면참고, )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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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침발카유적에서 출토된 마면장식에 여신이 표현되어 있다. 양손에 그리핀 머리를 움켜잡고 있는데, 몸통은 뱀의 형상이다. 유물은 그리스에서 제작되었으나, 스키타이 인의 주문에 의해 제작된 것으로 스키타이 신화를 내포했다.

이 여신이 그리스 신화의 Cybele 라고도 하지만 키벨레 숭배자체는 소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여신숭배사상이 그리스로 수입된 것이기 때문에 그리스 신화 속의 여신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스키타이 인들은 자신이 인접한 지역 여러 곳에 물건을 주문제작했는데, 자신의 신화를 배경으로 주문했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그러한 전통은 기원전 7세기 이후로 계속된다. 이를 보여주는 또 다른 유물은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쿨-오바의 장식판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은 기원전 7세기 이상 올라가는데, 이 곳에서 출토된 거울에는 비슷한 여성이 양 손에 맹수를 쥔 채 등장한다. 여성과 함께 반인반수의 괴물도 표현되었는데, 아나톨리 지역의 맹주였던 우라르트(기원전 800-640)에서 유행하던 문양이다. 켈레르메스 거울은 그리스가 아닌 아나톨리 지역 혹은 고대 이란일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양손에 맹수를 쥐고 날개를 단 여성은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나온 이후부터 계속 출토된다. 침발카 유적의 마면장식은 그리스에서 제작된 것으로 켈레르메스 은제 거울과 유물자체는 많이 다르다. 최소한 300년 이나 연대차이가 있고 제작지도 다르기 때문이다.

  제작지가 다르고 연대차이가 나면서도 비슷한 구도의 여성이 등장하는 이유는 스키타이 문화를 배경으로 한 주문제작자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기원전 4세기 침발카 유적의 마면장식 여신과 비슷한 유물이 쿨-오바(Куль-Оба, Kul-Oba) 유적에서 출토된다. 황금으로 제작된 장식판으로 하반신의 옷 주름 끝에 뱀의 몸통과 그리핀 머리가 장식되었다. 날개도 그리핀으로마감되었다. 산양의 뿔이 달린 머리에 뱀의 몸통이 그려진 것이다. 이 여성의 오른손에는 단검을 쥐고 있고, 다른 손에는 수염이 난 머리를 들고 있다.

 

 

그림 1. 쿨 오바 유적 출토 여신상, 황금, 스키타이 여신 아르김파사

 

앞에서 설명드린 침발카 유적과 켈레르메스 유적의 여신이 Cybele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 쿨 -오바에서 출토된 여신은 스키타이 여신 아르김파사일 가능성을 더 높여 준다. 전설에 따르면 이 여신은 헤라클레스를 다루었고, 그리핀 날개가 이 여신임을 표현한다.

 

그런데 여성이 입고 있는 얇은 주름의 옷과 머리장식은 그리스에서 유행하던 것으로, 이 유물 역시 그리스에서 제작되었을 수 있다. 쿨-오바 유적은 침발카 유적과 같은 시기로, 기원전 4세기의 유적이다. 이때는 그리스가 올리비아라는 자신의 도시가 이미 흑해에 세웠던 시기로 그리스와 스키타이와 관련이 깊다. 어떤 학자는 ‘스키타이 귀족의 그리스화(아르타모프 1966)’라고 표현할 만큼 그리스 유물이 많이 출토된다. 쿨- 오바 유적에서도 고대 그리스어가 적힌 그릇이 나오는 등 관련이 깊다.

 

이 유적이 위치한 곳은 크림반도 끝에 위치한 케르치 반도로, 흑해와 아조프해 사이를 가로지르는 곳이다. 기원전 5세기에 케르치반도 및 쿠반지역(카프카스 산맥 북쪽), 아조프해의 스키타이 부족을 통합한 보스포러스 왕국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www.google.com/maps/d/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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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오바 유적도 1830년부터 조사되기 시작해서 19세기 말에 여러 번 조사되었다. 1875년에 루첸코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봉분의 꼭대기에 돌 무더기 시설이 있었으며 지하무덤방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봉분의 북쪽에 있었다. 지하 무덤방은 계단식 층계벽으로 가장 아래에 나무 무덤방이 있었다. 무덤방의 동쪽에는 나무관이 있었고, 그 내부에 35-40세 가량의 인골이 있었다. 머리에는 스키타이 인이 그려진 머리장식, 목에는 스키타이 기병의 조각이 있는 황금 목걸이, 팔과 다리에는 금팔찌가 착장되었다. 부장공간에도 수많은 유물이 놓여 있었다.

 

아쉽게도 무덤의 구조를 알 수 있는 그림은 남겨지지 않았다.

 

그리고 스키타이 여신은 다른 유적에서도 계속 등장한다...

 

참고문헌

 

아르타모노프 1966,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Артамонов М.И. 1961 : Антропоморфные божества в религии скифов. // АСГЭ. [Вып.] 2. Л.: 1961. С. 57-87.(아르타모프 1961, 스키타이 의례 속의 의인화된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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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알타이의 2500년 전 무덤이 여러 곳에 남아 있는데, 1929년에 발굴된 파지릭 유적의 1호 무덤 주인공은 발굴 이전에 이미 도굴로 인해서 주인공에 대한 정보는 없다. 도굴은 교묘하게 이루어져서 나무로 된 무덤방의 안쪽과 무덤방의 천장에 구멍을 남겨놓아서 자신의 흔적을 남겼고 주인공도 통째로 무덤에서 꺼내갔다.

 

대신에 무덤방 밖의 말 10마리는 그대로 남겨 놓았다. 파지릭 1호의 말은 10마리 모두 화려하게 치장되었다. 말을 부리는데 필수요소인 재갈과 고삐 외에도 각 종 동물문양으로 장식된 굴레장식과 안장 뿐만 아니라 말의 가면까지 확인된다. 또한 나무목제장식을 덮었던 수많은 금박들이 출토되었다.

 

파지릭 유적에서는 대형고분이 5기인데, 그 중에서 말 가면이 확인된 무덤은 2호, 5호 외에 1호가 있다. 2호와 5호에서는 1마리분만 확인되었으나, 1호에서는 2마리 분의 말 가면이 확인되었다(이미 포스팅 되었음). 두 무덤 모두 남녀가 한 통나무관에 들어가 있었고, 미라처리된 것이다. 말 마스크가 있다고 해서 1호무덤에도 미라가 들어있었다는 보장은 없지만, 대형고분이고 말의 마스크가 모든 무덤에서 확인되지 않다는 점에서 1호 무덤의 주인공도 평범한 인물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추정정도는 할 수 있다.

누가 알겠는가? 인간이 만들었기 때문에 반드시 같은 결과가 도출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파지릭 1호에서는 같은 유적의 다른 무덤에서는 확인되지 않는 말의 굴레장식이 있다.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사람얼굴모양의 장식이 달린 것이다. 장식은 5개 달렸지만, 4인의 얼굴이다. 눈, 입, 코, 광대뼈모양이 다른 4명이 나무에 조각되었다. 아마도 1호무덤 주인공과 관련이 있을 듯 싶다(파지릭 1호에 제일 첫 번째 포스팅에서 찾아보시면 된다).

 

뿐만 아니라 가죽조각으로 사람얼굴이 표현된 유물도 출토되었다(그림 1-7). 이 사람의 머리 정수리에는 커다른 뿔 모양 혹은 나무모습의 장식이 연결되어 있다. 그 옆에는 동물의 귀인지, 나뭇잎인지 모를 장식도 붙어 있다. 이 유물의 용도 등은 확정할 수 없으나, 어딘가에 붙였을 것이다.

 

 

그림 1. 파지릭 1호출토 가죽아플리케, 사람얼굴모습(7)

 

파지릭 1호의 사람얼굴장식을 달고 있는 말을 상상해보면, 말 얼굴에 사람얼굴이 붙어 있는 모습인데, 반 대의 정황이 확인된 적이 있다.

 

파지릭 5호에서 얼굴은 사람인데, 머리에 사슴뿔이 달려 있고, 몸은 사슴인 표현이다(이미 포스팅했음). 이는 5호의 펠트로 제작된 벽걸이에서 확인되었다. 묘사된 동물이 말은 아니지만 사람과 동물이 같은 장면으로 묘사하고자 했다는 점이 유사하다는 것이다.

 

파지릭 1호에서 출토된 말(그림 2) 가운데 마스크가 있는 5번째 말을 탄 사람을 상상해 보자. 내가 말을 타지 않고, 그냥 아래에서 서 있고, 이 말을 탄 사람을 쳐다본다면, 나는 사람보다는 말에 더 눈길이 갔을 것 같다.

왜냐하면 말이 너무 화려해서 그 화려함을 찬찬히 쳐다봤을 것이다. 말은 이미 그리핀처럼 보였을 것(이 부분에 대한 포스팅은 이미 있음)이고 이게 말인가 상상의 그리핀이 실제로 살아왔나 하며 몇 번이나 쳐다보았을 것이기때문이다.

 

말을 화려하게 꾸민 이유는 이런 효과를 말 탄 이가 누리도록 한 게 아닐까?

되게 먼가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명품으로 몸을 휘감는 이유랑 비슷한 효과를 노렸을 것이다. 여기에 사람이 동물처럼 보이는 것도 동물이 사람처럼 보이는 그런 효과도 더해졌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보여주는 유물이 얼굴장식이 달린 말의 굴레와 파지릭 5호에서 출토되는 사람을 얼굴 빼고 동물로 표현한 펠트조각에서 엿볼 수 있다. ....... 신화?

 

 

그림 2. 파지릭 1호에서 출토된 말의 복원도, 1991년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스키타이 황금 전 도록에서...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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