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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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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알타이의 파지릭 계곡에 위치한 2500년 전 무덤에는 인간과 함께 말이 매장된다. 인간이 주인공인지, 말이 주인공인지 모를 정도로 말은 화려하게 치장된 채로 묻혔다. 동시의 같은 문화인 알타이 우코크 고원에도 인간과 말이 함께 매장되는데, 파지릭 유적에서 말은 좀 더 화려하다. 말을 부리는데 필수인 재갈과, 재갈멈치, 고삐 등은 기본옵션이지만, 안장과 안장덮개는 모든 말에 착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특히 파지릭 유적에서는 앞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말의 얼굴을 가리는 화려한 마스크가 발견된다. 파지릭 2호분과 5호분에는 1마리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고, 1호분에는 2마리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03/21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2호분] - 2500년 전 시베리아의 말 마스크와 살아있는 그리핀

 

2500년 전 시베리아의 말 마스크와 살아있는 그리핀

2500년 전 시베리아의 무덤인 파지릭 2호분에는 말이 7마리 부장되어 있었고, 말 6마리는 말을 장식하는 굴레장식이 있었고, 1마리는 아무 장식이 없었다. 우리는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3유적과 아크 알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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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분에서 5번말과 10번 말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런데 마스크를 쓴 말과 쓰지 않은 말은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2020/04/2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1호분] - 시베리아 알타이의 2500년 전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시베리아 알타이의 2500년 전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파지릭 계곡에서는 한 가족 혹은 친족의 무덤이 함께 만들어진 것이 확인된다. 무덤은 구덩이를 파고 나무로 된 무덤방과 그 안에는 관을 두고, 무덤방 밖에는 말을 여러 마리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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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릭 1호에서 출토된 5번 말은 그리핀의 날개를 귀 사이에 붙이고 그리핀과 호랑이가 싸우고 있는 모습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잘 이해는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말의 목에는 가죽과 펠트로 만들어진 갈기가 표현되어 있다. 이 갈기에는 가죽 아플리케 장식이 붙어 있는데, 그리핀 4마리이다(그림 1).

 

 

그림 1. 파지릭 1호분에서 출토된 5번 말의 마스크와 갈기, 굴레

 

 

말의 등에는 가죽 두 판을 붙여서 그 안을 사슴털로 채워 넣어 만들었다(그림 2). 안장은 배쪽으로 끈을 돌려 고정시키고, 앞 가슴으로도 연결시켜 고정된다. 연결 시킨 부위에는 가죽으로 된 염소머리(그림 1-3)가 붙어 있었고, 앞 가슴에도 그리핀이 날개를 편 채 붙어 있었다(그림 1-1,4). 안장에는 가죽으로 된 아플리케 장식이 있고, 큰뿔 사슴을 공격하는 호랑이가 묘사되어 있다. 덮개의 가장자리에는 물고기 모양 펜던트가 달려 있는데, 적마의 꼬리털이다. 물고기에는 날개가 붙어 있어서 역시 추상화된 표현이다.

 

 

말꼬리는 가죽케이스(길이 65cm, 너비 3.8cm)로 싸져있었다. 가죽케이스 끝에는 푸른 털과 적마의 털을 이어 붙인 것이다(그림 2-1). 두 개의 가죽조각을 중간을 연결해서 이어 붙인 것인데, 두 종류의 색깔을 사용했다. 가운데 소용돌이 모양의 가죽 아플리케도 두 종류의 색깔을 이용했다.

 

그림 2. 파지릭 1호분에서 출토된 5번 말의 안장과 꼬리

 

 

말의 마스크 안에는 굴레장식이 드러난다. 말 안장에 연결된 염소와 같은 모양의 장식이 연결부위마다 붙어 있는데, 6섯마리이다. 재갈멈치의 끝은 팔메트 문양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넝쿨 식물이 표현되어 있다(그림 1).

이 말의 굴레장식은 비교적 단순하다. 말의 굴레에 붙은 염소장식 사이에는 다른 요소는 확인되지 않는다.

 

반면에 마스크가 없는 8번 말의 굴레장식을 보자. 9개의 장식판이 달려 있었다(8개만 남아 있음). 그리핀은 5마리이다. 독수리 모양의 그리핀으로 코등에 장식하는 곳에 한 마리는 날개를 피고 갈리진 꼬리를 표현하고 있다. 그럼 4마리는 어디에?

 

자세히 관찰하면 코등과 말 귀로 연결되는 ‘T’자 부위에는 구멍이 하나 있고, 그 아래에 붙은 장식판은 옆에 붙은 염소머리와 다르다. 실제로 코등에 붙은 날개표현과 같다. 즉 이곳에도 그리핀이 있었다(그림 4-1). 대칭되게 있었음으로 반대쪽에도 한 마리 더 있었을 것인데, 현재는 남아 있지 않다. 또한 오른쪽 귀 아래에 남이 있는 장식판도 ‘T’자부위에 붙은 것과 같은 표현이다. 실제로 조각난 채로 확인되었다(그림 4-2). 그렇다면 반대편이도 한 점 더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왼쪽편에도 염소머리 위쪽에 뭍은 장식은 염소머리와는 다르고 날개만 남아 있는 형태이다. 즉 이 말의 굴레 장식판은 귀 아래 두 단은 그리핀, 콧 등에도 그리핀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이 말의 굴레 장식은 청동제 제갈과 고삐가 달린 채 확인된 유일한 유물이기도 하다. 재갈멈치에도 양쪽에 그리핀이 표현되었다. 그런데 왼쪽의 그리핀은 재갈멈치에 달린 그리핀과 얼굴이 다르다. 부러져서 다른 것으로 수선했다. 그리핀에는 귀 자리에 구멍이 있는데, 가죽 귀가 원래는 있었을 것이다.

 

그림 3. 파지릭 1호에서 출토된 8번 말의 굴레, 재갈멈치에 표현된 그리핀의 갈기에는 금박이 약간 남아 있다. 원래는 전체를 금박으로 입혔을 것이다. 실제로 금박이 많이 붙은채 있는 유물도 있다. 

 

그림 4. 파지릭 1호에서 출토된 8번 말의 장식 중 일부, 3,4는 그림 3의 재갈멈치

 

마스크를 쓴 말은 말의 굴레에 그리핀 장식이 없다. 말 자체가 그리핀으로 형상화 되었다. 그리핀의 날개가 달린 마스크, 말의 갈기 등이 그렇게 표현되었다. 알타이의 독수리머리 그리핀은 대부분 독수리 목에 반드시 말의 갈기를 표현한다. 파지릭 5호의 말은 거대한 그리핀으로 보이도록 만들어 진 것이다.

 

반면에 마스크가 없는 말은 5개의 그리핀을 얼굴에 붙이고, 재갈멈치에도 양쪽으로 그리핀을 표현했다.

 

두 마리 말을 비교해 보니 더 명확해 지는 것 같다. 말을 그리핀처럼 보이도록 혹은 말이 그리핀 임을 표시하는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50, Грязнов М.П. 1950, Первый Пазырыкский курган. Ленинград.(그랴즈노프 1950, 파지릭 1호분, 레닌그라드)

루덴코 1953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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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