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의 크림반도 끝에 위치한 케르치 반도의 쿨-오바 유적에서는 사슴 장식판이 발견되었다. 이 장식판은 흑해의 동물문양을 대표하는 코스트롬스카야 사슴장식판과 비슷하다. 그런데 쿨-오바 유적의 사슴장식판에는 사슴이 여러 동물을 품고 있는 형상이다. 그 중에 한 마리는 토끼가 있었다.
그런데 토끼는 우연히 그곳에 표현된 것이 아니다.
토끼가 표현된 또 다른 장식판이 발견되었다. 같은 유적에서 출토된 것으로, 황금장식판에 묘사되었다. 스키타이 무사가 말을 타고 있고 토끼는 말 발굽 아래에 웅크리고 있는 장면이다. 기마병사의 의복과 헤어스타일은 그가 스키타이 인 임을 말해준다.
그림 1. 쿨-오바 유적 출토, 기원전 5-4세기, 황금장식판, 너비: 5.2cm,높이 4.3cm
그런데 헤로도투스에 따르면 다리우스가 그리스를 침공했을 때 그곳에 남아 있던 스키타이 인들이 페르시아인과 말을 몰고 나와서 전투를 청했다. 스키타이 인들이 계급별로 배열했을 때 그들 사이로 토끼가 떨어졌고 스키타이인들이 매우 크게 외치면서 이를 쫒기 시작했다. 다리우스가 스키타이인들이 토끼를 쫓는 소리라는 것을 알고 매우 분노했다. 왜냐하면 다리우스는 스키타이 인들이 재미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고대 이란의 대중은 토끼를 죽이면 전투에서 행운과 승리를 가져다 준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라예프스키 1970). 사슴 장식판 뿐만 아니라 토끼 사냥이 묘사된 뼈 제품도 출토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원전 5세기 후반에는 토끼 이미지가 장식용 금판에서 매우 인기를 얻었고 스키타이 동물문양 중에 중요한 동물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보스포러스 왕국이 그리스적, 비그리스적이라는 말로 양분 할 수 없는 국제적인 왕국이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스키타이 여신의 모습이 시간이 감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화되는데, 그 바탕에는 인접한 국가의 교류로 인한 것이라는 알았다. 토끼 문양도 고대 이란의 대중신화 속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어쩌면 원래 스키타이 인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참고문헌
Раевский Д.С. 1970 : Скифский мифологический сюжет в искусстве и идеологии царства Атея. // СА. 1970. №3. С. 90-101(라에프스키 1970, 스카타이와 예술품 속의 스키타이 신화주제와 아테네 왕조의 이데올로기)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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