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무덤에서는 그리핀 외에도 수탉문양장식이 여러 곳에 부착된다. 파지릭 유적의 1호분에서는 통나무의 관 외부에 장식되지만, 파지릭 2호분에서는 무덤 방 내에 놓아두었던 토기의 외벽에 수탉이 가죽조각으로 부착되어 있다(그림 1). 두 마리 인데, 전체적으로 모양은 같지만, 벼슬의 높이는 차이가 있다.
앞 서 살펴보았던 얼음공주의 무덤인 아크 알라하 3 유적의 토기(그림 2)에도 수탉 그림이 부착되었다. 아직 소개하지 않았지만 쿠투르군타스 고분(그림 3)과 타산타-2 유적 2호분에서도 수탉 아플리케 장식이 부착되었다.
동아시아의 유적에서는 토기는 매우 흔한 유물이지만, 이 지역 시베리아에서는 토기가 발생되었다고 하는 신석기시대에도 토기는 흔한 유물이 아니다(김재윤 2019). 그 이유는 유목생활을 하면서 만들기도 편하지 않은 토기를 고분에 묻는 것은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동아시아 고고학 연구자들은 대부분 토기가 가장 기본적인 고고학문화를 이해하는 자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토기는 있지만 일상적이지 않다.
무덤 내부에 부장된 토기의 기형과 문양이 무덤의 상부인 봉분(무덤을 덮은 흙)에서 발견되는 토기와 차이가 크다(루덴코 1960).
토기는 장례용으로 만들고, 가죽장식을 붙이는 풍습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토기는 대체로 1점만 부장되지만 예외적으로 2점이 부장된 유적이 있는데 아크 알라하 3유적 얼음공주의 무덤이다. 또 바샤다르 1유적에서도 2점이 출토되었다.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의 파지릭 문화에서 확인되는 토기는 그릇 생김새가 대체로 비슷하다(그림4, 그림 5). 목이 길고 토기의 입술부가 밖으로 벌어진다.
그림 1. 파지릭 2호에서 출토된 가죽 아플리케 장식, 토기에 부착되었음.
그림 2. 아크 알라하 3 유적(얼음공주)에서 출토된 토기와 부착되었던 아플리케 장식
그림 3. 쿠투르군타스 유적에서 출토된 토기와 아플리케 장식. 쿠투르군타스 유적은 아크 알라하 1, 아크 알라하 3유적 등과 약 2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아크 알라하 강의 하류에서 확인되었고 5기의 무덤이 있다. 해발고도 2090m에 있는 유적이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원형 고리는 가죽으로 만든 토기 받침대이다. 베르흐 칼쥔 2유적 출토품.
그림 4. 2500년 전 시베리아 파지릭 문화의 토기(필자촬영)
그림 5. 2500년 전 시베리아 파지릭 문화의 토기 2(필자촬영)
동아시아에서 토기는 일상용기였으나, 이 지역에서는 특별하게 만들어진 유물이다. 시베리아 알타이의 2500년 전 무덤에서 확인되는 유물은 대부분 일상생활에서 이용되던 것이다. 나무그릇이나 뿔그릇이 더 흔했다. 나무그릇, 뿔 그릇은 매우 알뜰하게 사용되었는데, 수선한 흔적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50, Грязнов М.П. 1950, Первый Пазырыкский курган. Ленинград.(그랴즈노프 1950, 파지릭 1호분, 레닌그라드)
루덴코 1960,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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