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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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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초원을 휩쓸었던 스키타이 문화는 초기철기시대로 알려졌고 기원전 9세기 가량의 유적으로 알려진 아르잔 1호가 현재 알려진 오래된 유적이다. 필자가 계속 ‘스키타이 문화’라고 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는 ‘스키타이 문화권’이다. 스키타이 문화권이 공통된 특징인 무기, 마구, 동물문양장식이 각 지역의 문화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세가지 요소가 비슷하게 나타나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스키타이문화권이라고 불리는 지역은 흑해북안부터 시베리아를 벗어나서 중국동북지역 가운데 요서지역과 황하상류의 오르도스에도 특징 등이 보인다.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불리는 문화는 기원전 9세기부터 늦게는 기원전 4~3세기까지 영위된 문화로 본다. 그러나 이 문화가 나타나는 시점과 없어지는 시점은 지역마다 다르다. 또한 각 지역의 무덤문화나 개별 문화적 요소도 다르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알타이의 기원전 5세기 가량의 유적인 얼음공주 무덤인 아크 알라하 3유적과 아크 알라하 1유적, 파지릭 유적과 비교해 볼 때 아르잔 유적은 비교적 가깝지만, 시간상 300년 이상 앞서기 때문에 당연히 문화적 차이가 있다. 그래서 아르잔 유적을 기준으로 해서 이 유적이 위치한 곳의 강 이름을 따서 ‘우육문화’라고 한다. 혹은 ‘투바문화’라고도 한다. 앞에서 보았던 아크 알라하 3 유적, 아크 알라하 1 유적과 파지릭 유적을 파지릭문화라고 했다.

 

스키타이 문화에서 가장 이른 문화로 볼 수 있는 우육문화의 아르잔 유적의 1호분은 아쉽게도 도굴당해서 유물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주인공 남녀가 묻힌 곳에는 근동지역에서 들어온 옷과 담비가죽 등이 출토되었다. 그 외에도 금,은, 동, 터키석, 갈탄, 뼈 등으로 제작된 장신구(그림 1,2, 표)가 남아 있고 중심 무덤방의 동쪽에 위치한 말 6마리 사이에서도 마구가 많이 출토되었다(그림 4).

 

 

그림 1. 아르잔 1호 출토유물. 중심 무덤방. 표의 그림번호와 일치.

 

중심무덤방의 1호 무덤방 외곽에 위치한 통나무관 6개와 2호 무덤방에서도 유물이 출토되었다(표). 5호 나무방과 6호 통나무관을 제외하고 모두 유물이 출토되었다(표는 그림으로 제시된 것만 표로 만들었다). 2호 무덤방에는 통나무관도 있었는데, 금제품과 터키석 등이 출토되었다. 주인공 남녀가 묻힌 1호 무덤방은 도굴이 심했기 때문에 확실하게 유물의 전체 수량이나 특징은 파악되지 않는다. 그 중에서 1호 무덤방의 남쪽에 위치한 4호 관에는 청동단검 3자루(그림 1~3) 및, 모직 옷, 금제 귀걸이(그림 2-10,11) 등이 출토되었다. 4호 통나무관 박에서 유물이 출토되는 것으로 보아서 이 통나무관도 도둑맞았을 것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 가운데 동물문양장식이 붙은 청동 검의 손잡이(그림 2-4)가 출토되는데, 4호의 것인 확률이 많다.

 

 

 

그림 2. 아르잔 1호 출토유물. 중심무덤방 중에서 주인공의 무덤방 및 주변의 통나무 관 출토품. 표의 그림번호와 일치

 

 

그림 3. 아르잔 1호 출토유물 말과 관련된 유물. 주인공 무덤방, 26호, 31호, 37호 통나무관 출토품

 

 

 

그림 4. 아르잔 1호 출토유물. 말의 굴레장식.

 

 

 

 

 

주인공

그림번호

가죽

청동

금제

은제

터키석

갈탄

멧돼지송곳니

Antigorite

Argillite(퇴적암)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남 녀, 사지골만

1-1.

 

꼬인동판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7.

 

장식판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2.

 

 

 

 

장식판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9.

 

 

 

 

장식판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10.

 

 

 

 

장식판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4.

 

 

 

 

 

고리모양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3.

 

 

 

 

 

 

고리모양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5.

 

 

 

 

 

 

고리모양

 

 

 

인간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1-6.

 

 

 

 

단추

 

 

 

 

 

(6)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1.

 

재갈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2.

 

 

 

 

 

 

 

 

?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4.

 

 

목제도 덧입힘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7.

 

 

장식판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8.

 

 

장식판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10.

 

 

장식판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6.

 

 

 

이마장식(w)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9.

 

 

 

 

 

 

 

장식판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3-12.

장식판(w)

 

 

 

 

 

 

 

 

 

중심무덤방

1호무덤방

4-1~6

 

 

 

 

 

 

 

굴레장식

 

 

인간

중심무덤방

2호통나무관

 

1-8.

 

 

 

 

장식판

 

 

 

 

 

인간

중심무덤방

2호통나무관

2-5.

 

 

장신구

 

 

 

 

 

 

 

인간

중심무덤방

2호통나무관

2-7.

 

 

장신구

 

 

 

 

 

 

 

인간

중심무덤방

3호통나무관

(18~20)

2-8.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2-1.

 

가죽집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2-2.

 

단검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2-12.

 

화살촉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2-10.

 

 

귀걸이(W청동)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2-11.

 

 

귀걸이(W청동)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2-13.

 

 

 

 

 

 

화살촉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밖

 

2-3.

 

단검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밖

 

2-4.

 

검 손잡이(금박)

 

 

 

 

 

 

 

 

인간

중심무덤방

4호통나무관 밖

 

2-6.

 

투부

 

 

 

 

 

 

 

 

인간

중심무덤방

6호통나무관

(60세이상)

2-9.

불을 만드는데 사용됨.

 

 

 

 

 

 

 

 

 

(11)

26호무덤방

26호무덤방

 

3-3.

 

 

 

 

 

 

 

 

 

?

31호무덤방

31호무덤방

사람 2

3-11.

 

 

장식판(w말총)

 

 

 

 

 

 

 

(13)

37호무덤방

37호무덤방

 

3-5.

 

 

장식판

 

 

 

 

 

 

 

표. 아르잔 1호 출토유물. 그림의 번호와 일치(표와 그림을 맞춰보시면 됨).

 

그랴즈노프는 4호 통나무관에서 담비가죽, 모피 옷, 금제 귀걸이 등이 출토되는 점으로 보아서 다른 통나무관도 비슷한 사정이었다면, 이들도 높은 계급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가장 중심부 만큼은 아니지만...

 

1호 무덤방의 주인공 남녀와 주변을 에워싼 8인은 어떤 관계였는지는 현재 였으면 바로 DNA분석을 했다면 어느 정도 단서가 나왔겠지만, 그렇지 않다. 친족관계였는지, 상하관계였는지, 혹은 가깝다면 얼마나 가까운 관계였는지는 알 수 없다. 아울러 중심 무덤방의 북쪽에 위치한 9호 무덤방에서는 통나무관이 겨우 들어갈 공간이 만들어졌는데 이곳도 1호 무덤방의 주인공을 호위하는 듯 한 8인과 같은 관계였을 것이다. 유물은 출토되지 않았다.

그 외에 31호 무덤방에서도 인간과 말이 함께 매장되고 장식판(그림 3-11)도 출토되었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초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3000여 년 전 시베리아의 투바공화국에는 왕들의 무덤계곡이라고 불리는 아르잔 유적이 있다.그 중에서 아르잔 1호 무덤은 스키타이 문화가 흑해북안에서 기원했을 것이라고 하는 생각을 뒤집어 놓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몇 번 설명 드렸지만 동물문양장식 가운데서 몸을 말고 있는 호랑이(혹은 표범)장식이다. 이 유물은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의 동물장식과 비교되면서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이 시베리아도 해당될 수 있다는 근거가 되었다. 아래의 포스팅을 보시면 알 수 있다.

 

2020/05/02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르잔 유적 1호분] - 몸을 말고 있는 시베리아의 호랑이

 

몸을 말고 있는 시베리아의 호랑이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에서 확인되는 발굴된 무덤은 대부분 인간과 말이 함께 매장되었고 이를 일컬어 파지릭문화라고 한다. 파지릭문화는 스키타이문화의 지역적 명칭인데, 엄밀하게 학문적으로 이야기 하면..

eastsearoad.tistory.com

 

2020/05/0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르잔 유적 1호분] - 시베리아 3000년 전 무덤 속의 말 무덤과 호랑이 장식

 

시베리아 3000년 전 무덤 속의 말 무덤과 호랑이 장식

시베리아의 투바에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오래된 무덤이 있는데 대략 2800~2900년 전 쯤인데, 필자는 말하기 좋게 3000년 전이라고 할 것이다. (러시아는 연방국가이고, 소수민족들이 중심이 되는 공화국이..

eastsearoad.tistory.com

아르잔 1호에서 출토된 유물은 무덤방 2번에서 출토되었고, 이곳에는 말 30마리가 각종 마구 및 말 장식과 함께 출토되었다.

 

필자가 어제 포스팅에서 말과 사람이 매장된 곳을 잘 못 소개한 곳이 있는데, 26a와 26b이다. 사람이 묻힌 곳은 정확하게 9번, 13번, 31번이다. 모두 나무방 안에 통나무관이 확인된다.

 

 

 

그림 1. 아르잔 1호의 무덤 속

 

9번 방(8×3.5m)은 중심 무덤방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데, 13번(7.5×5.5), 31번(?)에 비해서 월등하게 작은 공간이어서 말이 함께 매장될 수 없었을 것이다. 혹은 13번과 31번 방에 묻힌 사람들과 비교해서 계급 등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유적에서 유일하게 사람만 들어간 곳이기도 하다. 13번과 31번 방에는 통나무 관 2개씩 들어가 있어 2인의 합장묘이다. 중심 무덤방 10인을 포함해서 총 15인이 아르잔-1호에는 들어가 있었다.

 

말이 매장된 곳은 중심매장부를 제외하고 15개의 방이다(13번, 31번 포함). 말만 매장된 곳은 13개의 방이다. 그리고 나머지 방(53개)은 빈방이다.

 

무덤의 평면구조를 살펴보면 동쪽방향의 무덤방과 북과 남쪽의 무덤방 형태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동쪽으로는 2~7번 무덤방은 네모꼴(비교적 가까운)이고, 북쪽(8~10번, 29~37번)과 남쪽 방향(13~21번)은 중심 무덤방과 가까운 쪽은 사다리꼴이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네모꼴 무덤방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남쪽의 무덤방은 명확하지 않다.

 

중심 무덤방에서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가는 무덤은 북쪽에서 가장 잘 알 수 있다. 8번과 9번 방은 사다리꼴 모양이지만 이 무덤을 최종적으로 원형으로 만들기 위해서 중심부 방에서 모서리에 위치한 10번 방을 만들어야 했을 것이다. 10번 덕분에 36, 37번이 만들어졌고, 51~53번 방도 낼 수 있었다.

 

그런데 51 번 방 옆 공간은 왜 나무가 없을까?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8번, 9번, 29~34번 섹션과 동시에 만들어서 빈 공간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산착오와 나무가 부족했기 때문이 아닐까?

양 쪽 공간을 동시에 만들었고, 이미 거의 축조된 상태에서 서로 아귀는 맞지 않고, 다시 허물수도 없고, 나무는 이미 수천개를 써서 부족했다면 그냥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전체 무덤방을 계속 관찰하다보면 짜투리 공간에 나무를 덧대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을까?

 

 

또 흥미로운 공간은 31번 방과 34번 방 사이에 위치한 33번과 49번 방이다. 31번방의 서쪽 벽이 29번 방에서 계속 뻗어진 대로 나무를 연결했다면 이 방도 사다리꼴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29번의 방의 서쪽벽에서 뻗은 나무와 다른 방향으로 틀면서 31번 방은 네모꼴이 되었고, 48번 방의 방향도 정해졌다. 34번 방은 사다리꼴로 유지되고, 50번과 50a번 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31번방과 34번 방 사이 공간에 49번방을 넣어서 49a번방이 만들어졌다. 이 방은 48번과 50번 방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33번의 북벽은 49번방의 남벽이 되는 역할이 된다.

 

큰 원형의 무덤을 만들기 위해서 길다란 막대기로 엄청나게 계산을 했을 꺼라고 생각이 되지만, 또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아무것도 없는 방이 53개나 된다는 점이다.

 

 만든이는 어떤 심정이었으며, 묻힌이는 어떤 사람일까? 

답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아마 많은 분들은 이런 무덤구조에 대한 글은 재미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문화를 속속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랴즈노프가 쓴 글은 참고로 했으나, 독자들의 이해를 위해서 필자가 관찰한 부분을 덧 붙인 것이다. 사실 이 모든 포스팅이 그렇지만, 무덤의 구조는 더 그렇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초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3000여 년 전 시베리아의 투바(현재)에 위치한 해발 1050m의 우육고원에는 이름하여 ‘왕의 무덤 계곡’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이 곳에는 마을이름이 아르잔인데, 3000여년 전 무덤이 남아 있는 유적의 이름도 ‘아르잔’이다. 아르잔에는 왕의 무덤이 수십기가 분포한 것으로 그랴즈노프가 보고 했는데, 발굴된 무덤은 2기이다.

 

그림1. 아르잔 1호의 무덤방평면도 

 

아르잔-1호는 전체 평면형태가 원형으로 그 직경은 120m이고, 주변의 호석을 제외하고 무덤방의 너비는 80m가량이다. 모든 무덤방에 사람과 말을 채운 것은 아니다. 특히 말과 인간이 함께 매장된 곳은 중심 매장부를 제외하고 13번, 26a, 26b번방은 확실하다. 31번 방에는 통나무관 2개가 남아 있고, 전체 평면도에는 말이 표시되었지만, 본문에서는 누락되었으나, 청동제 재갈은 출토되었다. 말이 있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심부의 무덤방에는 사람 10인과 말 6마리가 묻힌 곳이다. 

 

가장 중앙 무덤방에는 주인공을 위한 2차 무덤방이 따로 있고, 그 주변(북, 서, 남)에는 별도의 무덤시설이 따로 있다. 동쪽에는 말이 부장되었다.

중심부의 2차 무덤방(그림 1-1, 그림 2)은 직경 20~25cm의 통나무를 촘촘하게 쌓아올렸는데 높이는 1m 가량이다. 중심 무덤방의 천장은 남아 있지 않았고, 바닥에 직경 20cm의 통나무 17개가 깔려 있었다. 중심 무덤방은 이미 천장이 없어지고, 통나무관의 덮개도 남아 있지 않은 상태였다. 도굴 때문에. 매장된 사람의 다리지골 4개만 확인되었는데, 남성은 노인성 뼈 변화가 관찰되었고 여성은 노후의 징후는 없었다.

 

 

 

그림 2. 아르잔 1호의 중심 매장부

 

중심부의 2차 무덤방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1차 무덤방 안에는 무덤방 안에 통나무관을 넣은 곳(그림 3-2), 나무방만 있는 곳에도 사람이 묻혔다(그림 3-5). 그 외에 통나무관은 모두 7개이다. 2번 나무방(2.5×1.2m)에는 통나무관(2.2×0.8m)에는 사람은 확인되지 않았고, 금제행엽, 원통형장식, 터키석 구슬 등이 출토되었다. 5번 나무방(1×0.5m, 높이 0.35m)(그림 3-5)은 2번 보다 크기가 작다. 나무방에서는 40~60세 남성이 확인되었다. 무릎을 굽히고 옆으로 누운 채였다. (굴신장이라고 부른다). 그 외에 통나무관은 대체로 크기가 1~1.4m이다. 4번 통나무관(그림 3-4)에는 18~20세의 남성, 6번(그림 3-6)과 7번 통나무관(그림 3-7)에서는 60세 가량의 남성, 8번 (그림 3-8)통나무관에서는 40세가 채 안된 남성, 9번(그림 3-9) 통나무관에서도 남성이 묻혔다. 9번 남성은 나이가 기록되지 않았다. 3번 통나무관에는 사람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림 3. 아르잔-1호의 중심 매장부에서 확인된 통나무관, 그림 2의 번호와 일치(필자편집)

 

주인공 2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 8인(3번 통나무관을 포함한)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다. 말은 중심 무덤방에서 6마리 분이 출토되었다. 만약에 성별구분이 정확하다면 이 무덤방에는 2차무덤방 내에 여성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이다. 3번 통나무관은 확실치 않지만, 주변부가 모두 남성이며, 담비가죽, 청동화살촉 등 다른 통나무관과 같은 유물이 출토됨으로 남성 무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무덤에는 2차 무덤방 안의 여성 1인을 제외하고는 모두 남성이다.

 

 출토된 유물은 중심 무덤방(그림 2-1)과 이 무덤방 밖의 2번 무덤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담비가죽과 모직 옷조각 등이 출토되었다. 4번 통나무관에서는 담비가죽과 모직 옷을 제외하고 청동단검, 골제화살촉, 귀걸이 등이 출토되었다. 2번 무덤방에서는 금제의 마구장식과 원토형 장식 및 터키석 구슬등이 출토되었다. 중심무덤방에서는 담비가죽, 모직옷조각, 터키석구슬, 마구장식 등이 남아 있었는데, 도굴이 심하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다.  

 

통나무관의 크기가 2번 무덤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1.4m이다. 5번 무덤방의 길이가 1m가량임으로 비슷한 크기이다. 길이가 1~1.4m정도라면 이곳에 매장된 사람들은 5번 무덤방(그림 3-5)이나 7번 통나무관(그림 3-7)에서와 마찬가지로 무릎을 구부린 자세로 매장되었을 것이다. 통나무관은 크기가 큰 2번방 안의 통나무관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슷한 형태이다. 측면의 모양은 사다리꼴을 반대로 해 놓은 모양인데, 지면의 바닥이 통나무관의 입구보다 크다. 관의 머리쪽과 다리쪽 모양이 다르다. 통나무관의 바닥이 둥글게 처리되었기 때문에 관을 고정하기 위해서 바닥에 지지대를 설치했다. 남아 있는 곳은 6(그림 3-6), 8(그림 3-8), 9번(그림 3-9) 통나무관이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스키타이 초기의 차르 무덤, 아르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30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자락의 해발 1050m가량의 우육 고원에는 그랴즈노프가 ’왕(짜르)들의 무덤계곡‘이라고 불렀던 곳으로 아르잔 유적이 있다. 그 중에서 아르잔 1호는 1970년대 초반에 발굴되었다. 이상하게도 이 유적은 그 규모에 비해서 정보는 많지 않다. 30여년 전에 나온 파지릭 고분보다 더 소략하다. 그래서 여러분의 궁금증을 채우기에는 많은 정보가 없지만 그에 비해서 아르잔 유적의 2호는 비교적 최근에 발굴되었고 2017년에 이와 관련된 단행본이 출판되어서 아마 전해 드릴 것이 많다.

 

그래도 아르잔 유적 1호분의 무덤구조는 이해가 필요함으로 설명을 할 수 있는데 까지 할 것이다. 무덤은 납작한 판석으로 덮었다고 했는데, 이를 알 수 있는 부분이 남아 있는 곳이 유구의 평면도에서 동쪽 벽의 a부분이다(그림 1-1). 높이가 20~40cm가량 높이까지 남아 있고, 납작한 석회암은 큰 경우 70~80cm도 있다. 무덤방 50호 앞(북쪽)에도 석벽이 남아 있었지만(b) 동쪽 벽 보다는 훨씬 덜 하다.

 

무덤방을 만드는 목제를 쌓는 방법은 이미 설명드린 바 있다. 매장 주체부의 가장 중심부는 가로방향과 세로방향을 한 단씩 교차시켜서 가로 3단 세로 3단을 높이 2.6m까지 올린 것이다. 무덤방이 대부분 그런 방법으로 축조되었는데, 무덤의 가장자리도 마찬가지이다. 통나무 집의 벽은 완벽하게 바르지는 않지만 일정한 간격으로 설치되었다. 무덤방의 전체 높이는 2.4~3m가량이다. 무덤방 2번과 5번은 2.1~2.8m가량이다.

무덤의 아래쪽 절반 전체는 높이가 2.5~3m가량인데, 가장 상단은 목재로 빽빽하게 덮었다(그림 1-2 중에서 가장 아래쪽 그림에 상단을 목재로 빽빽하게 덮은 것이 확인된다). 무덤방 50호와 7호 앞에는 무덤의 가장자리 둘레를 따라서 목재를 연속적으로 놓은 것이 확인된다(그림 1-2,3). 이런 부분은 무덤가장자리를 따라서 5곳에서 남아 있다. 

 그랴즈노프는 이 부분에 대해서 크게 설명하지 않았지만 필자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부분이 있어서 무덤의 높이를 대략적으로 맞추는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그림 1. 아르잔 1의 무덤구조, 1-전체평면도, 2- 무덤방 15번의 단면도, 3- 7번 무덤방 앞의 목재

 

 

무덤의 주변을 둘러싼 부분을 제외하고 매장주체부의 직경은 80m이고, 무덤방은 70개이며, 5000㎡에 달한다. 대부분 유용한 무덤방은 네모꼴인데, 전체 무덤 평면은 원형이어서 모서리에 짜투리 공간이 생긴다. 예를 들면 무덤의 남동쪽에 있는 무덤방 22~24번이다. 크기가 15~130㎡정도이고, 이곳을 포함한다면 무덤방의 숫자는 거의 100개에 달한다. 이 공간에는 23번과 같은 경우는 나무를 쓰지 않았고, 40~44번 무덤방을 만들기 위해서 매개가 되는 공간이다.

 

그랴즈노프는 무덤구조가 모든 방이 같지 않기 때문에 숫자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한다. 무덤방은 연속적으로 건축된 것이 아니라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누어서 축조되었다. 무덤의 서쪽은 반 이상이 날라가서 구조를 아는 것이 불가능했고, 북쪽과 동쪽이 가장 잘 남아 있었으며, 남쪽은 북, 동쪽과 다른 구조이다.

 

남쪽의 무덤방 15번은 최소 6개의 방으로 보이지만 무덤방의 번호는 15번으로 하나이다. 왜냐하면 그림 1-2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중심부(북동-남서)로 향하는 나무의 길이가 길기 때문이다. 다른 방과는 달리 긴 나무(3~4m)를 이용해서 중간에 방향이 다른(북서-남동)쪽으로 나무를 끼워 넣지 않으면 긴 나무는 쳐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곳은 21번 무덤방도 있는데, 긴 나무를 이용했다(평면도를 확대해서 보시면 알 수 있다). 

 

내가 무덤을 축조했다면, 전체 형태는 원형이 되면서  그 안에 네모방을 많이 넣는 것이 가장 관건이었을 것 같다. 그리고 대체로 비슷한 높이로 맞추어야 할 것인데, 이는 앞에서 설명했지만 무덤벽에서 깃대어 내려온 가장자리의 목재가 그런 역할을 했을 것 같다(그림 1-2). 직경 80m의 무덤을 일정한 높이로 맞추는 것..측량도구도 없이..대단한 기술이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초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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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투바에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오래된 무덤이 있는데 대략 2800~2900년 전 쯤인데, 필자는 말하기 좋게 3000년 전이라고 할 것이다.

(러시아는 연방국가이고, 소수민족들이 중심이 되는 공화국이 러시아연방국가 안에 있다. 투바도 투바공화국이다. 중국의 소수민족 자치구와 비슷하지만, 그 보다는 훨씬 자치적인 권력을 인정해준다. )

 

그곳은 러시아 시베리아 투바공화국의 해발 1050m의 투란-우육 고원에 위치한 아르잔에서는 3000년 전에 무덤이 만들어졌다. 무덤은 구덩이를 파지 않고 지상에 설치되었는데, 나무로 만든 무덤방 70여개 이상으로 낙엽송 통나무 6000개 이상이 사용되었다.

 

무덤방은 앞에서 살펴본 우코크 고원과 파지릭 계곡의 무덤과는 달리 땅을 파지 않고 땅위에 설치되었다. 가운데 중앙의 무덤방을 가장 먼저 만들었는데, 네모꼴로 가로와 세로방향을 한 단씩 교차시켜서 쌓아올렸는데, 높이 2.6m이다. 중심부의 무덤방 뿐만 아니라 이 무덤의 모든 무덤방은 지상위에 가로와 세로 나무를 교차시켜서 쌓아올렸다.

이 점은 메인 무덤방의 단면도(그림1)를 보면 알 수 있다. 무덤방의 동서방향 단면은 그림 1-1인데, 이를 복원하면 그림 1-2이고, 무덤방의 남북 단면은 그림 1-3이고, 이를 복원하면 그림 1-4이다.

 

메인 무덤방의 외곽의 무덤방을 1차, 안의 무덤방을 2차무덤방이라고 하자. 내부에 있는 무덤방의 바깥에는 돌을 쌓아서 고정시킨 것(그림 1-2)이 관찰된다. 이는 무덤의 평면도에도 확인된다.

 

무덤에서 70여개의 무덤방 가운데 중앙의 메인 무덤방을 제외하고는 말이 매장된 무덤은 13곳이고, 그 중에서 3곳에는 사람도 함께 매장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말이 매장된 곳은 메인 무덤방 바로 옆에 위치한 무덤방 2번(그림 3)이다. 30마리의 말과 함께 골제와 청동제 재갈, 3공 재갈멈치, 골제, 청동제 화살촉, 장식드리개(행엽)과 환 등이 출토되었고, 몸을 말고 있는 호랑이 장식(이미 설명드린 바 있는)도 이곳에서 출토되었다. 

 

아르잔은 직경은 120m이지만, 높이는 3~4m밖에 되지 않는다. 봉분은 무게 20~50kg이고 두께 20~40cm의 납작한 돌을 쌓고 그 위에 작은 자갈돌을 덮었다. 이 외부에는 납작한 돌을 높이 2.5m까지 쌓아 올린 것이다(이 부분은 남아 있는 도면이 없다). 구글 위성사진에 남아 있는 흔적은 바로 이 부분이다.

 

무덤의 외곽에는 15~30m떨어진 지점에 2~3열로 석열이 돌아가는데 길이가 300m이다. 이 곳을 동남쪽 방향에서 조사해 본 결과 돌무더기로 확인되었고, 유물은 없었고, 염소, 소, 말 멧돼지 등 각종 동물뼈가 확인되었는데, 의례와 관련된 제사기단으로 추정한다. 이 석열은 무덤을 전체 다 돌아가지 않고 무덤의 반 정도만 돌아갔다.

무덤주변에 동물뼈를 뿌리는 관습은 이 지역의 청동기시대에도 관찰된다.

 

 

 

그림 1. 아르잔-1호분의 단면도(1: 동서방향단면도, 2: 1동서방향 단면도 복원도. 3: 남북방향단면도, 4: 남북방향단면복원도, A~D는 그림 2와 비교하시기 바람)

 

그림 2. 아르잔-1호분의 메인 무덤방.

 

그림 3. 아르잔-1호분의 무덤방 2번, 이곳에서 호랑이 장식이 출토되었다.

 

그림 4. 아르잔-1호분의 무덤내부, 평면도에서 가장 바깥쪽의 무덤라인 안쪽으로 점선이 있는데, 높이 2.4m의 석열이 돌아가는 부분을 표시한 것이다.

 

그림 5. 아르잔-2호분의 무덤내부, 아르잔 1호분의 무덤 외곽도 이런 납작한 돌을 쌓아올려서 축조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무덤은 1호에 비해서 대략 200년 가량 늦고, 무덤구조도 차이가 있지만, 같은 지역에서 확인되었고 납작한 돌을 쌓는 전통이라는 점에서 추정해 볼 수 있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초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그레르, 2017,Чугунов К.В.,2017,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그레르, 2017, 투바의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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