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에는 표트르 1세가 수집한 시베리아 황금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이 유물은 18세기 초반에 수집된 유물로 발굴되지 않아서 정확하게 어디서 출토되었는지 모른다. 다만 당시 시베리아 총독이었던 가가린이 표트르 1세에게 보내기 시작했고, 그를 통해서 유물은 황제에게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하게 어떤 유적인지는 알 수 없으나 출토지가 시베리아인 점은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유물로 추정하는 것은 몸을 말고 있는 호랑이(혹은 표범) 장식이다. 필자가 이미 이 유물에 대해서는 소개한 바 있다. 이 유물이 가장 이르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한 계기가 된 유적은 시베리아의 투바에 위치한 아르잔 유적의 1호분이다.
그림 1. 지도에서 보라색 표시가 있는 곳이 아르잔이 위치한 곳이다. 필자가 앞에서 지도를 링크해 둔 적이 있는데, 이를 찾아서 들어가면 필자의 지도를 공유할 수 있다.
이 유적은 스키타이 문화에서 가장 이른 시기로 기원전 9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근거는 무덤의 소재가 된 통나무 6000개이다. 1호는 1971~1974년에 발굴되었다. 이제까지 소개해 드린 우코크 고원(아크 알라하 3유적, 아크 알라하 1유적)과 파지릭 계곡(파지릭 유적의 1호분, 2호분, 5호분) 보다 최소한 300년~400년은 빠른 무덤이다. 연대차이가 있기 때문에 무덤 구조가 차이가 크다. 아르잔 1호는 무덤의 직경이 120m가 넘어서 아직도 구글지도(그림 2)에 흔적이 남아 있다. 호석(무덤 주변을 두른 돌)의 흔적으로 보인다.
그림 2. 아르잔 유적의 무덤, 아직도 무덤 주위의 흔적이 희미하게 둥글게 남아 있다. 그림3-1과 비교해 보면 도로와 앞에 있는 건물의 위치가 그대로 임을 알 수 있다.
그림 3. 아르잔 유적 발굴 모습, 1- 전경, 2- 무덤방 7호의 가장자리에 놓인 통나무, 3-무덤방 3번의 말, 4-무덤천장덮개를 제거한 후 무덤방 26b, 5-무덤 봉분을 제거 한 후 드러난 무덤방의 모습, 동->북동방향
아르잔 유적 1호분이 책으로 출간된 것은 1980년이고 발굴책임자인 그랴즈노프가 출판했다. 그랴즈노프는 ‘아르잔’ 유적이 있는 곳(해발 1050m)은 주변이 높은 산지로 둘러싸인 계곡인데, 왕의 계곡이라고 불렀다. 아르잔은 이 곳의 마을 이름인데, 마을에서 서쪽으로 반경 4km 내에 6개의 무덤이 줄을 서서 있다고 한다(그림 4-1). 또한 마을에서 서쪽으로 4-5km 에는 무덤 11기, 6km 떨어진 곳에는 무덤이 3개 확인되었다.
그림 4-1에서 7번 지점에는 2줄 로 3km 가량 무덤이 열을 이루고 있는데 각각 13개, 12개가 확인되었다.
아르잔 마을 주변의 많은 무덤 가운데서 가장 특별하고 가장 눈에 띄고 단독으로 있는 무덤은 그림 4-1에서 1, 2, 8번이다. 2번이 먼저 발굴되어 아르잔 1호로 명명되었고, 1번이 아르잔 2호이다. 직경 120m, 높이 3~4m로 워낙 직경이 크고 무덤의 봉분이 완만해서 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림 4. 아르잔 유적, 1- 아르잔 마을 주변에서 확인되는 무덤(2~8번 숫자가 적힌 것이 마을에서 서쪽으로 반경 4km 내의 무덤이다), 2-아르잔 1호분의 봉분과 주변의 제사유구.
아르잔 1호 주변 무덤의 남동쪽에는 2~3줄의 원형 돌무더기가 무덤을 둘러싸고 있었다(그림 4-2). 이 곳을 발굴한 결과 일정한 크기로 비슷한 간격으로 돌 무더기가 열을 이루고 있었는데, 일종의 제사유구(그림 5)로 생각된다.
그림 5. 아르잔 1유적의 외곽, 그림 4-2에서 A부분.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스키타이 초기의 차르 무덤, 아르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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