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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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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26 2500년 전, 알타이 산의 그리핀2

2500년 전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 산에서는 스키타이 문화의 일종인 파지릭 문화의 무덤이 확인된다.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는 그리핀이 여기저기 많이 남아 있다. 그리핀은 여러 동물이 합체된 상상의 동물이다. 주체가 어떤 동물이냐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결국 그리핀은 날개가 생명이다. 날개 달린 상상의 동물이다.

 

파지릭 유적에는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3유적(얼음공주의 무덤)과 아크 알라하 1유적(전사의 무덤)에도 없었던, 구리 조각에 찍힌 그리핀이 남아 있다.

이 유물은 옷이나 말의 장식 등에 달던 장식으로 생각된다. 납작하고 가벼운 유물이어서 직물에 부착했을 가능성이 많다. 요즘 옷에 다는 스팽글(빤짝거리는 납작한 장식) 정도로 생각하시면 된다. 그림5에는 금박을 씌운 구리판이 달려 있는 직조물을 소개했다. 이곳에는 그리핀은 찍혀져 있지 않다. 그림 1~4이해를 위한 유물이다.

 

그림 1(a)의 구리 조각에 그리핀은 사자와 그리핀의 함성이고, 그림 (b)는 사슴의 앞다리와 뒷다리만 남아 있다. 그림 2의 산양 머리도 구리판에 찍힌 것이다. 보다시피 남아 있는 상태가 좋지 못하다. 산양 머리의 상단에는 날개의 일부처럼 보이는 두꺼운 가죽조각이 남아 있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

 

 

그림 2.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

또 구리 판 위에 그리핀 모양으로 스탬핑(찍혀)있고, 그 위를 금박으로 장식한 유물도 있다.(그림 3, 그림 4).

 

 

그림 3.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 날개와 갈기가 있는 염소

 

그림 3은 갈기와 날개가 있는 염소이고, 그림 4는 독수리 머리와 맹수의 몸체를 한 형태로 그리핀 형태이다. 그림 3의 염소는 입을 벌리고 귀가 매우 크고, 귀가 뾰족하며, 뿔이 크다. 다리를 제외하고 몸은 아주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다. 실제 염소는 갈기가 없지만 이 염소에는 갈기와 날개가 매우 크게 표현되었다.

 

그림 4.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에 찍힌 그리핀.

 

그림 4의 그리핀은 앞발은 새의 발톱이지만 뒷 발은 맹수의 발톱으로 꼬리가 길게 표현된 것이 호랑이 일 가능성이 크다. 그림 4는 부리가 마주보도록 구부러진 것이다. 호랑이의 근육 표현은 특히 엉덩이 부위에 부채꼴 및 쉼표로 표현되어서 근육을 잘 표현한 것이다. 독수리의 몸통에는 갈기와 날개가 표현되어 있다.

호랑이의 엉덩이에 있는 부채꼴 및 쉼표 모양의 근육 표현은 여러 유적에서 확인되는 특징 중에 하나이다. 두 동물은 파지릭 2호분의 남성미라의 몸에 표현된 동물문양이다. 이미 이 유적 이전부터 오랫동안 이 동물 장식들이 사용되고 발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금박을 입힌 동물양장식 구리판은 파지릭 2호분에서만 출토되는 것이 아니라 파지릭 유적의 7호분에서도 실제로 구리판이 달린 채 확인되기도 한다.

 

그리핀이 새겨지지는 않았지만 구리판 위에 금박을 씌운 스팽글을 단 마구장식이 파지릭 유적의 5호분에서 출토되기도 했다(그림 5). 이 유물은 말의 가슴을 장식하던 유물로 보인다. 모직으로 된 직조물 위에 펠트, 모피를 붙이고 그 위를 구리판을 감싼 금박을 달았다. 중앙에는 사자가 장식되어 있다. 이 유물의 사자모양은 페르시아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림 5. 파지릭 유적 5호분에서 출토된 말의 가슴 가리개의 일부분 안장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안장 아가리개와 연결된 부분, 길이 80cm, 너비 7cm.

 

위의 동판 위에 찍은 그리핀은 금박으로 감쌌다(그림 1~4). 금박은 쉽게 벗겨져서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이다. 우코크 고원의 얼음공주 무덤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 그리핀을 남겨 놓은 것이 발견되었다. 머리장식 같은 곳..

통으로 만든 금제품은 있는데, 금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물질로 감싼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우리가 살펴본 유물 가운데 금박을 감싼 재질은 나무와 구리이다. 밖에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할까? 안에 든 것이 더 중요할까?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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