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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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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재 시베리아 남부의 알타이 산에 위치한 파지릭 계곡의 2500년 전 무덤을 들여다 보고 있다. 계곡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파지릭 유적의 2호분이다. 필자가 어제 공개한 유물은 2017년에 영국박물관에서 있었던 특별전에 소개된 파지릭 2호분의 유물이었고, 예전 루덴코가 펴낸 책에는 거기 없는 유물도 더 있다. 물론 꼼꼼히 보시는 분이라면 눈치 채셨겠지만...최근에 있었던 스키타이 문화 특별전 가운데서 가장 많은 유물이 공개되었다고 한다.

 

흑백사진이지만 이미 세상에 알려진 유물은 좀 더 많고, 어제 유물에 대한 설명도 점차 덧붙여 가도록 하겠다.

 

파지릭 2호분은 평면형태가 약간 이상하다. 정확하게 동쪽 단벽의 무덤방 길이가 짧아져서 북쪽의 긴벽을 약간 들여서 축조했다. 이 무덤방의 바닥에도 펠트 및 카페트 가 깔려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펠트는 무덤바닥 뿐만 아니라 벽에도 걸려있었는데, 북벽을 제외한 나머지 벽에도 달려 있었다.

기억하시겠지만, 아크 알라하-3 유적의 얼음공주 무덤에서도 벽에 펠트(펠트는 양모를 고열에서 응모해서 만든 천이다. 일종의 양모로 만든 부직포이다. 양모로 짠 천과는 다르다)를 걸어 두었다. 그리고 알타이의 원주민들도 집에서 벽에도 펠트를 걸어둔다는 이야기를 앞에서 한 적이 있다.

 

벽에 걸어둔 펠트는 나무못으로 고정되었다. 길이는 8~15cm로 못대가리의 윗 부분이 볼록튀어나온 것과 거의 편평하지만 턱이 있어서 예리하게 칼로 잘라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벽에 달았던 펠트장식은 청동 못으로도 고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청동못은 납작한 못대가리아래에 막대기 모양으로 한쪽 끝이 뾰족하다. 길이는 9.5~11.6cm가량이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나무못

 

그림 2. 파지릭 2호분, 청동못

 

벽에는 꽃과 연봉오리 모양의 문양의 아플리케 장식을 덧붙여서 만든 펠트제 장식이 확인되었다. 러시아 학계에서는 연꽃 모티브는 페르시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 3. 파지릭 2호분의 벽걸이 장식. 펠트제. 길이 47cm, 너비 14cm

 

그림 4. 그림 3을 좀 더 가까이 찍은 사진

 

펠트제 벽걸이 장식 외에도 날실과 씨실을 교차시켜서 잔 양모천으로 된 유적의 2호분에서는 양모로 짠 천으로 깔개가 확인되었다. 양모의 단위는 너비 42cm가 되도록 짠 것이다. 센티미터 당 30실의 비율로 짰다. 무덤방의 가장 바닥에는 펠트를 깔고 그 위를 이 카펫으로 덮었으며 시신도 덮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파지릭 유적의 3호분에서도 비슷한 유물이 확인되었고, 바샤다르 2 유적에서도 출토된 바있다.

 

그림 5. 파지릭 2호분, 높이 120cm, 너비 228cm

 

우코크 고원의 얼음공주 무덤인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는 그냥 검은색 펠트를 걸어두었다고 했는데, 파지릭 유적에서는 벽의 가장 상단에는 이런 장식까지 덧붙였다. 화려한 무덤이다....

 

 

참고문헌

루덴코 1953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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