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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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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3.19 2500년 전 알타이의 남성미라

 

 

스키타이 문화에는 사람이 죽으면 미라로 처리하는 장례풍습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안다.

필자가 나름 자세하게 공개했지만, 이미 한국에서도 서울과 부산에 다녀간 적인 있는 시베리아의 ‘얼음공주’가 대표적이다. 그녀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확인되었다.

거의 훼손되지 않은 완벽한 모습으로 발굴되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지게 되었다.

 

알타이에 미라가 있는 무덤이 있다는 사실은 그 이전에도 알려졌다. 1920년대 발굴된 파지릭 유적에서도 알려졌을테고, 아마 그 전에 도굴한 사람도 알았을 것이다. 러시아가 시베리아의 유물을 수집했을 그 당시인 17세기에도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성한 미라는 그 존재가 귀했기 때문에 ‘얼음공주’는 공주라는 호칭까지 얻을 수 있었다.

 

루덴코는 도굴에 의해서 무덤이 큰 손상이 없다고 했지만,,, 내가 발굴자라도 그런말을 했을 것 같다.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도굴된 무덤의 모습..그 고생을 하면서 팠는데, 도굴당했다니.

나도 읽는 내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에서 얻지 못하는 정보도 얻을 수 있다....에 만족? 혹은 불만인 상태이다.

 

파지릭 유적의 2호분은 여성과 남성이 모두 미라로 처리되었고 통나무관은 1개 뿐인 무덤이었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얼음공주 미라를 설명할 때 언급했지만 미라를 처리할 때 가장 큰 과제 중에 하나가 관절을 끊지 않는 것이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미라에 비해서 파지릭 2호분의 남성은 온몸에 절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관절을 손상시키지 않고 방부처리용액을 삽입하기 위해서 다리와 팔 안쪽을 따라 길고 얕게 절단을 했다. 그런 다음 말총으로 그 상처들을 꿰맸다.

 

엉덩이, 다리, 팔, 어깨에는 1cm가량의 구멍이 있었는데, 근육조직에 보존액을 주입했던 것으로 보이며 칼로 예리하게 절단되었다. 남성의 머리와 피부는 소량의 오일과 왁스가 혼입된 소지를 발랐다(바르코바 고흐만 2001).

머리의 두피는 다른 피부를 연결해 놓았는데, 도굴로 인해서 시신이 훼손되면서 오른쪽에서 왼쪽 귀로 이어 지는 부분만 남은 상태이다.

 

형질인류학적인 분석에 의하면 몽골로이드의 특징이고 키는 176cm, 체형이 매우 견고하고 탄탄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의 몸은 문신으로 덮여 있었으나 1947년에 발굴된 미라의 몸은 완벽하게 복원은 되지 못했다. 머리외에 팔과 다리만이 남아 있고 문신을 한 부분의 피부만이 남아 있다.

 

미라가 남아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피부에 방부처리를 한 엠버링 처리도 중요했지만 무덤 아래에 형성된 영구동토층이 아니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이 파지릭 유적의 2호분 남성은 얼음에서 남성의 신체가 드러나자 말자 분해되기 시작했다. 연구와 보존을 위해서 문신이 있는 피부를 보존하기 위해서 피부만을 벗겨내었다. 

오른쪽 어깨에서부터 손목까지 문신으로 덮여 있고 일부는 등에도 남아 있다. 왼 팔은 오른팔과는 달리 손목 약간 위에 까지 문신이 새겨져 있다(그림 1-1). 오른쪽 무릎아래에도 문신이 남아 있었으나 왼쪽 무릎 아래에는 없었다. 문신의 그림은 주로 상상의 동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이브리드 형 동물이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출토 남성 미라(김재윤 편집)

 

우선 눈에 띄는 동물은 왼쪽 등의 견갑골에서 확인되는 꼬리가 길게 말려 올라간 짐승(그림 1-2,6)이다. 뒷다리 및 길게 말려 올라간 꼬리만이 남아 있고, 머리는 없지만, 꼬리 모양과 발톱 등으로 보아서 호랑이 혹은 표범 종류임을 알 수 있다.

 

오른쪽 팔에는 미라처리를 위해서 근육과 지방을 추출하기 위해서 사후 절단을 한 다음 힘줄과 함께 꿰매고 문신처리를 한 흔적이 남아 있다(그림 1-3). 이러한 예가 많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른쪽 팔뚝에 새겨진 문신(그림 1-1~)3은 발굽이 있는 동물이 다른 동물과 결합된 모습이다. 독수리의 머리, 새의 부리가 있고 뿔이 있는 환상의 동물이 그려져 있다. 발굽이 달린 그리핀의 이미지는 표트르의 시베리아 황금 컬렉션 뿐만 아니라 흑해 북안부터 시베리아, 중국동북지방까지 널리 퍼져 있던 문양특징이다.

 그리핀은 여러 동물이 다양하게 합성된 것이 확인된다. 파지릭 2호분 남성미라 오른쪽 팔(그림 1-2의 네모안)에 그려진 그리핀 가운데서 호랑이 몸체에 날개가 달린 그리핀은 같은 무덤에서 나온 말의 덮개 장식(그림 2)과도 비슷하다. 세부적인 표현은 다르지만 꼬리를 하늘로 들고 있고 발 모양,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등이 그렇다. 

 

그런데 어제 필자는 파지릭 2호분 남성이 매장 당시에 손을 겹치고 있었을 것이라는 루덴코(1953)의 설명을 그대로 전한바 있다. 그 근거는 파지릭 5호분의 남성이었다. 그러나 파지릭 2호분의 남성이 죽은 후에 미라 절개 후에 문신을 처리했다면 이는 불가능하다. 위의 그림대로 팔은 양팔을 뻗은 모양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아마 루덴코는 이 부분을 놓친 듯 하다. 루덴코가 5호분 남성과 많은 연관을 시킨 이유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는데, 차차 설명하기로 한다.

 

그림 2. 파지릭 2호분 출토 안장덮개

 

 

그림 3.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미라(얼음공주)

 

우코크 고원의 여성미라와 비교해 보면, 파지릭 2호분의 미라는 훨씬 넓은 범위에 그림이 그려졌다. 양쪽 가슴과 등에도 문양이 있으며, 무릎 아래에도 그림이 있다. 여성미라에는 가슴에는 그림이 없고, 이 남성처럼 온몸에 절개가 남지도 않다. 특히 파지릭 2호분의 남성미라는 복부에 절개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피부 밑의 지방을 제거하기 위한 흔적으로 생각된다. 여성미라에게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남성의 등에는 가운데 척추를 따라서 작은 구멍이 2줄로 왼쪽에는 11개, 오른쪽에는 3개 있다(그림 1-8의 척추). 이 구멍은 남성이 살아생전에 의료 목적으로 치료를 한 흔적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문헌

바르코바, 고흐만 2001, Баркова Л.Л., Гохман И.И. 2001 : Ещё раз о мумиях человека из Пазырыкских курганов. // АСГЭ. [Вып.] 35. СПб: 2001. С. 78-90(바르코바, 고흐만 2001, 파지릭 유적의 미라인간에 대해서 다시 한번)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루덴코 1953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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