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020/03/04'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3.04 히포크라테스가 본 2500년 전 스키타이 사람

 

 

 

키르기스스탄의 송쿨. 해발 3000m, 7월 모습

 

스키타이 문화에 대한 기록을 남긴 이로 헤로도투스를 꼽는다. 하지만 그의 기록은 실제로 보거나 방문해서 알아낸 기록이라기 보다는 전해들은 내용이 많고, 설화적인 내용이 많다. 헤로도투스 자신도 00족에게 들었다고 많이 밝히고 있다. ‘외눈박이 부족’이라던지,....엄격한 기준으로 보자면 말도 안되는 내용이다. 오랫동안 남아서 신화화 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재의 역사기술이 서양을 중심이기 때문에 그나마 가장 오래된 역사 기록인 그 책이 아직까지 bible처럼 여겨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필자의 생각이다.

 

스키타이 문화에 대한 기록을 남긴 또 다른 이가 히포크라테스이다. 필자가 느끼기에 히포크라테스는 실제로 스키타이 인을 보았다. 그리고 아주 크게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의 저서에서 스키타이 사람들이 춥고 건조한 기후에 따라서 외모와 출생률에 대한 기록을 서술했다.

 

이런 구절이 있는데 ‘저런 피지컬이면 출생력은 뛰어나지 않을 것 같다(공기, 물, 흙에 대해서 ,28장’) ‘말을 자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은 종양이나 관절염, 통풍 등으로 고생을 심하게 하기 때문에 성적인 즐거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성적 능력을 상실하는 문제 때문에 그들은 항상 바지를 착용했다.(공기, 물, 흙에 대해서, 30장).‘스키타이 인들은 상위로 올라갈수록 내시가 많다(공기, 물, 흙에 대해서, 29장)’

 

이 기록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점은 히포크라테스가 살던 그리스와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스키타이 인들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육체적 조건, 의복 및 고위 계급의 특징도 그리스와는 매우 달랐다. 히포크라테스가 스키타이 인들을 언급한 내용을 반대로 해석하면 그리스 사회일 수 있다.

특히 ‘스키타이 인들은 상위로 올라갈수록 내시가 많다’.. 이 말을 반대로 생각해 보면 그(히포크라테스)가 속한 사회와 달랐기 때문에 이런 구절을 쓸 수 있었다.

 

필자는 ‘내시가 많다’라는 말을 종교를 직업으로 한 사람을 일컬을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종교관련인이 결혼하지 않은 사례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을 들 수 있다. 단인장이 드문사회였으나 혼자 묻혔다면 그는 결혼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의 직업이 샤먼이면서 고위층인사였다는 점은 상위층이 가질 수 있는 목걸이나 실크 블라우스, 높은 머리 장식등으로 알 수 있다.

 

 히포크라테스가 언급한 스키타이 인들의 낮은 가임율은 환경에서 왔을 가능성이 크다.

고원지대의 환경은 생물학적 가임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성관계 가능 기간을 포함한 모든 성장을 늦춘다고 한다(코마로바 1991).

 

필자가 해발 3000m의 송쿨이라는 곳에서 말을 작년에 한 시간 정도 타 본적이 있다. 재미는 있었는데, 점심 먹고 바로 뻗었다. 한 여름이었으나 낮에도 겨울옷을 입어야 했고, 밤에는 추워서 오들오들 떨었다. 확실히 사람이 편하게 살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지금 계속 이야기 해 드리고 있는 아크 알라하 3유적, 아크 아랄하 1유적이 있는 우코크 고원은 2500m정도 되는 곳이다. 거기도 비슷하다.

 

현재와 같이 모든 정보가 누구의 것이 아닌 사회에서도 서로에 대한 오해가 생기는 마당에 당시에 서로 다른 이들에 대한 충격은 아마 상당했을 것이다. 히포크라테스도 그런 충격속에서 기록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헤로도투스처럼 외눈박이 부족 등의 표현은 없다. 필자는 ‘외눈박이 부족’이라는 구절만 보아도 그의 진정성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코마로바 1991, Комарова О.Д. Демографические аспекты этнической экологии // Этническая экология. Теория и практика. М.: Наука, 1991. С. 44-77.(코마로바 1991, 민족생태학에서 본 인구학적인 측면)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prev 1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