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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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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6.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은 시베리아을 중심으로 해서 서쪽으로는 흑해 및 그 인근까지 동쪽으로는 몽골과 중국 동북지역의 일부지역까지 그 흔적이 확인된다. 스키타이 3요소라고 불리는 특징이 이들 지역에서 발견되기 때문인데 그 지역에 따라서 스키타이 3요소의 양상은 다르다. 각 지역의 문화는 독립적으로 존재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 또 지역에 따라서는 스키타이 문화가 주체가 아닐 수도 있다.

 

어찌되었던 스키타이 3요소 중에 동물장식은 주로 맹수나 맹금류 굽동물이 주를 이룬다. 또 이들을 합성시킨 알 수 없는 동물들도 발견된다. 그 중에서 매우 애매한 존재가 멧돼지인데 뿔을 가진 굽동물과는 달리 잡식성이기 때문이다.

 

동물장식은 전신이 모두 표현되는 경우와 동물의 머리만 표현되는 경우가 있는데 주로 맹수와 맹금류의 머리가 다양하게 표현된다. 하지만 흑해 북안의 우크라이나 삼림초원에서는 멧돼지도 머리만 달린 것이 발견된다. 전신형 멧돼지 장식이 주로 시베리아에서 먼저 발견되는 것과는 달리 머리만 붙은 것은 흑해지역에서 기원전 5세기경에 나타난다. 전신형은 흑해 부근의 발견되지 않는다.

 

그림 1. 흑해 남쪽의 케르치 해협에 위치한 님프 쿠르간, 기원전 5세기, 청동판

 

그림 2. 흑해 북안의 세미브라티예프 유적의 쿠르간, 기원전 5세기, 청동판

 

멧돼지의 이중적인 먹이 습성 때문에 사람들에게 해를 입힐 수 있고 두려워한다.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연구한 페레보드치코바는 이란의 성서인 아베스타를 인용하면서, 멧돼지의 이중성을 스키타이 문화에서도 적용했다. 아베스타에서 멧돼지는 굽동물이면서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맹수로서 이중적이라고 묘사되었고 고대인의 생각체계에서도 멧돼지를 어느 그룹에도 속하지 않는 동물로 생각했다. 그래서 페레보드치코바는 멧돼지를 굽동물(하계)과 맹수(상계)의 중간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해발 1200m가량 되는 알타이의 바샤다르 유적에서는 멧돼지 장식이 발견되지만 더 이상 높은 유적에서 멧돼지는 발견되지 않는다.

 

아마도 멧돼지 머리만 표현된 것은 멧돼지의 무서움만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마침 기원전 5세기경에 이 지역에서는 인간형상물도 부적으로 사용되던 시기 이기 때문(김재윤 2021)에 특정 동물문양도 비슷한 역할을 했을 수 있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5.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필자가 별로 언급하지 않은 동물문양 가운데 멧돼지 장식도 있다.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그림 1)에서 발견되기 시작해서 꽤 이른 시기부터 발견되는 문양이다.

 

그림 1. 아르잔-1호의 사슴돌

 

그림 2. 아르잔-2호의 멧돼지 장식

 

아르잔-1호의 사슴돌 뿐만 아니라 검의 손잡이에도 멧돼지 장식이 발견되었다. 발끝으로 서 있는 모습인데 등에 혹이 있다. 이 문양은 아르잔-2호(그림 2)에서도 발견되는데, 주인공인 5호묘 남성의 고리트(스키타이 화살통)를 장식했다.

 

그런데 발끝으로 선 자세의 멧돼지는 아르잔-1호의 사슴돌에서 발견된 사슴도 같은 자세를 취하고 등에 혹이 있는 문양이었고 사슴문양 역시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다.

 

아르잔-2호(기원전 7세기)에서 발견된 멧돼지 장식은 가장 중요한 무기 중에 하나인 화살통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맹수 장식 못지 않게 중요한 문양이라고 볼 수 있다.

 

기원전 6세기경에는 맹수와 함께 통나무관에 새겨진 것이 알타이에서 발견된다(그림 3). 그러나 바샤다르 유적 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멧돼지 문양은 발견되지 않는다. 멧돼지는 사슴과 함께 복합해서 나타나는 문양이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발견되는데 알타이나 시베리아에서는 볼 수 없다. 타스몰라 문화(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 카자흐스탄 지역문화)에서 생겨난 특징이다(포스팅 참고).

타스몰라 문화 보다 더 서쪽의 필리포프카 유적(볼가 하류)(그림 4)에서도 발견된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멧돼지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의 멧돼지

 

그러나 사슴이나 맹수장식보다는 많이 발견되지 않으며 분포범위도 넓지 않다. 전신상 외에도 머리만 따로 표현된 유물도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4.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동물장식은 맹수가 몸을 말고 있는 형태이고 기원전 9세기경에 아르잔-1호에서 발견되었다. 그 이후로 기원전 7세기 유적에서는 C자로 발견된다.

 

그리고 기원전 6세기경에는 S자 모양이 등장하지만, 이것은 맹수의 머리만 S자형 재갈멈치의 양 끝에 부착된 것이다. 금속제로 만들어진 것이다. 또 이 시기에는 펠트로 제작된 S자형 맹수장식도 발견되며 기원전 5세기 아크 알라하 1 유적(그림 1)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

 

그림 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안장덮개 S자형 동물장식

 

그런데 몸을 완전히 말고 있는 맹수장식이나, C자형 맹수장식은 각각 아르잔-1호와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 것이다. 투바의 우육분지에 위치한다. 반면에 S자형 동물장식은 바샤다르 유적에서부터 시작해서 아크 알라하 1 유적 등 알타이 산악지대의 유적에서 발견되는데, 몸통과 머리가 전혀 다른 종의 것이다.

 

S자형 동물장식은 카자흐스탄 초원의 유적(그림 2)에서도 발견되는데, 금속제이고 변형된 맹수이지만 맹수의 어깨에 날개만 달았을 뿐이지 알타이 산지에서 발견되는 것 만큼 심한 변형 동물이지는 않다.

 

 

그림 2. 이식 유적의 황금 호랑이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한 지하 구덩이에 나무무덤방을 만드는 구조는 알타이 산악지대로 이어지고, 또 기원전 5세기경의 그 지역에서도 발견된다. 대표적인 것이 사글리 바쥐 VI유적이다. 물론 알타이 추야 계곡에서 만들어진 무덤과는 무덤 구덩이를 파는 기술상에 문제는 있는 것 같다.

 

2021.06.02 - [시베리아 투바와 몽골의 유적/투바의 유적] - 이상하게 만들어진 무덤

 

이상하게 만들어진 무덤

시베리아 투바 공화국에서는 사글리 바쥐 II 유적의 8호 유적에서는 울란곰 유적을 소개하면서 보여드렸던 인간형상물(여성)(그림 1)이 발견되었다. 북쪽벽(39)(그림 2)에서 나왔는데, 어떤 인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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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투바의 사글라 바쥐 VI유적에서는 맹수장식을 변형하는 그런 전통은 이어지는 것 같지 않다. 헴칙 봄에서 발견되는 동물장식은 언뜻 보면 알타이에서 유행한 동물투쟁문양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서 페레보드치코바는 헴칙 봄의 동물투쟁문양을 수수께기 동물장식이라고 불렀다.

 

 

2021.05.27 - [스키타이 동물장식] - 수수께끼 같은 동물문양장식

 

수수께끼 같은 동물문양장식

스키타이 문화에서 잘 알려진 동물투쟁문은 두 마리 동물이 서로를 공격하거나 맹수가 약한 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대부분 두 마리이지만 여러 마리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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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문화의 맹수장식의 전통은 투바에서 발생해서 서쪽과 남쪽으로 진행되어 확산되어 간다.

 

김재윤의 동물장식

 

posted by 김재윤23
2022. 2. 2.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 철기시대 문화인 스키타이 문화는 흑해지역부터 시베리아 혹은 몽골의 서부까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동물장식, 무기, 마구 등에서 공통성이 보인다. 좀 더 서쪽인 중국 요서지역의 하가점상층문화의 북쪽 지대에서도 3요소가 보이기는 하는데 몽골의 서부지역만큼 뚜렷하지는 않다.

 

동물장식이 가장 보편적이면서 뚜렷한 특징인데, 몸을 말고 있는 원형 맹수장식은 확실히 기원전 9세기에 시베리아에서 나타나서 서부지역과 중앙아시아로 퍼져나간다. 그 시점은 기원전 7세기이다. 맹수장식의 변화도 시베리아에서 자체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기원전 5세기경에는 뚜렷하게 외부에서 들어온 모습도 관찰된다.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되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다. 예를 들면 맹수가 피식자를 뒤에서 공격하는 동물투쟁문양이다. 알타이에서 발생된 동물투쟁문양은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지만 앗시리아 계통의 문양은 맹수가 약한 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아직 분명치 않은 점은 이것이 과연 앗시리아에서 직접적으로 들어온 문양일까 하는 의문이다.

 

기원전 7세기 흑해 주변(흑해 우안, 코카서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발견된 금제 그릇 중에서 앗시리아 수입품에서 이러한 문양이 관찰되며, 그 뒤로 스키타이 문화권에서도 제작되었다. 그런데 이 문양이 200년동안 이 지역에서 사용되면서 알타이에서도 제작사용되었다면 과연 이것을 앗시리아 문화의 직접적인 영향이라고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스마트폰을 최초로 만든 곳이 미국(IBM사이먼)이라고 해서 이를 응용 혹은 본따서 만든 삼성스마트폰의 주도권이 미국인가 하는 문제와도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시베리아에서 외부 지역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반면에 서부지역에서는 기원전 7세기경부터 흑해지역에서 전통적인 변형 동물장식 외에도 시베리아에서 온 원형맹수장식 뿐만 아니라 코카서스 산을 넘어 온 우라루투, 앗시리아 등지에서 수입한 변형동물들도 많다.

 

 

 

그런데 서부지역에서 유행하던 동물문양이 동부지역에서도 보이는 것이 있다. 이는 다리를 접고 앉아 있는 사슴장식인데, 사슴의 뿔이 매우 화려하고 도상학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 유물은 확실히 흑해지역에서 잘 만들어지고 같은 시기에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동부지역에서 발견된다. 이 시기에 시베리아에서는 다리를 세운 사슴이 아르잔-2호에서 발견되고, 다리를 접은 사슴은 기원전 5세기경에나 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 분지에서 발견된다.

 

 

그림 1. 기원전 7세기, 흑해 코스트롬스카야 유적 사슴

 

그림 2. 기원전 7세기, 카자흐스탄 실릭티 유적의 사슴

그림 3. 기원전 5세기 타가르 문화(미누신스크 분지)의 사슴

 

 

시베리아에서는 전통적인(청동기시대부터 전해진) 사슴장식은 표현방법이 매우 다양하며 암각화와 사슴돌이라고 불리는 입석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몸통길이 만큼 길게 표현된 뿔을 달고 있는 사슴이 다리를 접어 넣어서 표현한 것은 흑해지역에서 먼저 표현되기 시작해서 동부지역까지 퍼졌다고 볼 수 있다. 흑해지역에서 이러한 사슴문양이 발견된 것은 기원전 7세기경이며, 같은 시기에 아르잔-2호에서 볼 수 있는 사슴문양은 다리를 세우고 등에 혹이 있는 문양이다.

 

그런데 그럼 흑해지역에서 나타난 사슴문양(그림1)은 어디서 온 것인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또 생긴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2. 1. 31.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문화권의 동부지역에서 동물문양장식 중에서 ‘호랑이’의 둔갑은 기원전 6세기 알타이에서부터 나타난다. 전신형인데 호랑이, 말, 독수리가 결합된 모습이다.

 

그러나 동물의 변형은 이미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다. 독수리(혹은 맹금류)의 모습이 변형된 것이다(그림 1). 독수리의 머리에 ‘귀’가 달린 것인데, 맹수의 귀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 시기에 맹금류의 변형이 시작되고 기원전 6~5세기에 호랑이의 변형이 시작되면서 두 동물이 결합되고, 말의 갈기까지 달아서 만든 것이다.

 

그림 1. 아르잔-2호의 그리핀

 

스키타이 문화권의 서부지역에서는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다소 복잡하다. 간두령 장식에 달린 재지의 그리핀(그림 2) 뿐만 아니라 거울 속에 있는 그리핀, 철검 집에 그려진 반인반수는 우라르트에서 수입된 것이다. 물론 이 유적에서는 시베리아에서 기원전 9세기에 유행했던 원형맹수장식이 청동거울에도 달렸고, 골제로도 만들어진 것이 발견된다. 또한 앗시리아의 유물도 발견되는데, 특정한 문양에서 영향을 미친 것이 확인되었다.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의 그리핀

 

동부지역보다는 훨씬 다른 지역과의 교류 혹은 네트워크가 발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동부지역에서도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으나 확실하게 정황이 발견되는 시기는 기원전 5세기이다. 다소 아쉬운 점은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의 가장 중심부가 도굴당한 점이다. 그곳에서 발견된 섬유조각은 오리엔트 지역과 관련성이 충분히 있는 유물 일부가 발견되었다고 알려졌으나 동물장식에서는 확인하기 힘들다.

 

그럼 서부지역에서 동부지역으로 영향을 미친 동물장식은 없는가?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