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초원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필자가 별로 언급하지 않은 동물문양 가운데 멧돼지 장식도 있다.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그림 1)에서 발견되기 시작해서 꽤 이른 시기부터 발견되는 문양이다.
그림 1. 아르잔-1호의 사슴돌
그림 2. 아르잔-2호의 멧돼지 장식
아르잔-1호의 사슴돌 뿐만 아니라 검의 손잡이에도 멧돼지 장식이 발견되었다. 발끝으로 서 있는 모습인데 등에 혹이 있다. 이 문양은 아르잔-2호(그림 2)에서도 발견되는데, 주인공인 5호묘 남성의 고리트(스키타이 화살통)를 장식했다.
그런데 발끝으로 선 자세의 멧돼지는 아르잔-1호의 사슴돌에서 발견된 사슴도 같은 자세를 취하고 등에 혹이 있는 문양이었고 사슴문양 역시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다.
아르잔-2호(기원전 7세기)에서 발견된 멧돼지 장식은 가장 중요한 무기 중에 하나인 화살통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맹수 장식 못지 않게 중요한 문양이라고 볼 수 있다.
기원전 6세기경에는 맹수와 함께 통나무관에 새겨진 것이 알타이에서 발견된다(그림 3). 그러나 바샤다르 유적 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멧돼지 문양은 발견되지 않는다. 멧돼지는 사슴과 함께 복합해서 나타나는 문양이 카자흐스탄 초원에서 발견되는데 알타이나 시베리아에서는 볼 수 없다. 타스몰라 문화(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 카자흐스탄 지역문화)에서 생겨난 특징이다(포스팅 참고).
타스몰라 문화 보다 더 서쪽의 필리포프카 유적(볼가 하류)(그림 4)에서도 발견된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멧돼지
그림 4. 필리포프카 유적의 멧돼지
그러나 사슴이나 맹수장식보다는 많이 발견되지 않으며 분포범위도 넓지 않다. 전신상 외에도 머리만 따로 표현된 유물도 있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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