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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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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동물장식'에 해당되는 글 107

  1. 2021.01.02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 1
  2. 2021.01.01 스키타이 남성신과 그리핀
2021. 1. 2. 13:19 스키타이 동물장식

 

 

 

흑해 지역에서는 여러 지역의 그리핀이 혼재 되는데, 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동물스타일의 특징을 알 필요가 있다.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는 가장 뚜렷한 것이 동물의 자세와 특정 속성의 과장된 특징이다.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로 나타나는 세 그룹은 새와 관련된 동물, 굽동물, 맹수이다.

 

맹수는 범을 대상으로 하고 표범과 호랑이가 주로 대상이다.(예로부터 우리조상은 표범과 호랑이를 통칭해서 범이라고 불렀다).

 

가장 먼저 나타난 범은 아르잔-1호이고, 비슷한 자세로 표현된 것이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컬렉션의 유물이다. 범의 긴 몸통은 중앙에 위치하는 발과 꼬리를 감싸고 전체적으로 고리모양이다. 몸통의 표현은 두 유물이 약간 차이가 있는데, 아르잔-1호의 것은 튀어나오도록 처리되었지만 편평하고, 표트르-1세의 범(그림 1-1)은 단면이 반원형에 가깝게 처리되었다. 두 유물은 세밀하게 표현되어서 머리, 견갑부, 대퇴부가 개별적으로 구분된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김재윤 편집, 2021)

 

하지만 흑해지역의 가장 이른 범 장식으로 생각되는 켈레르메스 유적의 것(그림 2)은 몸을 말고 있는 형태가 아니다. 표범의 다리는 각을 이루며 굽힌 듯 펴고 있다. 여기서 폈다는 의미는 몸을 말고 있는 범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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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이 유물이 자연스럽지만 부자연스럽다고 여겨지는 이유가 똑같은 다리를 4개나 표현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

 

러시아 학자들은 이 유물의 가장 큰 특징중에 하나로 견갑부와 대퇴부, 목 부분 모두 면을 각으로 처리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같은 방법은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에서 출토된 사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흑해 스키타이 동물양식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이다.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범장식(김재윤 편집, 김재윤 2021)

 

원형의 범장식과 다리를 세우고 있는 범장식은 각기 용도가 다르다. 전자는 말의 어딘가에 달았던 장식이고, 후자는 패식으로 방패의 장식이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마구의 부속품을 장식하는 동물장식은 마구라는 용도에 매우 많은 제약을 받는다. 예를 들면 재갈멈치 끝에 달려 있는 동물장식은 재갈멈치라는 기능 뿐만 아니라 장식적인 요소 혹은 의례적 요소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방패의 장식은 스키타이 동물장식이라는 특징만 내 보이면 되기 때문에 좀 더 제약을 덜 받는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마구의 부속품으로서 역할을 하는 동물장식은 좀 더 정형화 되었을 수 있고, 이는 00스타일로 나타났을 수 있다. 필자는 이를 ‘브랜드화’라고 여긴다. 어떤 시스템 안에 들어가는 것이다. 시스템이 없었다면 만드는 장인 100명은 다 자기 만들고 싶은대로 만들었을 것이다.)

 

 

시베리아 아르잔-1호의 것은 기원전 9세기 가량이고, 표트르-1세의 범은 기원전 7세기 정도로 추정한다. 왜냐하면 표트르-1세의 컬렉션 유물은 전면이 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스키타이 문화 가운데 중앙아시아지역에서 제작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흑해의 켈레르메스 유적은 기원전 7세기 가량이다. 두 범 장식의 비교는 기원전 9~7세기 경의 유물을 비교했다. 그런데 다리를 펴고 있는 모양의 범 장식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 반면에 원형의 맹수장식은 기원전 5세기 이후에도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원형 맹수장식은  이를 벗어난 자세의 유물들도 발견되는데, 켈레르메스 유적의 범장식도 포함된다. 

시베리아 스타일을 따르고 있다는 점을 발과 꼬리표현에서 알 수 있다.

 

 

 

참고문헌

Галанина Л.К. 2006 : Скифские древности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6. 80 с. (Коллекции Эрмитажа)(갈라니나, 2006, 에르미타주 소장, 카프카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고분. 스키타이 문화유물)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 1. 10:22 스키타이 동물장식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여성신은 기원전 7세기에는 양 손에 동물을 쥐다가 기원전 5세기 이후에는 동물이 없어지거나(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 다른 물상(검과 인간의 머리, 쿨 오바 출토) 등으로 다양해 진다.

 

그러나 남성신은 늘 동물과 함께 등장한다.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속의 스키타이 남성신부터 기원전 4세기 체르토믈리크 유적도 마찬가지이다. 스키타이 남성의 상대는 늘 그리핀이었다.

 

앞에서 여러번 이야기 했을 것 같은데, 그리핀은 맹수의 몸에 날개가 달린거나 원래의 사실적인 맹수와는 다른 동물의 신체부위를 붙인 동물을 통틀어서 부른다. 머리를 기준으로 할 때 사자머리 그리핀, 독수리머리 그리핀도 있지만, 신체를 보면 호랑이 몸통이 더 큰 주제인 유물도 존재한다.

 

흑해지역에서 그리핀은 역시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속과 간두령 끝에서 발견된다.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의 아르잔-2호와 바샤다르 유적에서도 출토되었다. 하지만 양 지역의 그리핀은 차이가 있다. 어떤 동물이 주체가 되는지에 따라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베리아에는 맹금류가 주인공이고, 흑해에는 주변 지역의 여러 환상동물로 인해서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림1. 바샤다르 유적 출토 그리핀, 독수리처럼 보이지만 두터운 다리와 귀로 보아서 일종의 그리핀이다.

 

그림 2. 아르잔-2호 유적 출토

 

자연물을 부위별로 잘라내서 붙이는 제조방법은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일반적 원칙과 부합된다. 사실적으로 보이지만 추상성을 가미한 일반적인 원칙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스키타이 동물장식을 가장 잘 설명하는 유물은 이 환상의 동물이다. 기호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세계관을 내포한 물건으로서. 필자의 머릿속에서 계속 뱅뱅돌고 있지만, 아마도 힘들 것 같다.

 

Happy new year, hello 2021

 

с Новым Годом, привет 2021

 

참고문헌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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