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021. 10. 4.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동물장식에서 나타나는 그리핀 중에서 비교적 단순한 그리핀은 새 머리와 맹수의 몸통에 날개를 달고 있는 것이다.

 

우라르트에서 스키타이 사람들의 주문으로 제작된 거울 뿐만 아니라 간두령 장식에도 그리핀 머리가 달려 있으며, 그리스에서 제작된 디아뎀에도 달려 있다. 모두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것이다. 간두령장식은 스키타이 특유의 유물로 기원전 5세기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단순한 그리핀은 스키타이 뿐만 아니라 우라르트, 그리스 등지에서 널리 쓰이던 동물문양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1.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김재윤 2021)

그림 2.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디아뎀(김재윤 2021)

 

칸도로비치는 이 그리핀 장식은 그리스 계통이 아니라 원래 이란지역에서 먼저 사용된 것으로 생각했다. 아슈르나시르팔 2세(기원전 883~859)의 궁전 벽화(그림 3-7)에 등장하는데, 기원전 8세기 후반에 카르케미시 궁전벽화(그림 3-5)와 기원전 8~7세기 톱라크 칼라-Toprak-Kala(우즈베키스탄) 궁전에서도 남겨진 것이 발견되었다(그림 3-7). 뿐만 아니라 기원전 7세기 앙카라 성곽에서도 발견된다(그림 3-6). 이 후에 그리스(그림 3-1~3)에서 발견되는데, 청동솥 등에 부착된 채 발견된다.

 

그림 3. 서아시아 전통에서 발전한 그리스 그리핀의 도상학 형성과정

 

아슈르나시팔 2세의 궁전벽화가 가장 이르기고 시간적인 순서를 따르면 그리스 유물에 나타난 그리핀도 사실은 아시아계통이라는 것이 칸토로비치의 생각(그림 3)이다.

 

그의 생각에도 일리는 있지만 필자는 사람처럼 두 다리로 서 있는 입상(그림 3-5,8,7)과 네 다리로 서 있는 동물은 구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앙카라 궁전벽화에서 네 다리로 서 있는 합성동물을 찾았지만 훨씬 더 가까운 우라르트에서 출토된 네 다리로 서 있는 반인반수(그림 4)를 누락시킨 것은 약간 이해는 되지 않는다.

 

 

 

그림 4. 우라르트 반인반수

 

그래서 기원전 7세기 흑해지역에서 나타난 외부의 영향은 어떤 일방적인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닐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을 대표하는 그리핀은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합성동물장식이 문화적 아이덴티티일 수 있다.

 

 

참고문헌

Канторович А.Р. Истоки и вариации образов грифона и грифоподобных существ в раннескифском зверином стиле VII–VI вв. до н. э. / 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альманах. – № 21. – 2010. – С.189-224.(칸토로비치 2010 기원전 8~6세기 초기 스키타이 동물장식에 있어서 그리핀 및 유사 그리핀의 원천에 대해서)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3. 09:31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철기시대 스키토-시베리아(스키타이) 동물장식 가운데 가장 난해한 유물은 여러 동물이 조합된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동물장식이다. 시베리아에서는 기원전 7세기 유적인 아르잔-2호에서 그 모습이 보이며, 흑해지역에서도 켈레르메스 유적, 멜구노프 유적, 페레퍄티하 유적에서 발견된다.

아르잔-2호에서 보이는 동물장식 가운데 사슴, 멧돼지, 호랑이 등은 이미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에서 있었기 때문에 아르잔-2에서 보이는 동물장식은 아르잔-1호에서부터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아르잔-1호의 내부에서 발견된 사슴돌(그림 1-2)에 그려진 사슴장식과 멧돼지 및 아르잔 유적이 위치한 주변에서 발견된 사슴돌 속의 사슴문양이 발견된다. 사슴돌은 시베리아 청동기시대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르잔-2호의 동물문양요소는 그 지역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아르잔-1유적 및 아르잔 주변에서 발견된 사슴돌

 

그런데 흑해지역은 사슴장식이 있어서 시베리아 동물장식과 공통적인 요소를 갖추었기는 하지만 그리핀은 사뭇다르다. 특히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장식에 새겨진 그리핀, 같은 유적의 철검 반인반수, 투부에 장식된 합성동물은 다른 지역의 전통을 따를 수 있다. 특히 거울과 검은 우라르트에서 주문제작, 투부는 이란에서 수입되었다.

 

칸토르비치는 철검에 그려진 반인반수를 합성동물로만 보아서 이란의 지비예 유적, 기원전 9~8세기 앗시리아의 도장 등 유물과 비교해서 이란 지역과의 관련성을 제기했지만 이들은 합성동물이다. 분명히 켈레르메스(그림 2)나 멜구노프 유적의 유물에는 활을 쏘는 장면으로 사람이 합성된 것이 더 정확하다. 그래서 필자는 우라르트에서 발견된 청동 반인반수 상이 더 관련성이 깊다고 생각한다(알렉세이예프 2012, 김재윤 2021). 더욱이 우라르트는 코카서스 산맥의 바로 남쪽에 기원전 8세기부터 존재했다.

 

아뭏튼  머리(새)+몸통(맹수 혹은 굽동물)+ 다리(굽동물)+팔(사람)+날개(물고기)가 전부 다른 동물들로 조합된 동물장식(그림 2). 머리, 날개(새)+몸통(맹수)(그림 3, 그림4)는 비교적 간단한 그리핀으로 구분된다.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의 철제 검 반인반수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그림 4. 페레퍄티하 유적의 황금장식

 

그림 5. 아르잔-2호의 재갈멈치

 

심플한 그리핀 장식(그림 3,4)은 그리스에서 제작되었다는 생각도 있지만 우라르트가 더 가능성이 높다. 심플 그리핀(그림 5)은 머리모양이 아르잔-2호 그리핀과 유사해 보이지만 다른데, 귀의 처리 방법이 다르다. 아르잔-2호 그리핀은 귀가 둥글고, 흑해지역의 그리핀은 귀가 쫑긋 선 모습이다. 페레보드치코바는 스키타이 동물장식이 엄격한 규칙으로 변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점을 참고한다면 새머리에 붙은 귀의 모양 차이는 크다. 조합된 동물의 차이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에서 흑해와 시베리아에서는 각각 동물을 조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추론가능하다. 흑해지역은 좀 더 인접한 지역(우라르트 및 이란)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수 있다.

 

 

참고문헌

Канторович А.Р. Истоки и вариации образов грифона и грифоподобных существ в раннескифском зверином стиле VII–VI вв. до н. э. / 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альманах. – № 21. – 2010. – С.189-224.(칸토로비치 2010 기원전 8~6세기 초기 스키타이 동물장식에 있어서 그리핀 및 유사 그리핀의 원천에 대해서)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2. 09:33 스키타이 동물장식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에서 출토된 안장덮개나 목조로 된 굴레장식은 동물문양이 대부분이다. 안장덮개장식으로 유명한 파지리크 2호 출토품은 펠트를 조각내서 표현한 유물이 잘 알려져 있는데, 맹금동물이 굽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4호분에는 목조로 된 호랑이 장식 한 쌍이 출토되었다. 동물을 단순히 표현하지 않았고 동물의 내부에 나선이나 동그라미로 채워졌다. 특히 엉덩이 부위에 (○) 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루덴코가 이미 이야기 했다.

 

 

그림 1. 파지리크 문화의 2호분 안장덮개

 

그림 2. 파지리크 문화의 4호분 호랑이 굴레장식

 

이 외에도 파지리크 문화(스키타이 문화의 알타이 지역문화)의 동물장식은 나선, 원형 등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파지리크 문화 가운데 가장 빠른 유적인 바샤다르 유적 통나무관에는 호랑이 장식은 나선이 아닌 파상문으로 동체부를 채웠고 굽동물은 원형으로 채워졌다.

 

그렇다면 알타이에는 몸통을 채우는 문양방법이 원형 혹은 이의 변형과 파상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미 필자는 아르잔-2의 5호분 출토유물 가운데 목걸이, 모형 솥, 여성의 검과 칼을  채운 문양이 동물문양과 원형(나선형)임을 밝힌 바 있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 호랑이문양

 

 

그림 4. 아르잔-2호 5호묘 남성 철검

 

그림 5. 표트르 1세 동물투쟁문

 

그림 6. 파지리크 5호 여성미라의 손목문신

 

그리고 바샤다르 유적의 호랑이 몸통을 채운 파상문양(기원전 6세기)은 아르잔-2호 5호묘 남성의 철검(기원전 7세기)을 장식한 요소에서 발견된다. 또 이 문양은 표트르 1세의 동물투쟁문양 가운데 굽동물 보다 맹수가 크게 표현된 유물(그림5), 파지리크 5호 여성 손목문신(그림 6)에서 발견된다.

 

일찍이 페레보드치코바(1994)는 바샤다르 통나무관의 호랑이를 채운 파상문양을 나선형 계열의 문양과 함께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의 특징적인 동물장식방법으로 지적했다. 그녀는 동물문양의 속성(구분의 기준이 되는 특징) 가운데서도 동물 표면 처리방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기준에서 생각해 보면 파상문양으로 채워진 호랑이는 아르잔-2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많은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생각해 볼 부분이 넓어졌다.

 

 

더보기

‘(○) ’ 문양과 달리 파상문양은 호랑이 몸통에서만 확인된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 09:1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동물장식 가운데서 두 동물이 실제로 투쟁하고 있는 문양은 알타이의 유적들에서 출토품이 알려져 있고 비슷한 구도가 표트르 1세의 수집품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들 문양요소는 이보다 더 이른 아르잔-2호의 남성주인공 무기와 관련된 유물에 남아 있다. 과장된 새머리, 맹수의 입속에 다른 동물의 머리가 들어간 장면이다.

 

표트르의 시베리아 유물 컬렉션 가운데 19세기에 추가된 것으로 알려진 자바이칼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유물(그림 1)에는 기타 동물투쟁문양과 달리 복잡한 동물구성이다. 맹수의 입속에서 맹금류가 튀어나오고 그 입속에 양머리가 나오도록 구성된 것이다. 맹금류는 독수리 머리처럼 보이지만 귀가 달려 있는 것으로 합성된 동물이며, 그리핀으로 보고 있다.

 

그림 1. 표트르 시베리아 콜렉션 가운데서 19세기에 추가된 유물, 자바이칼 발견

 

이 그리핀은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 동물과 상당히 유사하다. 16호묘 말 무덤에서 나온 재갈멈치의 끝에는 귀 달린 그리핀이 표현되어 있다. 기원전 7세기에 이미 시베리아 투바에서 그리핀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2.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 출토 재갈멈치

 

선행연구에서 동물투쟁문양을 앗시리아 계통의 유물에서 먼저 시작되고 기원전 7세기경 흑해지역에 들어왔을 것이라고 보았고 알타이에도 일정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게 보이는 유물도 있다. 알타이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펠트 문양 가운데 맹수가 굽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 있는 문양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동물이 서로를 공격하는 장면은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동물투쟁문양과는 다른 계통일 수 있다.

 

2~3마리 동물이 서로 엉켜있는 동물투쟁문양은 실존하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들이 있고 이들의 연원은 그리핀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전 포스팅에서 그리핀은 종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아르잔-2에서 출발한 그리핀,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그리핀 가운데서 외부의 영향이 뚜렷한 그리핀을 따로 구분해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키타이 초기의 그리핀 방향성은 후대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9. 30.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동물장식 가운데 ‘투쟁문’이라고 불리는 문양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흑해지역에서 발견된 맹수가 굽동물을 뒤에서 공격하는 장면과 달리 맹수와 굽동물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장면은 이제까지 뚜렷하게 답이 없었다. 알타이 카탄타 유적에서 목제로 제작된 유물과 미라의 문신에 유사한 문양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기원전 5세기 유물이기 때문에 흑해지역에 비해서 늦은 편이다.

 

물론 기원전 6세기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에 새겨진 문양은 동물투쟁문양으로 발전될 수 있는 요소를 페레보드치코바가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이른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에서는 동물투쟁문양으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되었다. 우선 맹수가 굽동물을 입속에 넣는 장면이다. 굽동물은 하반신이 뒤집어 진 상태이다(그림 1). 이 유물은 아르잔-2호의 주인공무덤인 5호묘 남성의 칼집 장식으로 사용된 것으로 3점이 발견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의5호묘 출토 칼집 장식(350)

 

 

바샤다르 유적 이전에 이미 시베리아에서 맹수와 굽동물의 관계를 유물 안에 넣어서 표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서로가 서로를 물어 뜯는 장면은 아니지만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가운데 동물의 입속에 다른 동물이 튀어나오는 장면은 결국 포식자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림 2. 표트르 1세 수집품 가운데 동물투쟁문

 

뿐만 아니라 굽동물의 뿔을 주목하고 싶다. 뿔에 달린 가지는 새머리 모양이다. 이 또한 아르잔-2호에서 이미 발견된다. 부리가 과장되게 표현된 맹금은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표르트 1세의 유물에서 보이는 뿔의 새 장식과 아주 흡사하다. 아르잔-2호 유물은 5호묘 남성의 고리트 장식이었고, 황금으로 제작된 유물이다.

 

그림 3. 아르잔-2호 5호묘의 고리트 장식 중에서(390)

 

동물투쟁문양의 요소로 볼 수 있는 동물장식이 이미 아르잔-2호의 남성 무기에서 표현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단순하게 사실적으로만 새머리를 표현했다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특유의 부리를 길게 만드는 장식은 이미 아르잔-2호 주인공에게 물건을 만들어 주었던 장인은 그 방법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연일 수 없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