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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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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30. 13:13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지역을 스키타이 문화권(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으로 잇는 3요소는 무기, 마구, 동물장식이라는 점은 이미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장식이다. 스키타이 문화의 서쪽인 유럽과 동쪽인 카자흐스탄 및 시베리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동물장식은 다리를 배쪽으로 접어 넣은 사슴, 원형의 맹수장식, 다리를 접은 맹수이다.

 

주제는 같지만 개별 동물양식은 동과 서의 표현이 다르다. 동쪽의 동물장식은 몸통의 표현이 더 볼륨감 있게 부조기법으로 처리되지만, 미누신스크 분지와 카자흐스탄에서는 몸통 표현이 동쪽처럼 확실하지 못하다(페레보드치코바 1994). 하지만 이 점은 투바의 아르잔-2호에서도 몸통 표현이 확실한 동물장식이 발견되기 때문에 단순히 동과 서의 문제로 보아야 할지는 앞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이를 제외하고도 배쪽으로 다리를 접어 넣은 사슴은 서쪽에는 이마쪽으로 뻗은 가지가 2개인데, 동쪽은 하나씩이다. 뿐만 아나라 서쪽에는 머리를 뒤로 돌려서 엉덩이쪽을 향하는 장면이 있지만 동쪽에는 대부분 앞으로 향한다.

공통적인 주제이지만 동물장식의 표현은 동과 서가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필자가 진짜 궁금한 것은 새와 맹수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동물인 그리핀이다. 현재 그리핀의 종류가 다양하고 많이 발견되는 곳은 알타이이다. 해발 1500m이상의 고분에서 말의 굴레장식과 머리장식에 그리핀이 사용되었다. 이들 무덤은 깊은 구덩이에 나무방과 통나무관이고 경우에 따라서 미라처리된 시신도 발견된다. 해발 2000m이상의 추야강변의 무덤에서도 그리핀 장식이 발견되지만 말 보다는 머리장식으로 사용되었다. 이들 유적은 기원전 6세기~기원전 4세기이다.

 

알타이에서 이를 벗어난 곳은 발르익-소오크 1 유적이다. 그리핀 장식은 머리장식과 목제테이블의 다리받침 장식으로 사용되었으며, 기원전 7~6세기 사이로 알려진 곳이다. 알타이에서는 다른 유적 보다 빨리 발견되기도 했지만, 평지의 아르잔-2호(기원전 7세기 중반)에 비해서는 늦다.

 

하지만 서쪽에서는 그리핀의 사정이 더 복잡하다.

흑해에서 가장 이른 유적중에 하나인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나온 거울 속의 그리핀과 간두령 장식 등이 대표적인 유물이지만 인접한 지역에서 제작된 유물이 많기 때문에 주체가 누구인가가 늘 문제시 된다. 스키타이 지역에서 제작되지는 않아도 스키타이 인의 주문에 의해서 스키타이 주제가 그려진다고 바라보는 관점과 제작지가 더 우선시 되는 관점이다.

그래서 중요한 점은 그리핀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어떤 유물까지를 그리핀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이다. 예를 들면 일각에서는 반인반수도 그리핀의 범주에 넣는 연구자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서쪽의 인접한 지역에 너무 많은 고려사항이 생긴다. 스키타이 문화의 그리핀을 특정할 수 없다.

 

이점을 고려하더라도 그리핀이 가장 다양하고 자유롭게 표현되는 지역을 알타이다.

좀 더 단순하게 생각하면 스키타이 문화에서 나는 동물에 대한 동경으로 맹금과 새의 조합물이 만들어졌을 수 있다. 이러한 인간의 꿈은 후기구석기시대부터 있었고 코스텐키 I유적(흑해)(그림 1)과 말타 유적(그림 2)과 같이 새를 형상화한 유물이 무덤 속이나 집터에 남아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후기구석기시대 이래로 철기시대까지 늘 그랬던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림 1. 흑해 코스텐키 1 유적의 새형상물, 말타 유적의 동물형상물을 날개를 펴고 있는 새로 본 것은 코스텐키 1유적과 비교해서 생긴 결과이다. 두 유적 모두 동유럽과 시베리아에서 비너스상과 동물형상물이 가장 많이 출토된 유적이고, 집자리가 여러 동 발견된다는 점에서 많이 비교된다.

 

 

그림 2. 시베리아 말타 유적의 새 형상물

 

 

 

참고문헌

 

Кубарев В.Д., Шульга П.И. 2007 : Пазырыкская культура (курганы Чуи и Урсула). Барнаул: 2007. 282 с.(쿠바레프, 슐가, 2007, 추야 강과 우르술 강의 파지리크 문화)

Абрамова З.А. Палеолитическое искусство на территории СССР. – М.; Л.: Изд-во АН СССР, 1962. – 85 с., (아브라모바 1962, 소비에트 내의 후기구석기시대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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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