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미지
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Category

Recent Post

Recent Comment

Archive

2021. 2. 3. 13:29 스키타이 동물장식

 

기원전 5세기의 흑해 지역에서 발견되는 간두령 장식은 가장 윗단에 붙은 동물장식의 변화가 보인다. 그리핀과 뿔이 화려하게 표현된 사슴장식이 톨스타야 마길라 유적에서 발견되었고 좀 더 늦은 시기인 체르토믈리크 유적에는 간소화? 도식화? 된 동물장식이 간두령 끝을 장식한다. 사실 말이 동물장식이지 거의 잘 알 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기원전 5세기이후의 사슴모양은 대부분 추상화 혹은 도식화 혹은 간소화 되었다고만 볼 수 있을까?

 

기원전 5세기 유적 중에 한 곳인 두로프 쿠르간(그림 1)에서는 둥근 메달 모양장식판에 사슴이 표현되어 있다(푸지코바 1966). 앞다리의 무릎은 굽어있고 접은 앞다리와 서 있는 뒷다리의 굽은 서로 겹쳐져 있다. 사슴의 자세는 다리를 배쪽으로 접은 자세와는 차별이 있는 것으로 동물투쟁문양에서 확인되는 것이다.

 

그림 1. 두로프 쿠르간의 원형장식

 

이 시점의 청동 끝장식 중에 방울 바로 상단에 동물장식이 부착되도록 디자인 된 것도 있지만, 이미 몇 번 보았듯이 청동 유물이 지팡이 끝에 달리도록 슴베 부분이 만들어져 있고 그 아래에 방울이 달리도록 만들어진 것도 있다. 그 상단에 역시 동물장식이 있다.

 

(앞서 본 간두령과는 지팡이 혹은 막대 끝에 달리도록 만들어졌고, 소리가 난다는 점에서 같은 용도이지만 분명히 형태상으로는 다르다. 그림 2와 같은 유물은 기원전 5세기 이후에 나온다)

 

주로 그리핀이나 다른 동물들이 부착되지만 크라스노쿠트 쿠르간에서 발견된 유물은 그리핀이 다른 동물을 잡아 넣는 형상이다. 이 맹수는 그리핀처럼 보이지만 꼬리가 뱀처럼 말려 있어서 해마라고 여겨지며, 그리스적인 스타일이라라고 보고 있다(페레보드치코바 1994). 하지만 그리핀+해마의 과장된 눈과 표면을 처리하는 제작방법은 스키타이 스타일이다.

 

그림 2. 크라스노쿠트 쿠르간

 

그림 3. 크라스노쿠트 쿠르간

 

그림 4.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쿠르간

 

간두령 장식으로 크라스노쿠트 쿠르간, 알렌산드로프스키 쿠르간 등에서는 날개를 편 새가 발견되었다. 날개를 편채 실제 나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는 요소는 없다. 눈은 없고, 세부부위도 강조되지 못했다. 알렉산드로프스키폴 유적의 것은 부리와 눈 표현이 있기는 하지만 기원전 4세기경의 스키타이 스타일은 아니다.

 

간두령 장식은 스키타이 전통을 간직한 유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원전 4세기 경에는 그리스 스타일의 해마와 그리핀이 결합된 채 발견되기도 하고,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이라고 볼 수 없는 날개 편 새가 달리기도 한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Полин С.В., Алексеев А.Ю. 2018 : Скифский царский Александропольский курган IV в. до н.э. в Нижнем Поднепровье. Киев, Берлин: «Видавець Олег Філюк». 2018. 930 с. («Курганы Украины». Т. 6)(폴린, 알렉세예프 2018, 드레프르강 하류의 기원전 4세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

Пузикова А.И. 1966 : Новые курганы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в Белгородской области. // КСИА. Вып. 107. М.: 1966. С. 80-91(푸지코바 1966, 벨고로드스키 지구의 스키타이 무덤 최신자료)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2. 1. 13:29 스키타이 동물장식

흑해지역은 흑해 북안의 드네프르강 유역과 흑해의 우측에 위치한 쿠반강 유역으로 구분된다. 스키타이 초기 유적들인 켈레르메스 유적, 코스트롬스카야 유적은 쿠반강 유역의 중 하류에 분포한다. 물론 멜구노프 유적은 드네프르강 중류 역에 위치하지만 러시아 연구자들이 흑해지역 가운데 초기 문화의 중심지라고 생각했던 곳은 쿠반 강 유역이다.

그 이유는 코카서스 산맥을 중심으로 한 지역의 청동기문화 때문이다. 스키타이 문화로 이어지는 문화적 전통을 간직한 것은 코반 문화이다.

 

앞서서 흑해 지역의 전통적인 스키타이 유물로 간두령을 설명한 바 있다. ‘스키타이 끝장식’이라고 불리는데, 그 아래에는 대롱 혹은 슴베가 달려 있고 윗 정상부에는 동물형상의 머리 혹은 동물의 전신상이 붙어 있다. 가장 빠른 유적 중에 한 곳인 켈레르메스 유적에서는 독수리 머리 그리핀이 붙은 간두령이 출토되었다. 위로 향한 귀, 부리 밖으로 드러난 혀 등이 특징이다. 그런데 그 외에도 주둥이 끝이 원통형 모양이고 눈이 불룩하게 표현된 간두령이 발견되었다(그림 2). 방울이 달리지 않은 끝장식(그림 3)에도 동물의 눈 표현이 불룩한 것이 있다.

 

대체적으로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동물 눈은 크게 음각으로 표현된다. 그에 반해서 눈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불룩하고 작게 표현되어 눈을 강조하지 않은 유물은 스키타이 시대에는 처음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발견된다.

 

그림 1.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2.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

 

그림 3.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끝장식

 

그런데 이와 같은 동물 눈의 표현방법은 사실 청동기시대 코반 문화에서부터 있었다. 이 문화의 동물장식은 눈이 거의 없거나(그림 5) 불룩 튀어나왔으며(그림 4), 주둥이가 원통형으로 튀어나오도록 되어 있다.

 

그림 4. 기원전 10세기, 코반문화의 청동 동물장식.

 

그림 5. 기원전 10세기, 코반문화의 청동 동물장식.

 

이러한 연유로 켈레르메스 유적의 간두령과 청동 끝장식은 기원전 13세기부터 카프카스 산맥의 북쪽(쿠반강 유역)에 있었던 코반 문화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6. 드네프르강 유역의 간두령 2-볼콥츠이 쿠르간, 3- 부드키 쿠르간

 

그런데 켈레르메스 유적이 있었던 시기에 드네프르 강 유역의 부드키 마을에서 발견된 쿠르간(부드키 쿠르간이라고 하자)과 볼콥츠이 마을 부근에서 발견된 쿠르간(볼콥츠이 쿠르간)에서 발견된 간두령(그림 6-2,3)은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간두령(그림 2)의 동물장식과 유사하다. 뿐만 아니라 방울자체의 모양도 쿠반 강 유역에서 유래했다고 보인다.

일린스카야(1965)는 드레프르강 유역(그림 6)의 유물이 켈레르메스 유적과 별 개라고 생각했지만 쿠반 강 유역에서 드레프르 강 유역으로 간두령 장식이 퍼져 갔을 것이라고 보는 것(페레보드치코바 1980)이 합당하다. 사슴장식과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더보기

간두령 장식에 붙은 독수리머리 그리핀(그림 1)은 그리스 문화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장식 중 환상의 동물장식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리스 유물이 늦다는 점을 앞서서 설명했다. 간두령의 동물장식은 이 지역의 청동기문화에서 온 동물장식도 붙였다는 점에서 대단히 전통이 깊은 유물이라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에르미타주박물관의 온라인뮤지엄: 코반문화

youtu.be/oTsCnD8rpq8

 

 

 

참고문헌

 

Галанина Л.К. 2006 : Скифские древности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6. 80 с. (Коллекции Эрмитажа)(갈라니나, 2006, 에르미타주 소장, 카프카스 북쪽의 켈레르메스 고분. 스키타이 문화유물)

Ильинская В.А. 1965 : Некоторые мотивы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звериного стиля. // СА. 1965. №1. С. 86-107.(일린스카야 1965, 초기 스키타이 동물장식의 몇 가지 모티브)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1980 : Типология и эволюция скифских наверший. // СА. 1980. №2. С. 23-44(페레보드치코바 1980, 스키타이 끝장식의 형식과 진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 19. 14:13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 남부 중앙의 투바에서 기원전 9세기 가량 시작된 스키타이 문화는 이웃한 지역으로 퍼져나간다. 기원전 7세기 가량이 되면 시베리아부터 흑해지역까지 퍼져나간다.

 

흑해지역의 유물에서도 시베리아 유물의 영향을 받은 유물들이 확인된다. 특히 기원전 5세기 경의 재갈멈치에는 몸을 늘인듯한 이상한 사자형상을 한 장식들이 달리게 된다. 일린스카야는 이러한 유물은 다리를 뻗은 사자형상들과 함께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맹수장식과 상당히 자세가 유사하다는 점에서 그쪽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했다(일린스카야 1971). 사자형상이 그리스문화의 영향일 것이라는 생각과는 달리 이미 스키타이 문화 속에서 사자형상은 있었기 때문에 기원전 7세기 것을 리뉴얼 했을 수 있고, 이를 벗어난 유물은 새로운 지역과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시베리아에서도 파지리크 유적에는 서아시아 지역의 영향이 깊은 그리핀 장식이 안장덮개 모티브로 사용되었다. 페레보드치코바는 이러한 페르시아에서 있었던 페르세폴리스를 지을 당시(기원전 5세기)에 인접한 국가의 장인들을 모아서 제작했을 것이고 그때 많은 스키타이 문양이 퍼져나갔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스키타이 문화가 팽창하는데 기후변화가 많은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필자가 발견한 최초의 자료는 아르타모노프(1971)인데, 이는 흑해 지역의 스키타이 인보다 먼저 거주한 킴메르인과 스키타이 인과의 관계를 설명한 것인데, 카스피해의 해수면변동과 관련한 것이다.

 

기후변화 관련자료는 기술적으로 좀 더 최신의 자료가 더 정확할 수 있다. 습지토탄의 분해한 결과와 기원전 850년까지 측정된 탄소연대 결과 태양활동이 감소되었다는 것을 발견했고, 유럽의 습지 퇴적물에도 남아 있고 볼가 북부에서 거대한 홍수가 있었다. 동유럽 전체에 기후변화가 아주 심한 시간이었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동유럽 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지역에도 확인된다. 그 증거가 몽골과 러시아 남부 투바 지역에서 확인되었다. 가장 습했을 때가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2500B.P.,기원전 5세기 가량)이고 이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 (3000B.P., 기원전 10세기 이후)이다.

 

미누신스크 분지(스키타이 문화권 중 타가르 문화가 있던 지역)의 Kutuzhekovo 호수(53º 36’N, 91º 56’E)에서 발견된 꽃가루 분석에 따르면 2800년 전(기원전 8세기 가량)에 환경이 극심하게 변했는데, 습한상태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전에는 상대적으로 마른 곳이었고, 촉촉해지면서 식생변화가 생겼고 풀이 많이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곳의 고고학적 문화는 구석기시대, 신석기시대에는 사람이 산 흔적(유적)이 드물게 발견되다가 청동기시대 아파나시에보 문화부터 발견되기 시작했고(기원전 37~25세기), 오쿠네보 문화(기원전 25~19세기), 안드로노보 문화(기원전 19~15세기), 카라숙 문화(기원전 14~10세기)가 확인되었다. 이후에는 스키타이 문화의 타가르 문화가 시작된다.(타가르 문화의 시작을 기원전 7세기로 보기도 하지만 기원전 9세기 부터로 보는 연구도 있다.).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변환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미누신스키 분지의 남쪽에 위치한 투바 지역의 사정은 약간 다르다. 이 곳은 Sayan Mountains산맥에 속하는 지역으로 후기 구석기시대와 신석기시대 유적은 투바에서 발견되지 않고 카라숙문화의 후기에만 유적이 약간씩 발견되었다.

www.google.com/maps/d/edit?mid=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그러나 기원전 9세기 이후에는 완전히 바뀌게 되었는데, 아르잔-1호(기원전 9세기 중반 혹은 기원전 9세 후반)에 거대한 유적이 생기게 된 것이다. 이는 인구밀도가 매우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이때 투바는습윤한 상태였고 이는 인접한 지역도 시간차를 두고 초지로 바뀌게 되었다.

 

투바는 이미 습윤한 상태로서 초지를 바탕으로 한 유목시스템(?)을 갖춘 사람들이었고, 아르잔-1호를 지을 만큼 문화적으로 뛰어났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구가 점차 많아지면서 좀 더 넓고 기후가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인접한 지역도 전부 초지로 변화되게 되면서 이동도 가능하게 되었을 것이다.

투바 사람들의 생계시스템을 포함한 투바사람들의 생활방식은 환경의 변화로 인해서 원래의 삶을 바꾸게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이 넓은 지역에 퍼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사람들이 사용해서 일것이고, 그들이 이동하면서 남겼을 것이다. 결국 기후가 변화되면서 생업도 바뀌어야 했을 것이고, 초지 시스템을 가장 잘 운영하던 사람들을 보고 따랐을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을 좀 더 세분할 필요가 있다.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은 북위 42 °~55 ° N 및 동경 30 ° 100 ° E.사이에 위치한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71 : Роль климатических изменений VIII-VII вв. в переселении киммерийцев и скифов в Азию и возвращение их в степи Восточной Европы в начале VI века до н.э. // Этнография народов СССР. Л.: Геогр. общество СССР. 1971. С. 45-60(아르타모노프 1971, 기원전 8~7세기 소아시아(아나톨리)지역의 킴메르인과 스키타이 인의 이주에서 기원전 6세기 동유럽 초원으로의 귀향과 기후변화)

B. van Geel, N.A. Bokovenkob, N.D. Burova, K.V. Chugunov, V.A. Dergachev, V.G. Dirksen, M. Kulkova, A. Nagler, H. Parzinger, J. van der Plicht, S.S. Vasiliev, G.I. Zaitseva, 2004, The sun, climate change and the expansion of the Scythian culture after 850 BC, Impact of the Environment on Human Migration in Eurasia, 151-158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 11. 13:11 스키타이 동물장식

흑해 지역의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나온 은제 거울과 함께 출토된 투부는 스키타이 문화의 요소 보다는 이웃한 서아시아 지역의 영향을 받은 것이아. 아르타모노프(1961)는 투부에 표현된 동물을 지비예 유물 및 서아시아 유물과 비교해서 이 지역의 것을 ‘차용’했다고 밝혔다. 흑해 지이지역 스키타이 문화의 형성기에 서아시아 지역의 것을 받아들였다고 본 것이다.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는 동물을 표현하는 표면 기법에 차이가 있다. 동물의 종에 따라 드문데 맹수에는 비늘, 별모양 혹은 파상선으로 처리한 것이다. 동물의 털은 표면 전체 혹은 앞 부분만을 덮을 수도 있다. 멧돼지는 앞부분에만 있고 견갑부에는 없다. 반면에 굽동물은 맹수와 표면 처리가 다른데 매끈하다. 사슴과 말은 없고, 염소와 황소는 윤곽에 따라서 얇은 띠와 원이 줄을 이루고 있다. 황소는 모든 윤곽을 따라서 털 문양이 있고, 염소는 양 측면을 따라 아래와 뒷부분에만 있다.

 

그림 1.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투부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투부의 신부

 

 

얼핏보면 이 투부의 동물문양은 스키타이 문화의 동물과는 보이는 것은 매우 다르다. 그러나 변화되지 않는 속성(특징)이 있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몸통 및 다리의 처리방식과 앞다리와 뒷다리의 연결부의 구성방식이다. 투부 속의 동물문양들은 각 종 마다 몸통 및 다리의 처리방식(자세)와 견갑부와 대퇴부의 표현법은 변화되지 않는다.

이 규칙?은 스키타이 동물장식에서도 관찰되는 점이다.

 

스키타이 동물문양을 연구한 학자들은 이러한 점을 모방이라고 하지 않고 ‘스타일 인용(стиль цитаты, quote style)’이라는 표현을 했다.(루코닌 1971, 페레보드치코바 1994).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루코닌은 일정한 기호체계 법칙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유물 에도 적용되었다고 보았다. 예를 들면 어떤 문헌에서 필요한 경우 인용구를 꺼집어 내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인용구는 원래의 의미를 상실 할 수도 있고, 인용한 자의 의도에 따라서 사용될 수도 있다.

 

어렵게 이야기 했지만 결국 스키타이 문화의 흑해 지역에서 동물문양은 인접한 지역의 방법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연구자들이 ‘스타일 인용’이라는 용어로 인접한 세계의 동물장식 속성이 스키타이 유물에서 발견되는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 것은 결국 동물문양장식의 그 의미(기호로서의 장식품)를 설명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더보기

필자는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실제로 기호로서의 역할을 했던 것도 있고스타일 인용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켈레르메스 투부와 같이 그렇게 골똘하게 쳐다보아야 할 만큼 의미를 매우 숨기려고 동물장식을 만들었을까 하는 점은 의문이다.

 누가보아도 알아먹어야 기호로서의 역할은 오랫동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켈레르메스 유적의 투부와 비슷한 철제 검은 기원전 7세기에 잠시 나타났다가 더 이상 스키타이 문화 속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화장실 표식 같은 것은 누가봐도 만국공통어이다. 아마도 이런 특징의 유물도 있었을 것이고 꼭꼭 숨겨두고 싶은 의미를 담은 동물장식도 있었겠겠지...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1 : К вопросу о происхождении скифского искусства. // Omagiu lui George Oprescu cu prilejul împlinirii a 80 de ani. Bucureşti: Editura Academiei Republicii Populare Romîne. 1961. P. 31-46.(아르타모노프 1961, 스키타이 예술의 기원과 관련된 문제)

Луконин В.Г. 1971 : Искусство древнего Ирана (основные этапы). // История Иранского государства и культуры (к 2500-летию Иранского государства). М.: 1971. С. 105-121.(루코닌 1971, 고대 이란의 예술품)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1. 5. 13:09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유물 가운데 맹수라고 불리는 동물장식은 주로 호랑이 및 표범을 통칭한 고양이과의 맹수, 늑대가 있고 곰도 포함된다.

유물 속에서 이 동물을 찾는 방법은 자연속의 원형과 비교하는 것인데, 머리와 주둥이, 꼬리가 대상이 된다. 고양이과 맹수는 머리가 둥근 편이고, 늑대와 곰은 고양이과와는 다르다. 특히 주둥이가 긴 것은 고양이과의 맹수와는 다르다. 주로 늑대이지만, 얼굴모양에 비해서 곰도 주둥이가 길다. 꼬리는 늑대와 고양이과는 길고, 곰은 짧다.

 

 

그림 1. 흑해와 중앙아시아에서 발견되는 맹수 장식

 

페레보드치코바(1994)는 위의 기준으로 유물 속에서 동물을 판별했다. 테미르 고라, 카르미르-블루르, 트리 브라타 유적(에서 출토된 맹수(그림 1-1,2,8)는 주둥이가 길게 표현되면서 머리자체도 길게 만들어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칠릭타(그림 1-6) 쿠르간, 우이가락(그림 1-7,11) 출토의 맹수도 주둥이가 길다.

 

가장 이른 아르잔-1호 맹수표현과 비교해 볼 때 훨씬 주둥이가 길게 표현되어 있고, 꼬리가 길어서 늑대라고 할 수 있다.

 

식상하지만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 거울을 살펴보면 주둥이가 길면서 꼬리가 짧은 동물이 관찰된다. 두 남성의 우측에 있는 동물인데 곰이다(그림 2-6). 좌측(그림 2-4)에 있는 동물은 주둥이가 짧고, 꼬리가 길어서 호랑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두 남성의 양측에는 곰과 호랑이가 배열되었다. 이 세 장면은 8칸 중에서 유일하게 각 메인 주인공의 발 아래에 침선이 들어가 있다고 앞선 포스팅에서 적어 놓았다.

 

그러고 보면 여신상 좌우에는 맹수 중에서 그리핀이 아닌 사자가 각기 다른 장면(그림 2-2,8)으로 주인공이다. 반인반수(그림 2-3,7)는 이 중간을 연결하고 있다.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은제 거울

 

곰은 유물 속에서 자주 등장하지 않는 동물 種이다.

 

참고문헌

Переводчикова Е.В.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스키타이 동물장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이머리 그리핀  (0) 2021.01.07
독수리머리 그리핀  (0) 2021.01.06
스키타이 문화의 새 장식  (0) 2021.01.04
스키타이 문화의 범장식 2  (0) 2021.01.03
스키타이 동물 스타일 1  (0) 2021.01.02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