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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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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0. 12:42 스키타이 동물장식

 

변형된 동물문양은 흑해지역에서는 켈레르메스 유적의 은제 거울에서 전신문양이 있다.

 

그런데 선사시대 동물문양이나 인간형상물을 분석하다보면 전신형과 신체부위를 따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인간형상물은 전신형부터 발견되지만 머리만 따로 제작하는데 시베리아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발견된다(김재윤 2019). 그래서 또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면 이것도 변형이다.

우리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생명체 가운데 머리만 따로 있는 동물은 없다. 그래서 시베리아에서는 동유럽의 동물변형과는 다른 관점에서 변형이 일어났을 수 있다.

 

아르잔-2호에서는 주인공 5호묘에서는 주인공남녀의 장신구, 무기에 동물문양이 많이 확인된다. 그런데 같은 유적에서 말의 재갈멈치에는 새의 머리만 장식된 것이 발견된다. 이 새머리의 끝은 나선형을 채워서 변형했다.

 

 

시베리아에서 동물의 변형은 몸통전체를 변화시키는 것 보다 특정 신체부위를 따로 때고 그 중에서 눈, 귀 등을 강조하면서 일어났을 수 있다. 그리고 머리만 따로 있는 유물은 기원전 6세기 바샤다르 유적과 투엑타 유적에서 많이 발견되었다.

 

기원전 6세기 유적인 투엑타 유적에서는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기도 했지만 바샤다르 유적에서는 통나무 관에는 나선형으로 채워진 동물문양이 새겨져 있다. 몇 번 설명한 바와 같이 육안으로 어떤 동물인지 종 구분이 가능하지만 추상적인 문양으로 채워진 것이다. 나선형이라고 간단하게 했지만 좀 더 세분하면 소용돌이와 같은 타래문양과 나선형으로 구분 가능하다.

 

그림 1.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 관

 

머리만 있는 동물장식 가운데 눈은 비교적 원래의 모습과 가깝다. 둥글거나 길쭉하게 묘사되고 눈물샘까지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귀, 콧구멍, 주둥이 등은 동물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사슴 귀는 능형, 약간 둥글게 되거나 길쭉하다. 맹수 귀는 외형은 삼각형, 하트형, 원형에 가깝고 안쪽에 소용돌이 문양이 있는 것이 있고, 코와 주둥이는 맹수는 강조되어 표현되었지만 사슴 등의 굽동물은 그렇지 않다. 맹수의 입은 벌린 상태이고 그 안의 이빨이 묘사되었다. 콧구멍은 소용돌이 문양이고, 윗입술 위에는 주름이 표현된다.

 

그림 2. 투엑타 유적과 바샤다르 유적의 맹수머리

 

알타이의 동물장식은 흑해지역의 변형동물장식과 같이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것(예를 들면 머리와 몸통이 다른 종을 붙이는 동물장식)과는 달리 일정한 규칙이 있다. 그렇다고 시베리아 동물장식이 상상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떤 규칙에 의해서 문양이 장식된다. 예를 들면 바샤다르 통나무관에 표현된 나선문양(그림 1)은 아르잔-2호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해서 이 유적에서는 사슴이든지, 맹수든지 몸통을 채우고 있다. 통나무관 뿐만 아니라 가죽이나 펠트(그림 3)로 만들어진 아플리케 장식에서도 표현된다. 이러한 규칙은 루덴코(1960), 페레보드치코바(1994)도 이미 지적했다. 현대적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브랜드’처럼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어떤 기호체계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장인의 시스템 안에서 제작되었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와 투엑타 유적, 파지릭유적에서 발견된 펠트 혹은 가죽 아플리케 동물장식. 1점(2열 1번)은 파지리크 2호남성미라의 문신

 

참고문헌

 

페레보드치코바 1994,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김재윤 2019, 「시베리아 선사시대 인간형상물의 변화에 대한 검토」, 『韓國新石器硏究』 제38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