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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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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 21. 12:41 스키타이 동물장식

원형의 범장식은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에서 탄생했고 기원전 7세기에는 유라시아 초원의 각 지역(중앙아시아, 흑해) 등지에서 발견된다. 물론 각 지역에 따라서 형태 및 제작방법은 차이가 있다. 범 장식이 변형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6세기 알타이에서 부터이다. 몸을 S자형으로 변형시키고 날개만 달린 범 장식이 등장한다.

 

그런데 S자형으로 몸을 뒤틀고 있는 동물의 자세는 ‘동물투쟁문’이라고 불리는 문양에서 많이 사용된다. 금으로 제작된 벨트 장식으로 알려진 두 마리 동물의 투쟁문양은 기본적으로 S자형으로 몸을 틀고 있는 2마리 동물을 배치했다. 각각 수직과 수평으로 S를 세운 것이다. 그림 1은 날개와 산양의 뿔을 달고 있는 이미 변형이 심해진 그리핀이 굽동물의 등을 물어 뜯고 있는 장면이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중

 

‘동물투쟁문’으로 알려진 또 다른 유물 가운데 두 동물은 서로가 서로를 물어 뜯는 장면이다(그림2). 이때 호랑이는 변형되지 않았고, 먹이가 되는 포식자가 오히려 변형된 뿔을 갈기처럼 달고 있다. 

 동물'투쟁'문양의 시작은 필자는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알타이 카탄타 유적에서 발견된 목판에 새겨진 동물투쟁문양(그림 3)의 예로 보아서 표트르 1세가 모은 동물투쟁문양도 결국 알타이 부근에서 제작되었을 것이다.(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컬렉션은 1703년 시베리아 주지사였던 가가린이모아서 황제에게 보낸 유물로 정확한 출토위치를 모른다.) 그림2의 유물 외에도 대부분의 동물투쟁문은 두 동물이 서로의 목과 다리를 물어 뜯고 있는 장면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림 1의 유물은 '투쟁'에서 벗어난 유물이다. 맹수가 포식자를 공격하는 장면은  기원전 5세기 흑해지역(그림 4)에서 발견된다.  주로 사자가 사슴을 공격하는 장면이다. 그런 점에서 그림 2는 절충?이다.

 

그림 2.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중

 

그림 3. 알타이 카탄타 유적에서 발견된 목판

 

그림 2의 굽달린 동물은 동물의 종이 애매하지만 사실 사슴 혹을 엘크의 변형도 범 장식처럼 심하게 변형되었다. 시베리아에서 동물의 변형시켜서 만들기 시작한 것은 사슴이 더 먼저였다. 사슴돌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슴류가 어떻게 변화되지도 큰 과제중에 하나이다.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사슴뿔 달린 말 가면도 결국 말을 살아 있는 변형동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미라의 문신에도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그림 4. 흑해 지역의 각배 장식판에 새겨진 맹수공격문양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Артамонов М.И. 1973 : Сокровища саков. М.: 1973. 280 с.(아르타모노프 1973, 사카족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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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