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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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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2. 7. 11:36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초원의 철기시대 스키타이 문화(권)에서는 동물문양 장식이 유행했다. 주로 맹수(금)류와 굽동물 및 변형동물이다. 변형동물을 제외하고 언뜻 보면 이들은 주로 포식자인 맹수류와 그의 먹잇감인 피식자들로 보인다.

그 중에서 뿔이 화려한 사슴은 가장 많이 표현되며 전신형과 두부형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그 외에도 산양, 산염소 등 뿔 달린 동물들이 발견된다. 하지만 산양, 산염소 등은 사슴만큼 선호되지는 않았다.

 

이 점은 청동기시대에도 마찬가지인데, 시베리아와 몽골의 초원에서 발견되는 사슴돌은 사슴을 변형시켜서 그려넣은 것인데 다른 굽동물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왜 그런 것 일까?

 

청동기시대에도 동물문양으로는 채택되지 않았던 굽동물인 산양(그림 1)(아르갈리라고도 불림), 산염소(그림 2. 아이벡스)는 스키타이 문화권에서 그렇게 인기가 없었던 것 같다. 이들이 주로 알타이(그림 3, 4) 및 중앙아시아(산악지대) 유적(그림 5)에서 주로 발견되며, 미누신스크 분지에서도 유물로 표현되어 발견된다.

 

그림 1. 산양, 아르갈리

 

그림 2. 산염소, 아이벡스

 

 

그림 3. 알타이 울란드리크I유적, 모자 장식 , 굽동물 엉덩이에 산양의 머리가 표현됨

 

그림 4. 알타이의 바샤다르 유적 출토, 마구 장식 중에서 머리에 씌운 뿔은 산염소를 형상화.

 

그림 5. 미누신스크 분지의 타가르 문화

 

하지만 이 보다 더 서쪽인 볼가 강 유역이나 우랄지역에서는 매우 한정적으로 발견되고 변형되어 나타난다. 이는 실제로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슴과 달리 이들 문양이 유행하지 않았던 것은 굽동물 가운데 사슴보다는 사는 환경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평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생소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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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무덤인 투엑타 유적의 1호에서는 코젤(산염소)의 뿔을 나무로 만든 것이 출토되었다. 말의 얼굴에 씌웠던 말의 가면 중 뿔에 해당하는 유물이었다. 쌍으로 확인된 것은 모두 3쌍이었으나 부속품 등이 더 많이 출토되어서 더 많은 말 가면이 있었을 것이다.

 

코젤은 사슴과 달리 뿔을 뒤로 휘어지게 표현한다. 사슴의 뿔은 가지처럼 표현하거나 종종 뿔이 없는 사슴도 발견되기도 한다. 코젤이 표현된 유물은 알타이 뿐만 아니라 넓은 스키타이 문화권 중에서 흑해부근에서도 발견된다.

 

코카서스 산맥 북쪽에 위치한 쿠반 지역은 흑해를 서쪽으로 한 곳이다(그림 1). 쿠반 강은 흑해로 흘러간다. 쿠반 강에서 19세기 말에 발굴된 대형 고분 가운데서 코젤을 표현한 유물이 스키타이 무덤에서 출토된다.

 

 

그림 1. 흑해 부근의 스키타이 유적(Ullyap: 울스키 아울)

 

 

청동판에 코젤은 매우 사실적이지만 나머지 동물은 입과 눈모양만으로 캐리커쳐 한 것처럼 특징만 부각시켜서 독수리로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새의 부리와 눈이 강조되었고, 큰 눈위에 독수리 부리와 눈만 표현된 것이 3개 있고 부리에도 같은 표현이 있다(그림 2).

이 유물은 지팡이나 막대 끝을 장식하는 것인데, 방울이 2점 붙어 있다. 그래서 일종의 간두령(竿頭鈴: 지팡이 끝에 붙인 방울)이라고 한다. 소리나는 방울을 단 지팡이를 사용할 때는 구지 설명하지  않아도 제사지낼 때이다.

 

그림 2. 울스키 아울 유적 2호분 출토, 높이 26cm, 너비 18.9cm, 1908년 조사

 

이 유물이 출토된 울스키 아울(Ульский аул, Ulsky aul)유적의 1호분은 그 모습의 스케치가 남아 있다(그림 3). 높이가 6미터에 달하는 봉분이 있고 지하에 나무로 된 무덤방을 만든 무덤이다. 코스트롬스카야 유적(그림 4-a)과 같이 무덤방의 천장 위에서 유물이 발견되었다(도굴아님). 이 곳의 고분에도 말이 특히 많이 매장되었는데, 무덤방 둘레에서 확인되었다. 이 보다 빨리 발굴된 무덤(1898년 조사)에서는 말이 400마리 매장되었다고 하는데 도굴이 심해서 전모는 잘 남아 있지 않다.

 

그림 3. 울스키 아울 유적 1호분의 스케치

 

 

위의 그림만으로는 무덤구조가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주 간략하게 그려진 것이다(비교적 최근자료에는 이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가 있는데 여력이 된다면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흑해부근에서 발굴된 스키타이 무덤은 알타이에서 확인되는 무덤구조가 차이가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문양장식은 이를 뛰어넘어서 확인된다. 알타이의 유물에서도 드러났듯이 사실적이면서도 과장된 표현법이 이 곳에서도 사용되는 것이다.

 

그림 4. 흑해 북안의 무덤: a-코스트롬스카야 유적(위는 평면도, 아래는 단면도에 가까움, b-엘리자베틴스카야 유적(무덤 평면도)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Галанина Л.К. 2006 : Скифские древности Северного Кавказа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6. 80 с. (Коллекции Эрмитажа)(갈리아나, 2006, 에르미타주 소장, 카프카스 북쪽의 스키타이 문화유물)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투바에는 2700년 전  무덤(혹은 의례복합체)인 아르잔-2호가 발굴되었다. 이 유적은 스키타이 문화 가운데서 초기 스키타이문화로 생각된다. 아르잔-1호는 기원전 9세기 정도의 유적이고, 아르잔-2호는 이 보다 늦다. 스키타이 문화권은 시베리아 뿐만 아니라 흑해 북쪽까지 아주 넓은 지역에서 나타나는 유물 때문에 하나의 문화권역으로 설정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 무기, 마구를 일컬어 스키타이 3요소라고 한다는 점을 이미 여러분은 알고 있다.

 

아르잔-2호에서 나오는 동물문양장식은 호랑이, 염소, 산양, 양, 사슴, 멧돼지가 있다. 염소는 뿔의 모양에 따라서 여러 종류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금속제품에 새겨졌다. 하지만 금속판 뿐만 아니라 돌판에도 동물이 그려졌다. 

 

돌판?

사슴돌인가? 사슴돌은 대체로 생긴 모습을 ‘비석’을 생각하시면 된다. 비석에는 글이 적혀 있지만 그 대신해서 사슴돌에는 여러 그림들이 그려진 것이다. 아르잔-2호에는 사슴돌도 확인되지만, 더 흥미로운 유물이 발견되는데 그것이 동물문양이 그려진 납작한 돌판이다. 돌판에는 박트리아산 낙타, 사슴, 말 그림이 발견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

 

 

 

그림 2.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4번이 그림1과 동일)

 

낙타는 기원전 3천년기 초반에 중앙아시아에서 길드여졌으며 운반에 아주 유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트리아산 낙타는 최대 250kg까지 운반할 수 있기 때문에 한번에 물건을 옮길 수 있는 양이 다른 동물과는 비교불가이다. 뿐만 아니라 낙타털과 우유, 고기도 제공하는 아주 유용한 동물로 알려졌다.

사실 낙타는 무덤방 5호 여성의 머리장식에도 새겨진 채 확인되었다.

 

뿐만 아니라 마차를 끄는 장면도 확인된다. 바퀴가 달린 전차 혹은 마차를 세 마리 말이 앞과 뒤에서 끄는 장면이 그려진 것이다. 그런데 돌판의 상단이 결실되어서, 전차의 운전석 모습은 알 수 없다.

 그런데 기원전 5세기의 알타이 파지릭 유적 5호에서는 실제로 마차가 통째로 들어갔다. 아르잔-2호의 돌판 그림으로 보아서도 이 시기에도 마차가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시베리아에서는 이미 청동기시대 후기인 카라숙문화의 암각화에서 마차그림이 확인되어서 스키타이문화 이전에 이미 마차는 존재했다.

설마 없는 물체를 상상해서 그린 것은 아니지 않은가 ?

아르잔-2호의 마차그림(그림 3-3 그림 4-3)도 카라숙문화 암각화와 그리는 방법이 같아서 아르잔-2호 이전에 이미 그려진 유물을 설치했을 수 있다.

 

 

그림3.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 3

 

 

그림4. 아르잔-2호 출토 암각화 돌판 4(3번이 그림 3과 동일유물이다)

 

그림이 그려진 돌판은 모두 15점 확인되는데, 무덤에서 동쪽 구역에서 가장자리 부위에서 확인되었다. 돌판에 그려진 암각화는 낙타처럼 동물의 면을 쪼아서 표현한 것(그림 2-4)과 선을 쪼아서 그린 것(그림 2-2~5)으로 구분된다. 면을 쪼은 것 보다 선을 쪼아서 그린 그림이 더 이른데, 이는 신석기시대부터 내려오던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르잔-2호에서 확인된 그림 돌판은 최소 아르잔-1호 시기에 제작된 것과 그 보다 더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르잔-1호와 유사한 시기라고 하는 것은 그림 가운데서 사슴의 등에 난 혹이 그려진 그림이(그림 4-4) 있는데, 이것은 아르잔-1호에서 확인된 사슴돌 그림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이 보다 더 이른 시기의 그림으로 추정되는 것은 선을 쪼아서 그린 산양(그림 2-2)멧돼지(그림2-3), 사슴(그림 2-5) 등이 있다.

 

2020/05/04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있는 거울 속의 사슴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있는 거울 속의 사슴

2500년 전 시베리아의 알타이 무덤에서는 인간과 함께 말이 매장되었다. 재밌는 점은 인간과 관련된 유물보다는 말과 관련된 유물이 더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물론 파지릭 1호분은 주인공이 이��

eastsearoad.tistory.com

 

 

한국에서도 암각화가 확인되는데, 특히 영남에서는 독특한 주제가 확인된다. 검파형이라고 불리는 방형계통의 암각화 이다. 검파는 동검이나 석검의 손잡이와 유사해서 붙인 명칭이다. 검파라고 해석하면서 청동기시대에 그려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방형계통(검파형)의 암각화와 함께 확인되는 것이 동심원문양인데, 안화리 유적에서는 방형문양 보다 먼저 동심원문양이 그려졌다. 동심원문양이 단독으로 확인되는 유적도 있는데 그 중에서 지석묘 유적인 밀양산인, 진천동 유적에서 확인되면서 동심원문양도 청동기시대에 그려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안화리 유적의 예를 보면 동심원문이 이미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석묘에 그려졌다고 해도 지석묘를 만들면서 이미 그려진 문양이 있는 돌을 이용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동심원문양을 반드시 청동기시대로 볼 수는 없다(김재윤 2019).

 

암각화는 절벽과 같은 곳에 그려지기도 하지만, 작은 돌에도 새겨지기 때문에 유적의 연대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절벽과 같은 큰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도 아주 오랫동안 그려지기 때문에 그린 방법을 통해서 연대를 추정한다.

그러나 작은돌에 그려진 그림은 유적의 연대와 일치하면 안되고, 유적의 연대를 가장 마지노선으로 삼아야 된다. 이 유적이 만들어진 이후에 그림이 그려졌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유적보다 먼저 작은 돌에 그림이 그려졌고, 유적이 만들어지면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암각화의 연대추정에서 좀 유연하게 대처하는 반면에 한국에서는 유적의 연대와 일치시키는 경우가 많아서 답답하다. 사실 이 정도만 되도 다행이다....너무 허무맹랑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어서...화가 날 때도 있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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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투바 공화국의 우육고원에는 3000여 년 전의 무덤이 남아 있었다. 아르잔-1호에서 대략 9km 떨어진 곳에는 2호라고 불리는 무덤이 남아 있다.

 

아르잔-2호는 비교적 최근에 발굴된 대형무덤이고, 알타이의 유적들에서 확인되는 유물이 황금이 제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드문데, 황금유물이 많이 출토되어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앞에서 본 우코크 고원과 파지릭 계곡의 유적은 나무를 금박으로 싼 유물이어서, 대부분 출토될 때 이미 금박이 벗겨진 상태여서 잘 남아 있지 않다. 스키타이 문화권 가운데서 파지릭문화 유물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아르잔-2호에는 금판을 이용하거나 금을 아플리케처럼 잘라내서 철제에 덧 입힌 유물이 많이 출토된다. 앞에서 설명드렸던 아플리케 장식은 주로 가죽이나 펠트를 일정한 동물모양으로 오려내서 덧붙여서 만들었다. 예를 들면 얼음공주 무덤 속에 있던 일종의 펠트로 만든 레깅스의 허벅지 끝에 붙은 장식이라던지, 통나무관에 붙어 있던 화려한 뿔이 있는 사슴장식은 가죽을 잘라내서 붙인 것으로 가죽 아플리케 장식이다.

 

그런데 아르잔-2호에는 금박을 싼 형태가 아닌 얇은 금박을 잘라내서 철제유물에 덧 붙인 금 아플리케 유물이 출토된다. 특히 철검과 철촉 등 무기에 많이 장식되었다.

 

아직 설명드리지 않았지만, 아르잔-2호의 주인공 남녀는 5호 무덤방에 묻혔는데, 인골이 남아 있다. 그 중에서 남성 인골 주변에서는 화살통(고리트)에 활과 시위가 담긴 채로 출토되었다. 파지릭 유적과 아크 알라하 1유적 등에서는 주로 활은 골제로 제작되었지만, 아르잔-2호에서는 철제(그림 3-1~11), 청동제(그림 3-12), 목제(그림 3-14) 등으로 제작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 5호 무덤방의 남성, 남성의 어깨 왼쪽 끝에 화살통의 끝이 보인다. 

 

그림 2. 아르잔-2호, 5호 무덤방의 남성 왼쪽 어깨부위에 놓인 고리트(화살통), 활이 가득 담겨 있다.

 

그 중에서 금 아플리케 장식을 화살촉이 주인공 남성의 왼쪽 어깨 부위에서 출토되었다(그림 1, 2). 화살촉에 덧붙인 아플리케 장식은 금(그림 3-1)도 있지만, 금과 은을 같이 붙인 것도 있다(그림 3-2~11)

화살촉의 크기가 길이 4.1cm, 너비 1.3cm 안에 뿔이 달린 영양 혹은 산양이 새와 함께 표현되었다. 새의 신체가 전부 드러난 반면에 뿔이 있는 동물은 머리만 보여서, 새가 산양을 공격하는 장면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삼면이 같은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화살촉의 단면은 삼각형이고, 자루를 끼울 수 있게 홈이 안으로 들어가 있다.

같은 모양으로 금과 은을 함께 상감한 화살촉은 일종의 새 날개 혹은 소용돌이를 형상화 했다. 기하학적 모양에 가까운데, 같은 무덤방에서 함께 출토된 산양과 새가 표현된 유물과 관련을 시킨다면 새의 날개로 볼 수 있다.

금 장식만 삽입한 화살촉은 소재는 하나이고, 표현된 동물은 2 마리, 금과 은을 사용한 유물은 소재는 2개, 표현물은 1개이다.

 

이 유물은 철제 화살촉 면에 홈을 파고 얇은 금(은과 함께) 줄 혹은 금판을 삽입해서 망치로 두드려서 제작되었다. 이 방법은 아르잔-2호의 다른 무기에서도 관찰된다.

 

그런데 그림 2는 화살통과 활의 자루는 보이지만, 그림 3과 같은 유물은 관찰되지 않는다. 발견당시에 이 유물은 금속산화물 덩어리로 흙과 함께 형태가 없는 덩어리로 출토되었기 때문이다.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보존 처리실에서 처리한 것이다. 흙과 금속산화물을 다 뜯어내자 드러난 홈에 현대의 금과 은(일부)으로 복원한 것이다(그림 3).

 

그림 3. 아르잔-2호의 5호 무덤방 출토, 활(금 상감-1, 금과 은 상감: 2~11)(철제 1-1~11,13, 청동:12, 목제:14)

 

 

참고문헌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3000여 년 전에 시베리아의 투바의 우육고원에는 직경 120m, 높이 3~4m의 대형 무덤이 만들어졌고, 1971년부터 발굴되어서 아르잔-1호로 명명되었다. 이 무덤을 발굴한 그랴즈노프는 이미 1920년대에 파지릭 유적의 1호분 뿐만 아니라 알타이의 무덤을 많이 발굴했지만, ‘그’가 남긴 책의 제목으로 ‘차르(цар)’라고 붙인 경우는 처음이고 마지막이었다. (1984년 사망).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가운데 가장 이르면서 가장 컸기 때문일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던 파지릭 유적은 1929년에 1호분을 발굴하고 그 뒤에 1947~1948년에 다시 조사해서 책은 1950년에 나왔지만, 1980년에 나온 아르잔 1호 보다는 훨씬 상세하고 책의 내용과 인쇄상태도 훨씬 좋다. 그 사이에 소련의 정치 경제가 많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의 정치경제안정은 학문성과로 바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아르잔 1호는 그 중요성에 비해서 전해지는 정보가 적어서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물론 주인공 남녀의 중심무덤방이 도굴이 심하고 빈 방이 많다고 해도, 말 170여 마리에 대한 정보 혹은 말이 확인된 무덤의 사진이나 그림은 남길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인간과 말이 함께 부장된 가장 중심 무덤방, 13번 무덤방, 31번 무덤방을 제외하고 말만 부장된 무덤을 어제 표로 소개한 바 있다. 말만 부장된 무덤방의 말도 재갈과 재갈멈치 등 마구를 착장한 상태였다. 굴레에는 멧돼지송곳니를 달아서 장식하는 점은 인간과 함께 묻힌 말과 같다.

 

그런데 34a 무덤방에서는 특이한 청동제 재갈멈치가 확인되는데, 3개의 구멍 끝에 뾰족하게 튀어나온 부분이 있다(그림 1-1). 책에 적힌 내용에는 다른 무덤방에서는 출토되지 않았다 한다. 앞서 계속 포스팅한 재갈멈치와는 차이가 있다. 별꺼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의도적으로 다르게 만들었다. 왜냐하면 그냥 3공 재갈멈치와는 다른 거푸집(청동을 부어서 틀을 만드는 곳)을 썼을 텐데, 거푸집 만드는 단계부터 미리 계획했던 것이다. 하지만 다른무덤방에서 출토되지 않았다는 말은 크게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이 무덤에는 너무 경의 수가 많다.

그림 1-5,6도 앞서 본 3공 재갈멈치와 다르지만, 이 유물은 소재가 청동이 아닌 뼈로 제작된 유물이다.

 

 

그림 1. 아르잔-1호 출토 재갈멈치(1, 2-34a번 무덤방 출토, 3-5: 37번 무덤방, 6-5번 무덤방 출토)(5,6-뼈, 그 외 청동)

 

이 무덤방이 위치한 봉분 위에서 그림 2-2의 사슴돌이 발견되었다.

사슴돌은 주로 사슴이 많이 그려져셔 사슴돌이라고 불리지만, 사슴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사슴돌에는 무기가 많이 그려져 있는데, 무기의 형태를 보고 사슴돌의 연대를 정한다. 이 사슴돌에는 앞서 소개한 바 있는 청동거울에 그려진 등에 혹 달린 사슴 3마리와 멧돼지 6마리가 남아있다(가장 왼편의 사슴 옆에 엉덩이와 입만 남은 사슴이 있다). 사슴과 멧돼지 위 쪽에는 검과 알 수 없는 막대기가 달려 있다.

 

이 유적에서는 멧돼지송곳니로 굴레에 달아서 장식을 했다.

멧돼지는 스키타이 문화중에서 기원전 5세기에 알타이 지역에 존재했던 파지릭 문화의 유적에서는 몇 점(아크 알라하 1유적에서 말의 가슴에 달았던 1점)출토되지 않았지만, 아르잔 1유적에서는 아주 많은 양의 멧돼지 송곳니로 만든 굴레 장신구가 출토된다. 멧돼지 모양의 장신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림 2. 아르잔 및 그 주변에서 발견된 사슴돌.1-소스노프카 발견(아르잔과 가까운 곳)2- 아르잔1의 봉분 출토(사각형 돌을 펴서 그린 그림), 3, 10-오르삭-악시 출토, 4-투란(아르잔 무덤에서 우측에 위치한 마을이름) 발견 사슴돌, 5,6,8-아르잔과 가까운 벨로예 호수 출토, 7-우육고원 발견, 9-사말가타이, 11-볼쇼이 아직, 12-친가타그, 13-우육-아르잔 출토

 

 

아르잔-1호의 정보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그나마 충족해 줄 유적이 아르잔-2호이다. 아르잔-2호는 연대는 1호에 비해서 늦지만, 황금유물이 대량으로 출토되어서 세간의 관심을 많이 받은 유적이다. 멧돼지 모양의 황금 장신구도 포함된다.

 

 

그림 3. 아르잔-2호의 멧돼지, 고리트(활통)에 붙인 장신구

 

 

아르잔-1호에서 출토된 동물문양장식은 직접적인 유물은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 호랑이와 지지대 위에 올라간 청동 산양이지만 간접적으로는 수 많은 멧돼지 장식과 사슴돌의 사슴도 포함시킬 수 있다.

 

참고문헌

 

그랴즈노프 1980, М.П. Грязнов, 1980, Аржан.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ранне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그랴즈노프 1980, 초기 스키타이 차르 무덤, 아르잔)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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