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투엑타 유적에서는 여러 모양의 그리핀 장식이 출토된다. 알타이 지역에서 많이 출토되는 독수리머리 그리핀은 다른 모양으로도 변형되는데 갈기가 없고 뿔과 귀만 달린 독수리 그리핀이고 목이 길게 표현되어서 ‘S’자형에 가깝다.
S자형 그리핀은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컬렉션에서 많이 볼 수 있다(바르코바 1987).(이 유물은 독수리 머리에 맹수의 귀만 붙인 것으로 뿔이 없는 점은 차이가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시베리아에서 출토된 것이 현재 상트페테르부르그에 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보관중이다.
2020/02/1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 시베리아 황금유물 컬렉션의 사연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뿔 없는 독수리머리 그리핀이 함께 표현되는 주제는 두 동물이 싸우는 장면이다. 동물투쟁문(그림 1)이라고 부른다.
그림 1. 에르미타주 소장, 동물투쟁문 중 일부(아르타모프 1973, 필자편집), 에르미타주 소장
동물투쟁문은 파지릭 유적에서 주로 펠트 혹은 가죽 아플리케 장식으로 표현(그림 2)되었고, 카탄타 유적에서는 나무판에 조각된 것이 확인되었다(그림 3) 표트르 1세가 수집한 유물은 주로 금속이다. 재료의 차이에서 오는 표현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두 동물이 싸우는 장면은 매우 유사하다. 특히 나무판에 새겨진 카탄타 출토의 동물문양장식(그림 3)은 전체평면형태도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유물과 같다.
그림 2. 시베리아 알타이 파지릭 유적과 카탄타 유적(k)에서 출토된 동물투쟁문양 주제, 에르미타주 소장
그림 3. 시베리아 알타이의 카탄타 유적에서 출토된 목제 장식판(그림2-k 유물과 동일)
동물투쟁문양은 기원전 5세기에 등장한다(페레보드치코바 1994). 그래서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의 황금 투쟁문양도 기원전 5세기 혹은 그 보다 약간 늦은 기간의 유적에서 출토되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의 동물투쟁문은 알타이의 문양에 독수리(그림 1-1,2) 혹은 독수리머리 그리핀(그림 1-3~6)이 머리쪽에 위치하고 그 아래에 두 마리가 싸우는(정확하게는 포식자가 물어 뜯는) 장면이다. 알타이의 파지릭과 카탄타 유적(그림 2)에는 주로 2마리만 배치되었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73 : Сокровища саков. М.: 1973. 280 с.(아르타모프 1973, 사카족의 보물)
Баркова Л.Л. 1987 : Образ орлиноголового грифона в искусстве древнего Алтая (по материалам Больших Алтайских курганов). // АСГЭ. [Вып.] 28. Л.: 1987. С. 5-29. (바르코바, 1987, 알타이 고대 예술에서 독수리형 그리핀의 모양에 대해서: 알타이의 대형 무덤출토품을 중심으로)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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