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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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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로 영화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말하지 않아도 코로나 때문에 더 유행이 된 것이다. 원래도 유행하고 있었지만.

그중에서 필자한테 보라고 넷플릭스가 권하는 영화 중에 하나가 조선시대 좀비를 다룬 ‘킹덤’이다. 좀비류의 영화는 너무 억지 같아서 좋아하지 않지만, 조선시대라는 점이 흥미로워서 약간씩 시간날 때 보았다. 얼마 전에는 트위터에 검색어로 좀비가 해시태그에 딸려서 올라왔다.

‘좀비’라는 존재가 있었는지는 누군가 만들어 낸 소재인지 모르겠지만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좀비는 무덤 속의 미라와 인간형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둘 다 억지로 만들어내었다는 점에서...나의 입장에서는 좀비보다는 미라가 더 좋은 영화소재이다. 미라는 실제 존재하니깐.

 

‘미라’ 하면 사람들 머릿속에 떠 오르는 것이 아마 이집트일 것이다. 서양사중심의 역사쓰기와 영화가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집트 외에도 미라가 나타나는 문화중에서 우리와 비교적 가까운 스키타이 문화의 미라도 있다. 특히 알타이에...스키타이 미라도 언젠가 영화 속에서 만나기를....(스키타이라는 제목의 러시아영화가 2018년에 개봉되었다. 아직 안봐서 내용은 모르겠다. 소비에트 시절의 영화는 은근하게 사회를 풍자해서 매우 재밌다. 하지만 최근의 러시아 영화는 그닥 재미있다고 느낀 적이 없다. 왜냐하면 어설픈 헐리우드 액션이기 때문에...)

 

스키타이 문화의 또 다른 핫스팟인 흑해북안에서 미라가 발견되었다는 자료는 접해보지 못했다. 헤로도투스의 역사에 적힌 내용에 왕을 장례치르는 방법은 실제 알타이 무덤 속에서 발견된 미라처리법과 비슷하다. 러시아학자들이 흑해북안의 자료뿐만 아니라 시베리아 자료를 스키타이 문화로 묶은 이유는 아시다시피 무기, 마구, 동물문양장식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에 기술된 장례치르는 방법이 더 비슷해 보이는 곳이 알타이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전역을 휩쓸었던 스키타이 문화는 대체로 기원전 8~7세기에 전 지역에 나타나지만 이 문화가 나타나게 된 것은 아르잔-1호를 기준으로 기원전 9세기에 나타났다고 한다. 

아르잔은 해발 1050m에 위치한 알타이 우육고원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아르잔 주변에는 무덤이 많았던 것으로 그랴즈노프가 적어놓았는데, 발굴된 것은 2기 뿐이다.

 

아르잔-2호는 그랴즈노프가 발굴한 1호보다 동쪽으로 9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아르잔-1호의 외형이 직경 120m, 높이 3~4m에 비해서 약간 작은편인데 직경 80m,높이 2m가량이다. 우육고원에 위치한 그랴즈노프가 왕들의 무덤 계곡이라고 불렀던 이곳에 대형고분은 대체로 70~100m, 높이 2~4m이다. (아르잔-1호를 가장 먼저 발굴한 이유가 아마 가장 컸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무덤은 2000~2004년간에 걸쳐서 발굴했다.

 

 

그림 1. 아르잔-2호, 위성사진, 유구가 뚜렷하게 보인다.(링크에 공유되어 있음)

 

그림 2. 아르잔-2호, 왼쪽의 점이 아르잔-1호이다.

 

www.google.com/maps/d/drive?state=%7B%22ids%22%3A%5B%221dttrgVvoA6XC9xHPaMjvGlmKOfYBEVLl%22%5D%2C%22action%22%3A%22open%22%2C%22userId%22%3A%22104839998633637810520%22%7D&usp=sharing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 Google 내 지도

원래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이라고 불리지만 용어가 어려워서 스키타이 문화권이라고 했음

www.google.com

 

몇 년에 걸쳐서 왜 이렇게 오래 발굴을 했을까?

러시아에서는 여름에만 발굴을 한다. 극동처럼 상대적으로 따뜻한 곳에서는 6월부터 발굴을 시작하기도 하지만 주로 7,8월에 한다. 9월이 되면 이미 춥다.

게다가 발굴을 직접 손으로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작업은 느리고 더디다. 그래서 러시아 발굴조사는 몇 년동안 한 곳에서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직경 80m(물론 무덤을 둘러싼 호석 너비가 2~2.5m가량이다. 가장 잘 남은 곳을 기준)의 공간에서 주인공 남녀가 묻힌 공간은 4.5×4.5m의 지하 나무방이다.

 

그림 3. 아르잔-2호의 주인공 남녀

 

무덤의 구조가 무척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아르잔-1호와는 어떻게 다를까? 또 앞에서 미라가 나온 아크 알라하 3유적, 파지릭 유적 2호, 파지릭 유적 5호와도 어떻게 다를까? 또 비슷한 건 머가 있을까? 연대는?

유물은 어떤 흥미로운 것이 있을까? 그리핀은 있을까? 어떤 동물문양장식들이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생긴다. 새로운 것을 보면. 

 

참고문헌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