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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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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무덤에서 발견된 그리핀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독수리머리 그리핀은 알타이 지역의 특성화된 유물이다. 독수리 머리에 귀, 갈기, 벼슬을 붙였다. 여기에 맹수몸을 착장하고 날개를 붙이면 전신형이 된다. 이와 같은 독수리머리 그리핀은 이제까지 살펴보았던 알타이의 스키타이 문화 무덤에서 전부 출토되지만, 투엑타 유적에서 가장 먼저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020/07/1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투엑타 유적] - 2600년 전 하이브리드 동물문양

 

2600년 전 하이브리드 동물문양

2600년 전 시베리아의 가장 큰 무덤인 투엑타 유적 2호분에서는 여러 가지 말을 꾸미는 장식판이 있다. 말의 굴레에 다는 것이다(굴레에 대한 이해는 앞 선 포스팅). 2020/07/10 - [교과서 밖의 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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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투엑타 유적 1호분에는 독수리머리 그리핀과는 약간 다른 그리핀도 있다. 얼핏 보면 독수리머리 그리핀 같지만, 갈기가 없고, 머리의 벼슬과 귀, 부리가 부채꼴 모양으로 강조된 것으로 전체 평면형태는 ‘S’자이다(그림 1).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똑같은 그리핀 4개가 십자방향 혹은 꽃잎모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 유물은 가죽으로 만든 아플리케 장식으로 안장 장식으로 알려졌다.

 

 

그림 1. 투엑타 유적 1호에서 출토된 그리핀 장식, 안장장식, 가죽, 9.2×9cm

 

 

그리핀은 독수리머리를 형상화 한 것은 맞지만 갈기를 표현하지 않았다. 물론 별 꺼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 유물을 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알타이 외에도 다른 지역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같은 유물은 아니지만 같은 구도라는 점과 그리핀 자체에 주목한다.

 

바르코바(1987)는 갈기가 없고 뿔과 귀만 강조된 그리핀은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에서 많이 등장한다고 보았다(그림 2~4).

 

 

 

그림 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2

 

그림 3.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3

 

그림 4. 표트르 1세 시베리아 황금 유물 컬렉션 4

 

 

그러나 이 개별 유물의 그리핀은 전체평면형태가 ‘S’형이고, 갈기가 없다는 점은 그림 1의 그리핀과 비슷하지만 표트르 1세의 유물에는 뿔이 없다. 그래서 바르코바의 의견을 그대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리핀이 다른 동물 주제와 결합되는 점은 별개의 문제로 생각하더라도.

 

그림 1의 구도와 같은 유물은 시베리아 투바에 있는 주제르긴그-호부주-1(Дужерлиг-Ховузу-I, Duzherlig-Khovuzu-I)(기원전 6~3세기) 유적 1호분(그림5)에서 출토된 황금 원판에 찍힌 표현물, 미누신스크 분지에서 발견된 타가르 문화(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미누신스크 분지에서 존재하는 문화)의 기원전 6세기 유물(그림 6-35,36)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유물들은 구도는 비슷하지만 형상화 된 동물은 다르다.

 

그림 5. 시베리아 투바에 위치한 주레르긴그-호부즈-1 유적 출토 황금제, 원판형 유물(가장 왼쪽)

 

그림 6. 시베리아 미누신스크 분지. 타가르 문화의 유물

 

시베리아와 떨어져 있지만 투르크메니스탄 남부에 있는 무르가브 강의 하류에 위치한 콘쿠르(Гонкур,Gonkur) 유적에서는 돌을 새긴 도장(일종의 부적)이 발견되었다(그림 7). 한쪽에는 날개를 편 그리핀, 반대편에는 그리핀 4마리가 십자형 구도(그림 8)로 새겨진 것이다.

사리아디니(1976)는 이 유적이 기원전 10세기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십자형 구도의 그리핀은 중앙아시아에서 알타이로 전혀 졌을 것으로 보았다.

 

그림 7. 곤쿠르 유적의 도장 앞면, 석제

 

그림 8. 곤쿠르 유적의 도장 뒷면, 석제, 그림 8의 다른 면

 

하지만 이 유적이 워낙 오래전에 발굴된 유적이고 잘 보고되지 않아서 의심할 여지가 많다. 뿐만 아니라 실제 그리핀의 표현법도 많이 달라서 동의할 수 없다.

 

다만 십자형 구도의 유물이 알타이 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전 지역에서 널리 퍼져 있다는 것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어떤 경로 혹은 방법으로든 100%로 같지는 않지만 표트르 1세의 유물에 표현된 그리핀은 알타이 투엑타 1유적의 그리핀과 닮았다. 차이점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Баркова Л.Л. 1987 : Образ орлиноголового грифона в искусстве древнего Алтая (по материалам Больших Алтайских курганов). // АСГЭ. [Вып.] 28. Л.: 1987. С. 5-29.(바르코바, 1987, 고대 알타아의 독수리머리 그리핀의  형태분석)

Членова Н.Л. Происхождение и ранняя история племён тагарской культуры. М.;Л., 1967.(츨레노바 1967, 타가르 문화의 기원)

Cарианиди В.И. Печати-амулеты мургабского стиля. — СА, 1976, №1.(사리아디니 1976, 무르가브 스타일의 도장부적)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투엑타 유적에서는 독수리머리 그리핀이 어떻게 조합되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있었다. 그런데 부족한 점은 독수리머리 그리핀과 독수리를 구분할 수 있는데 결정적인 갈기표현이다. 물론 말의 갈기일 가능성이야 크다. 그리핀으로 장식하는 대상은 말이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해 볼 만 하다. 그러나 보이는 유물이 있으면 좀 더 설명하기가 쉽다.

 

그런데 투엑타 유적에서는 갈기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자료가 있다.

그림 1에서 1,2와 4,5는 얼릉 보기에는 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이제까지 관찰해 온 스키타이 유물은 특히 동물표현은 약간의 차이도 이유가 있다. [동물과 매우 밀접하게 생활한 몽골사람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한국어 아는) 그들은 동물의 약간씩 다른 차이로도 동물을 매우 세밀하게 구분한다.]

 

 

그림 1. 투엑타 유적 1호분 출토 말의 재갈멈치(2) 및 굴레장식(1,3~5), 1,2-그리핀, 4,5-말, 목제

 

그림 1에서 위의 그림(1,2)과 아래 그림(4,5)는 귀가 다르다. 때문에 다른 대상물을 표현한 것이다.

이 점은 루덴코도 4,5는 말이라고 분명히 지적했다.  날개달린 호랑이에(그림 2) 말의 갈기를 붙인 것이다. 이 유물(그림 1-2)의 용도는 말의 재갈멈치이고, 나머지는 말의 굴레장식일 가능성이 많다.

 

 

그림2.  투엑타 유적 1호분 출토 날개 달린 호랑이 장식

 

나무로 깎은 말은 독수리 머리 그리핀의 갈기표현에도 응용되었을 수 있다(그림 3).

마치 그림 1에서 보이는 호랑이형 그리핀에 말의 갈기를 붙인 것과 같은 방법이다.

 

 

그림3. 투엑타 유적 1호분에서 출토되는 그리핀의 조합

 

 

 

그리핀은 사방에 보이는 동물을 조합으로 만든 동물이다.

자유로워 보이지만 어떤 규칙도 숨어 있다. 동물의 종에 따라서 의미적인 속성(특징)들이 보존된다. 때로는 무의미적 특징도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표현되는 동물의 개별 세부요소들 중 중요한 요소는 보존되고 계속된다. 가장 오랫동안 유지되는 표현은 동물의 주둥이와 정해진 자세이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Баркова Л.Л. 1987 : Образ орлиноголового грифона в искусстве древнего Алтая (по материалам Больших Алтайских курганов). // АСГЭ. [Вып.] 28. Л.: 1987. С. 5-29. (바르코바, 1987, 알타이 고대 예술에서 독수리형 그리핀의 모양에 대해서: 알타이의 대형 무덤출토품을 중심으로)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투엑타 무덤에는 사람과 함께 역시 말이 매장된다. 말의 굴레에 장식을 하는 스키타이 문화의 전통은 아마 이 시점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다. 좀 더 정확하게는 나무로 만든 굴레장식을 말한다. 물론 이 보다 더 이르고 지역적으로도 약간 차이가 있지만 아르잔-2호에서도 굴레로 장식하기는 하지만 청동제 혹은 단순한 장식품이었다.

(우리가 보기에는 거기서 거기이지만, 파지릭 문화의 유적이 입지한 곳은 알타이 지역이고, 아르잔-1호와 아르잔-2호가 위치한 곳은 알타이의 경계구역을 벗어난 샨-수벤스키 지역으로 구분한다.)

 

나무를 깎아서 만드는 제품의 특성상 좀 더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루덴코는 그림 1의 그리핀을 투엑타 1호에서 가장 특별한 유물이라고 생각했다. 말의 머리 장식(당호)으로 원판형이다. 이제까지 보여드린 원판형 머리장식은 모두 문양이 없었으나  오늘 소개해 드리는 유물에는 그리핀 2마리가 원을 그리고 있다. 같은 구도로 그리핀 2마리가 원을 그리는 유물은 파지릭 유적 2호분에서 출토되었다. 대마씨가 보관된 가죽용기이다.

 

그림 1. 2600년 전 투엑타 유적 1호분의 말머리장식. 지름 12.7cm

 

얼핏 보면 독수리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리핀이다. 맹수의 귀가 표현되었고, 갈기, 맹수의 발톱표현 등은 독수리에서는 볼 수 없다. 특히 투엑타 1호분의 그리핀은 목 부분에 반원모양으로 비늘 표현도 실제 독수리와는 거리가 있다.

그림 1은 독수리가 주체이고, 맹수의 부분이 가미된 것이다. 그리고 갈기는 다른 동물과 관련되어 있다. 어쨌든 그림 2의 독수리머리 그리핀 전신형과는 다르다.

 

 

독수리머리 그리핀 전신형은 독수리머리에 호랑이 몸통이 부착되었다(그림2). 여기에 맹금류의 날개를 가져왔다. 그림 1의 그리핀 발은 맹수의 발톱을 표현한 것이다. 물론 실제 독수리 발톱은 매우 날카롭지만 저렇게 크지 않다.

 

그림 2. 투엑타 유적 1호분의 독수리머리 그리핀 전신형.

 

그 옛날 그리핀 만들던 마스터는 그리핀을 표현할 때 귀와 갈기로서 독수리가 아닌 그리핀임을 나타냈다.

 

그림 3. 투엑타 유적 1호분의 독수리 머리 그리핀 머리형. 굴레장식

 

그림 4.투엑타 유적 1호분의 독수리 머리 그리핀 머리형. 굴레장식, 귀 부분에 구멍이 있는데 가죽으로 귀를 만들어 넣었을 것이다. 같은 표현법은 파지릭 유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독수리머리 그리핀 중에서 머리형은 모두 귀와 갈기가 실제 독수리에는 없는 요소이다.

 

 

*위의 사진은 1991년 10월에 한국에서 열린 에르미타주 박물관 특별전 도록을 참고한 것이다(알타이 얼음공주 특별전은 1995년에 열린 것이다). 그해 고르바초프가 제주도를 4월에 방문했고, 한국과 수교했다. 루덴코의 저서(1960)에도 사진은 있으나 좀 더 좋은 사진을 보여드리고자 했다.

 

참고문헌

 

국립중앙박물관, 1991, 소련국립 에르미타주 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황금』 특별전 도록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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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전 시베리아의 가장 큰 무덤인 투엑타 유적 2호분에서는 여러 가지 말을 꾸미는 장식판이 있다. 말의 굴레에 다는 것이다(굴레에 대한 이해는 앞 선 포스팅). 

 

2020/07/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바샤다르 유적] - 2600년 전 나무로 된 그리핀

 

2600년 전 나무로 된 그리핀

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인 알타이 지역에 입지한 파지릭 문화는 파지릭 유적을 발굴하면서 그 곳에서 나온 매장문화의 특징을 일컫는 것이다. 무덤구덩이에 나무로 된 방(목곽)을 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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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레장식은 나무로 깎아서 만들었고, 아주 얇은 금박으로 쌓을 것이다. 물론 금박은 거의 잘 남아 있지 않다. 바샤다르 유적은 매우 도굴이 심해서 잘 남아 있지 않지만 추상적인 장식판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추상적인 유물을 추적할 만한 유물이 남아 있는 것이 투엑타 유적이었다. 이 유적에서는 바샤다르 유적과 같은 추상적인 유물과 함께 이를 가늠할 수 있는 사실적 유물이 함께 출토되기 때문이다.

 

투엑타 유적에서는 여러 문양장식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재밌는 표현은 그리핀이다. 그리핀은 두 마리이상의 동물이 결합된 하이브리드이다. 실제는 존재하지 않는... 그렇다면 그리핀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선 투엑타 2호분에는 추상적인 굴레장식 외에도 사실적인 표현물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사슴문양을 장식한 굴레장식판이다. 머리를 표현한 것인데 사슴머리 2~3개(그림 1-2)를 붙여서 표현한 것으로 이를 추상적 혹은 간단하게 표현한 것은 초본류에 가깝다

 

 

사슴머리가 3개 붙은 장식판(그림 1-2)은 어떤 식물 세 장을 붙여서 표현한 것(그림 1-1)을 식물을 대신해서 사슴얼굴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사슴머리 3개 붙인 장식판도 사실적이지만 추상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풀장식에 사슴(그림 1-2)을 새겨 넣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물론 사슴을 단독으로 표현한 유물도 있다. 그림 1-2도 사슴과 풀의 결합물이다.

 

투엑타 유적에는 특히 풀을 표현한 많은 장식판(그림 3)이 있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장식판이 그림 1-3과 같은 판이다. 초본은 그림은 1-4의 모양으로도 확인되는데, 풀이라기 보다는 좀 더 다듬어졌다. 독수리 얼굴(그림 1-7)을 참고로 했을 수도 있다. 물론 동물의 얼굴을 사실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그림 1-5는 독수리 얼굴이라기 보다는 사슴머리 장식판(그림 1-2)에 갈기를 사실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맹금류 표현 가운데 가장 핵심은 부리인데, 독수리 부리가 아니다. 그림 1-5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갈기 표현과 관련된 유물이 필요하다. 변형 사슴머리에 독수리 부리를 (그림 1-6) 착장하면서 독수리머리그리핀이 되었다. 머리만 표현된 것으로, 하반신은 호랑이 하반신을 부착시키면 그림 2의 전신형 그리핀이 된다.

 

 

 

그림 1. 투엑타 유적 1호분 출토 굴레장식

 

 

 

 

그림 2. 투엑타 유적 1호분 출토 독수리머리 그리핀 전신형, 그림 1-6에 꼬리가 긴 맹수의 몸통을 붙인 것이다.

 

 

 

 

그림 3. 투에타 유적 1호분 풀 모양 굴레장식

 

그리핀도 너무 많은 표현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드는 사람에 따라서 혹은 주문자의 취향에 따라서 많은 변형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어짜피 그리핀이라는 존재는 인위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엑타 유적에서는 풀장식이 추상화되어 가는 모습도 보여지고, 사슴의 변형이 눈에 띈다. 사슴의 변형된 모습은 파지릭 유적에서도 확인되지만 100년 전의 투엑타 유적에서 사실적으로 보여진다. 파지릭 유적이 존재한 100년 이후의 그리핀은 완전히 하이브리드형 동물문양로 보여지지만 , 그 전에는 풀장식과 동물이 결합된 모습을 띄었다는 것을 투엑타 유적에서 관찰할 수 있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무덤에는 사람 뿐 만 아니라 말도 함께 매장되었다. 말의 숫자는 정확하게 어떤 원칙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덤 마다 다르다.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서는 남녀가 말 14마리와 함께 매장되었다. 앞서 살펴본 무덤은 무덤구덩이가 깊고, 무덤방 아래에 얼음층이 두텁게 형성된 경우 말 뿐만 아니라 기타 유기물질이 잘 냉동?되어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었다. 무덤구덩이가 상대적으로 깊지 않고(2m), 얼음층이 덜 형성된 바샤다르 유적 1호분에서는 나무로 된 무덤방도 북쪽벽이 무너졌고, 유기물질로 된 유물도 잘 남아 있지 않은 편이었다.

 

바샤다르 유적의 2호분은 깊이가 6m나 되는 무덤구덩이 속에 무덤방이 설치되어서, 유기물질로 된 유물들은 남아 있다. 그러나 도굴로 인해서 유물은 많이 없어진 상태이다. 특히 말의 매장지에도 손을 대어서 말 장식 세트도 거의 흩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생생한 것이 한 벌 남아 있어서 앞서 소개한 바 있다.

 

이 유적에서 확인된 말의 굴레장식은 앞에서 본 파지릭 유적과 아크 알라하 1유적, 아크 알라하 3유적과는 달리 동물문양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말의 재갈멈치 장식판에 달린 구름?모양은 그리핀으로 볼 수 있다. 재갈멈치 가운데 그리핀이 남아 있는 유물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바샤다르 유적과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투엑타 유적의 유물을 살펴보면 구름처럼 장식판이 그리핀을 최소한으로 표현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그림 1-1). 뿐만 아니라 바샤다르 유적 2호에서 굴레장식에 달았던 삼판 장식(그림 3)은 투엑타 유적에서 호랑이 얼굴(그림 1-2,3, 그림 2)과 함께 표현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말과 관련된 도구 각 부위 명칭은 앞서 바샤다르 유적 2호분의 마구를 소개한 글에서 알 수 있다.

 

 

그림 1. 투엑타 유적의 굴레장식판(1-재갈멈치, 2,3-굴레장식판)

 

그림 2. 투엑타 유적의 굴레장식판.투엑타 유적에서 표현된 호랑이는 파지릭 유적의 유물 보다 희화되었다(좀 우스꽝 스런 모습이다..귀엽기도 하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 2호분의 굴레장식판

 

그림 4. 바사댜르 유적 2호분의 굴레장식판

 

 

그림 3의 원판장식은 둥근 상단과 구름모양의 하단으로 구성되었는데, 투엑타 유적의 유물도 마찬가지이다. 투엑타 유적의 유물에서는 원판 대신에 호랑이 얼굴을 붙이고, 호랑이 얼굴과 어울리도록 하단에는 구름모양 판에 좀 더 세밀한 원판을 새긴 것이다.

 

투엑타 유적에서는 그림 1, 그림 2와 같은 호랑이 굴레장식판과 함께 바샤다르 유적 2호분에서 출토된 것과 같은 간략한 장식판(그림 5)이 같은 무덤에서 출토된다. 바샤다르 유적이 도굴되지 않았고 좀 더 잘 남아 있었다면 투엑타 유적과 같은 호랑이 굴레장식판이 함께 출토되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5. 투엑타 유적 1호분의 굴레장식 판

 

투엑타 유적에서는 날개 편 그리핀(그림 6)이 여러 점 확인된다. 크게 두 종류인데, 머리에 뿔이 달리고 귀 끝이 뾰족한 그리핀(그림 6-4, 6) 와 뿔이 없고 귀가 둥근 그리핀(그림 6-1~3)이다. 머리에 뿔 달린 그리핀은 100년 뒤의 아크 알라하 유적 1호분과 아크 알라하 3유적에서 많이 확인되어 계속된다. 머리에 뿔 없고 귀가 둥근 그리핀은 역시 100년 뒤에도 볼 수 있는데, 파지릭 유적이다.

 

그림 6.투엑타 유적 1호분의 그리핀

 

그리핀은 매우 다양한데, 바샤다르 유적과 같이 독수리를 메인 모티브로 해서 제작한 유물 외에도 여러 가지 가 있다.

 

맹수의 머리와 몸통에 우제류의 뿔과 날개가 붙는 스타일이 있다. 사자머리가 붙으면 페르시안 스타일(그림 7,8), 호랑이 머리가 붙는 스타일(그림 9)이 있다.

 

그림 7. 파지릭 유적 2호분, 구리판에 찍힌 그리핀, 관련된 앞선 포스팅 참고

 

그림 8, 파지릭 유적 2호분 여성 목걸이, 목제. 관련된 앞선 포스팅 참고

 

그림 9. 파지릭 유적 2호분의 안장덮개, 펠트, 관련된 앞선 포스팅 참고

 

 

그리핀은 맹수(호랑이 혹은 독수리)가 기본이라는 원칙에서는 벗어나서 일부 표현된 유물도 있다. 사슴몸통에 독수리 부리가 붙고 뿔이 화려한 환상의 동물이다(그림 10).

 

그림 10.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 미라(왼손)의 타투 동물문양

 

알타이에서 주로 확인되는 것은 독수리를 기본으로 한 그리핀과 호랑이를 기본으로 한 스타일이다. 각각의 동물문양은 표현되는 부위에 따라서 더 분류가 가능하다. 전신이 보이는 경우, 머리만 표현되는 경우 등등...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투엑타 유적의 호랑이 장식판(그림 1, 그림 2)은 아래에 달린 장식판을 날개의 변형으로 본다면 이 또한 그리핀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함께 출토된 간략화된 장식판(그림 5)도? 바샤다르 유적의 것(그림 3,4)도?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60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Централь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60. 360 (루덴코 1960, 스키타이 문화시기의 중부알타이 산맥의 주민문화)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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