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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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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의 알타이 산에 위치한 2500년 전 파지릭 유적에는 그리핀이 무덤에서 확인된다.

그리핀은 상상의 동물이니 그 동물뼈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물건 여기저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필자가 처음 시작한 게임은 테트릭스(학생들은 모를 수도 있다.)인데, 지금도 비슷한 종류의 매우 단순한 게임 몇 가지 빼고는 요즘 학생들이 하는 컴퓨터 게임은 전혀 모른다. 그런데 우연히 그리핀이 컴퓨터 게임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았다.생각해 보면 요즘도 하드웨어의 발달로 그를 뒷받침 하는 소프트웨어 및 컨텐츠가 더욱더 중요해지는데, 그리핀도 그런 그 옛날의 컨테츠였던 같기도 하다. 온 세상 천지에 비슷비슷한 동물이고, 심심한데, 몇 개 동물을 합성시켜서 이야기도 만들고 했을 것 같다. 컨텐츠는 늘 사실에 기반하지만 재창조된다.

 

오늘은 그리핀(그림 1,2-3,3)이 새겨진 물건인데, 그림 1과 2-3는 가죽제 용기다. 앞서 한번 소개한 바 있는 연기흡입을 위한 동복(청동솥)과 텐트 세트와 함께 확인된 유물이다.

 

2020/03/0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러시아 시베리아의 스키타이문화권에서도 알타이 지역에 위치한 파지릭문화의 한 유적인 아크 알라하 1유적 2호분은 8세 소년의 무덤이다. 고깔모자, 토기, 금제 귀걸이, 청동 목걸이, 투부(전투용도끼), 모피,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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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복에는 돌이 담겨 있었고 태다 남은 대마씨가 담긴 채 확인되었고, 이 유물에는 대마씨가 담긴 채 확인되었다. 가죽주머니라기 보다는 가죽제용기라고 루덴코는 표현했다. 둥근 앞판과 뒷판 및 길다란 옆판을 말총으로 꿰매어서, 납작하지 않고, 일정한 두께가 있기 때문이다. 가죽입구는 동체에 비해서 좁으며, 조일 수 있는 끈이 달려서 둥글게 말려 있다.

 

가죽용기의 앞 면에는 모양이 다른 새 두 마리가 아플리케 장식을 붙인 것이다. 위에서 공격하는 새는 머리부터 목까지 갈기가 있어서 그리핀으로 생각되고, 아래에 공격당하고 있는 새는 그리핀 보다 갈기가 없으며 목이 길어서 그리핀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핀은 두 날개를 펴고 있고, 아래의 새는 날개를 접고 있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출토 대마씨가 담긴 가죽제용기, 전체 길이 16.5cm, 너비 14cm

 

그림 2. 1,3번그림1과 같은 유물

 

 

그리핀이 다른 종류의 새와 함께 표현된 유물이 있다. 이 유물은 나무와 가죽으로 된 것인데, 목제의 그리핀 입속에서 사슴머리가 물려 있고, 가죽으로 된 사슴의 뿔 끝에 목이 긴 수탉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리핀은 정수리에 갈기가 붙어 있고, 귀도 표현되었으며, 턱 아래에는 날개가 붙어 있는데 가죽이다.

그리핀 입속의 사슴뿔은 두 줄이 붙어서 가장 꼭대기에는 합쳐지는 모습으로 가죽으로 표현되었다. 사슴뿔은 가지의 끝에 수탉머리가 표현된 것인데, 양쪽에 각각 7개씩의 가지가 있고 가장 끝에는 두 줄이 합쳐져서 2개의 수탉머리로 마감된다. 수탉머리는 올라갈수록 작아진다. 가장 하단의 수탉은 두 마리가 하늘을 쳐다보고 그 이후에 머리의 방향이 바뀌었다.

 

이 유물은 정확한 용도는 알 수 없다. 파지릭 5호분에서 말의 머리장식으로 사슴뿔이 높이 표현된 유물과 비교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유적에서 남성미라의 머리모자에 사슴머리를 물고 있는 그리핀이 표현었는데, 그 유물과도 관련성을 염두해 둘 수 있다. 그림 1~3은 한국에도 온 적이 있다.

 

그림 3. 파지릭 유적 2호분 출토, 길이 23cm, 너비 16.5cm

 

2020/03/25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파지릭 유적] -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그리핀 달린 남성의 코로나

 

 

한편, 가죽용기와 관련있는 유물로 파지릭 2호분에서는 무덤방의 가장 바닥에서는 연기흡입할 때 사용했던 청동용기가 2개 확인된다. 한 점은 청동으로 된 둥근 솥(위의 포스팅)과 사각형의 용기( 그림 5)가 출토되었다.

동체부가 동근 청동솥은 무덤방에서도 관에서 떨어진 곳(그림 4-6)으로 무덤방의 중앙에서 약간 비껴난 곳에서 출토되었고, 동체부가 사각형인 청동솥은 무덤방에서 관에서도 다리 밑의 좁은 공간(그림 4-3)에서 있었다. 각각 긴 막대 및 가죽조각이 확인되어서, 텐트를 설치한 후 그 안에서 청동용기를 두고 연기를 피웠음을 알 수 있다.

 

그림 4. 파지릭 유적 2호분 무덤방의 바닥

 

 

그림 5. 파지릭 2호분에서 출토된 사각형 청동용기, 다리 4개 및 손잡이가 달려 있다. 높이: 8cm, 길이: 11.6, 너비: 12.3cm, 손잡이 길이: 8,3cm

 

그런데 용기의 크기가 너무 작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국립중앙박물관 1991, 스키타이 황금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시베리아의 알타이 산의 2500년 전 파지릭 유적의 무덤에는 이미 누군가에 의해서 도굴당했지만 상당히 유물이 많이 남아 있다. 1940년대 후반에 발굴된 이 유적의 무덤은 1990년대 발굴된 아크 알라하 3유적 및 아크 알라하 1유적과 비교하면서 더 많은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유적도 알타이 산에 위치하는데, 파지릭 유적보다 남쪽에 위치한다. 유적의 위치는 이미 공개한 바 있다. 

 

그  중에 하나가 그리핀이 달려 있는 목걸이다(그림1,2). 

 

파지릭 유적 2호에서는 그리핀 6마리가 달려 있는 목제 목걸이가 출토되었다. 아시다시피 무덤은 이미 도굴당한 상태여서 관 밖에서 출토되었다. 남성의 시신일부와 가까운 곳에서 출토되었으나, 비슷한 유물이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미라가 착용한 채 확인되어서, 이 유물은 여성의 목걸이다.

 

물론 파지릭 문화에서는 남자도 목걸이를 착용한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전사가 착용한 했는데, 오늘 소개하는 유물처럼 그리핀이 목의 앞을 다 둘러싸도록 장식된 것이 아니라 앞쪽에 두 마리가 배치된 유물이다.

 

그리핀은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유물처럼 소재가 그리핀 6마리를 착장한다는 점, 목의 앞부분을 다 감싸도록 제작되었다는 점은 같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리핀의 모양이 다르다.

아크 알라하 3유적의 그리핀은 몸통은 평면으로 제작되었고, 목만 들고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 그리핀은 맹수(호랑이 혹은 표범)의 몸통에 날개를 달고 있으며, 그리핀의 머리에는 뿔이 표현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파지릭 유적의 2호분 출토 그리핀은 뿔이 2개 달려 있으며, 얼굴은 호랑이, 표범이라기 보다는 루덴코는 사자와 더 가깝다고 판단했다.

동물문양 한 개씩이 모두 개개로 분리되지만 목걸이에 착장하면 그리핀의 전면이 볼 수 있다. 아크 알라하 3유적 출토품은 목걸이를 착장할 때 전면에서 보면 목 위의 얼굴이 보이도록 디지인 된 것이다.

 

파지릭 유적에는 아크 알라하 3유적(얼음공주 무덤)과 아크 알라하 1유적(전사무덤)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사자머리의 그리핀이 확인된다. 이미 소개한 파지릭 5호의 말 앞가슴 띠에도 사자형 그리핀이 새겨져 있다.  페르시아에서 확인되는 그리핀 종류일 가능성이 많다고 루덴코, 폴로스막 등이 이미 이야기 했다. 사자는 알타이에는 살지 않는 동물이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필자도 생각한다. 그리핀에도 알타이 계통과 페르시야 계통이 구분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리핀의 기원은 스키타이문화의 기원과도 그 맥락이 닿아 있다. 초창기 스키타이문화 연구자들은 헤로도투스가 설명한 흑해 북안의 유적들이 원류라고 생각했으나, 시베리아에서는 스키타이문화 보다 이전에 이미 동물문양장식이 있었고, 그리핀도 출토되고 있어서 생각의 축이 바뀌었다.

 

 

그럼 이 유물은 어떻게 착용했을까?

 

이 유물은 목걸이의 고리를 뒤쪽에 고정할 수 있는 구리판으로 연결되어 있다. 아크 알라하 1유적의 전사 목걸이와 동일한 구조이다.

 

 

이 그리핀 역시 목제를 금박으로 싼 것인데, 발견당시에 금박조각만 붙어 있고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1940년대 발굴당시에는 금박으로 싼 동물문양장식은 금덩어리로 만들어진 것을 흉내내었다고 생각했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출토 목제 목걸이, 동물문양장식의 길이 16.5, 너비 12.5cm,  뒤쪽에 끼우는 구리의 길이 17.7, 5.2cm

 

 

그림 2. 그림 1과 같은 유물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500년 전 시베리아 남부, 알타이 산에서는 스키타이 문화의 일종인 파지릭 문화의 무덤이 확인된다.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는 그리핀이 여기저기 많이 남아 있다. 그리핀은 여러 동물이 합체된 상상의 동물이다. 주체가 어떤 동물이냐에 따라서 달라지지만, 결국 그리핀은 날개가 생명이다. 날개 달린 상상의 동물이다.

 

파지릭 유적에는 우코크 고원의 아크 알라하 3유적(얼음공주의 무덤)과 아크 알라하 1유적(전사의 무덤)에도 없었던, 구리 조각에 찍힌 그리핀이 남아 있다.

이 유물은 옷이나 말의 장식 등에 달던 장식으로 생각된다. 납작하고 가벼운 유물이어서 직물에 부착했을 가능성이 많다. 요즘 옷에 다는 스팽글(빤짝거리는 납작한 장식) 정도로 생각하시면 된다. 그림5에는 금박을 씌운 구리판이 달려 있는 직조물을 소개했다. 이곳에는 그리핀은 찍혀져 있지 않다. 그림 1~4이해를 위한 유물이다.

 

그림 1(a)의 구리 조각에 그리핀은 사자와 그리핀의 함성이고, 그림 (b)는 사슴의 앞다리와 뒷다리만 남아 있다. 그림 2의 산양 머리도 구리판에 찍힌 것이다. 보다시피 남아 있는 상태가 좋지 못하다. 산양 머리의 상단에는 날개의 일부처럼 보이는 두꺼운 가죽조각이 남아 있다.

 

그림 1.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

 

 

그림 2.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

또 구리 판 위에 그리핀 모양으로 스탬핑(찍혀)있고, 그 위를 금박으로 장식한 유물도 있다.(그림 3, 그림 4).

 

 

그림 3.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 날개와 갈기가 있는 염소

 

그림 3은 갈기와 날개가 있는 염소이고, 그림 4는 독수리 머리와 맹수의 몸체를 한 형태로 그리핀 형태이다. 그림 3의 염소는 입을 벌리고 귀가 매우 크고, 귀가 뾰족하며, 뿔이 크다. 다리를 제외하고 몸은 아주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다. 실제 염소는 갈기가 없지만 이 염소에는 갈기와 날개가 매우 크게 표현되었다.

 

그림 4. 파지릭 2호분 출토. 구리판에 찍힌 그리핀.

 

그림 4의 그리핀은 앞발은 새의 발톱이지만 뒷 발은 맹수의 발톱으로 꼬리가 길게 표현된 것이 호랑이 일 가능성이 크다. 그림 4는 부리가 마주보도록 구부러진 것이다. 호랑이의 근육 표현은 특히 엉덩이 부위에 부채꼴 및 쉼표로 표현되어서 근육을 잘 표현한 것이다. 독수리의 몸통에는 갈기와 날개가 표현되어 있다.

호랑이의 엉덩이에 있는 부채꼴 및 쉼표 모양의 근육 표현은 여러 유적에서 확인되는 특징 중에 하나이다. 두 동물은 파지릭 2호분의 남성미라의 몸에 표현된 동물문양이다. 이미 이 유적 이전부터 오랫동안 이 동물 장식들이 사용되고 발전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금박을 입힌 동물양장식 구리판은 파지릭 2호분에서만 출토되는 것이 아니라 파지릭 유적의 7호분에서도 실제로 구리판이 달린 채 확인되기도 한다.

 

그리핀이 새겨지지는 않았지만 구리판 위에 금박을 씌운 스팽글을 단 마구장식이 파지릭 유적의 5호분에서 출토되기도 했다(그림 5). 이 유물은 말의 가슴을 장식하던 유물로 보인다. 모직으로 된 직조물 위에 펠트, 모피를 붙이고 그 위를 구리판을 감싼 금박을 달았다. 중앙에는 사자가 장식되어 있다. 이 유물의 사자모양은 페르시아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

 

그림 5. 파지릭 유적 5호분에서 출토된 말의 가슴 가리개의 일부분 안장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안장 아가리개와 연결된 부분, 길이 80cm, 너비 7cm.

 

위의 동판 위에 찍은 그리핀은 금박으로 감쌌다(그림 1~4). 금박은 쉽게 벗겨져서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이다. 우코크 고원의 얼음공주 무덤에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 그리핀을 남겨 놓은 것이 발견되었다. 머리장식 같은 곳..

통으로 만든 금제품은 있는데, 금을 보호하기 위해서 다른 물질로 감싼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우리가 살펴본 유물 가운데 금박을 감싼 재질은 나무와 구리이다. 밖에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할까? 안에 든 것이 더 중요할까?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파지릭 계곡에는 그 때 사람들이 남겨 놓은 공동묘지가 있다. 우리는 인간이 남겨 놓은 옛날의 장소를 유적이라고 부른다.

이 공동묘지는 계곡의 이름을 따서 파지릭 유적이라고 한다. 파지릭 유적의 2호무덤은 55~60세의 남성과 40세 가량의 여성이 미라처리 되어서 매장되었다. 이 때 모든 사람을 미라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라화 된 사람들은 특정 계급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실제로 미라가 들어 있는 무덤에는 규모도 크고, 유물도 많다.

그런데 무덤은 크게 만들어졌을수록 무덤 위에 솟아 오른 봉분이 클수록 그 곳에 먼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도굴이 쉬워지는 것이다.

 

파지릭 유적의 2호분이 만약 도굴당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정보의 제공처가 되었을 것이다.

 

이 무덤에는 남녀의 모자 혹은 머리장식이 각각 2점씩 확인되었다. 이미 여성의 머리장식으로 나무로 제작된 것은 한 점 공개한 바 있다(그림 3-2). 남성의 모자도 가죽으로 된 것을 공개한 바 있다.

 

2020/01/29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아크 알라하 3 유적(여성미라,'얼음공주')] - 시베리아 알타이에서 '코로나(корона)'의 기원?

 

시베리아 알타이에서 '코로나(корона)'의 기원?

필자도 중국 상해, 남경 등 학과 답사로 같이 참여하기로 계획되었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취소되었다. 비자피와 얼마간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지만, 그래도 그냥 취소보다 병이 창궐하는 덕분?에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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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모자는 이 남성의 계급 때문인지 코로나 라는 별칭이 있다고 했다. 코로나는 왕관이라는 뜻이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유행하는 러시아어 중에 하나이다.

이미 소개한 남성의 모자는 가죽으로 되었있었고, 머리의 정수리에 4점의 가죽 조각으로 사슴 뿔을 상징하는 아플리케 장식이 붙어 있다.

 

머리에 쓰는 모자의 베이스는 비슷하지만 붙어 있는 장식이 매우 화려한 남성의 모자가 있다.  나무, 가죽, 펠트로 제작된 것이다.

펠트는 모자의 베이스에 사용되었고, 나무와 가죽은 붙어 있는 그리핀 장식에 사용되었다.

나무로 제작된 그리핀의 입속에 뿔 달린 사슴머리(그림 1-1, 2-3)를 표현 한 것이다. 남아 있는 이 나무조각의 높이는 34.5cm, 너비가 15cm가량이다. 그리핀의 목에도 작은 그리핀의 머리가 양쪽으로 한 쌍(그림 2-2)붙어 있는데, 큰 그리핀의 몸통에 삽입 가능한 사각형 구멍이 있다. 이 그리핀의 몸은 큰 그리핀의 몸통에 조각되어 있는데, 그 아래에는 거위가 한 마리씩 조각되어 있다(그림 2-4). 그리핀 본체의 눈과 부리 사이에는 부채꼴 모양으로 수염?을 표현하고 있고, 정수리부터 목에는 가죽으로 갈귀를 표현하고 있다(그림 1-1, 그림 2-1).

그래서 이 그리핀은 독수리+굽동물의 갈귀+호랑이의 수염이 합체된 것이다.

 

이 그리핀의 머리 및 목과 함께 출토된 유물은 뿔이 화려한 사슴 장식이다(그림 1-2, 4). 나무와 가죽으로 제작된 것인데, 머리는 나무로 입체적으로 제작되었고, 가죽은 몸통을 표현했는데, 평면으로 표현되었다. 앞 다리와 뒷다리가 구부린 것으로 마치 달리는 모습을 표현한 듯 보인다.  앞서 살펴본 그리핀의 아래에 모자의 베이스에 부착되었을 가능성이 많다. 사슴의 몸통이 평면이어서 어딘가에 부착되었을 것이고, 모자의 베이스에 부착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1. 파지릭 유적의 2호 출토 남성 머리 장식

 

 

그림2. 파지릭 유적의 2호 출토 남성 머리 장식, 위와 같은 유물

 

특이한 여성의 머리장식도 출토되었다. 앞서서 살펴본 목제의 나무장식과는 달리 주로 가죽으로 제작되었다(그림 3-4). 머리에 텐트를 두른 듯, 쓰면 눈,코,입만 보일 듯하다. 머리 정수리에는 반구형의 모자틀이 있고 그 아래로 가림막을 가린 듯 한 모습이다. 머리의 정수리에는 수탉모양의 가죽 아플리케 장식(그림 3-3)이 세워져서 붙어 있고, 그 아래에 모피조각이 세 점 붙어 있다(그림 3-1). 가림막에도 마름모 모양안에 연꽃 장식이 있는 아플리케가 붙어 있다(그림 3-4).

 

그림 3. 파지릭 2호 출토 여성의 머리장식

 

 

새머리 모양의 장식이 있는 모자가 출토된 유적은 우리가 이미 살펴본 아크 알라하 1 유적(1호분), 베르흐 칼쥔 2 유적(3호분), 올론-쿠린-골 10 유적에서 확인되었다. 독수리 머리에 굽이 있는 동물이 양식화 된 표현이다. 굽이 있는 동물은 주로 말, 사슴, 숫양이 대상이고, 새 머리도 양식화 된 것이다.

 

그리핀 장식은 발견당시 금박으로 입혀져 있었고, 붉은색으로 채색되었었다고 한다. 남성의 높은 그리핀 달린 모자의 베이스는 펠트로 제작되었다. 무덤에서 펠트조각과 함께 발견되었다고 한다.

 

종합하면, 파지릭 2호분의 남녀는 각각 높은 머리장식 1점과 낮은 머리장식 1점을 가지고 있었다. 남성의 머리장식 중 높은 것은 의례용이었겠지만, 여성의 머리장식은 둘 다 평소에 쓰기에는 불편한데, 무엇을 평소에 썼을까? 지금도 그렇지만 불편함을 감수한 노력?은 여전한가 보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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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500년 전 시베리아의 스키타이 문화 일종의 하나인 파지릭 문화에는 인간과 함께 말을 매장하는 풍습이 있다. 말을 여러 마리 묻는데, 대부분 말에는 재갈과 굴레장식등이 입혀진 상태로 함께 묻힌다.

같은 문화에서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얼음공주라고 불리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여성미라는 말 6마리, 전사의 무덤인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는 말 9마리, 어린아이의 무덤인 아크 알라하 1유적의 2호분에는 말 1마리가 확인되었다. 알타이의 파지릭계곡에 위치한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는 말이 7마리 확인되었다.

파지릭문화에서 말을 꾸미는 장신구에는 굴레장식과 안장을 덮는 안장 덮개가 있다. 2호에서도 안장덮개 조각이 나왔지만, 그 상태는 별로 좋지 않았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파지릭 유적의 2호분 바로 옆에는 1호분이 있는데, 이 무덤은 유적에서 가장 먼저 발굴된 것으로 1929년에 그랴즈노프가 발굴했다. 1호분에는 말이 10마리 매장되었는데, 그 중에서 2번째의 말에는 완벽한 안장덮개가 확인되었다. 말 등에 길게 놓여 있었다. 안장덮개는 펠트와 가죽, 털로 만들어졌고 일부에는 금박이 붙어 있다. 펠트 두 장을 붙이고 그 안에 순록털이나 건초로 채워진 것이다.

안장덮개(그림1)의 안장 덮는 부분은 장방형이고 그 아래에는 치레걸이(그림 2)가 달려 있다. 안장덮개 부분에는 그리핀이 염소의 뒤에서 공격하는데, 염소의 뿔을 그리핀의 날카로운 부리로 공격하고 염소는 앞 발은 구부리고 있고 뒷다리 부분은 이미 뒤집어 져서 전체적으로 몸을 꼬고 있다. 그리핀은 날개를 펴고 있다. 재밌는 점은 안장덮개에 표현된 염소를 공격하는 그리핀은 데칼코마니처럼 다른 쪽에도 그대로 표현되었다. 염소를 공격하는 그리핀은 아플리케 수법으로 여러 조각을 안장 펠트에 감침질해서 세밀하게 표현한 것이다.

안장 덮개 아래에는 한 쪽에 세 개씩 펠트로 만들어진 일종의 ‘메달’이 붙어 있다(그림 2). 이 메달은 아래의 큰 원은 양의 머리이고, 양의 입 끝은 뿔달린 호랑이의 머리 2개 사이에 삽입되어 표현되어 있다. 호랑이 머리는 데칼코마니 기법으로 표현되었다. 양 머리의 가장 자리는 붉게 염색된 말꼬리털이 술로 달려 있다.

 

그림 1. 파지릭 1호분의 2번째 말의 안장 덮개, 길이 119cm, 너비 60cm

 

그림 2. 파지릭 1호분의 2번째 말의 안장 덮개에 붙은 메달(그림 1에 안장 덮개에 붙은 메달)

 

 

이 안장 덮개와 세트인 굴레장식은 팔메트 문양과 사슴 머리로 장식된 것이다. 팔메트 문양은 잎사귀 6개가 서로 마주보도록 조각된 것이고, 사슴은 두 마리가 등을 마주보도록 조각된 것인데, 팔메트 문양과 사슴이 교차되게 배치되었다. 팔메트와 양 두 마리 모두 전체적으로 사각형에 가깝게 조각되었다. 팔메트장식 4개, 사슴은 모두 5개가 배치되었다. 말의 재갈 멈치 끝에도 팔메트 문양이 조각되었다(그림3).

 

그림 3. 파지릭 1호분의 두번째 말 굴레장식, 그림 1과 세트, 나무와 가죽

 

 

 

우코크 고원에서 확인된 말을 장식하는 가장 많은 동물은 그리핀이었다. 말과 그리핀은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파지릭 계곡에서 확인되는 그리핀은 좀 더 적극적이다. 살아 있는 말에 순록 혹은 사슴뿔을 매단 마스크를 씌워서, 상상의 동물로 보이게 한다든지 하는 점 때문이다. 또 궁금한 점은 두 동물이 싸우는 장면에는 늘 염소, 양, 소 등은 공격의 대상이 된다. 유목민에게는 동물은 재산이었을 텐데,,, 왜 그들이 늘 공격의 대상이 되는지...?

 

참고문헌

 

루덴코 1953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