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과에 들어가서 야외고고학 수업 외에도 ‘실측’과 관련된 수업이 있다.
실측은 유적을 발굴한 뒤 보고서 작성에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이 수업이 있는 학교도 잘 없다. 그럴 경우는 대부분 박물관이나 발굴하는 기관에서 일하면서 배우게 되는 경우이다.)
명목 상 실측은 별 꺼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고고학자로서 가장 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유물을 관찰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학생들 마다 개개인의 차이로 그림을 잘그리는 사람과 잘 못 그리는 사람에 따라서 결과물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유물관찰하는 방법과는 그리 크게 관련이 있지 않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은 실측의 결과물이 좋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그 사람이 유물을 세밀하게 관찰했느냐의 문제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는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그림을 어느 정도 잘 그릴 수는 있게 되었고, 그게 시간이 가면서 쇠퇴되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그림을 잘 못 그릴 때도 유물을 세밀하게 관찰은 할 수 있었다. 이건 경험과 주변 동기들과의 비교로 알 수 있었다.
그래도 그 결과물이 좋지 않아서 보고서 작업 당시에 좋지 않은 소리를 많이 듣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서 적지 않은 노력이 들어갔다.
실측할 때는 여러 가지 도구가 사용된다(그림1).
그림 1. 실측도구
그림 2. 바디
그림 3. 바다의 실제 사용
사진의 도구(그림 1)는 모두 필자 개인의 것이고, 특히 ‘바디’(그림 2,3)라고 불리는 것은 만든 것이다. 물론 정확하게는 재사용해서 내가 만든 것이다. 옷감을 짤 때 만드는 바디를 사서, 유물 실측하는 바디로 만들었다. 필자가 대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다닌 학교에서는 대부분 중고시장가서 옷감을 짤 때 만드는 바디를 사서 다시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유물 실측용 바디는 구입가능하다.
(http://www.chf.or.kr/c2/sub1.jsp?thisPage=3&searchField=title&searchText=&brdType=R&bbIdx=100299 의 가장 첫번째 그림이 천을 짤때 사용하는 바디이다. )
이 도구는 토기 같은 입체적인 유물을 그릴 때 유물의 본(그림3)을 정확하게 뜰 때 필요하다.
캘리퍼스(그림 4)는 유물의 두께를 재는 데 매우 효율적이다.
그림 4. 캘리퍼스
그림 5. 캘리퍼스 실제 사용
그림 6. 캘리퍼스의 눈금
이 두 도구가 가장 핵심적인 실측도구이다.
하지만 토기의 색깔, 토기를 만드는 태토에 사용된 모래 안의 작은 알갱이 중 석영, 장석이 섞인 것인지, 조개 가루가 들어간 것인 지, 토기에 난 구멍을 소성 후에 낸 것인지, 소성 전에 낸 것인지는 이런 도구 없이 본인의 육안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실측은 보고서 작성을 위해서 필요 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측 그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유물을 보면서 관찰한 많은 의문점이 쌓여서 논문작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필요한 수업이지만, 또 이것만 강조되어도 곤란하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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