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서 고고학과에서 무엇을 배우는지 궁금한 학생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고학자가 되고 싶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당연히...
무엇보다도 고고학이 다루는 대상은 유적과 유물이다.
유적과 유물에 대해서는 포스팅 한 바 있다.
http://eastsearoad.tistory.com/51?category=725433
http://eastsearoad.tistory.com/84?category=725432
고고학과 혹은 고고학 관련학과에 가면 학교마다 커리큘럼에 차이는 있다.
예를 들면 순수 고고학과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고고학 관련 수업으로만 들을 수 있지만, 고고인류학과는 대게 고고학 전공과목과 인류학과 전공과목으로 나눠지고, 둘 다 들어야 한다. 졸업할 때 요구되는 학점은 같으니 당연히 고고인류학과를 졸업하게 되면 고고학 관련 과목에 대한 이수학점은 낮다. 물론 인류학 수업도 들었으니 분명히 플러스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은 고고학자는 발굴하고 거기서 나온 유물로 연구하는 것을 꿈꿀 것이다.
당연히 이와 관련된 과목이 있어야 한다. 야외고고학, 고고학 실습과 같은 것이다.
인문학에서 실습이 있는 학과가 거의 없지만 고고학은 예외다.
발굴도 발굴이지만, 유물을 관찰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관찰하면서 실측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건축학에서 도면 설계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유물을 똑같은 사이즈로 자로 재고 본뜨고, 유물 만드는 사람이 어떻게 만들려고 했는지 의도를 파악하면서 실측을 한다.
그림 1. 아누치노14유적의 석촉(내가 가지고 있는 실측도면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그린 것이다. 박물관에서 일하면서 그린 것은 내것이 아니다. 모눈종이는 대부분 푸른색 계통인데, 러시아것은 오렌지 색. 모눈종이에 그리는 이유는 실제크기로 그리기 위한것임.정확함을 추구함.)
그림 2. 프레오브라줴니예1 유적의 토기 실측도(그림 3을 실측한 것. 실측도를 바로 논문이나 보고서에 이용하지 않고,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작업을 다시 한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유물 실측하는 기계가 만들어졌다고도 한다. 혹은 3D프린터기도 활용가능하다고 한다. 유물을 종이 도면으로 만드는 일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자됨으로 이런 부분들이 개발되고 있다. 매장관련업종에서는 이런 부분이 솔깃할 수도 있지만 실측은 그리는 기술적인 부분 보다는 유물관찰을 하는 것이다)
그림 3. 그림2의 대상이 된 토기.
이 실측은 나중에 트레싱 작업(최근에는 일러스트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을 통해서 보고서 유물 도면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이 실측은 겉으로 보면 기술적인 부분만이 강조되지만, 사실은 유물을 관찰하는 것이다. 세밀하게... 예를 들면 토기의 문양은 어떻게 새겼는지, 이 도끼를 쓴 사람이 오른손 잡이 인지, 토기 구멍은 왜 뚫었는지 등등..
실측을 제대로 배우게 되면 세상 어느 유물을 보아도 관찰 할 수 있다. 필자도 대학교 학부시설에 배웠지만 이것을 제대로 하려면 시간과 트레이닝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는 학교 졸업 후 박물관에서 일하며, 수없이 실측을 했다. 밤에 자려고 눈감으면 모눈종이가 머릿속에 둥둥 떠 다녔다. 힘든 기간 이었지만 뒤돌아 보면 나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기간이었다.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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