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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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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러시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서도 아크 알라하 3유적 중에서 1호분에 묻힌 여성은 25~30세 혹은 조금 더 정확하게 28세에 생을 마감했다.  이제 까지 시베리아 알타이의 ‘얼음공주’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그녀의 직업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필요한 것은 대부분 했지만 빠진 유물이 있는데 거울과 목걸이이다.

 

러시아학자들은 그녀가 소지했던 유물 가운데서 거울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반무사무덤에서도 출토되고, 더 좋은 소재로 정교하게 만든 유물이 나오는 유적도 있기 때문이다. 

얼음공주의 거울은 손잡이가 달린 목제 거울에 얼굴을 보는 면은 청동을 붙인 것이다. 거울의 이면에는 화려한 뿔이 있는 사슴이 조각되어 있다(그림2). 청동은 납과 주석을 합금한 것이고, 표면을 수은으로 코팅해서 반짝거렸다(그림1).

 

 

그림 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거울의 보는 면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거울의 뒷면, 필자촬영

 

그림 3.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거울 주머니, 펠트

 

그림 4.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말총달린 붓

 

유적을 발굴한 후 유물에 대한 연구를 했을 대 물리 화학전문가들이 많은 역할을 했다. 이 유적에서 출토된 금속유물을 분석한 결과, 알타이 산맥의 여러 곳에서 채취된 광물을 이용했다고 한다. 거울은 그녀의 왼쪽 다리 부근에서 펠트로 만든 주머니(그림 3)와 함께 발견되었다. 그 옆에는 말총으로 만든 검은색 털이 달린 붓도(그림4) 확인되었다. 끈은 이미 삭아서 없어졌지만, 대롱모양의 옥으로 끈을 잇고 그 가운데 말총을 붙인 것이다. 러시아 학자들은 화장도구로 생각한다.

 

거울과 정반대로 최상급이라고 하는 파지릭 유적의 2호분과 같은 유물이 출토된 것은 그녀의 목걸이다. 어제 필자가 포스팅 한 것에서 복원한 모습에서 동물장식을 부착한 목걸이를 눈여겨 보셨는지 모르겠다.

이 유물은 목제로 보이지만, 사실 그 위에 금박이 입혀져 있었다. 날개달린 표범장식인데, 그리핀이라고 할 수 있다. 8마리가 목을 들고 있다. 낱낱의 동물모양은 일종의 ‘2D’가 아니라 ‘3D’기법으로 조각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은 대부분 평평하게 평면이다. 그러나 이 유물은 그리핀이 목을 들게 해서 조각되었기 때문에 입체적인 유물이다(그림 5).

 

 

그림 5.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목제 그리핀 목걸이. 실제로는 금박으로 씌워진 것이다. 필자촬영.

 

그림 6.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목제 그리핀 목걸이, 그림 5와 동일유물, 필자촬영 

 

 

그녀의 살아생전 직업에 대해서는 이야기나 동화처럼 ‘공주’였다면 좀 더 많은 대중성이 확보되었겠지만, 러시아학자들은 실제로 그녀는 전문직업인으로서 ‘샤먼’일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공주’라면은 좀 더 큰 무덤에서 좀 더 화려한 유물과 함께 주변에도 같은 급의 무덤이 여럿 있었을 것으로 러시아학자들은 생각한다. 스키타이 문화중에서 알타이에 위치한 파지릭문화의 특징과 비교해 볼 때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높은 계급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정교하게 복원되고 처리된 미라, 나무방, 통나무관 높은 머리장식이 붙은 가발, 실크제 블라우스, 목걸이 등을 설명할 수 없고, 최상급의 높은 계급이라고 하기에는 무덤도 작고, 부장된 유물도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아이러니 한 무덤이다.

그녀도 살아생전에 그랬을까?

 

참고문헌

https://scfh.ru/papers/dvadtsat-let-spustya/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이제까지 거의 20여일에 걸쳐서 시베리아의 알타이 산맥 중에서도 우코크 고원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여성미라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얼음공주라고도 알려졌다. 그녀는 죽어서 매우 여행을 많이 했다. 93년에 발굴되어서, 95년에는 서울과 부산에도 다녀갔고, 미국 뉴욕 등 세계 곳곳에서 전시회가 열렸다. 지금은 그녀가 묻힌 곳과 최대한 가까운 고르노 알타이 시의 박물관에 있다. 원주민들은 박물관과 분쟁 중이다.

필자는 생각해 보니 그녀와 2번 만났다. 95년 대학 1학년때 가을에 한 번, 2009년에 박사학위논문을 마무리하고 노보시베리스크의 아카뎀고로독에 있는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고고연구소의 전시실에서 그녀를 보았다.

 

스키타이 문화 중에서 알타이 산맥 부근에 위치한 파지릭 문화에서는 여성이 혼자 묻힌 경우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이 처음이라고 한다. 파지릭 유적, 베렐 유적, 바샤다르 유적과같이 높은 계급의 무덤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고 한다. 여성이 배장된 경우는 대부분 남성과 함께이다. 투엑타 유적이라고 하는 무덤2호에서 단독 여성이 8마리의 말과 함께 확인되었는데, 너무 도굴이 심해서 여성 1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한다. 어쨌든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혼자 단독으로 묻힌 유일한 여성미라다.

학자들이 두 무덤을 자주 비교하는데,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을 최상급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투엑타 유적의 2호분 때문이다. 이 무덤은 직경이 32m,높이가 2.6m인데, 아크 탈라하 3유적은 직경이 18m,높이가 0.57m이다. 무덤 크기의 차이는 동원인력의 차이로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유목을 기반으로 한 생업경제를 하는 사람들은 흩어져서 지내기 때문에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것은 결국 힘의 차이로 생각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겨울이 되기 직전에 무덤을 만들어야 할 때는 겨울이 되기 전에 여름 목초지에 있던 사람이 겨울목초지로 이동하기 전에 모여야 한다. 여름이 되기 직전에 무덤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 보다 힘든데, 겨울목초지에서는 사람들이 더 분산되어서 지내기 때문이다(클라쉬토르니이, 술타노프 1992).

앞에서 스키타이 문화의 사람들이 봄과 가을에 무덤을 쓴다고 했는데, 영구동토대때문이라고도 하지만, 아마 목초지를 바꾸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사람을 모이게 하기 위해서도 한 몫 했을 꺼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아무튼 그들은 죽는 것도 계획해서 죽었을 껏 같다. 나무도 태어나기 전부터 구해야 하고, 죽을 때도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시절을 택해야 했다니...

 

 

그런데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은 다른 파지릭문화의 고분과는 또 다른 차이가 있다. 이 유적의 2호분과 3호분은 투르크시대의 무덤이기 때문에 기원후 7세기대의 무덤이다. 그녀는 무덤안에서도 혼자 있었지만, 그 주변에도 아무도 없었다.

왜냐하면 파지릭 문화의 고분은 대게 가족장으로 한 계곡에는 친족구성원(그림1)들이 열을 이루는 것과는 다른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 시기의 것은 아니지만 민족지자료를 살펴보면 이런 식의 무덤은 대게 살아 생전에 다른 사람들과 다른 차원의 사람이거나, 샤먼의 무덤일 가능성이 있다(노비크 1984).

 

그림1. 알타이 산맥의 파지릭 문화의 고분

 

그럼 이 여성의 신분을 알 수 있게 하는 유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청동거울, 여러 소재로 만든 그릇 등은 일반무사 계급에서도 출토된다. 문신도 특별하기는 하지만, 일반무사의 어깨에서도 문신이 새겨지는 점을 볼 때 그녀의 직업을 특정하기는 어렵다.

러시아학자들은 말 6마리의 말 장식을 주목한다. 목제로 보이지만, 그 위에 금박을 입힌 것으로 일반무사의 무덤에서는 출토된 예가 없다. 대형 무덤방, 통나무관 및 통나무관에 부착된 아플리케 장식, 발삼처리 된 시신 등은 최상은 아니지만 보통의 계급도 아니다. 이외에도 그녀의 계급을 가장 잘 상징하는 것은 실크로 만든 여밈없는 블라우스 라고 한다. (위에 거론된 유물은 전부 앞의 포스팅에서 확인가능하다.)

이 여성의 무덤에서는 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목제 쟁반 아래의 철제 칼은 고기를 자른 칼로 생각한다. 파지릭의 여성전자? 무덤은 아니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 복원도. 머리장식에 새가 없어서, 완전한 모습은 아니다. 머리장식은 앞의 포스팅을 참고시기 바란다. 

그림3. 얼음공주의 가발 장식 가운데 붉은 삼각형 머리위를 장식한 사슴모양장식(금박+목제). 실제 책에는 이에 관련한 내용은 자세히 적혀 있지 않았지만 필자가 촬영한 사진에서 찾았다. 뿔이 떨어진 흔적이 있다. 금박은 쉽게 벗겨져서 말을 장식한 마구에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필자촬영 

 

그림 4. 그림3과 같은 유물, 다른 방향에서 찍음

 

러시아학자들은 전문화된 특별한 재능(샤먼)을 가진 여성이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반문한다. 누가 알겠는가?

 

참고문헌

 

클라쉬토르니이, 술타노프 1992 Кляшторный С.Г., Султанов Т.И. Летопись трёх тысячелетий. Алма-Ата: Изд-во Казахстан — Петербург, 1992. 373 с.(클라쉬토르니이, 술타노프, 3000년의 연대기)

노비크 1984 Новик Е.С. Обряд и фольклор в сибирском шаманизме. М.: Наука, 1984. С. 294.(노비크 1984,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의식과 민속)

폴로시막 2001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필자도 중국 상해, 남경 등 학과 답사로 같이 참여하기로 계획되었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취소되었다. 비자피와 얼마간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지만, 그래도 그냥 취소보다 병이 창궐하는 덕분?에 취소위약금이 줄어들었다. 필자는 아직 제주도를 경계로 그 보다 밑으로 가본적이 없는데, 역시 이번에도 실패다.ㅋ

 

어제 잠시 알릴레오를 시청했는데, 신종바이러스의 이름인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처음에 언론에서 창궐하는 병의 이름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이야기 할 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바이러스가 왕관처럼 생겼나 했다. 어제 의사선생님 말씀이 바이러스가 왕관처럼 생겼는데, 코로나 라는 말이 영어 크라운에서 왔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내가 아는 척을 쫌 하면 맞는 말씀이다. 코로나는 러시아어다. 영어로 하면 crown이다. 러시아의 유명한 맥주 이름 중에도 ‘시베르스카야 코로나(сибирская корона)’ 라고 맥주가 있는데, 시베리아의 왕관이라는 뜻이다. 러시아 어디서든 파는 맥주다.

 

 

어제는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고원 중에서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나온 얼음공주라는 별칭이 있는 여성미라가 쓴 고깔모자를 보았다. 높은 고깔에 챙이 붙은 것인데,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서도 출토되어서 그런 스타일은 여성이 썼다고 보는 것이 무방하다. 고깔모자 속에 화려한 머리장식을 넣고 의식을 치렀을 것이다.

 

그럼 남성은?

현재 우리가 살피고 있는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은 주인공이 여성이다. 그렇다면 남성의 남성무덤을 볼 필요가 있는데, 앞서서 이 여성의 문신을 설명할 때 같은 기술자가 그렸을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개의 남성미라를 설명한 바 있다. 그 중에서도 어깨에 문신이 그려진 남성미라가 나온 베르흐-칼쥔 2유적에서도 변종의 고깔모자가 출토된다.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고깔모자도 양모펠트로 제작되었지만, 베르흐-칼쥔 2유적의 3호분과 1호분에서도 남성용모자가 출토되었다. 그 중에서도 문신이 새겨진 채 확인된 남성무사의 미라가 나온 3호분에서 나온 고깔모자 2점이 확인되었다. 한 점은 펠트로 제작된 것인데, 고깔 정수리에 새 머리를 장식한 것이다(그림1). 다른 한 점은 목제로 된 새머리와 산양 조각들만 남아 있다. 역시 펠트제 고깔모자의 장식품으로 생각된다(그림2).

 왜냐하면 알타이의 다른 유적(그림 3)에서 출토된 고깔모자 중에서 베르흐 칼쥔 2 유적의 3호분에서 출토된 고깔모자의 목제장식과 거의 유사한 목제장식이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베르흐 칼쥔 2유적의 3호분에서 출토된 새머리고깔모자(그림2)에는 말이 아니라 화려한 뿔이 달린 산양이 붙어져 있다. 그럼 남성의 새머리 고깔모자는 목제와 펠트로만 만들었을까?

그림1. 베르흐 칼쥔 2유적 3호분 고깔모자

 

 

그림2. 베르흐 칼쥔 2유적의 3호분 새머리 고깔모자 복원도

 

 

 

그림 3.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출토 새머리 고깔모자.

 

 

 

복원도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새머리는 금색이지 않은가? 모든 목제 장식은 아주 얇은 금박으로 덧입혀졌지만, 잘 남아 있지 않다. 발굴과정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금박은 쉽게 떨어졌다고 한다.

 

새머리 고깔모자만 있을까?

베르흐 칼쥔-2 유적의 1호분에서는 고깔모자가 아닌 펠트제 모자가 출토되었다.

펠트 2장을 붙여서 만든 것이다. 러시아 학자들은 이를 ‘투구’형이라고 부른다.

아무장식 없이 귀만 덮게 되어 있고 정수리는 높지 않고, 머리에 딱 맞게 제작되었다(그림 4).

 

그림 4. 베르흐 칼쥔-2 유적 1호분 출토 투구형 모자

 

 

투구형?

스키타이 문화에서는 흑해 북안에서 출토되는 청동제 투구가 있다. 이 투구는 원래 흑해북안에서 출토되기 때문에 그 곳의 지명 중에 하나인 ‘쿠반’형 투구라고 한다. 켈레르메스라고 하는 유적의 2호에서 출토되었다. 이 유적은 기원전 7세기 후반, 늦어도 기원전 6세기 정도의 유적으로 생각된다(그림 5).

너무 비약이 심한거 아니냐고? 흑해 북쪽이면 지금 우크라이나인데, 시베리아 알타이와 너무 멀지 않냐고?

 

그런데 여러분은 그림 6과7의 유물을 보셔야 된다(폴로시막`바르코바 2005). 어디서 출토되었을까? 이 유물은 중국의 요서지역(영금하 주변) 청동기시대 가운데서도 하가점상층문화에 속하는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기원전 7세기 가량에 해당하는 유적이다.

 

그림5. 켈레르메스 2호분, 에르미타쥬 소장, 1904년 베셀로프스키 발굴(Scythians 2017)

그림 6. 서삼가촌(西三家村) 출토(동북아역사재단 2007)

 

그림 7. 북산취(北山嘴) 유적 7501호(동북아역사재단 2007)

 

 

이 정도 되면 스키타이 문화의 역동성의 한 부분이라도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그럼 투구형 모자는 장식이 없는 것만 있을 까? 그것도 아니다. 알타이 산맥의 또 다른 고분인 파지릭 유적에서는 ‘코로나’라고 불리는 투구형 모자가 확인되었다(그림8).

투구형이지만, 정수리에 사슴 뿔과 같은 아플리케 장식을4개를  붙였다. 역시 2장의 펠트를 이어 붙은 것으로 올리브 색이었다. 귀 옆에는 붉은색으로 동물장식이 그림이 그려져 있고, 반짝이는 옻 칠 장식을 붙였다. 동물의 종류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림8. 파지릭 유적 출토 모자, 에르미타쥬 소장(폴로시막`바르코바 2005)

 

시베리아 스키타이 문화의 일종인 파지릭 문화중에서도 남성의 새머리 고깔모자 뿐만 아니라 투구형 모자는 여성모자와는 달리 귀를 덮고 있다. 여성은 화려한 가발을 쓰고 단순한 고깔모자를 썼으며, 남성은 대체로 화려한 모자를 썼다. 파지릭 유적의 모자()나 금박을 입힌 목제장식을 모자에 달고 다닌 행위는 코로나, 크라운의 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코로나, 크라운의 의미는 단순히 머리장식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지역에서는 이미 순동시대에 머리장식을 하는 관습이 무덤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코로나, 크라운은 국가의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다. 이 보다 더 빠른 코로나라고 부를 수 있는 시대의 유물이 있는지 앞으로 살펴봐야 겠다.  그리고 스키타이문화의 더 화려한 모자를 앞으로 소개할 날을 기대한다.

 

*2500년 전은 스키타이 문화의 시작이 아니다.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 아크 알라하-3유적 얼음공주가 죽었던 시기가 그때 쯤이라는 이야기다. 다시 돌려말하면, 2500년 전과 코로나의 기원연대는 좀 차이가 있다.

 

그림 9. 흑해 북안의 스키타이 문화의 유적 위치(Scythians 2017), 어제 언급했던 쿨 오바 유적, 오늘 소개된 헬멧이 출토된 켈레르메스 유적 등을 찾을 수 있다.

 

참고문헌

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동북아역사재단 2007, 『하가점상층문화의 청동기』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3유적이라고 불리는 유적에서 1호분에서 얼음공주라는 별명이 붙은 여성미라가 발굴되었다.

그녀는 삭발을 하고 가발을 쓰고, 정수리 장식을 높이 한 것으로 앞에서 포스팅했다. 가발을 쓴 후에 검은색 펠트로 정수리 장식을 올렸는데, 15마리의 새가 부착되었다. 14마리는 날개표현이 없었고, 가장 가운데 새만 날개 표현이 있었다.

 

시베리아의 원래 주민들에게는 새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을 상징한다. 나나이족들은 사람의 영혼은 작은 새에 깃들어 거대한 나무에 자란다고 믿는다(킬레 1976). 씨족 또는 가족의 나뭇가지에 있는 새들은 그 씨족이나 가족의 미래 구성원들을 상징한다(이바노프 1976). 셀쿠프족(현재 러시아의 튜멘과 톰스크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 에게 새는 태양시 사람에게 주는 영혼을 의미한다(토밀로프 1992)

 

그림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복원도

 

가장 높은 정수리 장식 앞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꼭대기를 사슴모양장식을 올린 정수리 장식도 했다(그림1). 그 내부에는 사슴머리 장식이 새겨진 목제 나무판이 확인되었다고 하면서 필자가 앞에서 올린 사진이 있다(그림2). 그러나 그 내부에 목제판을 넣은 것은 맞지만, 필자가 올린 사진은 다른 용도였다. 보고서에는 그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었으나, 필자가 그림3을 보고 삐져나와 있는 목제판을 그 용도로 보았다. 그러나 필자가 찍은 사진은 그림 1에서 머리의 뒤를 장식하는 나무판이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의 머리뒤 장식 나무판

 

 

그림 3. 아크-알라하 3유적 1호분 얼음공주의 가발

 

 

그림 2처럼 길지는 않지만 목제장식판은 정수리 장식 앞쪽에도 양쪽으로 붙어 있다. 두 마리 그리핀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얼굴은 산양인데, 부리는 독수리로 그리핀이 새겨졌다. 부리가 대각선이 되도록 조각되어 있는데, 2단으로 조각되어 있다(그림 4). 그림 2에 조각된 나무판에도 사슴머리가 아닌 산양머리에 독수리 부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동물인 그리핀이 새겨졌다.

 

 

그림 4.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 그림 5에서 보면 착장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림 5.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의 얼음공주 머리 복원도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매우 높은 머리장식을 하고 있었다. 평상시에 착용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의’의 일부로 혹은 축제, 의례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머리장식은 어떻게 하고 다녔을까? 물론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 중에 하나로 고깔모자를 이야기 한다.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시베리아의 파지릭 문화에서든지, 흑해 북안의 스키타이 문화에서든지 고깔모자를 썼던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다른 유물에 스키타이 인을 묘사할 때 꼭 고깔모자를 써서 표현한 것이다.

흑해 북안에 위치한 스키타이 문화의 무덤인 쿨오바 유적에서 출토된 황금(그림 6,7)으로 된 항아리에도 스키타이인이 표현되어 있다.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또한 페리세폴리스의 아파다나(Apadana)의 동쪽벽에 새겨진 스키타이인이 묘사되어 있다(그림 8).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스키타이 인을 사키족이라고 불렀다. 4명은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페르세폴리스에 조각된 스키타이인 가운데 타이즈를 들고 있는 사람도 발견되었다(그림9).

 

 

그림 6.쿨오바 출토 황금항아리(알렉세예프 2012)

 

그림 7. 쿨오바 출토 황금항아리에 조각된 스키타이 인, 그림6과 같은 유물, 다른 편에 새겨진 스키타이인의 모습이다(알렉세예프 2012)

 

그림 8.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동쪽벽에 묘사된 스키타이 인(Scythians 2017)

 

그림 9.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에 조각된 스키타이 인. 타이즈를 들고 있다(폴로시막 2001)

 

 

시베리아 알타이의 얼음공주도 고깔모자가 있었다. 높이가 84cm나 된다(그림 10-b). 그렇지 않겠는가? 저 높은 가발을 씌우려면...

 

 

 

그림 10.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b)와 파지릭 2호분의 고깔모자(a)(폴로시막`바르코바 2005). 두 고깔모자는 단순히 고깔뿐만 아니라 챙이 붙어 있다.

 

 

그런데 무덤관 속에 고깔모자가 있었던가?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필자는 이미 무덤 관속에서 출토된 유물의 위치를 다 공개했다.

그럼 고깔모자는 어디에?

 

필자도 무덤관 속에서 고깔모자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서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폴로시막이 쓴 다른 책에서 찾았다. 이 유물이 어디서 나왔는지....‘고깔모자는 무덤방과 관의 벽 사이에서 출토되었다’(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참고문헌

 

알렉세예프 2012,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이바노프 1976, Иванов С.В. Представления нанайцев о человеке и его жизненном цикле // Природа и человек в религиозных представлениях народов Сибири и Севера. М.: Наука, 1976. С. 161-189.(이바노프 1976, 나나이족의 사람과 인생순환에 대한 표현)

킬레 1976, Киле Н.Б. Лексика, связанная с религиозными представлениями нанайцев // Природа и человек в религиозных представлениях народов Сибири и Севера. Л.: Наука, 1976. С. 189-203. (킬레 1976, 나나이족의 종교적 믿음과 관련된 단어)

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토밀로프 1992, Томилов Н.А. Астральные представления нарымских селькупов // Ранние формы религии народов Сибири / Материалы III советско-французского симп. СПб.: МАЭ РАН, 1992. С. 166-173.(토밀로프 1992, 나림지역의 셀쿠프 족 우주관에 대한 표현)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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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타이 산맥 스키타이문화의 한 일종인 파지릭문화에 해당하는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실크제 상의와 양모로 직조한 천을 이용해서 만든 치마를 착용했다.

 

그림 1.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치마 상세 사이즈(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그리고 그 치마 아래에는 타이즈를 신었다. 알타이 산맥의 스키타이문화 한 일종인 파지릭문화에서는 베르흐 칼쥔-2유적의 1호와 3호 남성고분에서 발견되었고,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발견되었다. 모두 남성무덤이다. 이 타이즈는 남성무덤에서 발견되기 때문에 성별과 관련 없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타이즈를 신었다고 볼 수 있다. 여성은 치마 아래에, 남성은 짧은 바지위에 입었는데, 이 타이즈가 어떻게 달라붙게 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았다. 기마문화와 관련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치마 아래에는 양모펠트로 제작된 타이즈 한 쌍이 공주에게 신겨져 있었다. 흰색 양모펠트로 제작되었고, 발 바닥에는 붉은색으로 천이 덧대워져 있고, 발의 반대쪽 방향인 즉 넓적다리 부분에는 붉은색 양모 아플리케 장식이 붙어 있었다. 발목에도 덧양말을 신은 것처럼 붉은 색 천을 덧대었다. 넓적다리 부분에 아플리케 장식이 있었던 것은 여성용이다(그림 2,3). 아플리케 장식은 소용돌이 문양이 양모펠트 아플리케로 제작되었다. 발의 길이는 21~22cm, 스타킹의 길이는 89cm이다. 발의 바닥에 댄 붉은색 발모양은 20cm가량이다. 

 

그림 2.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타이즈, 필자촬영

 

 

그림 3.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타이즈(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그림 2와 같은 유물

 

 

 

 

 

 

참고문헌

 

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기원전 4~3세기 알타이 산맥 파지릭문화의 의상과 직물)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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