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알타이 고분 중 가장 최상급이라고 여겨지는 파지릭고분을 발굴한 루덴코는 남성이나 여성의 상의가 거의 일치한다고 했다. 여밈없는 셔츠 스타일이다.
아크 알라하-3유적의 1호분 고분에 묻힌 여성이 입은 셔츠는 매우 길어서 무릎까지 내려온다. 등쪽 길이는 113cm, 앞쪽은 110cm, 넓이는 80cm이다. 소매는 어깨끝을 기준으로 60cm가량으로 손을 덮을 정도로 내려온다.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셔츠는 앞과 뒷부분은 각 각 다른 천으로 기운 것이다. 목과 어깨, 소매끝, 셔츠의 중앙은 붉은색 양모로 꼬은 끈을 달았다(그림1).
그림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얼음공주의 상의, 필자촬영
상의를 만든 천은 넓이가 130cm이상이다. 이 제품은 실크제품이다. 그런데 현재 알려진 고대 중국의 실크는 너비가 48~50cm정도이다. 이 너비는 실크를 짜는 직조기의 구조 때문이라고 한다(루보-레스니첸코프 1994). 이 보다 넓은 실크는 당대가 되어서라고 한다.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것을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와 스위스의 Abegg-Stiftung에서 독자적으로 분석한 결과 중국산 실크가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 실크는 1㎠를 기준으로 그 치밀도가 80(날실)×33.5(씨실)의 조직으로 짜여졌다. 실크섬유조직의 단면을 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양잠용인 아닌 야생누에에서 뽑아낸 것이다. 누에고치에서 뽑은 것이 아니라 나방고치에서 뽑은 것이다. 당연히 중국 실크는 양잠용에서 뽑아낸 것임으로 중국산이 아니다.
이 비중국적 실크는 동투르케스탄(현재의 중국 신강성)혹은 인도 동북부에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그런데 동투르케스탄에서는 기원전 2~1세기가 되어서야 나옴으로, 이 유적의 연대가 기원전 4세기 혹은 기원전 5세기 임으로 맞지 않다. 그래서 인도의 야생실크를 뽑는 기술(Dhamija 1995)에 주목을 했다. 현재까지도 아쌈과 인도의 동쪽 일대에서는 야생실크를 만드는데 누에고치가 아니라 식물의 잎을 파먹는 벌레로부터 뽑아낸다(드자야크리쉬난 1987).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는 하의는 양모로 직조한 천 3단을 이어붙였다. 전체평면형태는 사다리꼴 모양이다. 길이는 144cm, 위쪽의 넓이는 90cm, 하단의 넓이는 112.5cm이다. 상단과 하단은 붉은색, 중단은 흰색이었으나 현재는 황색으로 퇴색되었다. 가장 상단의 너비는 52cm, 중앙부의 너비는 51cm, 하부의 너비는 39cm이다. 옆부분의 솔기는 한쪽이고 한쪽으로 겹치게 해서 입었다(그림 2).
*양모를 고온에서 압축해서 만든 펠트가 아닌 직조로 한 것이다. 앞의 포스팅에서 양모로 하의를 만들었다고 했는데, 펠트가 아닌 직조한 천이다. 양털을 실로 만들고 날실과 씨실을 교차해서 만드는 직조한 양모천이 얼음공주의 치마소재가 되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이와 유사한 치마는 2번 더 발견되었는데, 알타이 산맥에서와 중국 신강성에서이다. 알타이 산맥에서는 파지릭 유적의 2호분 여성미라가 붉은색 천과 녹색의 양모펠트를 번 갈라 꿰매어 붙인 것이다. 중국신강성 유적은 수바쉬 유적 6B고분에서도 출토되었는데, 거의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와 거의 복제한 듯 이 똑같은 치마를 입었다고 한다. 중국 수바쉬 유적의 6B고분출토품도 탄소연대측정한 결과 기원전 4세기대로 측정되었다(Mair 1995)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치마
참고문헌
루보-레스니첸코프 1994, Лубо-Лесниченко Е.И. Китай на шёлковом пути. М.: Восточная литература, 1994. 332 с.(루보-레스니첸코프, 1994 중국 실크의 길)
Джаякришнан Ш. Ткачество // Индия. М.: Прогресс, 1987. С. 67-73.(드자야크르쉬난 1987, 직물//인도)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Dhamija J. The woven silk of India. Marg Publications, 1995. 156 p.
Mair V.H. Mummies of the Tarim Basin // Archaeology. 1995. March/April. P. 28.35.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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