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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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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0년 전, 러시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서도 아크 알라하 3유적 중에서 1호분에 묻힌 여성은 25~30세 혹은 조금 더 정확하게 28세에 생을 마감했다.  이제 까지 시베리아 알타이의 ‘얼음공주’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그녀의 직업에 대해서 설명하는데 필요한 것은 대부분 했지만 빠진 유물이 있는데 거울과 목걸이이다.

 

러시아학자들은 그녀가 소지했던 유물 가운데서 거울은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일반무사무덤에서도 출토되고, 더 좋은 소재로 정교하게 만든 유물이 나오는 유적도 있기 때문이다. 

얼음공주의 거울은 손잡이가 달린 목제 거울에 얼굴을 보는 면은 청동을 붙인 것이다. 거울의 이면에는 화려한 뿔이 있는 사슴이 조각되어 있다(그림2). 청동은 납과 주석을 합금한 것이고, 표면을 수은으로 코팅해서 반짝거렸다(그림1).

 

 

그림 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거울의 보는 면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거울의 뒷면, 필자촬영

 

그림 3.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거울 주머니, 펠트

 

그림 4.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말총달린 붓

 

유적을 발굴한 후 유물에 대한 연구를 했을 대 물리 화학전문가들이 많은 역할을 했다. 이 유적에서 출토된 금속유물을 분석한 결과, 알타이 산맥의 여러 곳에서 채취된 광물을 이용했다고 한다. 거울은 그녀의 왼쪽 다리 부근에서 펠트로 만든 주머니(그림 3)와 함께 발견되었다. 그 옆에는 말총으로 만든 검은색 털이 달린 붓도(그림4) 확인되었다. 끈은 이미 삭아서 없어졌지만, 대롱모양의 옥으로 끈을 잇고 그 가운데 말총을 붙인 것이다. 러시아 학자들은 화장도구로 생각한다.

 

거울과 정반대로 최상급이라고 하는 파지릭 유적의 2호분과 같은 유물이 출토된 것은 그녀의 목걸이다. 어제 필자가 포스팅 한 것에서 복원한 모습에서 동물장식을 부착한 목걸이를 눈여겨 보셨는지 모르겠다.

이 유물은 목제로 보이지만, 사실 그 위에 금박이 입혀져 있었다. 날개달린 표범장식인데, 그리핀이라고 할 수 있다. 8마리가 목을 들고 있다. 낱낱의 동물모양은 일종의 ‘2D’가 아니라 ‘3D’기법으로 조각된 것이다. 동물문양장식은 대부분 평평하게 평면이다. 그러나 이 유물은 그리핀이 목을 들게 해서 조각되었기 때문에 입체적인 유물이다(그림 5).

 

 

그림 5.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목제 그리핀 목걸이. 실제로는 금박으로 씌워진 것이다. 필자촬영.

 

그림 6.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목제 그리핀 목걸이, 그림 5와 동일유물, 필자촬영 

 

 

그녀의 살아생전 직업에 대해서는 이야기나 동화처럼 ‘공주’였다면 좀 더 많은 대중성이 확보되었겠지만, 러시아학자들은 실제로 그녀는 전문직업인으로서 ‘샤먼’일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공주’라면은 좀 더 큰 무덤에서 좀 더 화려한 유물과 함께 주변에도 같은 급의 무덤이 여럿 있었을 것으로 러시아학자들은 생각한다. 스키타이 문화중에서 알타이에 위치한 파지릭문화의 특징과 비교해 볼 때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높은 계급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정교하게 복원되고 처리된 미라, 나무방, 통나무관 높은 머리장식이 붙은 가발, 실크제 블라우스, 목걸이 등을 설명할 수 없고, 최상급의 높은 계급이라고 하기에는 무덤도 작고, 부장된 유물도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아이러니 한 무덤이다.

그녀도 살아생전에 그랬을까?

 

참고문헌

https://scfh.ru/papers/dvadtsat-let-spustya/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