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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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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1.24 알타이 얼음공주의 문신3

 

2500년 전 스키타이 문화의 알타이 산맥 중에서도 우코크라고 불리는 고원에서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에는 30세가 안되는 여성 미라가 확인되었다. 별명은 얼음공주이다.

앞에서 얼음공주의 머리 정수리 장식 중에는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사슴머리가 새겨진 나무판을 넣었는데, 이데올로기적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필자의 생각이다.

그런 의미가 또 있는 것이 문신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문신

 

이 여성의 왼쪽 어깨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5섯 마리의 동물이다. 가장 첫 번째 왼쪽 어깨와 가까운 부위에는 영양과 사슴의 뿔을 도식화 한 것이고 다리엔 굽이 달려 있고 날개가 달려 있어 그리핀으로 보인다(그림4).. 그 아래에 몸통을 비틀고 있는 얼굴모습이 다른 그리핀이 그려져 있다. 하완골의 시작부위에는 뒤를 바라보는 양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 양의 다리쪽에는 기다란 꼬리를 늘어 뜨린 점박이 표범이 표현되었다. 그 밑으로는 머리가 없는 육식동물의 몸통이 남아 있다(그림1,그림3)발톱을 드러낸 발과 얼룩무늬 호랑이 꼬리, 사슴몸통으로 이루어졌고, 등허리에는 도식화된 그리핀의 머리가 달려 있다. 사슴의 끝머리에는 그리핀의 머리로 장식이 되었다. 여성미라의 왼쪽 손목에는 뿔이 늘어진 사슴머리가 보인다(그림 1).

오른손 하완골에는 비틀어진 몸통이 그려졌는데(그림 1의 오른팔 참고), 양처럼 보이지만 정확하게 무슨 동물인지 알기 어렵다. 오른손 엄지손가락(그림5 )에도 문신이 그려졌다.

 

이 여성의 문신은 바늘을 찌르는 방법으로 문신을 새겼다. 바늘을 찔러서 피부 깊숙이 색소 성분을 침투시켰는데, 그 성분은 루덴코에 따르면 그을음으로 추정된다. 문신을 넣기 전에 밑그림을 그렸는지, 아니면 스탬프 같은 것으로 밑그림을 찍어 놓고 문신을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문신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러시아과학아카데미의 무기화학연구소와 촉매화학연구소의 도움으로 엑스레이기법과 미세현미경을 이용해서 살갗을 스캐닝했다. 20마이크론 정도의 범위에서 칼륨이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점들이 드러났다. 칼륨함유가 많은 것은 문신에 쓴 색소가 식물계통으로 식물을 오래 태워서 얻은 재나 숯에서 얻어낸 경우로 분석되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이 보다 이전에 발굴된 파지릭 유적의 2호분에서 확인된 남성미라(그림 6)의 몸에 새겨진 문신, 베르흐-칼쥔 2유적의 3호분 남성미라에서 확인된 문신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이다. 새기는 방법과 스타일, 모티브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파지릭 유적은 1948년에 미라가 발굴되었는데, 60세의 몽골로이드 남성이었다. 그의 양쪽 팔, 등허리의 상부, 정강이(그림 6) 등에 환상적이며 사실적인 동물을 그려넣었다(루덴코 1949). 파지릭 유적의 미라 설명은 다시 할 예정이다.

베르흐 칼쥔-2 유적 3호분에서는 젊은 남성의 왼쪽어깨에만 굽이 달린 환상의 동물 그리핀이 그려져 있었다. 베르흐 칼쥔 2 유적에서 확인된 남성의 어깨에는 파지릭 유적 2호분의 남성,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의 여성과는 다른 스타일의 그리핀이 있다. 최소 4마리가 혼합된 문양이다. 몸통은 사슴인데, 머리가 있어야 할 부분에 또 다른 표현으로 굽달린 다리가 표현되어 있고, 날개도 표현되었다. 사슴의 배쪽에는 그리핀의 머리가 그려졌다(그림 2).

 

 

 

 

그림 2. 베르흐 칼쥔 -2유적의 3호분 남성미라

 

3구의 미라에 새겨진 문신이 모두 한 사람의 기술자가 새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분석된 나이테연대측정법의 결과 이 세 유적을 매장한 시기는 매우 가깝다. 특히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과 베르흐 칼쥔 2 유적의 3호분은 거의 동시기에 축조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이 세 사람은 어떤 관계였는지, 심히 궁금하지만, 그런 연구는 없었다. 아니면 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여간 재밌는 스토리라인이다.

 

 

그림 3.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왼쪽 팔 문신(국립중앙박물관 1995)

 

 

 

그림 4. 아크-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왼쪽 어깨 사슴문양문신(https://scfh.ru/news/dvadtsat-pyat-vekov-nazad-konoplyu-kurili-ne-tolko-na-pamire-no-i-v-gornom-altae/

 

 

 

그림5.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여성미라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문신이 새겨져 있다. 미라의 상태가 매우 좋아서 얼음이 녹아서 그녀에게 접근가능했을때 미라의 팔뚝은 탄력이 남아 있어서 누르면 부드러운 느낌이 남아 있었다고 한다. 

 

 

 

 

그림 6. 알타이 산맥의 파지릭 유적의 2호분 남성미라.

 

 

 

참고문헌

 

https://scfh.ru/news/dvadtsat-pyat-vekov-nazad-konoplyu-kurili-ne-tolko-na-pamire-no-i-v-gornom-altae/

 

국립중앙박물관 1995, 알타이문명전

루덴코 1949, Руденко С.И. 1949 : Древнейшая «скифская» татуировка. // СЭ. 1949. №3. С. 133-143.(루덴코 1949, 고대 스키타이인의 문신에 대해서)

폴로스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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