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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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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28'에 해당되는 글 1

  1. 2020.01.28 시베리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과 고깔모자

 

2500년 전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3유적이라고 불리는 유적에서 1호분에서 얼음공주라는 별명이 붙은 여성미라가 발굴되었다.

그녀는 삭발을 하고 가발을 쓰고, 정수리 장식을 높이 한 것으로 앞에서 포스팅했다. 가발을 쓴 후에 검은색 펠트로 정수리 장식을 올렸는데, 15마리의 새가 부착되었다. 14마리는 날개표현이 없었고, 가장 가운데 새만 날개 표현이 있었다.

 

시베리아의 원래 주민들에게는 새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영혼을 상징한다. 나나이족들은 사람의 영혼은 작은 새에 깃들어 거대한 나무에 자란다고 믿는다(킬레 1976). 씨족 또는 가족의 나뭇가지에 있는 새들은 그 씨족이나 가족의 미래 구성원들을 상징한다(이바노프 1976). 셀쿠프족(현재 러시아의 튜멘과 톰스크 지역에 거주하던 원주민) 에게 새는 태양시 사람에게 주는 영혼을 의미한다(토밀로프 1992)

 

그림1.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복원도

 

가장 높은 정수리 장식 앞에는 삼각형 모양으로 꼭대기를 사슴모양장식을 올린 정수리 장식도 했다(그림1). 그 내부에는 사슴머리 장식이 새겨진 목제 나무판이 확인되었다고 하면서 필자가 앞에서 올린 사진이 있다(그림2). 그러나 그 내부에 목제판을 넣은 것은 맞지만, 필자가 올린 사진은 다른 용도였다. 보고서에는 그에 관해서는 언급이 없었으나, 필자가 그림3을 보고 삐져나와 있는 목제판을 그 용도로 보았다. 그러나 필자가 찍은 사진은 그림 1에서 머리의 뒤를 장식하는 나무판이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의 머리뒤 장식 나무판

 

 

그림 3. 아크-알라하 3유적 1호분 얼음공주의 가발

 

 

그림 2처럼 길지는 않지만 목제장식판은 정수리 장식 앞쪽에도 양쪽으로 붙어 있다. 두 마리 그리핀의 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얼굴은 산양인데, 부리는 독수리로 그리핀이 새겨졌다. 부리가 대각선이 되도록 조각되어 있는데, 2단으로 조각되어 있다(그림 4). 그림 2에 조각된 나무판에도 사슴머리가 아닌 산양머리에 독수리 부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동물인 그리핀이 새겨졌다.

 

 

그림 4.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 얼음공주의 머리장식, 그림 5에서 보면 착장위치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림 5. 아크 알라하 3유적 1호분의 얼음공주 머리 복원도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는 매우 높은 머리장식을 하고 있었다. 평상시에 착용한 것이 아니라 일종의 ‘수의’의 일부로 혹은 축제, 의례용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복잡한 머리장식은 어떻게 하고 다녔을까? 물론 평소에는 잘 하지 않았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 중에 하나로 고깔모자를 이야기 한다.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시베리아의 파지릭 문화에서든지, 흑해 북안의 스키타이 문화에서든지 고깔모자를 썼던 정황은 여러 곳에서 확인된다. 다른 유물에 스키타이 인을 묘사할 때 꼭 고깔모자를 써서 표현한 것이다.

흑해 북안에 위치한 스키타이 문화의 무덤인 쿨오바 유적에서 출토된 황금(그림 6,7)으로 된 항아리에도 스키타이인이 표현되어 있다.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또한 페리세폴리스의 아파다나(Apadana)의 동쪽벽에 새겨진 스키타이인이 묘사되어 있다(그림 8). 고대 페르시아에서는 스키타이 인을 사키족이라고 불렀다. 4명은 고깔모자를 쓰고 있다. 페르세폴리스에 조각된 스키타이인 가운데 타이즈를 들고 있는 사람도 발견되었다(그림9).

 

 

그림 6.쿨오바 출토 황금항아리(알렉세예프 2012)

 

그림 7. 쿨오바 출토 황금항아리에 조각된 스키타이 인, 그림6과 같은 유물, 다른 편에 새겨진 스키타이인의 모습이다(알렉세예프 2012)

 

그림 8.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 동쪽벽에 묘사된 스키타이 인(Scythians 2017)

 

그림 9. 페르세폴리스의 아파다나에 조각된 스키타이 인. 타이즈를 들고 있다(폴로시막 2001)

 

 

시베리아 알타이의 얼음공주도 고깔모자가 있었다. 높이가 84cm나 된다(그림 10-b). 그렇지 않겠는가? 저 높은 가발을 씌우려면...

 

 

 

그림 10. 아크 알라하 3유적의 1호분 얼음공주(b)와 파지릭 2호분의 고깔모자(a)(폴로시막`바르코바 2005). 두 고깔모자는 단순히 고깔뿐만 아니라 챙이 붙어 있다.

 

 

그런데 무덤관 속에 고깔모자가 있었던가? 한번 찾아보시기 바란다...필자는 이미 무덤 관속에서 출토된 유물의 위치를 다 공개했다.

그럼 고깔모자는 어디에?

 

필자도 무덤관 속에서 고깔모자의 위치가 정확하지 않아서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폴로시막이 쓴 다른 책에서 찾았다. 이 유물이 어디서 나왔는지....‘고깔모자는 무덤방과 관의 벽 사이에서 출토되었다’(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참고문헌

 

알렉세예프 2012,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이바노프 1976, Иванов С.В. Представления нанайцев о человеке и его жизненном цикле // Природа и человек в религиозных представлениях народов Сибири и Севера. М.: Наука, 1976. С. 161-189.(이바노프 1976, 나나이족의 사람과 인생순환에 대한 표현)

킬레 1976, Киле Н.Б. Лексика, связанная с религиозными представлениями нанайцев // Природа и человек в религиозных представлениях народов Сибири и Севера. Л.: Наука, 1976. С. 189-203. (킬레 1976, 나나이족의 종교적 믿음과 관련된 단어)

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토밀로프 1992, Томилов Н.А. Астральные представления нарымских селькупов // Ранние формы религии народов Сибири / Материалы III советско-французского симп. СПб.: МАЭ РАН, 1992. С. 166-173.(토밀로프 1992, 나림지역의 셀쿠프 족 우주관에 대한 표현)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김재윤의 고고학 강좌 

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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