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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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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0. 7.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의 알타이 산 위에 있는 기원전 5세기 무덤에서는 미라가 나오고, 그들의 몸에는 동물문양 문신이 새겨져 있다. 주로 변형된 동물인데, 굽동물의 몸통에 독수리 부리가 부착되고 사슴 뿔처럼 보이지만 말 갈퀴처럼 보이기도 하며, 끝에는 새 머리가 달려 있다. 꼬리는 말처럼 길게 처리되어 있다. 이 동물을 사슴형 그리핀으로 부르고자 한다.

그런데 베르흐 칼쥔 II유적 전사의 문신은 머리가 없는 굽동물(그림 1-5)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입과 뿔에 달린 새 머리가 남아 있어서 원래 머리 없이 그려진 것이 아니다. 원래 머리 없이 그려졌다고 보여지는(그림 1-2, 4, 7, 10, 11) 동물 중에서 실제로 그림 1-2,4, 10, 11은 머리가 없는데, 처음 의도인지, 아니면 지워진 것인지 애매하다. 이 부분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사슴형 그리핀의 범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1-7은 머리 부분이 이상하게 그려진 것이고, 그림 1-8의 동물은 뿔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슴형 그리핀과 자세 등이 유사하다. 이들은 사슴형 그리핀이다.

 

그림 1. 파지리크 문화의 문신

 

아크 알라하 3유적과 파지리크 2호의 남성 미라에는 사슴형그리핀 외에도 호랑이 변형이 있다. 전자(그림 1-12)는 발과 꼬리 표현이 굽동물이 아닌 호랑이 변형(그림 1-13)에서 관찰할 수 있다.

 

파지리크 유적 2호와 5호, 1호에는 말에게 씌운 가면이 발견된다. 말에게 없는 뿔을 달아서 사슴처럼 보이도록 했을 것이다. 게다가 이 말의 안장에도 동물장식이 달려있어서 말은 온통 동물장식으로 덮여 있게 된다. 말의 꼬리도 땋거나 금판으로 감아 처리해서 문신속의 사슴형 그리핀과 마찬가지로 처리했다.

이들은 말을 살아 있는 사슴형 그리핀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한 것처럼 보인다.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5호분 말 가면

 

그림 3. 파지리크 유적 말 꼬리

 

뿐만 아니라 파지리크 유적 2호분의 남성 모자 장식은 높은 장식을 만들어 붙인 것인데, 사슴의 뿔을 변형시킨 것이다. 파지리크 5호분 캐노피에 있는 반인반수의 괴물도 얼굴만 사람이고 사슴(그림 4-4)을 변형 시킨 것이다.

 

그림 4. 파지리크 유적 5호분 캐노피

 

그래서 필자는 알타이 미라 문신의 사슴형 변형동물 혹은 사슴형 그리핀은 알타이 고유의 동물장식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가 사슴변형의 시작은 이미 청동기시대부터 있어왔기 때문이다. 그 때부터 사슴에 대한 숭배?가 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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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6.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의 스키타이 문화에서 나타나는 합성동물장식은 매우 다양한데 독수리를 주 소재로 해서 변형시킨 형태, 사슴 등을 주요하게 변형시킨 것, 호랑이를 변형 시킨 것 등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이들 동물장식이 매우 화려하면서도 현재 고고학자들이 시베리아 스타일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형태는 기원전 6~5세기 파지리크 문화에서 대부분 확인된다. 그 중에 하나도 어제 보여드린 날개를 편 독수리에 호랑이 귀와 다리가 붙은 변형품이다. 어제 설명한 독수리 그리핀은 가장 이른 유물부터 소개했지만, 연대를 거꾸로 해서 추론하는 것이 더 선명해 질 수도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파지리크 문화에서 나오는 여러 변형동물들을 정의할 필요가 있다.

 

시베리아의 동물장식은 목제로 조각된 굴레장식을 많이 주목하지만 필자는 문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문신의 모든 문양은 변형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왕이나 샤먼의 몸에 새긴 만큼 그 문양이 의미하는 바가 뚜렷할 것이기 때문이다.  몸에 남긴 문양은 최소한 시베리아 산(産)이라는데 의미가 있다.(설마 문신 새기는 장인도 어딘가에서 데려왔다가 하지는 못할 것이다...해발 2500M까지)

 

 파지리크 2호분의 여성과 5호의 남녀미라에 문신이 있다는 사실은 발굴한 뒤에 50년이 지나서야 알려진 것이다. 육안으로는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인데, 우연히 적외선 촬영을 하면서 2004년에 그 사실을 알았다(김재윤 2021). 이 전에 폴로스막(2001)은 아크 알라하-3 유적 여성 미라,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3호분 남성 전사,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남성 미라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밝혔다. 한 사람이 그렸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려진 파지리크 유적 2호의 여성 미라도 이들과 유사한 문신을 새겼던 것으로 보인다. 파지리크 유적 5호의 남녀는 차이가 있는데 나중에 설명한다.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남녀, 아크 알라하-3 유적, 베르흐 칼쥔 II유적 3호의 남성은 모두 같은 사람이 문신을 했을 것이다. 문양의 시문부위는 모두 어깨 혹은 어깨부터 손목까지 시문되어 있다. 파지리크 2호의 남성만 종아리 아래에도 있는데, 이 사람만의 특징이다. 시문부위 보다 중요한 것은 새겨진 동물문양이다. 4명이 모두 공통적으로 있는 문신은 머리가 없는 우제류 동물문양이다(그림 1-4,5, 그림 2-2, 그림 3-1).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남성에게는 흔적이 불분명하지만 독수리 부리를 달고 있고 몸통은 굽동물이고, 뿔이 말의 갈귀로 변형되었고 그 끝에 새 머리 장식이 있는 그리핀(그림 3-3, 그림 2-1, 그림 1-1)도 공통적이다.

호랑이를 빼고는 조합되는 모든 동물이 다 들어가 있다. 독수리 부리+굽동물의 몸통+말 갈귀와 같은 뿔이다. 위에서 말한 그리핀은 흑해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호랑이는 별도로 있다.

 

그림 1. 아크 알라하-3유적, 베르흐 칼쥔 II유적의 미라문신

 

그림 2. 파지리크 유적 2호분 여성 문신

 

그림 3. 파지리크 유적 2호의 남성문신, 오른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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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5.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시베리아 투바의 아르잔-2호에는 파지리크 유적의 문신에 새겨진 하이브리드 동물 중에서 뿔에 달린 새 장식이 발견되었다. 재갈멈치에는 독수리머리가 변형된 동물장식도 표현된 것이 있었다.

 

그런데 아르잔-2호 유적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도로변에서 무덤이 한 기 더 발견되었다. 이름은 아르잔-타르라그 도로변의 무덤이다. 이미 도굴된 상태였지만 무덤의 구조와 일부 유물은 남아 있었다. 역시 구덩이를 파고 무덤방을 만든 것으로 아르잔-2호의 5호묘와 같은 구조이다(그림 1). 이곳에서는 금박으로 된 얇은 그리핀 장식이 발견되었다. 날개를 펴고 있고 둥근귀가 달렸으며, 눈을 과장되게 표현되었다.

 

그림 1. 아르잔-타르라그 도로 유적의 무덤과 출토된 그리핀, 무덤방의 서쪽에서 도굴된 흔적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그림 2. 아르잔-타르라그 도로 유적 출토 유물

 

아르잔 도로 무덤은 도로 아래에서 발견되었고 출토유물도 거의 변변치 않아서 무덤구조로만 대략적인 연대가 파악가능하다. 무덤을 축조한 방법이 아르잔-5호와 유사하기 때문에 기원전 7세기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유적 출토 그리핀도 기원전 7세기 유물(그림 2)이다. 특히 아르잔-2호의 재갈멈치에 표현된 그리핀이 귀가 둥근데 같은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유적의 그리핀은 아르잔-2호와 연대적으로 가장 가까운 기원전 6세기 바샤다르 유적에서 나온 안장장식으로 알려진 그리핀과 관련성이 있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그리핀, 금으로 덮여 있었다.

 

시베리아에는 여러 종류의 그리핀이 있는데, 그 중에 독수리가 주인공인 그리핀은 아르잔-2호에서 시작되고 알타이 유적까지도 연결된다.

 

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4.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동물장식에서 나타나는 그리핀 중에서 비교적 단순한 그리핀은 새 머리와 맹수의 몸통에 날개를 달고 있는 것이다.

 

우라르트에서 스키타이 사람들의 주문으로 제작된 거울 뿐만 아니라 간두령 장식에도 그리핀 머리가 달려 있으며, 그리스에서 제작된 디아뎀에도 달려 있다. 모두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것이다. 간두령장식은 스키타이 특유의 유물로 기원전 5세기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단순한 그리핀은 스키타이 뿐만 아니라 우라르트, 그리스 등지에서 널리 쓰이던 동물문양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1.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간두령(김재윤 2021)

그림 2.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 디아뎀(김재윤 2021)

 

칸도로비치는 이 그리핀 장식은 그리스 계통이 아니라 원래 이란지역에서 먼저 사용된 것으로 생각했다. 아슈르나시르팔 2세(기원전 883~859)의 궁전 벽화(그림 3-7)에 등장하는데, 기원전 8세기 후반에 카르케미시 궁전벽화(그림 3-5)와 기원전 8~7세기 톱라크 칼라-Toprak-Kala(우즈베키스탄) 궁전에서도 남겨진 것이 발견되었다(그림 3-7). 뿐만 아니라 기원전 7세기 앙카라 성곽에서도 발견된다(그림 3-6). 이 후에 그리스(그림 3-1~3)에서 발견되는데, 청동솥 등에 부착된 채 발견된다.

 

그림 3. 서아시아 전통에서 발전한 그리스 그리핀의 도상학 형성과정

 

아슈르나시팔 2세의 궁전벽화가 가장 이르기고 시간적인 순서를 따르면 그리스 유물에 나타난 그리핀도 사실은 아시아계통이라는 것이 칸토로비치의 생각(그림 3)이다.

 

그의 생각에도 일리는 있지만 필자는 사람처럼 두 다리로 서 있는 입상(그림 3-5,8,7)과 네 다리로 서 있는 동물은 구분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앙카라 궁전벽화에서 네 다리로 서 있는 합성동물을 찾았지만 훨씬 더 가까운 우라르트에서 출토된 네 다리로 서 있는 반인반수(그림 4)를 누락시킨 것은 약간 이해는 되지 않는다.

 

 

 

그림 4. 우라르트 반인반수

 

그래서 기원전 7세기 흑해지역에서 나타난 외부의 영향은 어떤 일방적인 국가에 한정된 것이 아닐 수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을 대표하는 그리핀은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합성동물장식이 문화적 아이덴티티일 수 있다.

 

 

참고문헌

Канторович А.Р. Истоки и вариации образов грифона и грифоподобных существ в раннескифском зверином стиле VII–VI вв. до н. э. / 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альманах. – № 21. – 2010. – С.189-224.(칸토로비치 2010 기원전 8~6세기 초기 스키타이 동물장식에 있어서 그리핀 및 유사 그리핀의 원천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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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3. 09:31 스키타이 동물장식

유라시아 철기시대 스키토-시베리아(스키타이) 동물장식 가운데 가장 난해한 유물은 여러 동물이 조합된 그리핀이라고 불리는 동물장식이다. 시베리아에서는 기원전 7세기 유적인 아르잔-2호에서 그 모습이 보이며, 흑해지역에서도 켈레르메스 유적, 멜구노프 유적, 페레퍄티하 유적에서 발견된다.

아르잔-2호에서 보이는 동물장식 가운데 사슴, 멧돼지, 호랑이 등은 이미 기원전 9세기 아르잔-1호에서 있었기 때문에 아르잔-2에서 보이는 동물장식은 아르잔-1호에서부터 왔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아르잔-1호의 내부에서 발견된 사슴돌(그림 1-2)에 그려진 사슴장식과 멧돼지 및 아르잔 유적이 위치한 주변에서 발견된 사슴돌 속의 사슴문양이 발견된다. 사슴돌은 시베리아 청동기시대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에 아르잔-2호의 동물문양요소는 그 지역 전통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림 1. 아르잔-1유적 및 아르잔 주변에서 발견된 사슴돌

 

그런데 흑해지역은 사슴장식이 있어서 시베리아 동물장식과 공통적인 요소를 갖추었기는 하지만 그리핀은 사뭇다르다. 특히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장식에 새겨진 그리핀, 같은 유적의 철검 반인반수, 투부에 장식된 합성동물은 다른 지역의 전통을 따를 수 있다. 특히 거울과 검은 우라르트에서 주문제작, 투부는 이란에서 수입되었다.

 

칸토르비치는 철검에 그려진 반인반수를 합성동물로만 보아서 이란의 지비예 유적, 기원전 9~8세기 앗시리아의 도장 등 유물과 비교해서 이란 지역과의 관련성을 제기했지만 이들은 합성동물이다. 분명히 켈레르메스(그림 2)나 멜구노프 유적의 유물에는 활을 쏘는 장면으로 사람이 합성된 것이 더 정확하다. 그래서 필자는 우라르트에서 발견된 청동 반인반수 상이 더 관련성이 깊다고 생각한다(알렉세이예프 2012, 김재윤 2021). 더욱이 우라르트는 코카서스 산맥의 바로 남쪽에 기원전 8세기부터 존재했다.

 

아뭏튼  머리(새)+몸통(맹수 혹은 굽동물)+ 다리(굽동물)+팔(사람)+날개(물고기)가 전부 다른 동물들로 조합된 동물장식(그림 2). 머리, 날개(새)+몸통(맹수)(그림 3, 그림4)는 비교적 간단한 그리핀으로 구분된다.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의 철제 검 반인반수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의 거울

 

그림 4. 페레퍄티하 유적의 황금장식

 

그림 5. 아르잔-2호의 재갈멈치

 

심플한 그리핀 장식(그림 3,4)은 그리스에서 제작되었다는 생각도 있지만 우라르트가 더 가능성이 높다. 심플 그리핀(그림 5)은 머리모양이 아르잔-2호 그리핀과 유사해 보이지만 다른데, 귀의 처리 방법이 다르다. 아르잔-2호 그리핀은 귀가 둥글고, 흑해지역의 그리핀은 귀가 쫑긋 선 모습이다. 페레보드치코바는 스키타이 동물장식이 엄격한 규칙으로 변형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점을 참고한다면 새머리에 붙은 귀의 모양 차이는 크다. 조합된 동물의 차이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볼 때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에서 흑해와 시베리아에서는 각각 동물을 조합하는 전통이 있었다고 추론가능하다. 흑해지역은 좀 더 인접한 지역(우라르트 및 이란)에 영향을 더 많이 받았을 수 있다.

 

 

참고문헌

Канторович А.Р. Истоки и вариации образов грифона и грифоподобных существ в раннескифском зверином стиле VII–VI вв. до н. э. / 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альманах. – № 21. – 2010. – С.189-224.(칸토로비치 2010 기원전 8~6세기 초기 스키타이 동물장식에 있어서 그리핀 및 유사 그리핀의 원천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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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2. 09:33 스키타이 동물장식

 

알타이의 파지리크 유적에서 출토된 안장덮개나 목조로 된 굴레장식은 동물문양이 대부분이다. 안장덮개장식으로 유명한 파지리크 2호 출토품은 펠트를 조각내서 표현한 유물이 잘 알려져 있는데, 맹금동물이 굽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 표현되어 있다. 4호분에는 목조로 된 호랑이 장식 한 쌍이 출토되었다. 동물을 단순히 표현하지 않았고 동물의 내부에 나선이나 동그라미로 채워졌다. 특히 엉덩이 부위에 (○) 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루덴코가 이미 이야기 했다.

 

 

그림 1. 파지리크 문화의 2호분 안장덮개

 

그림 2. 파지리크 문화의 4호분 호랑이 굴레장식

 

이 외에도 파지리크 문화(스키타이 문화의 알타이 지역문화)의 동물장식은 나선, 원형 등으로 채워졌다. 그런데 파지리크 문화 가운데 가장 빠른 유적인 바샤다르 유적 통나무관에는 호랑이 장식은 나선이 아닌 파상문으로 동체부를 채웠고 굽동물은 원형으로 채워졌다.

 

그렇다면 알타이에는 몸통을 채우는 문양방법이 원형 혹은 이의 변형과 파상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미 필자는 아르잔-2의 5호분 출토유물 가운데 목걸이, 모형 솥, 여성의 검과 칼을  채운 문양이 동물문양과 원형(나선형)임을 밝힌 바 있다.

 

 

 

 

그림 3.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 호랑이문양

 

 

그림 4. 아르잔-2호 5호묘 남성 철검

 

그림 5. 표트르 1세 동물투쟁문

 

그림 6. 파지리크 5호 여성미라의 손목문신

 

그리고 바샤다르 유적의 호랑이 몸통을 채운 파상문양(기원전 6세기)은 아르잔-2호 5호묘 남성의 철검(기원전 7세기)을 장식한 요소에서 발견된다. 또 이 문양은 표트르 1세의 동물투쟁문양 가운데 굽동물 보다 맹수가 크게 표현된 유물(그림5), 파지리크 5호 여성 손목문신(그림 6)에서 발견된다.

 

일찍이 페레보드치코바(1994)는 바샤다르 통나무관의 호랑이를 채운 파상문양을 나선형 계열의 문양과 함께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의 특징적인 동물장식방법으로 지적했다. 그녀는 동물문양의 속성(구분의 기준이 되는 특징) 가운데서도 동물 표면 처리방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 기준에서 생각해 보면 파상문양으로 채워진 호랑이는 아르잔-2호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좀 더 많은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결과이기 때문에 생각해 볼 부분이 넓어졌다.

 

 

더보기

‘(○) ’ 문양과 달리 파상문양은 호랑이 몸통에서만 확인된다.

 

참고문헌

Руденко С.И. 1953 : Культура населения Горного Алтая в скифское время. М.-Л.: 1953. 402 с. (루덴코 1953, 스키타이 시대 알타이 산의 주민문화)

Е.В. Переводчикова 1994, Язык звериных образов. Очерки искусства евразийских степей скифской эпохи(페레보드치코바 1994, 언어로서의 동물문양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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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10. 1. 09:1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동물장식 가운데서 두 동물이 실제로 투쟁하고 있는 문양은 알타이의 유적들에서 출토품이 알려져 있고 비슷한 구도가 표트르 1세의 수집품에서 발견된다. 그런데 이들 문양요소는 이보다 더 이른 아르잔-2호의 남성주인공 무기와 관련된 유물에 남아 있다. 과장된 새머리, 맹수의 입속에 다른 동물의 머리가 들어간 장면이다.

 

표트르의 시베리아 유물 컬렉션 가운데 19세기에 추가된 것으로 알려진 자바이칼 지역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유물(그림 1)에는 기타 동물투쟁문양과 달리 복잡한 동물구성이다. 맹수의 입속에서 맹금류가 튀어나오고 그 입속에 양머리가 나오도록 구성된 것이다. 맹금류는 독수리 머리처럼 보이지만 귀가 달려 있는 것으로 합성된 동물이며, 그리핀으로 보고 있다.

 

그림 1. 표트르 시베리아 콜렉션 가운데서 19세기에 추가된 유물, 자바이칼 발견

 

이 그리핀은 아르잔-2호에서 발견된 동물과 상당히 유사하다. 16호묘 말 무덤에서 나온 재갈멈치의 끝에는 귀 달린 그리핀이 표현되어 있다. 기원전 7세기에 이미 시베리아 투바에서 그리핀이 사용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2.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 출토 재갈멈치

 

선행연구에서 동물투쟁문양을 앗시리아 계통의 유물에서 먼저 시작되고 기원전 7세기경 흑해지역에 들어왔을 것이라고 보았고 알타이에도 일정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그렇게 보이는 유물도 있다. 알타이 파지리크 유적에서 발견된 펠트 문양 가운데 맹수가 굽동물을 공격하는 장면이 있는 문양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동물이 서로를 공격하는 장면은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동물투쟁문양과는 다른 계통일 수 있다.

 

2~3마리 동물이 서로 엉켜있는 동물투쟁문양은 실존하는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들이 있고 이들의 연원은 그리핀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이전 포스팅에서 그리핀은 종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했는데, 아르잔-2에서 출발한 그리핀, 흑해지역에서 발견되는 그리핀 가운데서 외부의 영향이 뚜렷한 그리핀을 따로 구분해서 구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스키타이 초기의 그리핀 방향성은 후대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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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9. 30.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동물장식 가운데 ‘투쟁문’이라고 불리는 문양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흑해지역에서 발견된 맹수가 굽동물을 뒤에서 공격하는 장면과 달리 맹수와 굽동물이 서로가 서로를 공격하는 장면은 이제까지 뚜렷하게 답이 없었다. 알타이 카탄타 유적에서 목제로 제작된 유물과 미라의 문신에 유사한 문양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기원전 5세기 유물이기 때문에 흑해지역에 비해서 늦은 편이다.

 

물론 기원전 6세기 바샤다르 유적의 통나무관에 새겨진 문양은 동물투쟁문양으로 발전될 수 있는 요소를 페레보드치코바가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이른 기원전 7세기 아르잔-2호에서는 동물투쟁문양으로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되었다. 우선 맹수가 굽동물을 입속에 넣는 장면이다. 굽동물은 하반신이 뒤집어 진 상태이다(그림 1). 이 유물은 아르잔-2호의 주인공무덤인 5호묘 남성의 칼집 장식으로 사용된 것으로 3점이 발견되었다.

 

그림 1. 아르잔-2호의5호묘 출토 칼집 장식(350)

 

 

바샤다르 유적 이전에 이미 시베리아에서 맹수와 굽동물의 관계를 유물 안에 넣어서 표현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서로가 서로를 물어 뜯는 장면은 아니지만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가운데 동물의 입속에 다른 동물이 튀어나오는 장면은 결국 포식자의 관계를 설명한다.

 

그림 2. 표트르 1세 수집품 가운데 동물투쟁문

 

뿐만 아니라 굽동물의 뿔을 주목하고 싶다. 뿔에 달린 가지는 새머리 모양이다. 이 또한 아르잔-2호에서 이미 발견된다. 부리가 과장되게 표현된 맹금은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표르트 1세의 유물에서 보이는 뿔의 새 장식과 아주 흡사하다. 아르잔-2호 유물은 5호묘 남성의 고리트 장식이었고, 황금으로 제작된 유물이다.

 

그림 3. 아르잔-2호 5호묘의 고리트 장식 중에서(390)

 

동물투쟁문양의 요소로 볼 수 있는 동물장식이 이미 아르잔-2호의 남성 무기에서 표현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단순하게 사실적으로만 새머리를 표현했다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특유의 부리를 길게 만드는 장식은 이미 아르잔-2호 주인공에게 물건을 만들어 주었던 장인은 그 방법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우연일 수 없다.

 

참고문헌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김재윤의 고고학강좌

 

 

posted by 김재윤23
2021. 9. 29.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동물투쟁문양은 흑해지역과 알타이 지역 더 넓게는 시베리아에서 발견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흑해를 비롯한 동유럽에서 발견되는 것은 포식자(맹수류)가 사슴과 같은 먹이를 뜯어 먹는 구도로 맹수가 뒤에서 공격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매우 사실적이다. 기원전 7세기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이란(앗시리아)에서 수입한 금제 그릇에 염소를 공격하는 사자 혹은 맹수가 찍힌 채 발견된다. 비슷한 문양은 페르세폴리스 벽화 뿐만 아니라 쿨-오바 유적, 표트르 1세의 수집품에서 발견된다. 이 중에서 가장 이른 켈레르메스 유적의 유물이 앗시리아 수입품이었기 때문에 동물투쟁문양은 이곳에서 발전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수집품 동물투쟁문

 

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의 금제 그릇의 동물투쟁문

 

그런데 표트르 1세의 수집품에는 또 다른 계통의 동물투쟁문양이 있는데 말 그대로 동물이 투쟁하는 문양이다. 포식자와 피포식자를 서로를 물어뜯는 장면이다. 그래서 필자는 두 동물투쟁문양은 서로 다른 생각(관념)을 가진 집단이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는 표현의 차이로도 나타나는데, 금제 그릇(그림2)에 새겨진 문양은 매우 사실적이다. 앞에서 언급한 유물들은 대부분 사실적인 표현이 많다.

 

그림 3. 표트르 1세 수집품 가운데 동물투쟁문 버클장식

 

그림 4. 카탄타 유적의 동물투쟁문

 

두 동물이 투쟁하는 장면은 목제로 된 유물이 알타이 카탄타 유적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표트르 1세의 수집품 가운데 동물투쟁문은 몇 개의 형식으로 구분될 수 있다. 그 중에서 사슴뿔을 새머리로 장식한 것은 분명히 알타이 계통이라고 생각한다. 파지리크 유적의 미라 문신 가운데 관찰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동물의 입에서 다른 동물이 계속 나오는 장면은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 모자에서도 확인된다(그림 6).

 

그림 5.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미라의 문신

 

 

 

그림 6. 파지리크 유적 2호 남성의 모자

 

하지만 파지리크 유적은 기원전 5세기이고, 켈레르메스 유적은 기원전 7세기 이기 때문에 동물투쟁문양은 흑해지역에서 먼저 발생되었고 후에 시베리아에서 생겨났을까?

 

그러기에는 두 동물투쟁문양(그림 2, 그림 3)은 표현의 차이가 크다. 흑해지역의 투쟁문양은 매우 사실적이고 파지리크 유적의 미라 문신, 모자는 이 세상에서 볼 수 없는 유기체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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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2021. 9. 28. 09:22 스키타이 동물장식

스키타이 문화권은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을 약칭한 것이다. 스키토-시베리아 문화권은 스키타이 3요소라고 불리는 마구, 무구, 동물장식을 매개로 한 지역을 묶은 것이다. 스키타이 3요소가 출토되는 지역은 흑해북안과 코카서스 북쪽, 볼가~돈강 유역, 시르다니아강~아무다리야 강(카자흐스탄)과 천산산맥의 서부지역, 알타이, 투바, 미누신스크 분지, 몽골이고, 중국의 요서지역 하가점상층문화에서도 스키타이 요소 들이 발견된다.

 

3요소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물장식이다. 예전에도 언급한 바 있는데 동물장식은 장식이기 때문에 무기나 마구에 부속되지는 유물이지만, 스키타이 문화의 특징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손 꼽힌다. 그래서 문화의 기원을 파악하는 가장 중요요소이다.

 

스키타이 동물장식은 어떤 동물인지 알아 볼 정도로 사실적이지만 부분적(눈, 입)으로 규칙적으로 반복해서 과장되게 표현한다. 그래서 스키타이 동물장식이라고 불렸고, 나중에 시베리아 자료가 확연하게 밝혀지게 되면서 스키토-시베리아 동물장식이라고 더 확장해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부분적으로 과장해서 표현하는 방법은 동물과 동물을 결합하는 방법으로도 사용된다. 하이브리드 동물장식인데, 스키타이 문화권 내 뿐만 아니라 인접한 지역(근동, 그리스, 중국)에서도 비슷한 양식이 발견되면서 복잡한 양상이다.

 

오랫동안 동물장식을 연구한 코롤코바는 유물의 형식발전 만으로 그리핀의 발전양상을 알아내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고 보았다. 신화적 체계, 미학적 규범, 정신적인 영역 등이 포함된 유라시아 유목민족의 세계관을 반영하기 때문이고, 하이브리드 동물장식의 출현가능성은 이 정신적인 영역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 생각에 동의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

 

코롤코바의 글(2015)은 단순히 고고학적인 분석이라기 보다는 함축적인 표현이 많다. 그녀는 표트르 1세의 유물을 주로 분석하는 작업을 많이 했는데, 표트르 1세의 유물 중에 흥미로운 유물을 보여 주었다. 원래 17세기에 표트르 1세의 수집품으로 등록된 유물과 19세기에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표트르 1세의 유물로 등록시킨 유물을 비교한 것이다. 그림 1-2의 유물은 자바이칼(바이칼의 우측지역)지역에서 출토된 허리띠장식이다.

 

 

그림 1. 스키토-시베리아 동물장식, 허리띠 장식

 

참고문헌

Е. Ф. Королькова Следы невиданных зверей (к проблеме трактовки фантастических образов)//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сборник. 40 выпуск : мате риалы и исследования по археологии Евразии. Памяти Л. К. Галаниной посвящается /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Эрмитаж. – СПб. :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5. (코롤코바 2015, 보이지 않은 동물의 흔적(환상적인 표현의 해석문제와 관련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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