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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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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신화 속의 인물인 타르기타우스 혹은 아폴론(그림1)이 타고 있던 그리핀은 흑해에서는 어디서 찾아 볼 수 있을까?

 

그림 1. 흑해의 드네프르 지역, 스로노프스카야 블리즈니차 유적 출토품, 앞서 소개한 바 있음 유물의 뒷면(Piotrovsky B., Galanina L., Grach N. 1986인용)

 

그가 타고 있는 그리핀은 사자머리 그리핀이다. 이 유물은 기원전 4세기 유물이니, 그리핀의 최초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핀은 여러 동물의 합성한 일종의 상상 속의 동물이다. 맹수와 조류의 합성인데, 이 조합은 시베리아 뿐만 아니라 흑해 그리핀을 만드는 공식?에도 적용되는 듯 하다.

흑해에서 두 유물이 조합된 경우는 기원전 7세기의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은제거울에서 이미 본적이 있다. 아르김파사가 묘사된 거울의 왼쪽 2칸 옆에 반인반수 아래에 그리핀이 표현되었다(아래 포스팅 참고).

 

2020/04/22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과 그리스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과 그리스

이제까지 2500년 전 알타이 위주로 스키타이 문화를 살펴보았다. 좀 더 자세하게는 파지릭 문화라고 일컫는다. 아시다시피 스키타이 문화라고 불리는 문화는 흑해 북안부터 시베리아 까지 매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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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켈레르메스 유적의 그리핀은 이미 조합된 상태이다. 그리고 스키타이 스타일이 아닌 우라르트(고대 아나톨리 지역의 국가) 혹은 그리스 스타일로 보기도 한다. 반인반수는 페르시아보다 우라르트에서 먼저 발생한 것이다(피오트로프스키이 1962).

켈레르메스 유적의 굴레장식 가운데 몸을 말고 있는 맹수가 표현된 뼈로 된 유물(아래 포스팅 참고)이 있다. 몸을 말고 있는 맹수표현과 새의 부리가 함께 조합된 청동판이 올리비아(그림 2)에서 출토된다. 올리비아의 공방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 식민도시라고 알려졌는데 이곳 공방에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완전히 스키타이 스타일의 유물이다.

몸을 말고 있는 맹수와 큰 눈이 달린 새 부리의 조합이다.

 

올리비아 도시는 기원전 5세기경에 만들어졌다는 설과 기원전 6세기 부터라는 주장도 있다. 이 공방에서 그리스 제작자들은 스키타이 귀족의 주문에 따라서 금속유물을 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08/0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기원전 7세기 흑해 스키타이 사람의 무기와 마구장식

 

기원전 7세기 흑해 스키타이 사람의 무기와 마구장식

스키타이 문화는 흑해 및 인접한 카프카스 산맥 북쪽, 돈강 및 볼가강, 알타이, 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 천산산맥(카자흐스탄)인접지역이 포함된다(그림 1). 그림1. 스키타이 문화권(에르미타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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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올리비아에서 발견된 두 유물은 이미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되었다. 한 유물로 결합된 것은 아니지만 청동으로 만들어진 간두식에는 새가 표현되었고, 몸을 말고 있는 맹수 굴레장식도 각각 확인된다. 같은 시기의 울스키 아울에서 출토된 청동 간두령에 표현된 과장된 새의 표현은 올리비아 장식판과 같다(아래포스팅 참고).

 

2020/07/2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시베리아황금유물컬렉션] - 흑해 부근에서 발견된 스키타이 문화의 청동방울

 

흑해 부근에서 발견된 스키타이 문화의 청동방울

시베리아 알타이의 2600년 전 무덤인 투엑타 유적의 1호에서는 코젤(산염소)의 뿔을 나무로 만든 것이 출토되었다. 말의 얼굴에 씌웠던 말의 가면 중 뿔에 해당하는 유물이었다. 쌍으로 확인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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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올리비아 이전에 이미 두 유물은 각각의 모습으로 확인되어 스키타이 그리핀은 올리비아 출토품 보다 더 올래된 그리핀이 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것이다.

 

 

 

그림 2. 올리비아 출토품, 파르마코프스키 1910년 발굴, 11.2×10cm, 청동(Piotrovsky B., Galanina L., Grach N. 1986인용)

 

 

참고문헌

 

Piotrovsky B., Galanina L., Grach N. 1986 : Scythian Art. The Legacy of the Scythian World: mid-7th to 3rd century B.C. Leningrad: Aurora Art Publishers. 1986. 184 p.

Пиотровский Б.Б. 1962 : Искусство Урарту. VIII-VI вв. до н.э. Л.: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1962. 164 с.(피오트로프스키 1962, 기원전 8~6세기 우라르트의 예술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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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탄 스키타이 전사를 볼 수 있는 곳은 흑해 뿐 만 아니라 시베리아 유물에도 있다. 시베리아 총독이었던 가가린이 1716년에 표트르 1세를 위해서 수집해서 보냈던 유물 가운데 한 점이다.

 

그림 1.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유물 컬렉션, 금과 청색유리와 산호, 부조와 상감기법, 높이 10.6cm, 너비 20cm(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부조로 만들어진 투각된 장식판인데, 한 쌍의 벨트 장식 중에 한 점이다(그림 1). 뒷면에는 가로로 벨트를 끼울 수 있는 고리 2개와 비스듬하게 세로 방향을 향한 고리 2개가 부착되어 있다. 주조의 흔적이 남아 있다(그림 2-4).

 

그림 2.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유물 컬렉션 가운데 황금 장식판의 뒷 면.  그림1의 뒷면은 4번이다. Руденко С.И. 1962 인용

 

이 장면은 숲에서 멧돼지를 사냥하는 장면이다. 가장 중요한 주제는 기수가 멧돼지를 잡는 장면으로 기수가 활을 당기기 직전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 멧돼지는 다른 말의 발을 잡고 이 말을 또 다른 사람이 왼손으로 고삐를 쥐고 오른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있다. 장식판의 오른쪽 끝에는 머리를 뒤로 돌린 야생염소가 있다.

 

장식판에 감입된 청색은 주로 유라시아에서 많이 사용하는 터키석이 아니라 청색유리이다. 오른쪽 끝에는 산호가 감입되었다. 기수의 말은 안장 및 마구를 착장한 상태이다. 안장은 말꼬리까지 연결된 뒷걸이로 확실하게 표현되어 있다. 파지릭 유적에서 출토된 말의 안장도 뒷걸이 장식까지 화려하게 치장된 것이었다.

 

이 유물의 연대는 기원전 5~4세기, 혹은 기원전 3세기 까지 내려보기도 한다.

유물의 연대에 이견이 많은 이유는 표트르1세의 수집품 가운데서 좀 다르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유물들은 동물만 등장하거나 사람만 등장하는 유물이 아니라 드물게 함께 묘사되었고, 청색유리와 산호가 감입되었기 때문이다.

기수가 말 위에서 활 시위를 당기는 장면은 이 유물 뿐만 아니라 표트르 1세의 수집품에 있다. 그리고 이 유물들에 대해서는 늦어도 기원전 5세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이견이 없다.(아래 포스팅 참고)

 

2020/03/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파지릭 유적 2호분] - 에르미타주 소장, 허리띠 버클 장식-나무 아래서 전사와 여신의 휴식

 

에르미타주 소장, 허리띠 버클 장식-나무 아래서 전사와 여신의 휴식

필자는 요즘은 향수를 쓰지 않지만, 한때 향수를 상당히 좋아했던 적이 있다. 요즘은 향수가 없어도 허전하다는 생각이 안 든다. 식탁 위에 디퓨저가 있는데, 유칼리투스 향이 약간씩 난다. 가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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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7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크 알라하 1유적] - 러시아 알타이 초기철기시대 스키타이문화의 골제 화살촉

 

러시아 알타이 초기철기시대 스키타이문화의 골제 화살촉

러시아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스키타이 문화의 한 유적인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는 15~16세의 남성과 45~50세 가량의 남성이 뭍힌 통나무관이 출토되었다. 소년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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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제작 기술은 아르잔-2 유적에서 수 많은 목걸이의 구슬이 출토되면서 시베리아 제작기술이 아니라고 말하기 어려워졌다. 새로운 자료가 업데이트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다.

 

참고문헌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p.

Руденко С.И. 1962 : Сибирская коллекция Петра I. / САИ Д3-9. М.-Л.: 1962.(루덴코 1962, 표트르 1세 시베리아 콜렉션)

Чугунов К.В., Парцингер Г., Наглер А. 2017 : Царский курган скифского времени Аржан-2 в Туве. Новосибирск: ИАЭТ СО РАН. 2017. 500 с. (추구노프, 파르친게르, 나게르 2017, 투바의 아르잔-2, 스키타이 차르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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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동으로 만들어진 간두식(막대기 끝장식)은 흑해 북안에서 나오는 스키타이 대형묘에서 자주 출토된다.

앞에서는 알렉산드로프스키폴 무덤에서 확인된 여신이 표현된 간두식을 소개했는데, 기원전 4세기 마지막 시기의 유적이었다.

 그러나 ‘간두식’이라는 용도의 청동 유물은 기원전 7세기의 켈레르메서 무덤에서도 출토된 바 있다. 새머리가 표현되었고, 그 아래에는 방울을 넣어서 소리나도록 한 것인데, 이 유물 자체는 막대기 끝장식이다.(아래 포스팅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08/03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켈레르메스 유적과 유물] - 기원전 7세기 흑해 스키타이 사람의 무기와 마구장식

 

기원전 7세기 흑해 스키타이 사람의 무기와 마구장식

스키타이 문화는 흑해 및 인접한 카프카스 산맥 북쪽, 돈강 및 볼가강, 알타이, 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 천산산맥(카자흐스탄)인접지역이 포함된다(그림 1). 그림1. 스키타이 문화권(에르미타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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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의 간두식 가운데는 말 대신 그리핀을 탄 남성무사가 묘사된 청동 간두식이 발견된다. 흑해의 드레프르 강 유역의 유적이다.

 

그림 1. 흑해의 드네프르 지역, 스로노프스카야 블리즈니차 유적, 1861년 발굴, 기원전 4세기, 청동, 높이 16.3cm

 

 

이 유물은 주제를 보는 관점은 두 가지가 있다. 사자머리를 한 그리핀을 타고 있는 전사가 창으로 사슴을 찌르는 장면이 묘사되었다. 혹은 남자는 서서 단검으로 그리핀을 찌르고 그리핀은 넘어진 사슴의 목을 앞발로 공격한다는 의견도 있다.

 

 해석도 두가지가 존재한다. 스키타이 영웅 타르기타우스의 행위를 묘사한 것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다. 또 다른 해석은 당시 흑해 북안에 크게 유행했던 고이토스르 라는 것이다. 헤로도투스는 스키타이 신과 그리스 신을 비교해서 기록했는데, 고이토시르는 아폴론과 같다고 했다.

 

2020/08/16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 문화 서쪽/흑해의 여신] - 흑해의 여신과 헤로도투스의 메세지

 

 

같은 시기의 다른 유적에서도 같은 스타일의 유물이 발견되었다. 기본적으로 T자 모양으로 자루를 끼우기 위한 부분의 양 옆에 반원의 고리가 달려 있다. 이 고리에는 방울이 달려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위에 동물문양이 장식된 것이다.

 

남성무사는 없지만 그리핀과 해마가 싸우는 장면이다. 해마는 그리스 주제이지만, 꼬리는 물고기 꼬리로 양 갈래로 갈라지게 표현된다. 하지만 이 유물에는 꼬리가 고양이과의 꼬리형태로 제작되었다. 해마는 그리스 주제이지만 그리스 스타일을 약간 꼬아서 표현한 것이다. 스키타이 장인이 제작한 것이다.

 

 

그림 2. 흑해의 드네프르 지역, 크라스느이 쿠트 유적, 1860년 발굴품, 기원전 4세기, 높이 13.3cm

 

 

두 유물은 1991년에 한국에 다녀간 적이 있다.

 

참고문헌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국립중앙박물관 1991, 『스키타이 황금』, 소련 국립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특별전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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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세기는 스키타이가 멸망하기 직전이지만, 스키타이 왕국은 가장 절정에 달했고 외부세계와 활발하게 통하던 시기이다. 스키타이 여신들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진 시기이기도 하다. 남성 7인이 세 장면을 구성하고 있는 황금항아리도 이 시기의 쿨-오바 유적에서  나온 것이다.

 

쿨-오바 유적은 흑해 스키타이 문화의 기원전 4세기 무덤이다. 좀 더 정확하게는 보스포러스 왕국의 무덤으로 일컬어진다. 이 왕국은 흑해에서 스키타이 문화권에 속하던 여러 부족 중에서 그리스와 중계무역을 하던 국가 혹은 부족으로 알려졌다.

 

초원 유목민이 흑해로 나가기 위해서는 케레치 반도를 거쳐야 하는데, 그 지역에 살던 부족은 자신의 지리적 이점을 극대로 끌어올렸다. 보스퍼러스 국의 수도는 파니카페움(Panicapaeum)으로 이 곳에는 공방이 있었고, 스키타이 귀족의 유물을 직접 제작했다고 한다. 그리스의 식민도시였던 올리비아는 이미 쇠퇴하고 그 역할을 이 도시가 물려받았다. 올리비아, 파나카페움 등에 있던 공방에서 그리스-스키타이 양식의 유물이 나오게 된 것이다.

 

지도. 쿨-오바 유적의 위치, 올리비아(노란색)

 

지역민과 함께 그리스인도 이 곳에서 함께 살고 있었는데, 이를 증명하는 무덤이 쿨-오바 무덤이다. 무덤의 외부형태는 스키타이인의 무덤이지만, 그 내부의 무덤방은 그리스의 건축물인 판테온 스타일이고, 그 중앙에 놓인 관은 스키타이 관인 나무관을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그림 2).

 

이 무덤의 벽을 장식하던 프리즈(frieze)로 사용된 장식판에는 말을 탄 남성무사가 표현되어 있다(그림 1). 금판의 반대면을 눌러서 표면을 솟아나게 만든 타출기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긴 머리와 턱수염, 콧 수염, 벨트 자켓, 통이 넓은 바지, 부드러운 신발(moccasin)등은 스키타이 무사를 나타낸 것이다. 신발이 가죽끈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가로방향의 침선으로 표현되었다. 이런 신발은 실제로 유적에서 발굴되었다.

 이 유물은 가장자리가 고르지 않은데, 원래는 가장자리 틀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비슷한 장식판에는 바늘구멍이 확인되는데, 무덤 부장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전부터 사용하다가 무덤에 넣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림 1. 쿨-오바 유적 출토, 기원전 4세기, 금, 너비 5cm(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그림 2. 쿨-오바 유적의 단면(상)과 무덤 바닥면(하)

 

 

참고문헌

 

Scythians: warriors of ancient Siberia. [British Museum. The BP exhibition. Organized with the State Hermitage Museum, St Petersburg, Russia] Ed. by St John Simpson and Dr Svetlana Pankova. London: Thames & Hudson Ltd. 2017. 368 p.

Алексеев А.Ю. 2003 : Хронография Европейской Скифии VII-IV веков до н.э.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03. 416 с(알렉세예프 2003, 기원전 7-4세기 유럽스키타이문화의 편년)

Артамонов М.И. 1966 : Сокровища скифских курганов в собрании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Эрмитажа. Прага — Л.: Артия, Советский художник. 1966. 120 с (아르타모노프 1966, 에르미타주 소장 스키타이 무덤의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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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타이 문화는 흑해 및 인접한 카프카스 산맥 북쪽, 돈강 및 볼가강, 알타이, 시베리아의 미누신스크, 천산산맥(카자흐스탄)인접지역이 포함된다(그림 1).

 

 

 

그림1. 스키타이 문화권(에르미타주 2001 필자편집)

 

흑해와 인접한 카프카스 산맥 북쪽에서 가장 이른 시기의 무덤 중에 하나가 켈레르메스 유적이다(그림 1의 녹색 네모).

 

각 지역마다 고분은 차이가 있지만 무기, 마구, 동물문양장식이라는 공통성이 같은 생업경제를 바탕으로 거대한 문화권을 이루었다. 특히 동물문양장식은 이 세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동물문양장식은 다소 추상적일 수 있다. 그러나 소개하지 않았지만 페르시아 직조물들(카펫과 의복)이 알타이의 여러 유적(파지릭, 아크 알라하-3 유적) 뿐만 아니라 아르잔-1호에서 출토되어서 직접적인 어떤 교류가 있었는 것을 증명한다. 이 문화권의 동쪽끝에는 춘추전국시대였고, 서쪽끝에는 아시리아와 페르시아제국이 있었다.

 

스키타이문화의 서쪽끝인 흑해 유적에도 인접한 지역과 교류가 활발한 흔적이 남아 있다. 고분에서 출토되는 앗시리아 및 그리스의 유물들이다. 현재 전해지는 유물들은 모두 황금유물만 남아 있는데, 다른 유물은 보고가 잘 되지 않았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황금 잔은 앗시리아 스타일이고 은제 거울은 그리스 스타일이다. 이 외에도 여성의 머리를 장식하는 일종의 머리띠(그림 2)과 그리핀이 달린 머리띠(그림 3)도 그리스 장인이 만들었을 것으로 본다. 특히 그림 3은 스키타이 무덤(켈레르메스 고분)에서 출토되었으나, 스키타이적 요소 혹은 그 영향도 보이지 않는다. 흑해 북안에서 출토되는 유물 가운데 스키타이 귀족이 주문 제작한 그리스 스타일의 유물은 스키타이 적인 요소 혹은 기법이 더해졌지만(예를 들면 솔로하 출토 황금 빗, 켈레르메스 출토 은제 거울) 이 유물은 전쟁으로 뺏아온 획득물일 가능성이 있다(갈리아나 1997, 알렉세예프 2012)

 

솔로하 출토 황금빗-->아래포스팅 참고

2020/02/10 - [교과서 밖의 역사: 유라시아 스키타이문화 동쪽/아크 알라하 1유적] -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2500년 전, 어느 그리스 장인의 스키타이 전사에 대한 기억

그림 1.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전체 모습은 앞의 포스팅 참고 그림 2. 솔로하 출토 황금빗, 에르미타주 소장, 말탄 스키타이 전사의 모습, 투구는 코린트 식 그림 3. 솔로하 출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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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 출토, 그리스+스키타이 스타일, 1903년 슐츠 발굴품

 

 

 

 

그림 3. 켈레르메스 유적 3호분 출토, 그리스 유물, 1904년 슐츠 발굴품

 

앗시리아의 유물은 황금잔과 의자의 장식(그림 4)과 화살통 혹은 활의 장식(그림 5) 등이 있다. 동물장식을 사용한다느 점은 같지만 동물을 표현법은 완전히 다르다(그림 4). 눈, 코, 입주변 등이 그렇다. 산양(그림 5)은 앗시리아에서 사용하지 않는 문양으로 스키타이 왕 혹은 귀족을 위해서 만들어진 기념품이다(갈리아나 1997, 알렉세예프 2012).

 

 

 

그림 4.켈레르메스 유적 3호분 출토, 의자의 장식, 앗시리아 유물, 1904년 슐츠발굴품

 

 

 

 

그림 . 켈레르메스 유적 3호분 출토, 활의 장식, 앗시리아 유물, 1904년 슐츠발굴품

 

 

 

그럼 도대체 흑해의 스키타이 사람들의 유물은 무엇일까?

 

마구와 무기류 및 의례품 등이 보고되어 있다.

쿠반형 헬멧(그림 6, 7)은 너무나 유명한 흑해 스키타이 사람들의 유물이다. 이 유물은 몽골, 중국 요서지역까지 넓은 분포를 보인다(알렉세예프 2019)

 

 

 

그림 6. 켈레르메스 유적 2호분, 베셀로프스키 발굴

 

 

 

 

그림 7. 켈레르메스 유적 3호분의 15무덤, 1993년 발굴

 

뼈를 깎아서 만든 굴레장식(그림 8, 그림 9)도 알려졌다. 특히 몸을 말고 있는 맹수 표현은 표트르 1세의 시베리아 수집품, 아르잔-1호 유물에서 볼 수 있는 요소로 학계의 주목을 많이 받았다. 굴레장식에 표현된 동물문양은 알타이와는 차이가 있다. 매부리형?코에서 입으로 이어지는 표현과 입 아래 턱수염 표현 등은 스키타이 문화의 서쪽 지역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지팡이 끝에 끼워서 사용했던 간두령(그림 10)은 완전한 스키타이 서부 스타일이다. 귀가 강조된 독수리 머리 그리핀이 붙어 있다.

 

 

 

 

그림 8. 켈레르메스 유적 1호분(왼쪽)과 2호분(오른쪽) 출토, 굴레장식, 베셀로프스키 발굴

 

 

 

그림 9. 켈레르메스 유적 2호분 출토 굴레장식, 베셀로프스키 발굴

 

 

 

 

그림 10. 켈레르메스 유적, 슐츠 발굴품

 

이 포스팅에는 황금 유물은 그리스와 앗시라아 유물만 소개되었으나 이미 포스팅한 바 있는 화살통 장식(그림 11), 표범 장식(그림 12) 등 스키타이 유물 가운데도 황금 유물은 있다. 그러나 켈레르메스 유적 출토로 보고된 유물 가운데서 특히 슐츠는 도굴꾼인가 싶을 정도로 눈에 띄는 유물만 보고했다. 사실 얼마나 정직하게 보고 했을지도 의문스럽다.

켈레르메스 유적에서 출토된 쿠반스타일의 헬멧은 멀리 멀리 전해져서 몽골(갈리아나 1985, 알렉세예프 2019)과 중국 하가점상층문화(강인욱2006) 에서도 출토된다.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림 11. 켈레르메스 4호분 출토, 스키타이 화살통 장식, 1904년 슐츠발굴

 

 

 

그림 12. 켈레르메스 1호분 출토, 표범방식, 1903년 슐츠발굴

 

 

 

참고문헌

Галанина Л. К., 1985. Шлемы кубанского типа (вопросы хронологии и происхождения) // Культурное наследие Востока. Л. : Наука. С. 169–183.(갈리아나 1985, 쿠반 스타일 헬멧의 편년과 기원)

강인욱, 2006, 中國 北方地帶와 夏家店上層文化의 청동투구에 대하여-기원전 11~8세기 중국 북방 초원지역의 지역간 상호교류에 대한 접근-, 선사와 고대

Алексеев А.Ю. 2012 : Золото скифских царей в собрании Эрмитажа. СПб: Изд-во Гос. Эрмитажа. 2012. 272 с. (알렉세예프 2012, 에르미타주박물관 소장 스키타이 차르의 황금유물 콜렉션)

Алексеев А.Ю. Шлем «кубанского» типа из Келермесского могильника (раскопки 1993 г.)//НИЖНЕВОЛЖСКИЙ АРХЕОЛОГИЧЕСКИЙ ВЕСТНИК 2019. Т. 18. № 2(알렉세예프 2019, 켈레르메스 무덤(1993년 발굴)에서 출토된 쿠반 스타일 헬멧

Галанина Л.К. 1997 : Келермесские курганы. «Царские» погребения раннескифской эпохи. М.: 1997. 316 с., табл.(갈리아나 1997, 초기 스키타이 시대의 차르 무덤, 켈레르메스 고분)

Золотые олени Евразии. Каталог выставки в Гос. Эрмитаже, СПб, 18 октября 2001 года — 20 января 2002 года. СПб: «Славия». 2001. 248 с. (에르미타주 국가박물관 특별전 도록, 유라시아의 황금 사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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