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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윤23
보이는 유물로 밝혀지지 않은 역사의 조각을 맞추고 있습니다.유라시아선사고고학전공.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역사학박사. 영남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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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2.13 2500년 전 알타이 산맥 남성전사 붉은색 바지의 허리

 

시베리아 알타이 산의 우코크 고원에 위치한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에서 출토된 45~50세 남성의 무덤을 다시 보자.

 

그림1.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통나무관, 오른쪽이 45~50세 남성전사이고, 오늘 설명하는 바지 입은 주인공이다.

 

남성의 무덤에는 바지와 신발이 신었다. 양모로 만든 붉은색 바지인데, 색은 많이 바랬다. 옆에 있는 소년 전사의 무덤에서도 바지의 흔적은 있으나 상태가 매우 불량했다. 역시 붉은 색이었다고 전한다.

 

바지는 모두 6조각의 천을 기워서 만든 것이다(그림2).

4조각은 긴네모꼴인데,  발목 가까이는 사다리꼴로 접혔으며, 다리의 앞판과 뒷판을 구성한다. 1조각은 삼각형에 가깝고, 나머지 한 조각도 긴네모꼴이지만, 다리를 구성하는 판이 아니라 삼각형은 허리의 앞쪽(그림 2-a, 4, 그림 3-b)을 대었고, 긴 네모꼴(그림 2-5)은 접어서 다리 사이에 부착되었다. 바지의 다리를 이루는 긴 네모판은 너비 27~28cm, 길이는 102~104cm가량이다.

바지의 다리를 구성하는 부분은 긴 네모꼴이지만, 발목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스타일이다. 안쪽으로 접은 부분의 길이는 0.7~0.8cm로, 아랫단의 너비가 20.5~21.5cm가량이다. 바지의 입구(허리부분)은 바깥으로 접어서 감침질 되었다.

 

앞판의 허리부위에 삼각형을 덧댄 스타일(그림 3-b)은 또 다른 남성 무사의 무덤인 베르흐 칼쥔 2 유적의 1호와 3호 유적에서는 볼 수 없다. 삼각형 판을 댐으로써 낸 효과는?

허리 사이즈를 늘린 것으로 볼 수 있는데, 혹시 살이 쪄서 바지를 수선했던 건 아닐까? 어쨌든 이 바지는 허리를 늘인 흔적(그림 3-b)이 있다.

 

바지의 소재는 양모를 짠 것인데, 천을 바이어스 방향으로 이용했다.

천을 바이어스(사선) 방향으로 이용하면, 신축성이 좋아진다. 바지가 헐렁해서 신축성은 따로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천을 좀 더 오랫동안 이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신축성이 필요한 옷은 주로 몸에 달라 붙는 옷에 많이 필요하다. 허리를 늘린 이 바지와 수선흔 흔적, 다른 유적에서 출토된 바지들이 수선된 흔적 들이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의복은 경제적인 문제와 클 것으로 생각된다.

여러분이 입고 있는 옷도 자세히 살펴보면 씨실과 날실 방향으로 천을 재단해서 옷을 만든 것이 있고, 바이어스 방향으로 이용한 옷도 있다. 주로 여성의 스커트 중 플레어 스커트에서 많이 확인된다. 필자가 고등학교 때 입고 다니던 교복이 딱 플레어 스커트였는데, 바이어스 방향으로 재단된 것이었다..

(고등학교 과목 중 세상에 쓸모없는 과목이 가정이었다고 생각했는데...갑자기 미안해진다.)

 

허리 사이즈 조절은 끈으로 조절했는데, 소년관에서 바지의 흔적과 함께 끈이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러분 사진을 보시면 뭔가 어정쩡하지 않은가? 예전에 일명 ‘똥싼바지’가 유행 했었는데,...비슷한 느낌이다.

왜냐하면 품이 커서이기도 하지만 밑위보다 다리사이에서부터 발목까지의 길이가 짧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다리가 짧을까?

 

타이즈를 신었기 때문에 바지의 다리 길이가 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림 1에서도 바지의 흔적은 발목까지 그려져 있지 않다. 이 무덤에는 타이즈가 남아 있지 않지만, 또 다른 남성 무덤인 베르흐 칼쥔 2 유적의 전사는 바지를 입고 타이즈를 신었다.

 

그림 2.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45~50세 남성전사의 붉은 바지.

 

그림 3. 아크 알라하 1유적의 1호분 45~50세 남성전사의 붉은 바지 2, 그림 2와 같은 유물, b가 앞면으로, 삼각형 양모천을 덧대서 허리를 늘렸다는 것이 잘 보인다. 그림 2-a와 같은 방향.

 

참고문헌

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Полосьмак Н.В., Баркова Л.Л. 2005 : Костюм и текстиль пазырыкцев Алтая (IV-III вв. до н.э.).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 2005. 232 с.(폴로시막, 바르코바, 2005, 기원전 4~3세기 알타이의 파지릭 문화 의복과 직조물)

폴로시막 2001, Полосьмак Н.В. Всадники Укока. — Новосибирск: Инфолио-пресс, 2001. — 336 с.(우코크의 말타는 전사들) 이 책은 2016년에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N.V.폴로스막 2016,『알타이 초원의 기마인

폴로시막 1994, Полосьмак Н.В. 1994 : «Стерегущие золото грифы» (ак-алахинские курганы). Новосибирск: 1994. 125 с (폴로시막, 1994, 황금을 지키는 그리핀(아크 알라하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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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김재윤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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